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과 최강의 맹수는 두말할 것 없이 시베리아 호랑이다. 하루 20km를 돌아다니며 수십 개의 이빨을 사용해 사냥감을 잡아먹는다. 특히 이빨과 더불어 뒷다리 힘이 매우 강하다. 한 번 물리면 사냥감 입장에서는 천운이 따르지 않는 이상 실질적으로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시베리아 호랑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최강은 아니다.
태어날 때는 1kg 남짓한 몸무게에 눈도 못 뜬다. 2주 후 눈을 뜨고, 4~5주에 보행한 뒤 8주에 젖을 뗀다. 7개월 째부터 비로소 스스로 사냥을 시작하고, 3세가 되어야 독립하는 정도다. 실질적인 호랑이 노릇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충분히 경험이 쌓인다면 어느 곳에 가더라도 해당 지역의 왕 노릇은 한다. 또한 암수와 새끼들로 무리 생활을 하는데, 새끼를 제외한 성체 암수 한 쌍이라면 소수라도 전투력이 아주 뛰어나다.
저전력 모바일 인텔 11세대 타이거레이크 코어 i3 프로세서도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2코어 4스레드인 것은 출시 이후 11세대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어 현시점에서는 코어와 스레드가 좀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타이거레이크는 경험이 충분히 쌓인 성체 호랑이와 같다. 싱글 코어 및 내장 그래픽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즉 타이거레이크 코어 i3 프로세서를 이전 제품들과 같은 성능으로 판단하면 곤란하다.
게임 성능부터 확인하자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2021 그램16 16ZD90P-GX30K다. 11세대 인텔 코어 i3-1115G4(2코어 4스레드, 3.0~4.1GHz 6MB 캐시메모리)와 LPDDR4x 3733MHz 8GB 메모리를 탑재했다. 2코어 4스레드인데 내장 그래픽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다. 게임도 잘 된다. 먼저 게임 성능부터 확인하자.
▲ 파이널 판타지 13 섀도 브링거스 벤치마크. 1920x1080 전체화면 하이 랩톱 설정이다. 결과는 높음으로 측정됐다. 코어 i3 프로세서라 2코어 4스레드인데도 결과가 상당히 좋다. 이 정도면 내장 그래픽만으로도 게임이 가능하다.
▲ 리그오브레전드도 구동해 봤다. 2560x1600 중간 옵션이다. 평균 128프레임으로 충분히 즐길 만 하다.
▲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테스트. 그래픽 스코어는 3,138점으로 확인된다. 전작 아이스레이크 코어 i5-1035G7의 그래픽 스코어는 최대로 끌어냈을 때 대략 2,000점 중후반에서 3,000점 정도다. 즉 그래픽 스코어만 놓고 보면 코어 i5-1035G7보다 약간 높다. 익숙한 인텔 UHD 그래픽스의 성능이 아니다.
▲ 3DMARK 타임 스파이 테스트. 그래픽 스코어는 904점이다. 참고로 전작 아이스레이크 코어 i5-1035G7이 500점가량 나온다. 크게 향상됐다.
16:10으로 더 커진 그램16
2020 그램15는 이전 세대 제품들과 달리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인텔의 10nm 공정 CPU 10세대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군이 등장한 것이다.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는 내장 그래픽 성능이 상당히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그램15로도 그럭저럭 간단한 온라인 게임 정도는 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해당 프로세서는 아이스레이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발열이 심했고, 최대 클럭도 3.9GHz 정도에 불과했다.
해당 문제는 인텔 11세대 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가 출시되며 깔끔하게 해결됐다. 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는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보다 최대 클럭이 높고 내장 그래픽 성능이 최대 두 배가량 상승했다. 덕분에 그램을 비롯한 인텔 11세대 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들은 체감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그런데 2021 그램16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 인텔 11세대 타이거레이크 코어 i3-1115G4가 탑재됐다.
2021 그램16은 화면이 커졌다. 2020 그램15의 15.6인치에서 16인치로 변화했다. 화면 좌우 베젤을 줄이고, 하단 LG전자 로고가 있던 베젤을 줄여 16:10 화면비의 1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실질적으로 15.6인치와 거의 같은 크기에 16인치 화면을 담아낸 것이다. 화면비도 16:10으로 늘어났고, 해상도도 WQXGA(2560x1600)으로 생산성 작업 시에도 쾌적해졌다. 덕분에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세계 최경량 16 노트북 인증’으로 들어갔을 정도다.
▲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등재된 2021 그램16.
또한, 2021 그램16 16ZD90P-GX30K 제품의 경우 메모리 클럭이 크게 향상됐다. 전작이 3200MHz 메모리였는데, LPDDR4x 3733MHz 메모리가 탑재됐다. 보통 메모리 클럭이 높아지면 내장 그래픽 성능도 향상되기 마련이다. 거기에 키보드 및 터치패드도 개선됐다. 실사용 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좋은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다.
CPU : 11세대 인텔 코어 i3-1115G4(3.0~4.1GHz 6MB 캐시메모리)
그래픽 : 인텔 UHD Graphics
디스플레이 : 40.6cm WQXGA(2560x1600) IPS LED 디스플레이
메모리 : LPDDR4x 3733MHz 8GB(온보드)
오디오&사운드 : 스마트 앰프 적용 시 최대 5W x2, DTS:X Ultra 사운드 적용
웹캠 : HD 웹캠
저장장치 : 256GB(M.2 NVMe) + 확장슬롯 1
입력장치 : 백라이트 키보드 풀사이즈 97키(3열 숫자 전용키 포함)
배터리 : 리튬이온 80Wh
크기 : 356x244x16.8mm
무게 : 1.19kg
네트워크 : Intel Wi-Fi 6 AX201(Wi-Fi 6, 2x2, BT 콤보), 블루투스, 유선랜(기가비트, 랜젠더 별매)
포트 : 헤드폰 출력, USB 3.1 x2, HDMI, USB 4 Type-C(x2, USB PD, 썬더볼트4)
PC카드슬롯 : UFS(MicroSD 겸용)
색상 : 스노우 화이트
15형보다 작은 16형 그램 등장
LG전자 울트라PC 15U50N는 인텔 10세대 코멧레이크 코어 i3-10110U가 탑재된 노트북으로 사무/인강용으로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다. 해당 노트북은 15형 노트북으로 화면 대각선 크기가 39.6cm였다. 노트북 상판 크기는 가로 363mm, 세로 247mm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2021 그램16 16ZD90P-GX30K는 16형 노트북으로 화면 대각선 크기가 40.6cm다. 노트북 상판 크기는 가로 356mm, 세로 244mm다. 앞서 언급한 울트라PC 15U50N보다 노트북 상판 크기가 작은데, 대각선 화면 크기는 더 크다. 대략 11% 더 늘렸다고 볼 수 있다. 놀랍다.
이는 2021 그램16이 베젤을 극단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줄어든 베젤만큼 프레임 내부는 화면으로 꽉 찬다. 리뷰를 진행하며 하루 정도 사용해 봤는데, 작은 크기인데도 고해상도와 넓은 화면을 갖춰 만족감이 상당히 높았다.
색상은 늘 그랬던 것처럼 무광 스노우 화이트 색상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깔끔하고 보기 좋다. 딱히 호불호가 없을 정도로 무난하게 아름다운 흰색이다. 거기에 손으로 잡아도 지문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알루미늄 프레임이라 시원해 잡을 때 기분이 좋다. 노트북은 아무래도 따스함이 느껴지는 제품보단 차가운 게 더 좋은 법이다.
연결 포트는 어떨까? 헤드폰 출력, USB 3.1 x2, HDMI, USB 4 Type-C(x2, USB PD, 썬더볼트4)를 지원한다.
어댑터는 65W 제품군으로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하다. 측면에는 썬더볼트4 포트를 두 개 탑재했는데, 둘 중의 하나는 어댑터 연결 포트로 사용하면 된다. USB PD 충전도 당연히 지원한다. 100W USB PD 충전기와 연결해 보니, 어댑터를 연결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추가로 내구성도 뛰어나다. 미 국방성 내구성 테스트인 충격, 저압, 진동, 저온, 고온, 먼지, 염무 분수 등을 거쳤다.
무게는 1.19kg이다. 16형 노트북 중에서는 가장 가볍다. 앞서 언급했듯 기네스 세계 기록에 세계 최경량 16 노트북 인증 획득으로 기록됐을 정도다. 17형 노트북인 2021 그램17이 1.35kg 정도인데, 두 제품을 비교하면 0.16kg(160g) 정도의 차이다. 아무튼 1kg 초반이기에 딱히 백팩에 넣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어 피크닉 음료수 위에 올려봤는데, 잘 올라간다.
▲ 가벼우면서 화면이 크다.
기존 그램보다 2배 더 선명하고 색재현률도 높다
2021 그램16 16ZD90P-GX30K는 16형 디스플레이로 변경된 것에서 끝이 아니다. 해당 16형 디스플레이는 16:10 화면비의 2560x1600(WQXGA) 해상도를 갖췄다. 즉 기존 FHD(1920x1080) 해상도를 갖췄던 전작과 달리 세로로 더 넓은 작업공간을 제공한다.
물론 세로 영역이 넓어 16:9 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감상 시 레터박스가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그걸 고려해도 16:10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 특히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생산성 작업 시 크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엑셀 작업을 할 때 길쭉한 세로 영역 때문에 더 많이 보인다. 이는 웹서핑 시에도 마찬가지다. 16:10으로 웹툰 감상 시 한눈에 더 많이 보인다.
거기에 해상도가 2560x1600이라 마음만 먹으면 작업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고해상도 QHD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또한, 영상 및 사진은 더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 16:9 화면비.
▲ 16:10 화면비. 보이는 영역이 더 많다.
▲ 16:9 화면비.
▲ 16:10 화면비. 화면 하단에 글씨가 추가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어떨까? 가성비 노트북들은 원가 절감의 주된 수단으로 디스플레이를 선택한다. 낮은 등급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2021 그램16 16ZD90P-GX30K는 아주 뛰어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DCI-P3 기준으로 색재현률이 최대 99%일 정도다.
DCI-P3는 디지털 영상 표준 색영역이다. 물 빠진 색감 등을 걱정할 필요 없다. OLED 패널의 갤럭시 S21 울트라와 2021 그램16 16ZD90P-GX30K의 DCI-P3 패널을 간단하게 비교해 봤는데, OLED 못지않을 정도로 색감이 뛰어났다. 시야각도 넓어 상하좌우 어디서나 잘 보인다.
대용량 배터리와 생산성 작업에 최적화된 풀배열 키보드
가성비 노트북은 배터리 용량이 적은 경우가 많은데, 2021 그램16 16ZD90P-GX30K는 그램답게 대용량 80Wh 배터리를 탑재했다. 대용량 배터리에 전력 관리 능력도 뛰어나기에 야외에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배터리를 절전 모드로 설정하면 실외에서 충전 없이 거의 온종일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절약 모드로 설정 시 남은 시간은 무려 21시간으로 표기됐다. 거기에 PD 충전도 지원하고 어댑터 크기도 작다. 딱히 배터리로 신경이 쓰일 일은 없다.
▲ 딱히 배터리 걱정은 필요 없다.
키보드는 어떨까? 가끔 덩치가 큰 노트북에 풀배열 방식이 아닌 키보드가 탑재될 때가 있다. 우측 숫자키가 없으면 엑셀 등 숫자를 빠르게 입력해야 하는 작업을 할 때 조금 섭섭할 수 있다. 그런데 2021 그램16 16ZD90P-GX30K는 풀배열 방식으로 숫자키가 탑재됐다. 덕분에 엑셀 작업 시 따로 키보드를 연결할 필요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생산성 작업에 적합하다.
키보드는 키감이 강화됐다. 키 스트로크가 1.65mm로 기존 1.5mm보다 더 깊어져 부드럽게 눌린다. 누르는 맛이 좋다. 키 간 사이도 적당해 오타가 안 난다. 키 위치도 표준 배열이라 따로 키보드 자판을 보지 않아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사용 시 당황할 일이 적고, 전원 버튼은 쉽게 눌리지 않게 되어 있어 과제 암살의 위협도 없다. 참고로 터치패드도 커졌다. 그램 17 17Z90N보다 17% 넓어졌다. 사용할 때 편하다.
▲ 키 스트로크가 높아 부드럽게 눌린다.
▲ 터치패드가 커져 사용하기 편하다.
오디오는 DTS:X 울트라를 적용해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사운드가 들린다. Depapepe의 비가 갠 뒤를 들어봤는데, 음악 모드로 설정 시에는 DTS 적용 전과 크게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음 분리가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는 정도다. 정말 체감이 되는 것은 영화 모드로 설정 시다. 영화 모드로 설정 시 저음이 전면으로 나온 것처럼 잘 들린다. 액션 영화 트레일러를 감상할 때 현장감이 느껴진다.
▲ 영화 감상 시 DTS:X 울트라가 도움이 된다.
추가로 저장장치는 NVMe SSD 256GB가 탑재됐고, 부팅 속도도 빠르다. 와이파이는 와이파이 6을 지원해 무선으로도 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다.
▲ NVMe SSD라 부팅 속도가 빠르다.
▲ 와이파이 6을 지원한다.
성능은 어떨까
이제 성능을 확인해 보자. 2021 그램16 16ZD90P-GX30K는 11세대 인텔 코어 i3-1115G4(2코어 4스레드, 3.0~4.1GHz 6MB 캐시메모리)와 LPDDR4x 3733MHz 8GB 메모리를 탑재했다.
▲ 인텔 코어 i3-1115G4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2코어 4스레드에 최대 배수는 41배, L3 캐시는 6MB로 확인된다. 최대 TDP는 28W다.
▲ 내장 그래픽은 인텔 UHD Graphics for 11th gen Intel Processors다. 인텔 UHD 그래픽스라 하면 성능이 낮을 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이번 내장 그래픽은 생각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 3733MHz의 LPDDR4x 8GB 메모리가 장착됐다.
테스트 시에는 LG 컨트롤 센터에서 냉각 모드 ‘고성능’으로 설정 후 실행했다.
▲ 냉각 모드는 고성능으로 설정 후 테스트가 진행된다.
소음 및 온도
렌더링 프로그램 구동 시 CPU에 풀로드가 걸린다. 이때 올코어 클럭은 3.7GHz로 유지된다. 싱글 코어 렌더링 시에는 4.1GHz로 확인된다. 해당 프로그램 구동 시 열화상 카메라로 노트북 온도를 측정해 봤다. 통풍구 부분 정도가 50도로 측정되며, 키보드 부분은 38.1도, 33.3도 정도로 열이 높지 않았다.
▲ CPU 풀로드 시 올코어 2.8GHz로 유지된다.
▲ 싱글코어에 풀로드를 걸었을 때는 4.2GHz로 확인된다.
▲ 키보드 부분은 별로 뜨겁지 않다.
▲ 풀로드 시 CPU 온도는 88~90도 정도로 확인된다.
CPU-Z 벤치마크
▲ 타이거레이크인 만큼 싱글 스레드 점수가 상당히 높다. 멀티 스레드 점수는 4코어 4스레드인 코어 i5-7600K보다 못한 정도다.
코어 i3 프로세서지만 강렬한 성능
코어 i3 프로세서가 들어간 노트북은 사무용, 웹서핑 등의 용도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4K UHD 영상 재생 정도만 제대로 되면 별 불만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2021 그램16 16ZD90P-GX30K에 탑재된 코어 i3-1115G4는 생각보다 성능이 더 뛰어났다. 파이널 판타지 등의 온라인 게임은 무난하게 구동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도 고해상도로 즐길 수 있을 정도다.
거기에 DCI-P3 99%의 광시야각 IPS 패널이 탑재돼 색감이 아주 뛰어나다. 휴대성도 1kg 초반의 16인치 노트북이며 PD 충전 지원 및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기에 현존 16인치 노트북 중에서도 최상급이라 볼 수 있다. 사무용 초경량 노트북이 필요하며, 온라인 게임도 쾌적하게 즐기려 할 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희철 기자/poodle@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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