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 어쿠스틱스 스피커는 특유의 단풍나무 무늬결과 살짝 뒤로 기울어진 인클로저, 그리고 다각형 구조의 전면 베플과 검은색 스피커 그릴로 대변되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신모델이 출시하더라도 특유의 친숙한 디자인은 수년간 변함없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상당히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하지만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는 이상 서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왼쪽부터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플래그십 라인업 모델 TESSERACT, SAGA, ISIS
하지만 몇 년 전 등장한 플래그십 라인업의 모델들은 기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과감히 깨버리고, 고개를 공손히 숙이고 있는 거대 조각상과 같은 디자인으로 등장하여 큰 충격을 주었다. TESSERACT와 SAGA 그리고 ISIS로 이어지는 플래그십 라인업의 제품들은 마치 외계의 손길이 다녀간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비로운 외형의 풍모가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는 이들 모델들을 뮌헨 오디오 쇼나 홍콩 또는 동경 오디오 쇼 등에서 잠시 청음 할 기회가 있었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재생음이었지만 가정에서 시도하기는 쉽지 않은 디자인과 크기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이내 뒤돌아 서기도 했다.
하지만 뛰어난 플래그십 모델들의 등장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현실적인 사이즈의 모델에 기술이 트리클 다운되어 반영되기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 발매된 Precision 라인업의 모델들은 플래그십 라인업 제품들을 캐비닛 사이즈에 맞게 다양화하여 제작되었다는 소개 문구가 있었고,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아발론 어쿠스틱스 홈페이지에서 Precision 라인업 모델들 정보를 확인해보기 위해 접속했는데, 검색 결과 PM4는 TESSERACT의 기술을 투영한 소형 모델이었으며, PM3는 SAGA의 기술을 투영하여 소형화한 모델이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상당히 관심이 갔다. 오늘 리뷰에서는 이 두 모델 중에서 국내 여건상 가정용으로 가장 적합한 사이즈를 가지고 여겨지는 PM3(Precision Monitor 3) 모델을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외관 살펴보기
PM3는 전형적인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형상을 띄고 있다. 8도 경사를 이룬 특유의 단풍나무 마감과 색을 지닌 인클로저, 마름모 형상을 기준으로 깎아진 전면 베플은 파격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는 플래그십 라인업과는 달리 전통적인 아발론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안정감이 들면서 익숙한 느낌이 든다. PM3는 3-Way 구성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톨보이 스피커로써, 117cm 정도의 적당한 높이와 그리 넓지 않은 폭으로 가정에서 쓰기에 안성맞춤인 사이즈라고 생각된다.
PM3의 1인치 역돔형 카본/글래스 트위터와 3.5인치 아큐톤제 역돔형 세라믹 돔 미드레인지
PM3의 노멕스/케블라 복합체 재질의 9인치 우퍼
PM3의 유닛 구성으로는 1인치 사양의 역돔형 카본/글래스 트위터와 3.5인치 사양의 아큐톤제 역돔형 세라믹 돔 미드레인지를 탑재하였고, 우퍼는 뛰어난 탄성의 노멕스/케블라 복합체 재질로 되어 있으며 9인치 2발이 탑재되어 있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 보다 막상 실물을 보면 생각보다 덩치가 그리 크지 않은 느낌이 든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앞서 잠시 언급했던 슬림한 폭에 기인한 것을 알 수 있는데, 덕분에 작아 보이면서도 둔중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무게는 52kg으로 덩치 대비 적당한 무게가 나간다.
아발론 어쿠스틱스 스피커들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그릴을 벗기고 사용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며 필자도 그릴을 벗긴 이미지가 훨씬 더 친숙하다. 하지만 아발론의 구형 모델의 경우 그릴을 씌우고 듣는 것이 원 제작자의 의도가 담긴 소리라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그런 제작자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용자가 그릴을 벗기고 듣는 경향은 여전했고, 이런 상황은 급기야 제작자로 하여금 전면 베플 구조에 고역 유닛 주변의 흡음 구조를 덧붙이게 하여 그릴을 벗기더라도 씌웠을 때 의도했던 음의 방사 특성을 갖게끔 처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신 모델인 PM3도 마찬가지로 그릴을 떼어보면 고역 트위터 주변으로 흡음재가 부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는 어찌 보면 제작자의 고집스러운 집념이 느껴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전면 베플의 형상은 특유의 마름모꼴 모양을 띄면서 여러 각도로 경사져 있다. 이런 다각형 전면 베플은 시간 영역의 왜곡 특성을 고려하면서 음의 방사 특성을 위해 세심히 고안된 구조인데, 역돔형 트위터의 방사에 최적화된 형태로 입체적인 음장 특성을 자랑하는 본 기의 사운드를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바닥면을 살펴보기 전까지는 마치 밀폐형 스피커처럼 본체 구석구석을 살펴보아도 어떠한 이음매나 접착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바닥면에는 큰 구경의 덕트 구조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캐비닛 내부에서 발생한 정재파를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구조로 동작한다.
3점 지지 스파이크 구조는 기울어진 인클로저 형태와 더불어서 좀 불안한 감이 없을까 우려되었지만 상당히 안정적으로 스피커를 지지해 주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스파이크의 높이는 그리 높지 않은 상황으로 바닥의 재질에 따라 하방형 덕트에서 배출되는 에너지의 처리 경향이 달라질 수 있어 보인다. 이는 곧 최종 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해외 설치 사례를 보면 마룻바닥과 카펫 두 재질 모두 설치 사례가 비슷한 빈도로 혼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권장사항은 없는 듯싶다. 그렇기 때문에 룸 어쿠스틱 환경에 따라 적절히 변경해가며 바닥 재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듯싶다.
본 기에는 SEE (Stored Energy Elimination)이라는 기술이 적용되어 고음압에서도 선명하고 안정적인 이미징 특성과 정숙한 배경 특성을 가지며, Constrainedmode 댐핑 시스템과 함께 효과적으로 캐비닛 진동을 흡수하여 효과적으로 내부 정제파를 제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뛰어난 네트워크 회로 특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 본 기는 4옴의 공칭 임피던스를 갖지만 특별히 설계된 네트워크 회로를 통해 저잡음 특성과 뛰어난 위상특성을 갖는다. 특히 본 기의 임피던스 특성은 200Hz 미만에서 +/- 0.1옴 미만의 변화만을 보이기 때문에 저역에서 변화무쌍한 임피던스 변화를 보이는 타사 제품과는 달리 앰프에 주파수 대역별 구동 특성에 대해 일관된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어 앰프 친화적인 특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감도는 89dB로 일반적이며 주파수 응답은 24Hz에서 50Khz까지 광대역 특성을 보인다. 스피커 터미널은 카다스의 CPBP(Cadas Patented Binding Post) 스피커 터미널이 적용되어 있어 확실한 체결이 가능해 보인다. 초기형 제품의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는 후면이 아닌 밑바닥에 위치하여 사용자들의 원성을 산 적이 있었는데, 본 기는 일반적인 후면에 스피커 터미널이 위치하고 있으니 구형 모델에서의 아찔한 기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서는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
들어보기
리뷰를 위한 시청은 하이파이클럽에서 2번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첫 시청에 이용된 시스템은 Linn의 Select DS를 소스기기로 사용하였고, 비투스의 SL-103 프리앰프, 그리고 브라이스턴 28B3 모노블록 파워가 사용되었으며, Roon을 통한 Tidal 스트리밍 재생으로 선곡하여 진행되었음을 밝혀둔다. 케이블은 헤밍웨이 제품들을 골고루 사용하였다.
아발론 PM3 스피커를 들어본 소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음이 터져 나오는 느낌이 상당히 중립적이고 밸런스가 좋은 완성도 높은 음이라는 것이 단박에 느껴진다. 사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큐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에 대해서는 호불호의 경험이 있어서, 리뷰 시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제품을 바라보고자 하지만 여전히 약간의 경계심이 남아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아발론 PM3는 그런 염려는 필요 없었다. 야큐톤 유닛의 표현력은 매우 자연스러웠으며, 뛰어난 중역 유닛 덕분에 투명한 중역의 묘사력과 저역/고역 유닛과의 밸런스가 절묘하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 생생한 음을 만날 수 있었다. 고급 유닛을 동원한 만큼 완성도 높은 재생음을 재현해 주었고, 연결된 기기들의 특성을 낱낱이 드러내주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좋은 기기를 연결하면, 그만큼 우수한 특성을 재생음에 고스란히 투영해 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투명하고 모니터링적 특성은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밸런스 측면으로도 아발론 PM3는 일반적인 국내의 청음 환경상 매우 적합한 사이즈와 밸런스를 가진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고역과 중역, 저역 모두 어느 하나 모자라거나 넘치는 것 없이 상당히 절묘하고 안정적인 밸런스를 지닌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적당한 사이즈에 적당한 스케일 표현 능력으로 어떤 곡을 틀어도 부드러우면서 매끄럽고 공간에 편안하게 녹아들어 가는 느낌이 좋았다. 포트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탄탄한 저역 반응성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정확한 저역 반응성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때때로 밀폐형 제품들을 듣다 보면 저역이 지나치게 팽팽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가끔은 피곤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그에 반해서 본 기의 재생 특성은 그런 단점은 느껴지지 않았다.
본 기가 들려준 재생음 특성은 때로는 넉넉하고 양감 충만한 저역 표현력을 보여주다가도 탄력적으로 변하거나 한없이 세밀하고 여린 미음도 잘 표현하여 다재다능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인 입체적인 음상 표현능력은 이 제품의 백미로 다가온다. 박스에서 꺼낸지 얼마 되지 않아 길들이기가 안된 제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입체적인 음장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재생음으로 표현되어 본 기가 들려주는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리뷰 당시에 들었던 곡 중에서 인상 깊었던 곡들을 중심으로 아발론 PM3의 재생음 특성 설명을 이어나가본다.
Maria-João Pires, Daniel Harding
Piano Concerto No.4 In G Op.58 - II. Andante Con Moto
Beethoven : Piano Concertos 3 & 4
가장 먼저 마리아 호앙 피레스의 연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2악장을 들어본다.
아발론 PM3가 들려주는 사운드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정숙한 재생음이 가장 돋보이는 특성이라 할 수 있겠다. 앞서 언급했었던 SEE(Stored Energy Elimination) 기술과 Constrained-mode 댐핑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매우 인상적인 적막함을 보인다. 피아노 음은 매우 투명하게 투영되고 있으며, 소스기기와 파워앰프, 프리앰프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도 대단히 수준 높은 재생음으로 표현되고 있다. 음의 여운도 매우 잘 재현해 주고 있고, 잔향음의 표현도 매우 수준급이다. 이 정도라면 최정상급 재생음이라 해도 과찬이 아닐 것이다.
상당히 오디오적으로 쾌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튜닝의 가능성이 보이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며, 정확한 재생음을 기반으로 한 모니터링적 성격으로 ‘Precision Monitor’라는 PM3의 제품명에 대해 수긍이 가는 재생음이었다.
사운드 밸런스 측면에서도 본 기의 특징을 언급해보자면, 하이파이클럽 제 1 시청실의 크기는 국내 청음 환경상 일반적인 시청 환경에서 추구할 수 있는 거의 최상급의 시청 환경 사이즈라 할 수 있다. 이 공간과 아발론 PM3는 적절한 밸런스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상당히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아발론 PM3보다 더 큰 구경의 우퍼가 탑재된 상급 대형기 모델의 경우, 좀 더 큰 공간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간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본 기 이상의 스펙은 오버스펙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 기가 보여준 밸런스는 일반적으로 흔히 접하게 되는 상황에서 상당히 적절한 밸런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John Williams, Gustavo Dudamel,
Los 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
The Imperial March
Celebrating John Williams
디즈니 홀에서 연주되었던 존 윌리엄스 지휘에 두다멜이 이끄는 LA 필하모닉의 연주 실황으로, 스타워즈 삽입곡 Imperial March를 들어본다.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느낌이 드는 멜로디 라인을 주도하며 긴장감이 돌게끔 만드는 금관악기의 묘사력이 매우 뛰어나며, 타격감 좋은 스네어 드럼의 연주와 함께 바이올린의 재빠른 연주가 어우러져 상당한 쾌감을 전달해 주고 있다. 이는 본 기에 탑재된 중고역 유닛의 투명하고 순도 높은 표현력이 빛나는 부분으로 보이며, 빠른 스피드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이 눈에 잡힐 듯 선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대편성 곡을 큰 스케일로 재생하게 되면 저역 유닛도 빠르게 통제되어야만 하고 앞뒤 왕복운동을 통해 나오는 에너지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발생된다. 이렇게 내부에서 생긴 정제파의 음압은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해 주지 못하는 경우 저역 해상력이 흐트러지기 쉬운데, 아발론 PM3는 그런 염려는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다.
하방형 포트 구조는 타사의 후방이나 전방형 포트 구조보다 재생음에 훨씬 더 적은 영향을 미쳐서 매우 현명한 포트형 설계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재파 처리가 효과적으로 처리되어 깔끔하면서 타이트한 저역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휘몰아치는듯한 오케스트라의 표현이 잘 재현되어 에너지가 전달될 정도로 재생음에 쾌감이 있었고 이런 느낌이 매우 좋았다. 큰 소리뿐만 아니라 중간에 소리가 약하게 나오는 약음 표현에서도 세부 묘사가 뛰어나서 저역뿐만 아니라 중고역 유닛의 탁월한 성능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Sara Bareilles - Goodbye Yellow Brick Road
Brave Enough: Live At The Variety Playhouse
1차 시청의 마지막 곡으로 Sara Bareilles의 Brave Enough : Live at the Variety Playhouse 앨범에서 Goodbye Yellow Brick Road를 들어본다.
매우 정숙한 재생음 가운데, 보컬과 피아노가 주는 정위감이 매우 우수하게 느껴진다. 좌/우 스피커 사이로 묘사되는 사라 바렐리스의 보컬은 대단히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라이브로 피아노를 치면서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사라 바렐리스의 이미징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재현된다.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스테이징이 스피커 사이에 정확히 맺히면서도 다른 스피커들 대비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이 드는 게 매우 신기한데, 정 중앙에서 들리는 느낌이 여느 다른 스피커와는 다른 경향으로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되면서 상당히 좋게 들렸다.
매력적인 피아노 울림톤과 홀톤의 재현은 앞서 언급한 입체적인 표현으로 더욱 돋보였으며, 이는 우수한 트위터와 중역 유닛의 뛰어난 묘사력에 기인한 것으로 상쾌한 느낌을 재현해 주면서 동시에 투명하고 깨끗한 재생음으로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라이브 녹음이 지니고 있는 잔향의 묘사도 훌륭하여 음의 사라짐이 매우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었다. 종합적으로 입체적이면서 분위기 묘사가 매우 뛰어나서 라이브 녹음 당시의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듯한 실제감으로 생생함이 살아있는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다양한 곡을 즐기면서 감상하였다. 사실 리뷰를 위한 시청은 진작에 끝났지만 아발론 PM3가 들려준 매력적인 소리는 집에 돌아가기 아쉬울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이곡까지만 더 재생해 보자는 마음으로 수십 분째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마도 평소에 운용하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매력이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시간에 걸친 1차 시청을 통해 기대를 가뿐히 뛰어넘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재생음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시청으로 본 기의 리뷰 원고를 마감하는 것은 필자에게는 크게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지만 매우 뛰어난 재생음은 오디오 리뷰어로서의 임무를 핑계 삼아 오디오파일로서의 궁금함과 호기심을 이내 자극하였다.
집에 돌아와 리뷰 원고를 작성하던 도중 도저히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소스기기가 좀 더 상급기가 투입될 경우의 재생음이 궁금하여 2차 시청 여부를 하이파이클럽 측에 제안하였다. 수입원과 하이파이클럽 측에서도 이를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추가 청음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2차 시청에는 필자가 애용하고 있는 MSB Select2 DAC를 지참하고 방문하여 브라이스턴 28B3 모노블록에 직결하여 시스템을 구성하여 2차 시청을 진행할 수 있었다. 2차 시청에서는 소스기기의 변화 외에도 인터케이블에도 변화를 주어 트랜스페어런트 오퍼스 G5 인터케이블을 사용하여 청음을 진행하였음을 밝혀둔다.
John Williams, Gustavo Dudamel,
Los 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
The Imperial March
Celebrating John Williams
다시 스타워즈 삽입곡인 Imperial March를 들어본다.
번쩍이는 금관악기를 앞세운 메인 멜로디 라인이 좀 더 세밀하고 파괴적으로 묘사된다. 훨씬 더 디테일하고 세부 묘사가 뛰어나서 불안한 기운이 더욱 업습해오는 느낌이 들고 악기의 실제감과 존재감이 훨씬 더 출중하게 잘 표현된다. 대편성의 에너지감은 더욱 훌륭하게 재현되고 있으며 저역의 디테일과 해상력이 돋보인다. 중고역의 피어오름이 좋아진 덕분에 음이 기존 대비 훨씬 더 싱그러우면서도 상쾌하게 표현되는데, 중역과 고역이 상당히 훌륭하게 묘사되면서도 디테일이 매우 잘 살아있어서, 조그마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세부 묘사를 낱낱이 관찰하며 감상할 수 있는 느낌이 든다.
정숙한 표현력은 최정상급의 기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우수한 특성으로 이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정보량이 빠짐없이 낱낱이 드러나 표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네어 드럼의 존재감, 팀파니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큰 울림, 심벌즈의 표현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바이올린 파트와 금관악기 파트 그리고 베이스 파트가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시종일관 멜로디 라인을 현란하고 빠르게 연주하는 느낌이 잘 전달되고 있다. 각각의 파트가 위치한 정위감도 매우 우수하고 듣는 쾌감이 상당하다. 이런 뛰어난 재생음은 금속 밀폐형 인클로저 스피커가 활개를 치고 다니는 요즈음, 잘 만든 포트형 스피커의 모범적인 답안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듯하다.
Maria-João Pires, Daniel Harding
Piano Concerto No.4 In G Op.58 - II. Andante Con Moto
Beethoven : Piano Concertos 3 & 4
이어서 이번에도 1차 시청 때 들었었던 곡 중 마리아 호앙 피레스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2악장을 다시 들어본다.
마리아 호앙 피레스의 달콤하고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가 긴 여운을 담은 채 아늑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피아노 건반 터치의 세부 묘사가 현격하게 향상되었으며 피어오르는 목관 악기와 현악 파트의 어우러짐, 조화가 매우 아름답게 들린다. 농익은 연주를 보여주는 마리아 호앙 피레스의 피아노 연주는 좀 더 높은 등급의 소스기기가 투입된 만큼 아발론 PM3를 통해 더욱 충실히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이전 시청 대비 훨씬 더 감정 표현에 있어서 노련한 기교를 느낄 수 있었다.
피아노 타건음의 묘사가 매우 뛰어나게 향상되었고, 잔향 표현도 개선되어 재생음이 더욱 매우 입체적으로 돋보이기 때문에 연주에 담긴 매력에 좀 더 흠뻑 빠져 감상할 수 있었다. 연이어서 들었던 피아노협주곡 4번 2악장에서는 정숙한 가운데 재현되는 오케스트라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초반에는 강하고 선이 굵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시작되다가 중반 이후에 약음으로 연주하는 부분에 도달하면서부터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현악 파트의 묘사가 매우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때로는 굵고 힘 있는 묘사를 하다가도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절묘한 표현력은 감상하는 동안 감탄을 자아냈고 피아노 연주와 대비되어 곡의 몰입도가 이전 시청 대비 훨씬 더 상승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소스기기에서부터 앰프를 거쳐 스피커로 투영되는 재생음이 상당히 정숙하고 최정상급의 완성도를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소스기기와 인터케이블에 물량 투입한 결과가 고스란히 재생음에 반영되어 매우 만족스러운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Cannonball Adderley - Autumn Leaves
Somethin' Else
마지막으로 Cannonball Adderley의 Somethin' Else 앨범에서 Autumn Leaves를 들어본다.
아발론 PM3의 재생음은 재즈곡에서 시원시원하고 호방하게 표현되기도 하여 상당히 듣는 쾌감이 있었다. 막힘없이 쭉 뻗어있는 고역 특성은 투명하면서도 매끄럽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 없이 시원하게 잘 표현되고 있으며, 단정하고 정돈된 저역 특성을 보이는 베이스 연주와 어우러져서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는 3차원 스테이징의 입체감을 뿜어내는 아우라를 보였으며, 깔끔하게 떨어지는 중고역 표현은 쓸쓸한 멜로디 선율과 함께 입체적으로 들리면서 자연스러운 울림 특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 상당히 맛깔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뛰어난 트위터 성능 덕분에 고해상력이 요구되는 심벌즈의 과도응답 특성, 즉 타격감과 울림/잔향 특성 묘사가 매우 출중했으며, 재즈에서 사용되는 브러쉬 타입의 드럼스틱의 질감 표현도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표현되고 있다.
반짝이는 금관악기의 질감 표현력이 매우 우수했으며, 충실한 중역 유닛을 통해 전달되는 색소폰과 트럼펫의 느낌이 매우 훌륭하다. 청중을 압도하는 듯한 캐논볼 애덜리의 매력적인 색소폰 연주는 음악이 지니고 있는 감정과 흥을 한껏 살려서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래된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현장감 표현과 정숙한 재생음은 다재다능한 본 기의 재생 실력을 만끽할 수 있었던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리뷰를 마치며,
최근 들어 밀폐형 금속 인클로저 스피커의 인기가 대단하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PM3는 아발론의 전통적인 설계를 유지한 모델로써, 잘 만든 포트형 스피커는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투명하고 모범적인 재생 특성은 좋은 스피커가 지녀야 할 덕목을 두루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아발론 브랜드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평소 밀폐형 금속 스피커를 동경하던 필자에게 아발론 PM3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심지어 아차 싶을 정도로 정신이 번쩍 드는 감이 없지 않았을 정도로, 그간 한동안 잊고 있었던 포트형의 장점을 일깨워주는 느낌이 들었다.
본 기의 리뷰를 통해 음장형 스피커의 대명사인 아발론 PM3의 진가를 느껴볼 수 있었다. 조금 더 번인이 잘 된 상황이라면 훨씬 더 최적의 성능을 느껴볼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매우 아쉽다. 제조사 권장 번인 시간은 최소 600시간에 달하는데, 박스를 오픈한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리뷰를 진행한 셈이니 시간이 지나면 필자가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재생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뷰를 위한 시청을 거듭할수록 스테이징 능력이 향상되고 저역의 해상력이 매우 두드러지게 개선되는 것도 시청하는 도중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기회가 된다면 추후에 본 기의 제대로 된 실력을 다시 한번 꼭 체험해보고 싶다.
좋은 제품을 만나면 필자가 미쳐 잊고 있었던 장점들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간 알고 있었던 지식에 대해 겸손해지게 되고, 배우는 점이 많아서 좋다. 아발론 PM3는 필자에게 그런 스피커였다. 이런 스피커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본 기를 보유하신 분들이나 보유 예정이신 분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투명한 음과 깔끔하고 탄탄한 저역 특성의 포트형 스피커를 찾는다면 본 기는 꼭 들어봐야 할 제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다. 매우 강력히 추천드리며 두루두루 화자가 되는 모델로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필자의 마음속 위시리스트에 PM3를 추가하며 기쁜 마음으로 리뷰를 마친다.
염동현
Specificatio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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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r Complement |
1" Concave Carbon/Glass Tweeter |
Sensitivity | 89 dB |
Impedance | 4 Ohms Nominal |
Frequency Response | 24 Hz to 50 kHz |
Recommended Amplifier Power |
25 to 400 Watts |
Wiring Methods | Two Position Binding Post |
Dimensions | 46" (117 cm) High 11" (28 cm) Wide 17" (43 cm) Deep |
Weight | 114 Pounds (52 kg each) ea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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