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글루홉스키의 핵전쟁 이후 지하철로 대피한 군상들의 생존기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 메트로 2033을 원작으로 한 메트로 2033이 출시된지 이제 9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주인공 아르티욤의 여정을 마무리할 메트로 엑소더스가 출시되었다.
메트로 2033의 후속작인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가 2013년 발매된 이후 거의 후속작 소식이 없었기에 프렌차이즈가 그대로 끝을 맺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2017년 E3에서 주인공 아르티욤의 여정을 마무리할 메트로 엑소더스의 개발 소식이 들려온 것.
이후 약 2년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메트로 엑소더스'가 출시되었는데, '메트로'를 벗어나 지상으로 향한 아르티욤의 마지막을 함께 해보자.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 메트로 엑소더스
메트로 엑소더스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전작까지 지하철을 주 배경으로 진행된 전작의 배경이었던 지하철을 빠져나와 지상의 정착지를 찾아 이동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방독면과 정화통 관리가 귀찮았던 전작과 달리 오염에서 회복 중인 지상 세계가 주 무대인 만큼 일부 오염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을 방독면없이 다닐 수 있고, 방독면 관리 또한 간소화 되어 게임 플레이 자체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다.
독자적인 사회가 구축되었던 '메트로' 세계 대신 문명이 파괴된 황무지를 주 배경으로 삼으면서 칙칙한 지하 세계에서 벗어나 시간과 날씨의 변함에 따라 변하는 천연색의 그래픽을 만끽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면에서는 전작을 이어가는 시리즈인 만큼 시스템 면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메트로'를 벗어나 광야로 나온 만큼 상점 대신 필드 내 재료를 버려진 재료나 쓰러트린 적에서 재료를 모아 수집품과 부착물, 총탄 등의 아이템을 만들고 성능 유지를 위한 세척을 직접 해야 한다. 건물 내의 작업대에서 작업할 수 있지만, 급할 경우 백팩을 이용한 간이 작업대에서도 응급 조치가 가능하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일직선이지만 필드가 오픈월드화 된 만큼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중요한데, 가이드 시스템은 목표 지점과 현재 위치만 표시해주는 맵과 목적지까지의 방향을 표시해주는 손목의 화살표로 구성된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기본은 갖췄지만 동료의 위치도 표시되지 않고, 오픈월드 형으로 맵이 광활해진 영향도 있어 자칫 목표를 잃고 해메기 십상이라, 최신 필드에서 목표 지점과 동료의 위치를 표시해주는데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불편한 시스템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템의 등가교환은 전작이 '거래' 형태를 띈데 비해, 이번 작은 '메트로'를 벗어나 광야로 나서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구성된 것과 함께, 조금은 불편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아르티욤 일행의 처지를 반영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메트로 엑소더스, 실시간 레이트레싱과 DLSS 지원 성능은?
메트로 엑소더스의 개발사인 4A 게임즈는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 카드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메트로 엑소더스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윈도우 10 1809 업데이트부터 공식 지원이 시작된 DX12 기반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기술인 DXR 대응이 이뤄진 지포스 RTX 20 시리즈의 RTX 기술을 지원한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노하우를 살린 DLSS도 동시에 지원할 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헤어웍스와 고급 물리학(Adavanced PhysX) 기술도 지원해, 메트로 엑소더스 자체가 엔비디아 기술의 전시장 성격이 매우 짙다.
메트로 엑소더스의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지원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와 황폐화된 지상 세계가 주 배경인 특성상 금속이나 자동차, 유리 등 반사 효과를 일으키는 재질의 제품은 녹슬고 마모되어 광택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메트로 엑소더스의 레이트레이싱 효과는 자연히 표면 반사 효과보다 빛의 산란과 그림자 효과,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에 집중되어 반사 효과에 치중한 배틀필드 V와 다른 느낌의 경험을 제공한다.
위 영상은 아르티욤이 '메트로'를 벗어나 지상으로 올라온 첫 챕터 '모스크바'의 레이트레이싱 유/무에 따른 차이를 비교한 영상으로 광원 반사 효과는 거의 무시할 수준인 반면, 광원에 의한 그림자 효과 및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효과는 명확하게 차이를 보인다.
메트로 엑소더스는 실시간 레이트레이싱과 함께 DLSS를 동시 지원하는 타이틀로도 알려졌다. 배틀필드 5 역시 DLSS를 지원하지만 레이트레이싱 지원 이후 거의 석 달이 다 지난 사이에 지원해 DLSS 지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 한데, 위 영상은 메트로 엑소더스의 DLSS 지원에 따른 차이다.
DLSS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자면 엔비디아가 드라이버를 통해 배포한 내용을 참고해 성능과 품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술로, 각 프레임별로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기준치 이상의 성능에서는 DLSS가 적용되지 않는다.
RTX 2070과 i5-8600K 기반 시스템에서는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지 않은 경우 QHD 이하 해상도에서는 DLSS가 적용되지 않고, 4K나 레이 트레이싱 옵션을 켠 Full HD 이상 해상도에서만 DLSS가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지, DLSS 옵션을 켜면 화면에 블러 필터를 적용한 듯 그래픽 품질이 낮아지는데다 게임 화면 밝기 조절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아직 메트로 엑소더스에 대한 DLSS 최적화는 완성된 모습으로 보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
메트로 엑소더스, 레이트레이싱과 DLSS에 따른 성능 변화는?
메트로 2033과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오리진 윙 커멘더 시리즈처럼 최고 사양을 요구하는 타이틀로 악명이 높았는데, 실시간 레이트레이싱과 DLSS라는 신기술까지 도입한 메트로 엑소더스는 어느 정도의 시스템이 요구될까?
본격적으로 성능을 중시하는 게이머 층을 겨냥한 지포스 RTX 2070을 이용해 각 해상도와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DLSS에 따른 성능을 확인했다. 이번 테스트에 쓰인 게인워드 지포스 RTX 2070 GSTAR는 디앤디컴에서 국내 유통 중인 제품으로 기사 작성 시점에서 RTX 2070 제품군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되었으며,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클럭을 준수하는 제품이다.
메트로 엑소더스 역시 전작들과 같이 상당한 시스템 사양이 요구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테스트에 쓰인 RTX 2070은 전세대 모델인 지포스 GTX 1080과 GTX 1080 Ti 사이의 중간 급 성능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그래픽 카드로도 Full HD에서 평균 60 프레임의 성능을 내는데 그쳤다.
QHD에서는 약 45프레임, UHD에서는 약 30프레임으로 성능이 낮아졌다. 메트로 엑소더스가 싱글 플레이 게임인 만큼 게이머에 따라 이정도 성능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위 성능 결과는 비교적 정적인 내장 벤치마크 기준인 만큼 실제 플레이에서는 이보다 낮은 성능이 나올 수 있다.
또한,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을 적용할 경우 메트로 엑소더스는 최소 25%에서 최대 40%에 달하는 성능 하락 발생이 관측되었다. 메트로 엑소더스도 배틀필드 5와 같이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에 따른 성능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DLSS를 적용할 경우 상당한 성능 복구가 가능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단지, 위 영상에서 보듯 DLSS 적용시 게임 화면이 전체적으로 뿌옇게 보이는 문제가 있다.
아르티욤, 메트로를 벗어나 지상 정착은 성공할 것인가?
정식 출시 막판 에픽 게임즈와 딥실버가 엮인 유통 플랫폼 이슈와 클라우드 세이브 미지원, 개발자 중 한 명의 트롤링, 최초로 공식 한글화 된 타이틀이지만 번역 품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록 플레이에 지장없는 수준이라지만 영화계의 모 번역가 때문에 번역 품질에 민감한 시점인데다, 레이 트레이싱의 성능을 보완해 줄 DLSS는 이미지 품질 하락이라는 치명적 결점을 보이는 등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DLSS는 엔비디아의 딥 러닝 데이터 축적에 따른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일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상당수는 게임 외적인 부분이고, 메트로 엑소더스 자체는 썩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단 두 가지 난이도만 제공하던 전작들과 달리 FPS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 같은 게이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4가지로 세분화된 난이도, 세기말 인간 군상, 지형과 날씨의 변화도 잘 표현되었다.
성능 저하는 피할 수 없지만 세기말 게임 분위기에 깊이를 더해줄 레이 트레이싱의 적용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메트로'를 나온 여정의 끝에 아르티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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