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부끄러운 얘기부터 하자면 필자는 겁이 많은 편이라 어렸을 땐 불을 끄면 잠을 못 잤다. 어느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이나 낳고 보니 무서운 게 없어졌다. 이제는 불이 켜져 있으면 눈이 부셔서 못 자겠더라. 심지어 환한 형광등 불빛도 선호하지 않아서 집에 혼자 있을 땐 간접등이나 스탠드만 켜두곤 한다. 자고로 어두워야 푹 자는 것이 정석이건만 두 아이가 있으니 아침까지 안 깨고 자는 날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 실내 센서등, 종류가 이렇게 많다!
아직 젖먹이인 둘째 덕에 새벽에도 왕왕 일어나 수유를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스탠드를 켜면 눈이 부셔서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부엌에는 스탠드도 없어서 분유를 타야 할 땐 영락없이 불을 켜야 하는데 형광등 불은 너무 밝아서 가스레인지 후드등에 의지해 분유를 타곤 한다. 메인등으로만 살자니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생각했다. 센서등을 달아 보기로.
그럼 센서등을 골라볼 차례. 어떤 종류의 센서등이 있는지 먼저 알아봤다. 찾아보니 센서등도 그 형태와 종류가 다양하더라. 센서등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본인의 사용 목적이 무엇이냐’다. 현관, 화장실, 옷장 등 일단 설치할 곳이 정해지면 고를 수 있는 센서등이 확 추려진다.
▶ 천장형
▲ 필립스 라이팅 LED 원형 센서등 / 신사 골드 센서등
센서등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공간이 바로 현관이다. 천장에 설치하는 직부등 방식은 가장 대표적인 센서등 형태다. 손바닥만 한 동그란 모양의 돌출형 램프로 주로 천장에 설치된다. 현관, 베란다, 창고, 복도 등에 설치하는 용도로 딱이다. 오른쪽 사진처럼 디자인이 예쁜등도 많은데 집의 첫인상을 책임지는 현관에 달아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좋다.
▶ 벽면형
▲ 샤오미 LED 소싱 써니 나이트 라이트 벽등 / LED 충전식 센서등
벽에 부착하는 형태의 센서등도 있다. 거실이나 부엌 벽에 설치하기 좋다. 요즘은 복도가 긴 형태의 집 구조가 많은데 복도에도 유용할 듯. 자다가 일어나 몽롱한 상태로 물 마시러 가거나 화장실에 갈 때 은은하게 센서등이 켜지면 사고 날 일도 적다. 스티커나 자석으로 부착하는 방식이라 설치도 쉽다.
▶ 스트립형
▲ LED 라인 간접 모션 센서 조명
침대 프레임 밑이나 신발장 밑, 옷장 안, 주방 상부 장 밑 등 간접조명이 필요한 곳에 사용하면 좋은 스트립형 센서등도 있다. 줄자처럼 유연한 재질이라 굴곡진 곳에도 사용할 수 있다. 가볍고 설치가 간편해 활용도가 높다.
▶ 스틱형
▲ 유동상사 어반LED 무선 하이브리드 센서등 / 가온에이앤씨 LED 멀티탁 무선 센서등
형광등처럼 생긴 스틱형 센서등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석이 내장돼 있어 설치하기 용이하다. 길쭉한 스틱형이라 스트립형처럼 간접등으로 사용하기 좋다.
▶ 고리형
▲ 라이트컴 LED 고리타입 절전형 센서등
옷걸이처럼 걸 수 있는 고리형 센서등은 어두운 옷장 속에 걸어두면 제격이다. 최근엔 옷장이나 찬장 속에도 간접등을 달아두는데 이런 고리 형태의 센서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 변기용
▲ 소룩스 LED 스마트 변기 자동센서등
이 제품은 용도가 아주 명확하다. 변기 세정제처럼 변기에 걸어서 설치하는 센서등이다. 이 제품엔 방수기능이 필수다. 잡다한 기능 중 하나로 빛이 색상이 8가지나 돼서 계속 불빛이 변하는데 용변 보는데 화려한 무지갯빛이 왜 필요할까?
■ '모션센서'와 '조도센서'가 있어야 센서등이지~
센서등의 센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모션 센서가 가장 기본적인 센서다. 약 90~120도 각도의 영역, 그리고 3m 정도의 거리 내의 움직임을 감지해 반응하는 센서다.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는 이만한 센서가 없지만 미세한 움직임은 감지하지 못한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모션 센서에 더해지는 센서가 조도 감지 센서다. 자동차 전조등을 생각하면 쉽다. 주변 밝기에 따라 알아서 등이 켜지고 꺼진다. 충분한 빛이 있는 것으로 감지되면 불필요하게 전원을 켜지 않는다. 이 기능 덕분에 배터리를 자주 갈지 않아도 된다. 조도 감지 센서가 달린 센서등을 구입하고 켜자마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두운 곳으로 가져가면 바로 불이 들어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 전원방식의 다양함을 추구한다!
센서등도 전선을 연결해 사용할 순 있지만 설치하기가 쉽지는 않다. 기존의 현관 센서등 자리에 교체하는 경우라면 그나마 나은데 아예 새로운 공간에 전선을 끄집어내려면 결국 전문가 손길이 닿아야 한다. 다행히 위에 나열한 제품들의 경우 거의 다 따로 전기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가장 간편하고 일반적인 것은 건전지 방식이다. 소비전력이 적은 LED등을 사용하는 데다 조도 감지 센서까지 들어있으면 건전지를 넣어도 꽤 오래 수개월 이상 쓸 수 있다. 탈착이 편한 제품은 USB 케이블 충전 방식이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 건전지보다는 USB 충전 방식이 더 오래 사용하는 편이다. 드물게 DC 전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콘센트가 가까이 있다면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용기] 2가지 실내 센서등,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이제 아래 두 가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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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고감도 |
유동상사 UrbanLED LED |
설치 방식 |
자석 부착형 |
자석 부착형 |
충전 방식 |
USB 충전, AAA 건전지 3개 |
AA 건전지 3개 |
1회 점등 시간 |
20초 |
20초 |
센서 |
모션 센서 + 조도 감지 센서 |
모션 센서 + 조도 감지 센서 |
센서 감지 영역 |
120도 / 3m |
100도 / 3m |
1. LED 고감도 충전식 무선 센서등 사용기
원형 센서등 제품부터 얘기해보자. 제품 자체가 가벼워서 자석으로도 어디에나 척척 잘 붙었다. 여기저기 잘 붙어 필요한 곳마다 떼다 붙여 사용하기도 했다. 자성을 띠지 않는 곳에 이용할 경우 양면테이프만으로도 붙을만한 무게다.
기자는 이 제품을 화장실 수납장 밑에 붙여뒀다. 미닫이문의 좁은 경첩에 붙어있는데 견고하게 매달려있어서 놀랐다. 건전지를 넣으면 이 정도의 안정감이 아닐 듯.
낮에는 당연히 켜지지 않고 늦은 밤 화장실 문을 넘어 변기 앞에 서는 순간 불이 켜진다. 센서 감지 영역이 3m여도 기자가 붙여둔 곳의 각도로는 1~2m 정도로 가까이 가야 감지가 되더라. 설치할 때 각도를 염두에 둬야 3m의 센서 감지 거리를 누릴 수 있다.
▲ 밝기 및 작동범위
밝기는 빛을 직접 보아도 아주 불편하지는 않은 정도다. 새벽 시간 잠결에 마주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지금처럼 수납장 밑에 간접등처럼 붙이길 잘했다. 딱 볼일 보기 적당한 수준의 밝기다. 불빛이 유지되는 시간은 단 20초. 사실 새벽의 볼일은 20초 안에 끝나기 마련이라 크게 불편하지 않았는데 큰일을 본다면 중간중간 계속 손을 휘저었어야 했겠다. 한번은 가만히 서서 양치질을 해봤는데 20초 후 불이 꺼지고 난 뒤 아무리 분노의 양치질을 해봐도 불을 켜주지 않더라. 그 정도 움직임으로는 어림도 없는 듯하다.
▲ 짐때문에 다용도실 전등 스위치가 가려 불편했다
생각보다 새벽에 화장실을 갈 일이 없길래 또 설치해본 곳이 다용도실이다. 원래 다용도실은 따로 등 스위치가 있는데 스위치 앞에 액자를 뒀더니 영 켜고 끄는 게 불편했다. 게다가 키는 것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나와서 끄는 걸 잊어버리기 부지기수였다. 다용도실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직렬로 설치되어 있는데 상단에 위치한 건조기 본체에 붙여봤다.
다용도실 문을 열 직후에는 거실의 빛이 들어와 밝으니 켜지지 않다가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면 바로 불이 켜지더라. 기존의 다용도실 조도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의 밝기였지만 덕분에 하릴없이 다용도실 등을 켜둘 일이 없어졌다. 다만 세탁물을 옮기고 꺼내는 일이 20초 안에 끝나지 않아 자꾸만 불이 꺼지곤 했는데 움직여 다시 불을 켜는 건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또 하나 편리했던 건 세탁기와 건조기를 직렬 설치하다 보니 세탁기 안, 건조기 안을 들여보는 게 쉽지도 않고 어두워서 양말이나 아기 손수건 등을 하나씩 빼먹곤 했는데 그럴 때 붙어있던 센서등을 떼어내 기계 내부를 비출 수 있어 좋았다.
뗐다 붙였다가 쉬워 충전하는 것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건전지를 넣어도 되는데 USB 충전으로 이용해도 충분하다.
2. 유동상사 UrbanLED LED 무선 하이브리드 센서등 사용기
스틱형 센서등은 빛의 밝기가 더 밝고 범위가 넓었다. 마그네틱 브라켓이 있어서 빛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데 눈이 부실 때는 빛의 방향을 조절하면 된다. 위를 보게 설치하면 광범위하게 밝힐 수 있고 아래를 보게 설치하면 간접등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센서 부분과 전등 부분 각도 조절을 따로 할 수 있어 원하는 곳의 움직임을 감지해 원하는 곳을 밝힐 수 있다는 것.
▲ 정면 작동범위
▲ 측면 작동범위
이 제품은 고정해두고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비상등처럼 휴대하기가 좋다. 필요할 때 들고 다닐 수 있게 기자는 냉장고에 붙여뒀다. 주방에 분유 타러 갔을 때나 물을 마시러 가면 불이 켜진다. 불빛이 아쉬워지면 그대로 떼어내 필요한 곳으로 옮기면 되니 편하더라.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건전지 무게 때문에 가로로 부착하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커다란 AA 건전지가 3개나 들어가서 그렇다. 자석의 고정력이 아주 강하진 않은 것 같다. 기자는 반대편에 더 강력한 자석을 붙여 기대어 놨다.
옷장 속에도 한 번 넣어봤다. 옷장 문 경첩에 세로로 붙여두니 아주 견고하게 붙는다. 가로보다는 세로가 안정적으로 설치된다. 옷장 문을 열면 옷장 안이 환해진다. 이른 새벽에 출근하는 남편이 불을 켜서 나를 괴롭히지 않으면서 쉽게 원하는 옷을 찾게 됐다.
▲ 각도에 따른 밝기 변화
아기침대 아래에 두기도 해봤다. 처음엔 그냥 아무렇게나 뒀더니 아기가 움직일 때마다 센서등이 켜졌다. 아차 싶어 센서 부분을 돌려 센서는 위를 보게 하고 불빛은 아기 쪽을 향하게 했더니 이제는 아기의 움직임에는 반응하지 않고 침대 위쪽에서 움직임이 감지될 때만 불이 켜진다. 수유등으로 써볼까 했는데 수유는 20초 안에 끝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결국 다른 보조등을 켜야 했다. 기저귀 갈 때 정도만 사용하니 이 위치에 두고 쓰긴 아쉬웠다.
제품의 용도를 생각하다 보니 이 제품의 가장 알맞은 자리는 차량 글로브박스 안인 것 같다. 글로브박스를 열면 자동으로 불이 켜져 물건을 찾기도 쉽고 차량용 비상등으로 쓰기에도 제격이다. 트렁크에 물건이 많다면 트렁크 안 물건을 찾을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트렁크에 조명이 있긴 하지만 물건을 찾기에 충분한 빛이 제공되진 않는다. 그럴 때 꺼내 트렁크에 두면 딱이다. 비상용으로 자동차 보닛을 열어 확인할 때 이용하기도 좋겠다.
위의 제품에 비해 확실히 밝은 편이라 캠핑장에서 이너텐트 안에 두고 써도 적당한 조도다. 스위치를 auto에 두면 센서등이 작동하고 on에 두면 불이 계속 켜져 있는 제품이라 이너텐트용 램프로도 쓸 수 있는 것. 비상등으로 쓸 때도 이 모드를 사용하면 되겠다.
사실 센서등이라는 게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그런데 이게 한번 써보니 삶의 질이 수직 상승한다. 센서등은 현관에서만 쓰는 거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한번 이 편리함을 맛본 이상 돌이킬 수 없다. 가격도 착해서 부담스럽지 않고 들인 돈에 비해 막대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이 기사를 통해 센서등의 무궁무진한 활용도를 알리고 싶다. 밤에 사부작거리며 돌아다니는 올빼미형이라면 강력 추천한다.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염아영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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