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눈은 혹사당하고 있다. 잠을 자는 시간을 빼고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는 시간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우리는 항상 어떠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으며, 그것도 꽤 근거리에서 보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젯거리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라 하여 바깥 활동이 줄고 재택근무로 인해 거의 쉼 없이 모니터를 보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더 슬픈 것은 이런 환경에서 계속 모니터를 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요즘은 안 볼 수 없는 모니터를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모니터 조명’이 뜨고 있다. 눈에 편안한 조명을 추가로 사용해 눈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것이 목적인데, 처음에는 일반 스탠드 형태였으나 이제는 진화하여 모니터에 직접 장착하는 형태가 됐다. 이번 리뷰에서 살펴볼 피치원 LED 컴파스 와이드바 모니터 조명 CWB-48(이하 CWB-48)역시 모니터 전용 조명 중 하나다.
군더더기 없는 외형, 다만...
CWB-48은 와이드바 형태로 모니터 위에 자연스럽게 거치할 수 있는 구조다. 길이는 450mm로 일반적인 16:9 비율의 24인치 모니터에 딱 맞는 사이즈이다. 그렇다고 해서 24인치 모니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LED 조명 앞에 확산판이 있어 빛을 자연스럽게 분산 시켜 주기 때문에 27인치 모니터 전체도 커버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다.
가운데에는 터치 형태의 조작부가 있다. 왼쪽부터 밝기 조절, 전원 on/off, 색온도 조절 버튼이 배치되었다.
밝기는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색온도는 3,000~6,500K까지 5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가장 낮은 3,000K는 전구색이라 하여 노란색에 가깝고 6,500K까지 설정하면 흰색(주광색)이 된다. 전구색에 가까울수록 블루라이트가 적어 눈에 피로도가 낮아져 e-북을 보거나 문서작성 또는 웹 서핑에 적합하고 주광색에 가까워질수록 원색을 그대로 표현해줘 그래픽 디자인이나 게임 등을 할 때 유리하다. 물론 그 사이에서 적절한 색온도를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
CWB-48은 램프가 있는 헤드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각도는 최대 170도까지 조절 가능해 자세에 따라 눈에 편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전원 공급은 USB를 이용한다. 이 제품의 소비전력은 1W(5V/1A)이기 때문에 USB 2.0 포트만 있다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PC나 노트북의 USB 포트를 이용해도 되고 여차하면 보조배터리를 사용해도 된다. 소비전력이 5W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상당 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 마이크로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만 USB-C가 아쉽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본체와 케이블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가 마이크로USB라는 것인데, 요즘은 USB-C 인터페이스가 대중화되고 있어 이왕이면 마이크로 USB가 아닌 USB-C 타입으로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 한다.
▲ 조명 앞에는 디퓨저가 있어 빛을 사방으로 부드럽게 반사시켜 준다
LED 램프 앞에는 디퓨저가 있다. 디퓨저는 램프의 빛을 산란시켜 영역 전체에 빛을 골고루 퍼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위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듯 LED 빛이 직사로 뿌려지는 것을 방지해 특정 영역에 빛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한다. 모니터와 램프와의 거리가 가까운 부분만 밝고 아래쪽은 어두워지지 않도록 하여 전체적인 명암을 유지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CWB-48과 같은 모니터 조명을 구매하기 전에는 PC용 모니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특히나 노트북 사용자는 말이다. 그래서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해 봤다. 평범한 모니터야 당연히 설치할 수 있으니 패스하고 요즘 많이 구매하는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부터 장착 가능한지 확인해 봤다. 잘 알다시피 커브드 모니터는 말 그대로 모니터에 곡률이 있어 평면이 아니다. 이런 형태에도 설치할 수 있을까?
▲ 27인치 커브드 모니터에 장착한 모습. 커브형이라도 안정적인 그립을 볼 수 있다
27인치 커브드 모니터에 장착한 모습이다. 무리없이 장착이 됐으며 전혀 이질감이 없다. 화면 크기가 27인치이지만 커브드라 실제론 24인치가 안 된다. 오히려 평면 27인치 모니터보다 커버하는 영역이 넓어 화면 전체에 고른 빛을 뿌려준다는 점을 발견했다.
▲ 17.3인치 게이밍 노트북에 장착 모습. 충분히 여유가 있고 주변까지 밝게 비춰준다
다음으로는 노트북에 설치해봤다. 먼저 17인치 크기 게이밍 노트북. 테스트에 사용한 노트북은 17.3인치에 무게 2.6kg이다. 디스플레이가 큰 만큼 힌지의 지지력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무리 없이 장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도 약 500g 무게의 CWB-48을 대부분의 각도에서 견뎌냈다. 전원 공급도 USB로 가능했으며, 소비전력은 5W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적의 효율을 보여준다.
▲ 게이밍노트북 장착 모습. 나름 이 정도 각도까지는 안정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게이밍 노트북이라도 위 사진과 같이 기울이는 각도에서 한계를 보였다. 아무래도 조명 자체의 무게가 500g 정도이기 때문에 버거운 듯한 느낌이었다. 이 상태에서 조금만 더 눕히면 상판 자체가 완전히 바닥으로 눕혀지게 되어 조명 자체의 각도 조절이 불가능해진다.
▲ 13.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맥북 에어에 CWB-48을 장착한 모습
다음은 이동성이 강조되는 노트북에 장착을 해봤다. 사용한 노트북은 2020년 12월 애플에서 발매된 2020 맥북 에어 13.3인치이다. 맥북 에어 모델은 성능보다는 이동성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화면 크기는 13.3인치에 무게는 1.29kg이다. 과연 CWB-48의 클립이 소화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두께인 것인지, 그리고 맥북 에어의 힌지가 500g이나 되는 조명의 무게를 견딜 수 있지가 관건이다.
▲ CWB-48이 장착된 옆모습.
게이밍노트북보다는 한계 각도가 더 높아 거의 직각 수준에 사용해야 한다.
우려와 달리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장착에 문제는 없었다. 다만, 조명의 길이가 너무 길어 가분수 같은 느낌이다. 그 덕분에 디스플레이 부분을 거의 직각 수준으로 세워야 자세 유지가 됐으며 80도 정도로만 눕혀도 CWB-48 무게를 견디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맥북에서 문서 작업을 할 때 CWB-48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의외로 크게 다가왔다. 단, 맥북 에어에서는 각도의 한계가 있다고 해서 모든 13인치 노트북에서도 똑같지는 않다. 화면 크기보다는 노트북 본체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힌지의 성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말 눈 피로에 효과는 있는걸까?
그렇다면 이러한 모니터 조명의 효과는 과연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도 든다. 필자가 20대였다면, 대답은 ‘글쎄요’라고 바로 답했을지도 모른다.
모니터 빛은 인간의 눈에 그리 좋은 게 아니다. 직접 인지할 수는 없지만 빠르게 깜박거리는 주사율, 파장이 짧은 블루라이트, 직접 눈으로 들어오는 백라이트 불빛까지. 어느 하나 눈에 좋은 것은 없다. 특히 야간에는 더욱 심해진다. 주변은 어둡지만, 디스플레이만 밝게 되면 가독성이 높아지는 대신 눈이 아플 정도의 부담을 바로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일부 제품은 주변 빛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디스플레이 색을 조정해주는 ‘트루톤’ 기능을 제공하여 눈을 보호해 준다.
▲ 야간에 CWB-48 사용하지 않았을 때 모니터 화면 사진
▲ 야간에 CWB-48 사용했을 때 모니터 화면 사진
위 비교 사진을 보자. 디지털 카메라로 이런 조명의 느낌을 100% 전달하기는 어렵지만, 부드러운 전구색(노란색) 빛 때문에 눈이 조금 더 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눈에 좋지 않은 흰색과 파란색 그리고 청색광이라 불리는 블루라이트 때문이다. 파란색은 채도가 높아 눈에 주는 자극이 심하고, 흰색은 주변 빛을 반사하는 특성이 있다. 블루라이트는 장시간 노출 시 눈에 자극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 눈 피로는 기본이고 ‘안구건조증’, ‘시력 저하’까지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며 작업해야 하는 환경에서 블루라이트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 일부 모니터에서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제공하지만, 전체적으로 누렇게 색이 왜곡되고 메뉴에서 기능을 껐다 켜는 것도 귀찮아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CWB-48은 색온도와 밝기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최대한 사용자의 취향에 맞출 수 있고 탈부착이 편해 모니터와 노트북을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조명 밝기가 어두워도 플리커 현상이 없다
▲ LED 조명이라도 플리커프리 기능이 없으면 이처럼 플리커가 발생한다
촬영용 LED 조명에서 발생하는 플리커 현상
또한 이 제품은 플리커 프리(flicker-free) 기능을 제공한다. 낮은 주사율을 사용하는 모니터에서 화면 갱신율에 따라 화면이 깜박이는 것을 플리커 현상이라 하고, 이것을 개선한 기술이 플리커 프리이다. 플리커 현상이 있으면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반응하여 눈에 피로나 두통을 호소하게 된다. 다행히 제품 소개 문구처럼 플리커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소중한 눈을 위한, 소소한(?) 투자
피치원 LED 컴파스 와이드바 모니터 조명 스크린바 CWB-48는 3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35,000원이다. 조명치고는 비싼 가격은 아니다. 또한, 24인치 모니터는 물론이고 27인치 모니터까지 커버할 수 있다.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는 물론이고 게이밍 노트북과 맥북 에어와 같은 소형, 경량 노트북에서도 일부 사용 가능하다. 단, 모든 노트북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구매 전 확인이 필요하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면서 작업하는 사람들, 특히 야간에 어두운 방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며 일하는 개발자를 비롯한 프리랜서들이라면 한 번쯤 사용해 보기를 권장한다. 확실히 눈에 부담이 적어 피로도가 낮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명 사용과 함께 충분한 휴식은 필수이니 함께 병행하면 노안을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지 않나 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유민우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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