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거나 흘린 음식을 닦는 등, 하루에도 수차례 사용하게 되는 두루마리 화장지. 하지만 막상 화장지를 사러 마트에 가면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고르기가 어려워 가격이 싼 제품이나 세일이 많이 들어간 제품을 집어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겹 수도, 가격도, 부드러움도 제각각인 수많은 두루마리 화장지들. 겹 수는 무조건 많을수록 좋은 건지, 가격이 비싼 휴지는 어디가 어떻게 더 좋은 건지 궁금하다면 여기를 주목하자. 총 12종의 두루마리 화장지를 직접 뜯고 찢고 녹이며 실험한 결과를 공개한다.
1편, 두루마리 화장지, 겹수에 따른 차이는?
2편, 3겹 두루마리 화장지, 가격에 따라 질도 다를까?
3편, 깨끗한나라 두루마리 화장지, 일반 VS 프리미엄
4편, 크리넥스 두루마리 화장지, '소프트, 클린, 힐링' 등급 기준은?
선수입장!
1편에서는 먼저 두루마리 화장지 겹수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자. 이번에 비교해 볼 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①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1겹 / 1팩(24롤입)
②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2겹 / 무형광, 무색, 무향 / 데코엠보싱 / 1팩(30롤입)
③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3겹 / 천연펄프 / 무형광, 무색, 무향 / 데코엠보싱 / 유칼립투스펄프 / 1팩(30롤입)
④ 한예지 순수 4겹
4겹 / 천연펄프 / 무형광, 무색, 무향 / 파워엠보싱/ 유칼립투스펄프 / 살균처리원단 / 1팩(30롤입)
1. 패키지 디자인과 개당 가격
기본 패키지부터 비교해보자. 1겹 주자가 다른 제품들보다 6개 더 적은 24롤이긴 하지만, 패키지의 전체적인 크기는 겹 수가 많아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4겹 주자인 한예지 순수 4겹 화장지는 제품 전면에 예쁜 분홍빛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어서 더욱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를 기준으로 2겹 주자인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화장지가 30롤당 7,59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4겹 주자인 한예지 순수 4겹 화장지는 겹 수가 두 배 더 많아서일까? 30롤당 15,160원으로 2겹 주자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쌌다.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개당 253원)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개당 364원)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개당 384원)
(4겹) 한예지 순수 4겹 (개당 505원)
반면 1겹 주자인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는 24롤임에도 30롤이 포함된 2겹 주자보다 천 원가량 더 비싼 8,740원이었는데, 롤당 총 길이가 40m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3겹 주자보다 약간 더 비쌌다.
2. 표기너비와 실측너비 차이는?
▲ 1겹 주자, 크리넥스 에어셀
각각의 휴지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1겹 주자인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는 주름종이처럼 쭈글쭈글 주름이 진 표면이 특징이며, 별다른 무늬는 없다. 너비는 제조사 표기와 동일한 98mm, 롤당 무게는 118g이다.
▲ 2겹 주자,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2겹 주자인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화장지는 도트 무늬가 타원형으로 새겨져 있으며 다른 휴지들과 비교했을 때 약간 누런색을 띤다. 너비는 제조사 표기와 동일한 98mm, 롤당 무게는 97g으로 1겹 주자인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보다 가볍다.
▲ 3겹 주자,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3겹 주자인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은 전체적으로 작은 도트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중간중간에 잎사귀 모양이 그려져 있다. 너비는 제조사 표기와 동일한 107mm, 롤당 무게는 148g이다.
▲ 4겹 주자, 한예지 순수 4겹
4겹 주자는 앞서 만져본 제품들에 비해 확실히 도톰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진다. 이 제품 역시 전체적으로 작은 도트 무늬가 박혀 있고 중간중간에는 분홍빛 패키지와 잘 어울리는 꽃과 나비 모양이 그려져 있다. 너비는 제조사 표기와 동일한 105mm, 롤당 무게는 148g으로 3겹 주자와 동일하다.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스펙 98mm / 실측 98mm, 롤당 무게 97g)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스펙 98mm / 실측 98mm, 롤당 무게 118g)
(4겹) 한예지 순수 4겹 (스펙 105mm / 실측 105mm, 롤당 무게 148g)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스펙 107mm / 실측 107mm, 롤당 무게 148g)
3. 총길이, 정말일까?
화장지 패키지에 적힌 30~40m 길이를 볼 때마다 ‘휴지 한 롤을 다 풀면 정말 30m가 될까?’라는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풀어봤다. 휴지 한 롤의 길이는 패키지에 표시된 길이와 일치할까? 일단 휴지 한 장의 세로 길이를 측정하고 다섯 장씩 끊어 풀면서 휴지 한 롤은 총 몇 장인지, 총 길이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았다.
(4겹) 한예지 순수 4겹 (스펙 25m / 실측 25.40m)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스펙 30m / 실측 30.21m)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스펙 30m / 실측 30.96m)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스펙 40m / 실측 40.71m)
측정 결과, 네 가지 제품 모두 제조사가 표기한 길이보다 실제 길이가 약간 더 길었다. 1겹 주자는 롤당 354장으로 휴지 장수가 가장 많았고, 그만큼 총 길이도 40.71m로 가장 길었다. 반면 4겹 주자는 롤당 219장으로 휴지 장수가 가장 적었고, 총 길이 역시 25.40m로 가장 짧았다. 2겹 주자와 3겹 주자는 장수와 총 길이가 비슷했지만, 3겹 주자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장수가 많고 총 길이도 더 길었다. 기본 비교 결과를 한 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4. 강도 테스트
본격적인 테스트를 시작해보자. 첫 번째는 휴지가 얼마나 쉽게 찢어지는지 확인하는 강도 테스트다. 테스트를 위해 휴지 한 칸의 가운데 부분을 3cm 가량 자르고 양 옆을 투명 테이프로 보강한 뒤, 한 쪽은 봉에 고정하고 다른 한 쪽은 클립을 이용해 점차 무게를 늘려보았다.
겹수에 따른 강도 차이는 분명했다. 1겹 주자는 7개의 클립을 버티지 못하고 가장 먼저 찢어졌으며, 2겹 주자와 3겹 주자는 9개의 클립을 걸자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2겹 주자가 먼저 찢어졌다. 4겹 주자는 여러 겹이다 보니 가장 오래 버텼는데, 11개의 클립을 걸었을 때부터 천천히 찢어졌다. 각 화장지가 최대로 버틴 클립 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6개)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8개)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8개)
(4겹) 한예지 순수 4겹 (10개)
1겹과 4겹은 확실한 강도 차이가 나지만, 2겹과 3겹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5. 흡수력 테스트
▲ 시중에 판매되는 스포츠 음료에 1분씩 담가두고 측정
다음은 겹수에 따른 흡수력을 테스트해 보았다. 길게 잘라놓은 휴지를 푸른 물이 담긴 물통에 살짝 담근 뒤, 화장지가 물을 흡수하는 정도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이번에도 큰 이변이 없는 결과가 나타났을까?
네 가지 화장지 중 흡수가 가장 빨리 멈춘 것은 역시 1겹 주자였다.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는 휴지 한 칸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물을 흡수하고 멈췄으며, 2겹 주자인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화장지는 한 칸의 절반 가량 물을 흡수했다. 가장 높은 영역까지 물을 흡수한 화장지는 3겹 주자인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화장지였는데, 4겹 화장지가 3겹 화장지보다 더 도톰한 것을 감안하면 흡수력은 두 제품 모두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흡수력 1등)
(4겹) 한예지 순수 4겹 (흡수력 2등)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흡수력 3등)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흡수력 4등)
6. 융해력 테스트
▲ 일반 생수에 각 제품 1매씩 넣고 30초 회전
마지막은 융해력 테스트다. 융해력이란 화장지가 물에 녹아서 풀어지는 정도를 말하는데, 수압이 낮거나 변기가 자주 막히는 집에서는 특히 중요한 구매 요소일 것이다. 융해력 테스트는 물이 든 전동 쉐이커에 각 화장지를 세 칸씩 끊어 집어넣고 일정 시간 동안 작동하는 방식으로 체크해보았다.
융해력 테스트 결과,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로 빠르게 녹아서 풀어지는 것은 예상대로 1겹 주자인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였다. 그러나 2겹이나 3겹 주자보다는 4겹 주자인 한예지 순수 4겹 화장지가 물에 더 빨리 녹아 풀어졌으며, 2겹 주자인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화장지는 전동 쉐이커 동작을 멈춘 뒤에도 물에 거의 녹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융해력 1등)
(4겹) 한예지 순수 4겹 (융해력 2등)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융해력 3등)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융해력 4등)
▲ 물에 잘 풀린다는 특성이 있는 크리넥스 에어셀(1겹)
흔히 도톰한 4겹보다는 얇고 겹수가 적은 1겹 화장지가 물에 잘 풀어질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험 결과 1겹 화장지가 물에 잘 녹긴 하지만 2~4겹 화장지의 경우에는 겹수보다 휴지의 재질 등 다른 포인트가 융해력을 결정 짓는다고 짐작할 수 있다.
7. 먼지는 얼마나 날까?
▲ 4종의 화장지를 가로, 세로로 찢어 먼지량 확인
마치며...
결과를 정리해보면, 화장지 겹수에 따라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요소는 강도와 흡수력이었다. 1겹 화장지는 얇고 잘 찢어지는 대신 물에 쉽게 풀어진다는 장점이 있으며, 2겹 화장지는 가격이 저렴하고 튼튼한 편이지만 물에 잘 녹지 않았다. 3겹 화장지는 강도와 흡수력 모두 준수했고, 4겹 화장지는 도톰하면서 부드럽고 강도와 융해력이 모두 뛰어났으나 그만큼 가격대가 높다.
▲ 왼쪽부터 순서대로 1겹, 2겹, 3겹, 4겹
물에 잘 녹으면서 저렴한 휴지를 찾는다면 1겹 화장지를, 가격이 비싸더라도 촉감이 부드럽고 잘 찢어지지 않는 휴지를 찾는다면 4겹 화장지를 선택하는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알맞은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자. 다음 편에서는 두루마리 화장지 가격과 등급에 따른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 (1겹) 크리넥스 에어셀 화장지 (364원, 강도 4위 , 흡수력 4위, 융해력 1위 )융해력 최강자, 화장실 전용 화장지
* (2겹) 뽀삐 오래쓰는 롱 프리미엄 (253원, 강도 2위 , 흡수력 3위, 융해력 4위 )화장지는 뽀삐인줄 알았지만, 옛말인듯
* (3겹) 깨끗한나라 순수 프리미엄 (384원, 강도 2위 , 흡수력 1위, 융해력 3위 )가장 무난하게 사용가능한 제품, 융해력이 아쉽다
* (4겹) 한예지 순수 4겹 (505원, 강도 1위 , 흡수력 2위, 융해력 2위 )가격이 비싼 만큼 질기고, 잘 빨아들이고, 잘 녹는다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박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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