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유럽차는 단단하고 미국차는 무르다’는 편견이 고착화 된지는 오래다. 유럽차 같은 승차감의 미국차도 있고, 미국차 같은 승차감의 유럽차가 있음에도 말이다.
얼굴을 바꾼 시트로엥 C4 칵투스가 대표적이다. WRC에서 꽤나 이름을 날렸던, 혹은 날리고 있는 브랜드. 부드러운 승차감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놀랍게도 이 차의 승차감은 동급에서 제일 부드럽게 느껴졌다.
새롭게 적용된 서스펜션에 ‘쿠션’ 이라는 이름을 쓸 정도니, 말은 다 한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경험해본 결과, 이는 과장광고나 마케팅적인 용어가 아니었음도 확실히 체감됐다.
■ ‘하차감’도 만족시키는 외관 디자인

앞서 ‘승차감’을 언급했지만, 칵투스는 요즘 뜨는 ‘하차감’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호 불호는 분명히 갈리겠으나, 그 만큼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출시 당시 칵투스의 모습을 기억한다. 분리형 헤드램프 구조는 국내 제조사를 통해 익숙해진 스타일이지만, 당시 칵투스를 통해 선보여졌을 때만 해도 정말 낯선 디자인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니크하다. 시트로엥 만의 매력이 아닐까. 시선이 메인 헤드램프로 집중되면 다소 맹한 느낌의 인상이지만, 보닛 라인까지 추켜세워진 LED 주간 주행등이 맵시를 더하는 모습이다.
보닛은 그 흔한 워셔액 노즐도 없는, 순수함 그 자체다. 이는 매직 워시(Magic Wash) 기능이 적용된 탓인데, 워셔액 노즐은 보닛이 아닌 와이퍼 블레이드에 내장됐다. 미적인 부분도 챙길 수 있는데다, 과도한 워셔액 사용과 이로 인한 전방 시야 확보의 어려움을 줄여낸 좋은 아이디어다.

이런 스타일링을 갖춘 디자인이 복잡한 선과 캐릭터라인을 가졌다면 혼란스러울 뻔 했지만, 칵투스의 전체적인 면은 간결한 인상을 준다. 일반적으로 기교가 많은 부위인 보닛과 측면 숄더라인도 깨끗한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범프가 축소된건 강한 아쉬움이다.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갖춘 좋은 아이템인데, ‘한때 있었다’는 흔적만 남았을 정도로 작아졌다.
■ 아이디어 넘치는 사양 구성
외관의 재치있는 아이디어는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플랫하게 구성된 대시보드, 디스플레이로 대체된 클러스터와 버튼식 기어노브, 시트가 아닌 ‘의자’ 같은 좌석 구성이 그렇다.

시승 모델은 초기 도입분. 칵투스는 최근 연식 변경에 따라 ETG6 변속기가 아닌, 일반 6단 자동변속기로 대체됐다. 기존의 방식을 따랐다면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도 좋았을텐데, 기존 변속기로 바뀌며 개성이 다소 줄어든 느낌이다.
시트의 안락함이 제법 괜찮다. 충분한 쿠션감을 갖춘 탓에 운전석이 아닌, 말 그대로 ‘소파’에 앉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개방감이 높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자동차가 아닌 ‘공간’으로서의 개념이 접목된 모습이다.
조수석 글로브박스가 제법 얇게 세팅된 탓에 에어백이 들어갈 공간이 있을까 싶지만, 칵투스의 조수석 에어백은 루프에서 내려오는 방식이다. 이는 시트로엥이 세계 최초로 적용한 기술로, 이를 통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넓은 수납공간도 확보됐다.
다만 2열 창문은 슬라이딩 방식이 아니다. 항간에선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미니밴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개방된다.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 편안한 승차감에서 오는 여유로운 운전, 그리고 연비.
칵투스는 1.6리터 블루 HDi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99마력, 25.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ETG 6 변속기가 결합되는데, 복합연비는 17.5km/ℓ(도심 16.1km/ℓ, 고속19.5km/ℓ)에 달할 정도로 뛰어나다.
다만, 최근 연식변경에 따라 엔진이 바뀌었다. 1.5리터 엔진을 적용, 최고출력 120마력, 30.61kg.m의 토크를 갖춰 기존 대비 배기량은 낮아지고, 출력은 높아졌다.
새로운 모델은 흔히 접하는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시승 차량은 ETG6 변속기가 적용돼 연료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속 시 발생하는 특유의 변속 충격은 익숙치 않았던 게 사실.

국내에선 어색하기 짝이 없는 변속기었지만, 뭇내 아쉽다. 아이폰은 적응되면 편하면서, 이에 대한 불평을 제기하는 부분은 왜 이해하지 못했을까. 변속 시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들여오는 소리에 궁합을 맞춰야 하는 재미가 제법 괜찮은 변속기였다.
차고가 다소 높게 세팅된 크로스오버지만, 운전 재미는 쏠쏠하다. 특히, 핸들링 성능이 인상적이다. 약간의 롤링을 허용하지만, 기본적인 감각만은 탄탄한 그 느낌에서 오는 재미다.
신형 칵투스에서 가장 돋보이는건 단연 ‘승차감’이다. 댐퍼 상하에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된 덕분이다. 이름도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이다. 이름만으로 푹신함을 느끼게 하고, 실제로 시내 주행에서의 안락한 승차감은 압권이다.
여기에 19km/l에 육박하는 고속 연비는 덤이다. 다만 낮은 마력 탓에 고속 주행 중 발을 떼면 순간적으로 힘이 쭉 빠진다는 게 느껴진다.

■ 시티커뮤터로서 제격
운전도 재밌고, 연비도 좋다. 안팎으로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가득해서 지루하지도 않다. 심지어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칵투스는 자신만의 개성과 강점을 충분히 갖고 있는 차다. 이렇다 할 특징이 없어서 선호 사양만 한가득 집어넣은 소형 SUV 보다는 훨씬 매력적이다. 사회 초년생들이 첫 차로 구매하는 빈도가 높은 세그먼트라서 더욱 그렇다.
2019년형 칵투스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2980만~325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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