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MR(Mixed Reality: 혼합현실)플랫폼을 지원하는 고성능 HMD '삼성 오디세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제품은 센서를 외부에 설치해 몸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아웃사이드-인’ 방식이 아닙니다. HMD에 센서가 있어서 별도의 센서를 설치하지 않아도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인사이드-아웃’ 방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지요. 드디어 언제 어디서나 제대로 된 가상현실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 MS MR을 지원하는 HMD는 총 6종으로  Acer, Asus, Lenovo, HP, Dell, 삼성에서 제품을 출시하거나 출시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가장 스펙이 좋은 삼성 오디세이를 만나보겠습니다. 기존 하이엔드 VR기기인 오큘러스와 HTC바이브보다도 더 좋은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입니다.

수많은 케이블과 센서가 사라졌다!

박스 내부는 HMD 본체와 모션 컨트롤러 두 개가 끝입니다. 구성품이 간단합니다. 거대한 센서도 없고, 뱀처럼 긴 케이블도 확 줄었습니다. 이 말은 즉 설치 편의성이 무척 뛰어나다는 것이죠. ‘인사이드-아웃’방식으로 인해 외부 센서 설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에 연결할 케이블도 HDMI와 USB 3.0단자 두 개가 전부입니다. 220V 전원 케이블도 없습니다.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던 기존 바이브, 오큘러스, PSVR의 설치 방법과는 차별화가 됩니다.

▶ AKG 헤드폰 기본 탑재

삼성 오디세이 HMD는 플레이스테이션 VR과 같은 편한 헤어밴드 스타일입니다. 바이브나 오큘러스는 착용하면 머리 위가 밴드에 눌려서 헤어스타일이 망가집니다. 하지만 오디세이는 머리 위를 누르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헤어스타일도 지킬 수 있죠.

또 하나 독특한 점은 AKG에서 제작한 헤드폰 일체형이라는 점입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따로 연결할 필요가 없으니 케이블도 하나 줄어들고 더욱 빠르게 가상현실로 몰입할 수 있겠네요.

고성능 AKG스피커는 귀에 닿는 부분도 부드러워 귀를 감싸듯 소리를 전해줍니다. 장시간 착용 시에도 불편함이 덜한 것도 장점입니다.

스피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 패널 양안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포커스 휠, 음성을 녹음하고 송출할 수 있는 마이크로폰이 HMD 아래에 있습니다. 조절 장치가 외부에 없으니 맞춤형 가상환경 구축에 용이합니다.

▶ 전면부 & 헤어밴드

HMD 전면에 부착된 왼쪽 트래킹 센서의 모습입니다. 전면부는 하이그로시 코팅으로 반짝거리며 지문 자국이 잘 묻습니다. 센서가 위치한 만큼 기스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마와 뒷머리를 감싸는 헤어밴드는 두껍고 푹신해 착용 시 안정감을 전해줍니다. 더울 땐 땀이 맺힐 수 있겠지만 물기를 흡수하는 소재는 아니어서 기기 위생관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마에 맺힌 땀은 오랜 시간 착용 시 HMD가 얼굴로 미끄러지게 만들 수 있으니 체험 중간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헤어밴드를 머리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조정 휠입니다. 억지로 머리에 끼우기보다는 우선 크게 늘려서 머리가 들어갈 만큼 공간을 확보한 후 착용하고, 이후에 사이즈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편합니다.

HMD를 이마에 거치하는 방식으로 인해 얼굴 압박이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코밑으로 새는 빛도 없기에 최적의 가상환경을 제공합니다. 외부 환경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습니다. 대신 모션 컨트롤러를 놓쳤을 때 찾는 것이 다소 버거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 렌즈 & 액정 해상도

삼성 오디세이 HMD는 현재 출시된 MS MR HMD 중에서 가장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하는 1440 X 1600 OLED 삼성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합니다. 이로써 오큘러스, HTC바이브, PS VR 등 하이엔드 기기 모두 삼성 패널을 사용하게 되었네요. 디스플레이 패널이 양쪽 눈에 각각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삼성 오디세이 HMD의 실제 해상도는 2880 X 1600의 고해상도입니다. 오큘러스, 바이브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를 자랑합니다.

HMD 케이블 마감도 깔끔하게 처리했네요. 선이 뒤에 있어야 모션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렇지않으면 선이 손에 걸리거나 꼬이게 되어 몰입에 방해가 되거든요.

컨트롤러도 포함되어 있다!

▶ 크기와 형태는 무난, 파손위험은 주의!

한 손에 들어오는 모션 컨트롤러입니다. 크기는 생각보다 컸는데요 손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인디케이트 라이트(사진 윗부분)가 큰 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디케이트 라이트 부위를 만져보니 내구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상현실에 몰입한 나머지 벽이나 기구에 부딪혀 파손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파손이 잦을 것으로 보입니다.

▶ 터치패드와 스틱을 모두 넣었다

아래 컨트롤러 전원버튼, 메뉴버튼, 썸스틱과 패드가 있습니다. 가상공간 내에서 이동할 때엔 패드보다 썸스틱이 보다 정교한 움직임을 제공해줍니다. 인터넷 창을 열어 웹페이지를 보며 스크롤을 내릴 때는 터치패드가 편리합니다. 두 개의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상공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트리거 버튼입니다. 검지로 버튼을 눌러 사용하게 됩니다. 총을 발사하거나 메뉴를 고를 때 주로 사용합니다.

컨트롤러 측면에는 가상공간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그랩버튼이 위치해 있습니다. 중지로 편하게 눌러 사용하게 됩니다. 타 컨트롤러보다 버튼은 작지만 불편하지 않네요.

▶ 사용 전 배터리 확인과 손목 끈 착용은 필수!

손목 끈을 이용해 컨트롤러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팔을 크게 휘두르는 액션 콘텐츠의 경우 반드시 착용하고 활용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컨트롤러가 슝~ 날아가서 땅에 떨어지거나 벽에 부딫히면 고장 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컨트롤러 보기보다 비싸거든요.

각 컨트롤러는 AA사이즈 건전지 두 개가 삽입됩니다. 사용 전 베터리 넣는 것을 잊지 마세요. 켜지지 않는다며 충격을 주어서는 안 되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 MR(VR)은 어떤 모습일까?

MS MR HMD를 사용하려면 윈도우10이 꼭 필요합니다. 윈도우10의 최신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MS MR 메뉴가 신설되어 HMD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HMD를 USB로 연결하면 곧바로 설정이 나타납니다. 무엇보다 외부 센서가 없으니 설치 편의성이 좋습니다. 포지셔널 트래킹의 최소 공간범위는 2미터 X 1.5미터이며, 방 설정에서 세팅한 공간이 이보다 작을 경우 진행되지 않습니다.

▶ 무한대로 확장 가능한 플레이 공간

▲ 고정 센서가 없으니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제목의 독일어를 번역하면 "VR 경계 없이! 가능할까?"

<출처 : 유튜브 채널 'VoodooDE'>

▲ 야외에서 컨트롤러도 문제 없이 인식한다

<출처 : 유튜브 채널 'Mixed Reality TV'>

한편 MS MR HMD는 스펙상으로는 무한대로 공간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데스크탑으로는 선길이가 닿는 곳까지가 한계이므로 공간을 더 넓게 설정하고 싶다면 HDMI와 USB 연장선을 준비해야 합니다. 반면에 노트북을 야외에 들고 나가서 한다면 거의 무한대로 플레이 공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위 영상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이제 마음만 먹으면 운동장에서 '시리어스샘' 같은 게임을 뛰어다니면서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별도의 프로그램 실행 없이 HMD를 쓰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공간 ‘클리프하우스’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곳에서 윈도우 스토어 내 다양한 앱들을 다운로드 받고 즐길 수 있게 되거든요.

▲ Space Pirate Training을 MS MR HMD로 플레이한 영상

<출처 : 유튜브 채널 'Drop Rate'>

테스트를 위해 가상현실 게임 을 플레이했습니다. 센서 범위 밖으로 컨트롤러를 움직여 보고 트리거도 눌러보는데 움직임이 자연스럽네요. 당시 영상은 촬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유튜브에 있는 유사 영상으로 첨부했습니다. 간혹 환경에 따라 매끄럽지 못하다는 피드백도 있지만,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발전해 갈 것입니다.

▲ 우측 아래를 보면 스팀에서도 MS MR HMD를 인식한다. 스팀 게임들도 정식으로 지원된다.

 
무엇보다 스팀VR을 지원합니다. 현재 95%의 이식율로 MS MR을 지원하는 앱 (http://store.steampowered.com/app/719950/Windows_Mixed_Reality_for_SteamVR)도 출시되었습니다. 스팀VR을 활용하는 HTC바이브는 가격도 더 비싸고 선도 많고 설치가 타 기기에 비해 까다롭거든요. MS MR HMD는 편리한 설치와 우수한 트래킹 그리고 탄탄한 플랫폼으로 가정과 VR테마파크 등에서 사용하기 좋을 것입니다.

필자가 착용한 오디세이의 모습입니다. 착용감이 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HMD가 이마를 가리니 좋네요. 머리 가운데를 누르는 밴드형 HMD는 헤어스타일이 망가질까 두렵거든요. 행사장에서 VR체험이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삼성 오디세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현재 가장 완성도 높은 HMD’ 가 되겠네요.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MR에게 남은 숙제는 ‘인사이드-아웃’이라는 편의성을 지닌 트래킹 방식이 다양한 환경에서도 항상 정교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손보는 것과, 오큘러스 스토어처럼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관건이겠습니다.

끝으로 삼성 오디세이를 비롯해서 MS MR HMD들은 현재 MR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MR은 아닙니다. AR이 전혀 지원되지 않는 VR전용 기능만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많은 IT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으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MR을 향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장진기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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