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본 기자는 게임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싫어하는 건 아니다. PC방이 전국에 점차 확산될 무렵 몇몇 유명 게임은 나름대로 열심히 즐겼던 적도 있다. 게임에 관심은 있지만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고, 당연히 비디오/콘솔 게임기도 없다. 그 잘 나가는 '배틀그라운드'도 진작 구매했지만 지금은 실행조차 하지 않는, 그래도 눈에 띄는 게임은 게임 스토어(스팀)에 '찜' 정도는 해둔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유를 따져본다. 결정적인 이유는 요즘 화려한 게임을 원활히 실행할 만한 PC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게임을 '풀옵'으로 잘 돌리는 PC가 있다면 게임을 즐길 의사는 충분히 있다. 바로 레노버 '리전 7i' 같은 노트북 말이다.

레노버 노트북 시리즈 중 '리전(Region)'은 게임 플레이를 위한 고성능 노트북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게이밍 노트북은 대개 크고 무겁다. 그에 비해 리전 7i은 게이밍 노트북으로 무게가 2kg 정도(충전케이블 제외)라 부담이 덜 하다(그렇다고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 화면 크기는 15.5인치(약 40cm)다.

또한 게이밍 노트북은 으레 화려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하는데, 리전 7i는 일반 노트북처럼 다소 진정되고 차분한 분위기로 디자인됐다. 커버 상단 'LEGION' 로고에 LED 불빛은 디자인 포인트다. 이 LED는 키보드 LED와 동일한 패턴으로 빛난다.

고사양의 고급 노트북답게 전반적인 제조마감이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본체 외관을 무광의 알루미늄 소재로 덮어 지문이나 손자국이 묻지 않고, 생활 흠집에도 강하리라 예상된다.

본체 좌우측으로 USB-C 및 USB 3.0 단자와 이어폰/헤드폰 단자가 있는데, 충전케이블이나 유선랜, HDMI 출력, USB 마우스 등은 모두 뒷면으로 배치했다. 게임 플레이에(특히 마우스 조작 시) 조금이라도 지장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게이밍 노트북이니 기본 사양이 관건인데, 인텔 10세대 코어 i9 H시리즈 프로세서가 들어갔다(리뷰 제품에는 i9-10980HK). 인텔 프로세서 중 최상급 시리즈다. 게이밍 노트북답게 메모리는 DDR4 32GB를 기본 내장했고, 게임 품질에 가장 중요한 그래픽칩셋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SUPER MAX-Q 모델이다(비디오메모리 8GB). 저장장치는 1TB SSD다. 온라인 게임이든 설치형 게임이든, 대부분의 고사양 게임을 높은 그래픽 옵션으로 충분히 원활하게, 부드럽게 돌릴 수 있을 사양이다.

키보드 배열의 경우 게임 플레이에 불편함 없도록 키캡도 크고 간격도 여유롭다. 키보드 LED가 다양한 패턴으로 발광하는데, Fn 키와 스페이스바 키를 동시에 누르면 발광 패턴을 바꾸거나 아예 끌 수 있다.

게임에 자주 사용되는 방향 키를 일반 키보다 약간 아래로 배치해, 게임 플레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했다. 터치패드도 적당한 크기로 적당한 위치에 제공된다.

이외 화면 상단에 화상회의 등을 위한 웹캠도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땐 렌즈를 커버로 가릴 수 있도록 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게임 테스트다. 모든 게임을 다 돌려볼 순 없겠고, 가장 인기 있는 '배틀그라운드'를 포함해,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리틀 나이트메어 2(데모)', 고스트러너(데모) 등을 우선 설치, 실행했다.

게임 실행에 앞서, 리전 7i는 주사율 240Hz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흔히 게임용으로 분류되는 모니터가 120Hz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240Hz는 노트북 화면으로서 정말 부드럽고 조밀한 화면 출력이 가능하다. 윈도 바탕화면에서 마우스만 대충 움직여 봐도, 240Hz 주사율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확연하게 체감할 수 있다. 게임용이라 응답속도는 1ms다. 이 같은 고주사율, 빠른 응답속도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FPS 게임 플레이에 대단히 유리하다.

우선, 배틀그라운드의 그래픽 설정은 고성능 노트북에 맞게 '울트라'로 일괄 설정했다. 실행/플레이 결과는 기대대로, 예상대로 쾌적하고 시원시원하다. 게임 실력으로 인해 오래 못할 뿐이지, 적어도 게임 성능 때문에 불편한 점은 조금도 없다. 역시 성능이 받쳐주니 자연스레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배그 전문 게이머가 제대로 게임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아무 무리 없이 실행해 내리라 예상한다. 노트북으로 이만한 성능을 낸다는 게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다음으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리틀 나이트메어 2를 돌려본다. 그래픽 관련 각 설정 모두를 '최대'로 맞췄다. 캐릭터 움직임과 아득한 배경 등 전반적인 그래픽 품질이 탁월한 게임인 만큼,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부드럽게 실행해 낸다. 비록 데모 버전이지만 20여 분을 꼼짝 없이 게임에 집중케 하는 건, 게임 구성과 품질 말고도 이를 정확하고 깔끔하게 처리, 실행하는 기본 성능 때문이리라.

한편 처음 접하는 게임인 고스트러너는 지난 해 10월 발매된 고사양의 칼부림 액션 게임이다. 이 역시 비디오 설정 각 항목을 모두 '높음' 또는 '최대'로 설정했다. 게임 진행이 워낙 빨라 정신 없긴 하지만, 화려한 그래픽을 단 한번도 끊김 없이 실행해 내니 흥미를 갖게 한다.

이들 게임을 즐겨보니 역시 게이밍 노트북답게 리전 7i는 만족할 만한(돈값하는) 그래픽 품질과 성능을 보여준다. 다만 그만큼 내부 팬 소리도 제법 크다. 특히 리틀 나이트메어 2처럼 배경 사운드가 고요한 게임이라면 소음이 거슬릴 수도 있다. 이런 게임 플레이에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냉각팬 소음은 고성능 PC에겐 숙명 같은 존재인데, 윈도에 설치된 '레노버 밴티지(Lenovo Vantage)'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성능 모드(팬 소음 증가)', '균형 모드(적절한 상태 유지)', '저소음 모드(팬 소음 감소)' 중 선택할 수 있다. 게임 실행 중에도 모드 변경은 가능한데, '저소음 모드'로 변경하면 팬 소음은 확연하게 줄어들지만, 그만큼 성능은 다소 낮춰진다. 다만 게임에 따라 낮춰진 성능 차이를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게임 플레이가 아닌 일상적인 노트북 사용이라면,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하든 털끝만큼의 부족함이나 아쉬움도 없다.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니 당연한 결과다. 평소에 게임을 좋아하지 않거나 게임용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10세대 코어 i9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2080 그래픽칩셋' 조합이라면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실내 생활이 길어진 상황이라,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강의 시청, OTT 콘텐츠 관람 등은 물론이고, 간간이 고성능 게임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온가족용 노트북이 될 수 있다.

레노버 리전7i 가격은 현재 270만 원대며, 자세한 정보는 한국레노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