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3가지입니다. 신경을 안 쓰거나, 평범하게 관심을 갖거나, 엄청나게 예민하거나. 마지막 경우에 대해선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요. 여기서 뭐라건 그분들은 이미 값비싼 케이블을 용도별로 구비해 놨을테고, 그런 케이블들은 무슨 돌반지나 커플링도 아닌데 금이나 은같은 귀금속이라 자랑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과연 제 구실을 하는지, 가격에 맞는 양을 하는지는 참 어려운 문제니 넘어갑시다.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 전기가 얼마나 자극적인지, 송전탑의 고저차가 주파수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따져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케이블에 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제품 제조사 입장에선 케이블에 돈 몇푼 아끼다가 값비싼 본체에 탈이 나는 일을 겪고 싶지 않으니, 번들 케이블의 품질은 나름대로 괜찮게 편이며, 번들 케이블에 만족한다면 신경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케이블을 잃어버리거나 고장나지 않는 이상 말이죠. 또 나름대로 괜찮은 케이블은 아닌데 너무 둔감해서 신경을 쓰지 않기도 있습니다. 허접한 케이블 때문에 모바일 디바이스가 골병이 들어가고 있어도 관심조차 없습니다. 나중에라도 이게 케이블 문제였음을 깨달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냥 애꿎은 스마트폰 탓만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어느 정도 케이블의 중요함을 알게 된다면 평범하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됩니다. 번들 케이블도 나쁘진 않지만 그보다 좀 더 나은 것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지요. 번들 케이블은 무난한 선택이나 그 이상이 되긴 힘들거든요. 딱 자사 제품의 규격에 맞춰 높은 전류의 고속 충전을 애시당초 고려하지 않고 만들었다던가, 단지 정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거나, 예쁘게 깔맞춤은 될지언정 내구성이 너무 떨어져서 부담되는 경우도 있지요. 돈 많으면 그냥 정품 케이블을 종류별로 사다놓고 갈아가며 쓰던가, 그게 부담되면 뭔가 적당히 쓸만한 케이블을 적절한 가격대에서 찾아야 할테고요. 그래서 이번엔 적당히 적절한 케이블, 와사비망고 스위치 USB 3.1 Gen2 Type C to USB 3.0 Type A 고속충전 케이블 3.5A입니다.
제품명 | 와사비망고 스위치 USB 3.1 Gen2 Type C to USB 3.0 Type A 고속충전 케이블 3.5A |
인터페이스 | Type A to Type C |
전송 속도 | 5Gbps |
최대 전류 | 3.5A |
색상 | 화이트 |
길이 | 2m |
주요 재질 | PVC, 메탈 |
A/S 기간 | 1년 |
가격 | 11,550원(2018년 3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외관: 굵고 긴 케이블
이게 전선인지 운동화끈인지 햇갈리는 직조 피복에 포트에 금칠까지 하는 케이블에 비하면 와사비망고 USB C 케이블의 겉모습은 평범합니다. 전선에서 흔한, 그래서 검증됐다곤 할 수 있어도 특별해 보이진 않는 PVC 피복을 사용하며, 색상은 검은색 다음으로 많은 하얀색입니다. 그러나 이 케이블 자체가 흔한건 절대로 아닌데, 다른 USB 케이블과 비교하면 클래스가 다르다고 할 정도로 두껍습니다. 케이블을 구부리기 힘들 정도록 피복이 딱딱하진 않지만, 두께가 우월하다보니 부드럽다는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깁니다. 보통 USB 케이블이 1m인데 이건 그 두배인 2m입니다. 방구석의 콘센트에 충전기를 꽂아놔도 방 가운데 침대 위에서 굴러다니며 스마트폰을 보기에 충분합니다. 관심법도 아니고 겉모습만으로 케이블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순 없겠으나, 여느 케이블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차별화되는 케이블임에는 분명합니다.
패키지 전면
패키지 뒷면
비닐로 케이블을 한번 더 담았습니다.
하얀색 고무줄로 케이블을 고정.
길이는 2m. USB 케이블 길이가 2m라면 짤ㅂ다고 하실 분은 없겠지요.
케이블 피복 재질은 PVC.
두께는 4.4mm 쯤 됩니다. 숫자로 말하면 이게 어느 정도 두께인지 감이 잘 오진 않으실텐데.
위에서부터 와사비망고 USB C 케이블, 비잽 마이크로 USB, LVSUN USB C, Aukey 마이크로 USB, 샤오미 USB C,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입니다. 이렇게 다른 케이블과 비교해 보면 와사비망고 케이블이 단연 굵은 두께를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USB A와 USB C 단자.
USB A 단자. 이쪽에는 슈퍼스피드 로고가 있고.
반대편엔 로고가 없습니다.
두께는 8mm가 약간 안됩니다. 얇진 않지만 다른 커넥터와 간섭을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커넥터 내부.
USB C 단자. 이쪽에는 와사비망고 로고가 있고.
반대편엔 로고가 없습니다. 하지만 위아래 구분이 없는 USB C니까 그런거 알바 아니고 내키는대로 꽂으면 되지요.
두께는 7mm.
커넥터 내부.
성능: 5Gbps 데이터, 3.5A 전류
USB는 누구나 아는 이름이지만, 그 아래의 명칭들은 혼돈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속도를 나타내는 버전 표시부터 충전 규격을 의미하는 USB PD, 여기에 USB 포트의 생김새를 구분하는 이름까지 섞여있지요. 그러니 복잡한 명칭 대신 숫자로 이야기하면 이 케이블은 최고 5G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최대 3.5A의 전류로 전원을 공급합니다. USB 타입 A to 타입 C 케이블의 주요 시장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쓰기엔 충분한 스펙입니다. 이보다 더 빠른 속도는 USB C로 외장형 SSD를 연결할때, 더 높은 전류는 썬더볼트나 USB PD 호환으로 노트북을 충전할 때 필요하겠지요.
와사비망고 케이블로 스마트폰에 파일 전송했을때의 속도. 삼성이나 샤오미의 USB C 케이블로도 똑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기존 스마트폰의 데이터 전송에는 이걸로도 충분하겠지요.
LG USB PD 충전기와 샤오미 미패드 2를 연결했을 때 5V 1.56A
LG USB PD 충전기와 갤럭시 S9+를 연결했을 때 9V 1.37A
삼성 휴대용 충전기와 샤오미 미패드 2를 연결했을때 5.7V 2.19A
삼성 휴대용 충전기와 갤럭시 S9+를 연결했을때 5.5V 1.76A
LVSUN 5포트 QC 3.0 충전기와 샤오미 미패드 2를 연결했을때 5.2V 1.5A
LVSUN 5포트 QC 3.0 충전기와 갤럭시 S9+를 연결했을때 9.3V 1.33A
고속 충전은 우선 충전하는 충전기가 지원해야 하고, 충전받는 제품도 지원해야 하며, 충전하는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공급 전류와 전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해: 확실하게 뜯어보기
제품을 평가할 때 분해만큼 확실한 건 없습니다. 제품을 속까지 샅샅이 살펴볼 수 있으니까요. 케이블의 경우 분해, 아니 잘라서 그 속을 보는 게 몹시 중요합니다. 흔히들 케이블이 두꺼울수록 좋다고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케이블의 구성 요소를 고루 꽉 채웠을 경우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지, PVC 피복이 태반이고 안의 전선은 가느다란 선 몇 개가 고작일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조사들 중에는 자사 제품을 분해하는 걸 썩 달가워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와사비망고는 '케이블을 잘라봐도 되는지'를 물어보니 흔쾌히 그래도 된다고 답해주더군요. 다른 케이블을 뜯어보진 않았으니 지금 출시되는 케이블 중 최고라고는 장담하지 못해도, 최소한 표준 규격 대비 꿀리진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답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진짜로 뎅겅. 자르는데 은근히 힘이 많이 들어갑니다.
수직으로 자른 케이블 단면도.
비스듬하게 자르면 이렇습니다. 형형색색의 케이블이 들어 있네요.
완충제 겸 차폐 역할을 하는 메탈 편조 실드.
진짜(?) 케이블은 은박 안에 감겨있고, 메탈 실드와 케이블 사이에 주황색 선이 하나 더 들어 있습니다.
은박 실드 안을 열어보면 빨간색, 하얀색, 검은색, 녹색 선이 나옵니다.
빨간색과 검은색 선이 유독 굵은데, 이건 전원 공급을 위해서입니다. 녹색은 USB 2.0 데이터 전송용.
색상이 들어간 전선 외에도 은박과 비닐로 감싼 케이블이 2개 더 있습니다.
은박과 비닐을 벗겨내면 USB 3.1 규격의 전송에 사용하는 전선이 나옵니다.
분리가 모두 끝난 케이블의 구성 요소.
USB C 포트 부분. 니퍼로 잘라서 뜯어냅니다. 이럴때는 무식하게 힘만 좋은게 도움이 됩니다.
포트에 연결된 기판, 기판 위에 납땜된 케이블을 딱딱한 몰딩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저 몰딩을 떼어내는건 아까보다 힘이 더 들어갑니다.
몰딩을 걷어내니 기판이 보이는군요. A1부터 A12, B1부터 B12의 핀 배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판 위에는 56kΩ의 저항도 부착했습니다.
메탈 커넥터를 분리.
USB C 포트의 접점.
이제 USB A 포트도 뜯어내 봅시다. 이쪽도 뜯어내기 힘든건 마찬가지.
USB A 포트의 몰딩은 면적이 넓다보니 야금야금 갉아가며 뜯어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납땜된 케이블이 다 뜯어지지요. 케이블 고정 하나는 확실하게 되겠네요.
더 이상 걷어내는 건 포기. 너무 힘드네요.
금속 커넥터를 제거. USB 포트의 접점이 보입니다.
분해 끝.
와사비망고 스위치 USB 3.1 Gen2 Type C to USB 3.0 Type A 고속충전 케이블 3.5A
와사비망고 스위치 USB 3.1 Gen2 Type C to USB 3.0 Type A 고속충전 케이블 3.5A는 USB 타입 A 단자와 USB 타입 C 포트를 연결하는 USB 3.1 Gen2 케이블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충전이나 데이터 전송에 사용합니다. 케이블 길이는 2m로 어디서든 여유있고 넉넉하게 쓸 수 있으며, 5Gbps의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최대 3.5A의 전류 공급으로 고속 충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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