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거리를 기준으로 약 8시간을 달려야 하는 버스 시뮬레이션 사막버스(Desert Bus VR)입니다. 목표는 간단합니다. 미국 아리조나주 투싼 지역에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까지 약 600킬로미터를 직진으로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버스의 최대 속도가 70Km 정도이니 거리상 8시간이 걸리는 것이지요.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법한 이 콘텐트는 1998년 미국의 마술사이자 코미디언인 펜과 텔러가 기획하였습니다. 이들 듀오가 발매할 예정이었던 타이틀(Penn & Teller's Smoke and Mirrors)은 익살스러움을 담은 여섯 개의 미니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출시하기로 한 퍼블리셔가 망하는 바람에 빛을 보지 못했지요. 당시 2D였던 사막버스가 이제는 가상현실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버스 기사로 운전하기 위해 먼저 출근 체크를 하자!>
가상현실로 출시되어 모션 컨트롤러를 지원하기에 자연스러운 운전이 가능하네요. 탑승 전 정거장에서 승객이 될 것인지 버스 기사가 될 것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사 전용 출근 도장을 찍으니 운전석에 들어서네요. 왼손은 버스를 전진시키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고, 오른손은 운전대를 잡고 방향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포지션 트래킹도 지원하기에 자리를 조금 움직여도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운전석을 떠날 수 없는 만큼 자리 이동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고개를 돌려 뒷자리도 돌아보고 옆 창문도 바라봐도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모션 컨트롤러와 포지션 트래킹 지원으로 가상공간이 무척 자연스럽고요.
<이 길로 8시간을 달리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참 쉽죠?>
직진만 해야 하니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손을 놓았습니다. 버스는 오른쪽 방향으로 서서히 기울어지며 도로 밖으로 나가네요. 모레에 빠진 버스는 고장이 나고 다시금 정거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니 운전대를 꼼짝없이 8시간 내내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해는 정오를 가리키기 전이니 도착할 땐 저녁이 되겠습니다.
그래픽은 사막을 달리는 느낌을 충분히 잘 살렸습니다. 모레 바람이 불어와 시야가 흐려지고, 가끔 보이는 선인장, 그리고 굴러다니는 넝쿨들만 보일 뿐입니다. 단조로운 만큼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어야 지루함을 덜 수 있습니다. 정차하는 곳도 없거든요. 저장 기능이 없어 멈추게 되면 게임은 끝이 나게 됩니다. 그러니 완주를 목표로 한다면 컨트롤러의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겠지요?
<승객을 태우고 함께 달릴 수도 있다. 함께 타실래요?>
멀티플레이도 지원하기에 승객을 태울 수 있지만 서로 이동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바라보거나 말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물론 손도 흔들 수 있고요. 처음이야 신기함에 들뜰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사와 승객 모두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야 하겠네요. 그래서 미국에선 이 독특한 콘텐트로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혼자 하기 힘든 체험을 번갈아 플레이하며 기부 활동을 벌인다고 합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오랜 시간 운전하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받는데 금액만 해도 수십만 달러에 달한다고 하네요. 어찌 보면 단순한 체험 콘텐트도 의미 있는 활동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무념무상의 낚시를 하는 듯한 심심한 재미도 느껴볼 수 있고요. 사막버스는 현재 오큘러스와 HTC바이브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 무료
다운로드 http://store.steampowered.com/app/638110/Desert_Bus_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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