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와 이를 구현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Echo)는 첫 술부터 배부른 제품이었다. 스피커와 대화를 통해 음악을 재생하고, 날씨를 확인하며, 뉴스를 듣고, 책을 읽어주며, 무엇보다 아마존 쇼핑을 말로 해결하는 놀라운 인공지능의 실체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의 놀라운 성공에 자극받은 구글, 애플, MS 등의 IT거인들이 한결같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놓았고, 중국의 샤오미, 한국의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수많은 회사들이 이 전장에 도전장을 내놓은 것은 이미 뉴스와 리뷰를 통해 충분히 확인한 바 있다.
원조격인 아마존은 꾸준히 알렉사를 발전시키면서 쓸 수 있는 제품을 늘렸다. 처음에는 스피커에서만 쓸 수 있었지만, 요즈음은 태블릿을 비롯한 수많은 하드웨어에서 아마존 알렉사를 만날 수 있다. 아마존의 인증을 받아 이른바 서드파티에서 선보이는 제품들도 부지기수다. 할 수 있는 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아마존에서 기존의 제품을 새롭게 리뉴얼하고 업그레이드한 2세대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였다. 모두 5가지 모델이 있는데, 그 가운데 새롭게 선보인 에코 플러스(Echo Plus)에 대해 알아보자.
사양
크기 / 무게 : 235 x 84 x 84mm / 954g
통신 : 듀얼밴드 와이파이 지원 (802.11 a/b/g/n/ac, 2.4 및 5GHz / 블루투스
오디오 : 2.5” (63.5mm) 우퍼 / 0.8” (20mm) 트위터
앱 지원 : 알렉사 앱 (안드로이드 / iOS 등)
스마트 가전 통신 : 지그비
기타 구성 : 스마트 전구
값 : $149
파는 곳 : 아마존

새롭게 선보인 에코 플러스는 기존의 오리지널 에코와 비교하면 일단 덩치가 좀 더 커졌다. 2세대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작아지고 둥글어지고 부드럽게 가다듬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플러스라는 이름처럼 강함이 느껴진다. 자세한 설명이 없으면 처음 선보였던 오리지널 에코와도 사뭇 흡사하다.

이렇게 덩치가 커진 이유는 안쪽에 들어가는 스피커 유닛, 그러니까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와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가 더 커진 까닭이다. 23.5cm의 높이에 8.4cm 지름으로 제법 볼륨감이 있다. 무게 역시 거의 1Kg에 가깝다. 덩치로 봐도 휴대용은 아니며, 전형적으로 거실에 두고 쓰는 인공지능 스피커다.



위쪽에는 잠시 마이크를 꺼두는 Mute버튼과 알렉사를 말로 하지 않아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스타트버튼, 두 개의 버튼과 작동상태를 알려주는 LED가 둥글게 되어 있는 지금까지의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김새다. 이 LED는 볼륨레벨부터, 연결 상태까지 하드웨어의 거의 모든 건강상태를 한 눈에 알기 쉽게 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생김새만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기 힘들다.

볼륨 스위치는 사라졌다. 대신 윗면을 좌우로 돌리면 볼륨이 변한다. 조금은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Volume Up, Volume Down” 같은 식으로 말로 볼륨을 조절할 수도 있음은 당연하다.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스피커 유닛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이크다. 그만큼 인공지능 스피커에서는 말귀를 알아먹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이 제품에 무려 7개의 마이크를 단 것도 그런 이유다. 그것도 먼 거리에서 말해도 잘 알아듣는 Far Field Mic를 달았다.

전원은 어댑터로 연결하며, 통신은 와이파이로 연결한다. 물론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일반 스피커처럼 쓸 수도 있다. 거듭 말하지만 휴대용이 아닌 제법 덩치가 있는 거실용 제품이다.


앱은 여전히 알렉사앱을 쓴다. 아쉽게도 한글을 지원하지 않고 한국말을 못 알아먹는 것도 여전하다.
대신 반가운 소식도 있다. 아마존에서는 음성명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스킬(Skills)이라고 부른다. 11월 초를 기준으로 알렉사의 스킬은 무려 15,000개가 넘는다. 즉, 15,000가지 각각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정도는 돼야 음성집사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이다.

와이파이로 연결하고 각종 계정을 연결해주면, 설치는 그리 어렵지 않다. 스포트파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연결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정식서비스가 아닌 탓에 그리 쓰는 이가 많지는 않은 편이라 큰 이익은 없다. 우버 같은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 반복하는 말이지만 아직 아마존이 정식으로 런칭하지 않았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영어 발음이 그리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음성인식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이는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그 어떤 회사보다도 목소리를 알아채고, 이를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까닭이다. 흔히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고 하는데, 만약 영어에도 이런 속담이 있다면 에코 플러스는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이 2세대 제품을 내세우면서 발전한 것은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루틴(Routines)이다. 말 그대로 사용자의 습관을 분석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집에 있다고 알렉사에 대화를 걸면, 이를 분석해서 ‘ 아 우리 주인님은 집에 오면 음악을 듣고, 거실 조명을 켜니까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하고 말 그래도 루틴을 만든다. 물론 영어로 “Alexa, I’m home” 같이 명령어를 말해줘야 하지만 말이다. 이런 부분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에코를 통해 다른 에코를 갖춘 상대방과 음성이나 화상 통화를 하는 기능은 이미 소개되었지만, 이 기능은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미국 내 서비스라 우리에게는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아마존이 언젠가는 휴대전화통신사업자로 나설지도 모를 일이다.

기존에 오리지널 에코를 써봤던 경험과 비춰보면 음질 역시 개선되었다. 이는 달라진 우퍼와 트위터 덕분일 것이다. 여기에 돌비와 360도 오디오 등 각종 디지털 기술도 개선되어 거실의 음악 감상용 스피커로는 충분한 음질을 들려준다. 비슷한 값의 360도 스피커와도 큰 차이를 모를 정도다. 물론 최고급 스피커를 대신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다.


에코 플러스가 2세대 제품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2세대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스마트 홈 허브(Smart Home Hub)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홈 허브란 간단하게 말해서 IoT기능 전용의 허브다. 아마 필립스 휴(Hue)를 보았다면, 전구 말고도 이를 제어하는 다른 장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 이런 장치를 따로 사야 스마트 홈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있는데, 이번에는 아예 이 기능을 스피커 안에 담았다. 참고로 이 스마트 홈 허브는 지그비로 통신하며 필립스 휴를 비롯해 약 500여 가지가 넘는 하드웨어를 부려 먹을 수 있다.

이를 광고하기 위해서인지, 아예 필립스 휴 전구 하나를 같이 담았다. 예전에는 따로 허브를 사야했던 것을 돈도 아끼고 공간도 절약하며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제어할 수 있으니 IoT제품으로서는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참고로 지원하는 하드웨어는 “Works with amazon alexa”라는 로고가 있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설치도 쉬워졌다. 새로운 IoT하드웨어를 샀다면, ‘Alexa, Discover My Devices’라고 말하면 알아서 하드웨어를 검색해서 연결한다. 따로 기기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고 일일이 하드웨어를 설치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쉬워졌다. 이제 진정한 IoT허브로 발전하는 셈이다. 이를 아마존에서는 Simple Setup이라고 멋진 이름도 붙였다. 다만 이제 막 선보인 참이라, 현재까지는 약 70여 가지 하드웨어만 Simple Setup을 쓸 수 있다. 아마존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쓸 수 있는 기기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제품이 쓰는 지그비(Zigbee)라는 통신 기술 역시 주파수가 나라마다 다른 경우가 있어 한국에서 만든 일부 제품은 호환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하자.

에코 플러스는 7개의 마이크로 폰, 빔 포밍 기술과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등 최신 기술을 듬뿍 담았다. 덕분에 이제 음악이 흘러도 정확하게 사용자 목소리에 반응하는 이른바 Far-Field Voice Recognition 기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마존 에코만한 인공지능 스피커는 없다. 여기에 IoT허브까지 하나로 묶었으니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회사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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