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캠핑을 시작해보겠다며 중고 텐트를 하나 장만했다. 당장 캠핑을 시작하자니 장비는 텐트와 매트뿐이라 아쉬운 대로 옥상 캠핑을 강행했다. 그런데 우리가 크게 간과한 것이 있다. 옥상엔 해가 지고 나면 조명 하나 없이 캄캄해진다는 것. 궁여지책으로 옥상 문 앞에 달린 센서등과 집에 굴러다니던 이너텐트용 등으로 버텨봤다. 기자가 가지고 나간 등은 메인등으로 사용하기엔 어림도 없었기 때문에 센서등이 꺼지고 나면 암흑이 따로 없었다. 여기서 실내용과 야외용 등의 차이를 알았다. 실내용은 꺼져있다가 움직임을 감지하면 켜지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야외용은 일단 어두워지면 무조건 켜져야 한다는 것.
■ 실외 센서등의 다양한 형태
야외에 설치하는 센서등은 아파트보다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이다. 정원이나 창고, 주차장 등에 설치하면 편리하고 고급스러움도 더할 수 있다.
▶ 천장형
▲ 세아코리아 LED 다빈 원형 직부등
아파트 현관등처럼 천장에 설치하는 직부등 방식이다. 다만 외부에 설치한다면 충분히 밝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 밝기를 알 수 있는 단위는 lm(루멘)이나 lux(룩스)인데 숫자가 큰 것으로 고르면 된다. 단위로 표시된 바가 없으면 LED 전구의 개수가 더 많은 쪽이 일반적으로 더 밝다. 야외에 설치하는 등이기 때문에 천장이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 따라서 설치 공간에 제약이 있다.
▶ 벽 부착형
▲ 신성나라 LED 45구 태양광 센서등 / 가온에이앤씨 LED 태양광 센서등
건물 외벽에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벽부등도 있다. 햇빛을 받는 곳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제품이 많다. 친환경적인 데다 제품의 무게도 가벼워지기 때문에 태양광 충전 제품을 사용하는 게 이득이다. 바깥에서 비바람도 버텨야 하니 나사로 단단하게 설치되는지 방수 기능은 있는지 살펴본다.
▶ 말뚝형
▲ 라이트컴 LED 태양광 라운드형 정원등 / SMN LED 태양광 벽걸이 말뚝형 겸용 정원등
정원에는 디자인이 예쁘고, 은은한 전구색의 조명을 사용하는 게 좋다. 강렬한 하나의 등보다는 은은하게 여러 개의 등을 사용하는 게 낫다. 정원용 등은 대부분 흙에 그대로 꽂아 박을 수 있는 말뚝형이다. 벽형과 마찬가지로 태양광 충전 제품이 대부분이고 방수 기능도 꼭 있어야 한다.
▶ 투광기
▲ 지오비즈 LED 60구 태양광 센서 투광기 / 아이에너지 LED 60구 태양광 시큐리티 라이트 센서등
아주 밝은 빛이 필요하다면 투광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투광기가 야밤에 경기장을 밝히는 조명이다. 건설 현장의 작업등, 스튜디오 촬영용 조명, 무대용 스포트라이트등도 투광기를 이용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곳이라면 이런 조명을 사용해야 속이 시원하다. 투광기에도 모션 센서와 조도 감지 센서가 달린 제품이 많으니 참고하자.
■ 야외 센서등, 충전은 태양광!
야외등은 태양광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태양광 충전 제품은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그늘지지 않고 태양광을 8시간 이상 충분히 쬘 수 있는 자리에 설치해야 오래오래 쓸 수 있다. 또 충전 패널에 흠집이 생기거나 이물질, 먼지 등이 쌓이면 충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태양광 충전 방식은 아무래도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흐린 날이나 몹시 추운 날은 발전량이 현저히 떨어진다. 흐린 날도 충전이 잘 되는 고급형 태양광 패널도 있다고 하는데 일반적인 센서등에는 그 정도 패널을 사용하진 않는다.
■ 조도 감지 센서 + 모션 센서
실내등의 경우 모션 센서가 우선이었다면, 야외등에는 조도 감지 센서가 더 중요하다. 야외에서는 일단 해가 지고 나면 등이 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도 감지 센서가 있으면 타이머가 없어도 점등과 소등을 알아서 해주니 편리하다.
야외등에서 모션 센서의 역할은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 조도를 더 밝게 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밤이 되어 은은하게 10% 정도의 빛을 뿜어내던 센서등이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 100%의 강한 빛을 내는 것. 레이더 센서라는 것도 있는데 감지 각도가 180도 이상, 감지 거리가 5~7m, 반응 시간이 0.5초로 모션 센서보다 민감하고 정확하고 빠르다. 일반적인 센서등에는 그 정도 센서를 사용하진 않는다.
[사용기] 2가지 실외 센서등,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신성나라 LED 45구 태양광 센서등 |
라이트컴 COMS LED 태양광 라운드형 웜화이트 정원등 |
|
충전 방식 | 태양광 충전 | 태양광 충전 |
전구 | LED 램프 45개 | 와이어 LED |
센서 | 모션 센서, 조도 감지 센서 | 조도 감지 센서 |
방수 | 생활 방수 | 생활 방수 |
1. 신성나라 LED 45구 태양광 센서등 사용기
벽형 제품은 옥상 벽면에 설치했다. 원래 나사로 설치하는 방식이지만 잠시 써볼 제품이라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붙였는데 무게가 가벼워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진눈깨비와 비바람을 맞고도 거뜬히 버티더라. 덕분에 방수기능도 제대로 확인했다. 눈과 비를 맞고도 불은 잘 들어왔다.
이 제품은 세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아예 꺼버리는 OFF 버튼은 제외하고 ①번 스위치는 꺼져 있다가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 불이 켜진다. 15초 정도 켜져 있다가 꺼지기 때문에 사실상 야외등에 적합한 모드는 아니다. 하지만 기자 같이 자주 들르지 않는 옥상에 설치할 경우 ①번 모드로도 충분히 사용할만했다. ②번 스위치는 어두워지면 약하게 불이 켜졌다가 움직임을 감지하면 밝아지는 모드. 주택 외벽에 설치하면 알맞을 모드다. ③번 스위치는 어두워지면 약하게 계속 켜져 있으면서 모션 센서는 반응하지 않는 모드다.
①번 모드
며칠째 날이 흐렸는데 태양광 충전이 충분히 됐을지 궁금했다. ①번 스위치, 그러니까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만 불이 켜지는 모드로 하루 써보니 충전은 문제없어 보였다. 마주 보기 힘들 정도로 아주 밝은 빛이 들어왔다. 또 태양광 충전은 날씨가 추워도 충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그런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스펙상으론 7~8시간 완전히 충전하면 미등으로 4~6시간 연속으로 켜져 있다고.
②번 모드
▲ 최대 밝기 모드
▲ 미등모드 -> 센서인식 -> 최대밝기모드
다음날은 ②번 모드로 움직임을 얼마나 잘 감지하는지 살펴봤다. 2~3m 정도 떨어져 걸어봤는데도 움직임을 감지해 바로 불이 밝아졌다. 각도의 경우 등의 바로 위나 바로 아래만 아니면 잘 감지하는 걸 보니 120도 정도 되는 것 같다. 내 움직임을 감지 못하게 하려고 벽에 붙어서도 걸어봤는데 영락없이 켜졌다.
▲ 최대 밝기(좌)와 미등모드(우)의 차이
그다음 날은 몇 시쯤 돼야 불이 켜지는지 체크해봤다. 일몰 시각은 오후 5시 13분. 해가 지자마자 올라가 보니 아직 불이 켜지진 않았다. 5시 30분쯤 되니 거리의 가로등 불빛이 켜진다. 그래도 아직 반응은 없었다. 완전히 어둑어둑해진 5시 40분쯤이 되고 나니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 3시간 후 약해진 조도(미등모드)
그런데 문제는 날이 흐려 충전이 완전히 되지 않은 것인지, 미등으로 계속 켜져 있는 ②번 모드를 사용해서 그런지 세시간 정도 지난 9시 30분에 확인해보니 불빛이 확연히 약해졌다. 미등은 있으나 마나 한 불빛이었고 움직임을 감지하고 난 후의 불빛이 처음 작동했을 때의 미등보다도 밝지 않았다. ①번 모드에선 새벽까지 잘 작동되는 걸 확인했는데 확실히 ②번 모드를 사용하면 전력이 더 많이 소모되는 것 같다. 매섭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으니 온도 문제는 아니고 날씨가 며칠째 흐린 것도 한몫했겠지. 새벽까지 작동할 필요는 없더라도 적어도 자정까지는 제대로 작동해야 할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2. 라이트컴 COMS LED 태양광 라운드형 웜화이트 정원등 사용기
다음은 정원등이다. 아파트에 살고 있어 정원이 없다. 이 제품은 말뚝형이라 흙 바닥을 찾지 않는 이상 설치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아파트 화단 한켠에 심어두었다. 불이 켜지지 않았을 땐 장난감같이 허술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밤에 불이 들어오니 불빛만 보여 예뻤다. 밝기가 아주 밝지는 않아서 이 등을 이용하려면 여러 개를 촘촘히 설치해야 할 것 같다. 화단 곳곳에 꽂아두면 루미나리에 느낌도 낼 수 있을 듯.
위 제품에 비해 태양광 충전 패널 넓이가 적은 편이라 밝기에서도 차이가 나는 듯하다. 흐린 날씨로 충분히 충전되지 않았는지 주변에 불빛이 아예 없을 때 이 조명만 의지하기엔 확실히 불안하다. 예를 들어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곳에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만 켜져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곳에서 물건을 찾는다거나 작업을 하기는 불가능할 것.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불빛이다.
▲ 주변에 광원이 있다면 은은한 보조등 같은 느낌을 준다
▲ 주변에 광원이 없다면 밝기가 약해 보일 수 있다
이 제품은 모션 센서는 없고 조도 감지 센서로 어두워지면 불이 켜진다. 오후 5시 30분쯤 되니 짠하고 불이 켜졌다. 역시 은은하다. 주변에 가로등도 있고 다른 정원등도 있다 보니 어둡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옥상으로 가져가 보면 있으나 마나 한 밝기랄까.
마찬가지로 진눈깨비와 비를 흠뻑 맞았는데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두 개의 제품 중 하나에 습기가 차고 물방울이 맺혀있는 게 보였다. 이 제품은 기둥과 플라스틱 볼을 나사처럼 돌려서 잠그는 방식이었는데 설치할 때부터 완벽한 방수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플라스틱 볼에 떨어진 물기가 또르르 볼을 타고 굴러 내부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겠더라. 불은 잘 들어와서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물이 들어간 제품은 간헐적으로 깜빡깜빡 거리기도 하고 조도 감지 센서 반응이 약간 늦는 것 같이 보인다.
기자가 써본 야외등은 모두 태양광 충전 제품이었는데 거의 일주일 내내 날씨가 흐려 최고 밝기를 확인하진 못해 아쉽다. 보통 2~3일 정도 밝은 햇빛에 완충하면 또 2~3일 정도는 쓸 수 있다고 하는데 그동안 충전해둔 전력을 모두 써버린 것 같다. 충전만 제대로 된다면 두 제품 모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밝기가 중요한지, 감성이 중요한지 따져보고 고르면 되겠다.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염아영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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