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19에서 첫 트레일러가 공개되고 PS5 기간 독점작으로 출시된 데스루프(DeathLoop)는 사실 게임이 공개되고 꾸준히 정보나 트레일러가 선보여져도 필자에게는 눈길이 가는 게임은 아니였다.
또, 뛰어난 평가로 명작이라 일컫어지는 디스아너드를 개발한 아케인 리옹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이라며 소개되었지만, 아케인 리옹 스튜디오의 과거 작인 디스아너드 역시 필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따라서 데스루프도 플레이 해보기 전까지는 큰 기대가 없었다.
필자가 데스루프를 접한 것은 수많은 해외 미디어들의 호평(메타크리틱, 오픈크리틱)을 본 뒤이며, 커뮤니티에서 조차 다른게임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임이 왜 이런 호평이 있을까 싶어 직접 플레이 해보게 되었다.
그러나 직접 플레이 해보니 왜 수 많은 게임 미디어들이 호평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리뷰에서는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했으나, 간접적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음)
■ 로그라이크 같지만 로그라이크 아닌 기본 게임틀
데스루프는 하루를 반복해서 루프하는 주인공, 콜트와 루프하는 섬인 블랙리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플레이중 죽으면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 하는, 그러나 조금씩 진척도가 쌓이는 요즘 유행하는 장르, 로그라이크와 비슷한 게임 아닐까 싶을 수도 있지만, 데스루프는 확실하게 로그라이크 장르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 명확한 이유는 게임을 진행하는 맵이나 구조, 적 위치 등이 전혀 바뀌지 않는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기본 틀에 따라 오로지 주인공 콜트와 라이벌인 줄리아나만이 하루의 루프가 끝나도 루프 이전의 기억을 계속해서 이어갈뿐, 블랙리프 섬의 다른이들은 매번 기억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또, 로그라이크는 플레이어가 사망시, 모든 아이템을 잃어버리는게 기본 틀이지만, 데스루프의 콜트는 합성이라는 요소를 통해 그리 어렵지 않게 루프 후에도 계속해서 아이템이나 능력을 소유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로그라이크 장르는 명확히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따라서, 매번 게임을 새로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로그라이크 장르를 싫어하는 게이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임을 플레이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 원하는대로 플레이하는 게임플레이
데스루프의 주인공이자 플레이어인 콜트는 반복되는 루프를 깨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 초반부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준다. 바로 하루안에 8명의 목표물을 암살해야한다는 것.
데스루프는 일찍이 게임의 최종 목적과 목표 대상들을 알려주지만, 그들에게 도달하는데 까지의 방법은 요즘 게임과 다르게 쉽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4개의 맵에 숨어 있고, 오전, 정오, 오후, 밤 시간대에 따라 매번 달리 숨어있는 8명의 목표물에 접근하는 방법을 플레이어가 직접 뛰어다니며 단서를 수집하고 목표물에 접근하는 루트를 찾아내야한다.
이런 부분에서 확실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요즘 게임들은 너무 쉽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따라하면 된다. 다양한 게임을 자주 접하고 리뷰를 진행하는 필자는 요즘 게임들이 너무 쉽게 물린다. 왜냐하면 그저 인디케이터 아이콘만 따라다니며 키만 누르면 되는 식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와중에 다양한 액션이나 이런 것들이 있지만, 게이머를 배려하는 것이 너무 많아지는 만큼 게임을 플레이 한다라는 재미가 크게 반감되고 있다.
그런면에서 데스루프는 목표는 지정해주지만, 그에 도달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게 도달할 수 있고, 제공되는 여러 기믹을 활용해 암살을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히트맨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목표를 유도하고 암살하는 방법에 대한 단서를 수집하는 것.
그리고 암살 이후의 단서를 통해 다른 목표로 이어지는 느낌은 단순히 다양한 암살방법을 제공하는 히트맨 시리즈와는 또다른 맛이 있다.
결론적으로, 플레이어가 매번 인디케이터가 가르쳐주는대로 따라갈 필요도 없거니와 진행방법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라는 루프안에 갇혀있고 목표는 정해져있지만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게임플레이가 이어진다.
■ 커스텀 성장 요소로 다양한 컨셉의 플레이
루프라는 독특한 환경 아래에 주인공 콜트는 근접용 칼, 여러 총 무기, 트링켓 그리고 슬랩이라는 초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
트링켓은 한정된 슬롯에 장착해 주인공 콜트에게 지속 적용되는 일명 패시브 효과를 제공할 수 있고, 또 무기 트링켓은 무기의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패시브 효과를 장착할 수 있다.
그리고 슬랩은 콜트가 목표로하는 각각의 목표, 게임내에서는 선구자로 명명되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초능력을 일컫는 말로, 이들을 처치하고 빼앗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장비나 트링켓, 슬랩은 앞서 로그라이크가 아님을 설명할때 언급했듯이, 합성이라는 요소를 통해 매번 루프가 반복되도 주인공 콜트가 소유해나갈 수 있다.
다만, 모든 무기나 트링켓, 슬랩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무기마다 3개, 콜트 자신에게는 4개, 슬랩은 2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이 걸려있다.
따라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게임을 진행할때 어떠한 셋팅으로 나가야될지 미리 설정해야하며, 오전, 정오, 오후, 밤, 매번 시간대가 바뀔때마다 설정해나갈 수 있다.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한 트링켓을 설정해, 최대한 조용히 주변 적들 몰래 목표를 암살할 수도 있고, 단단해지는 트링켓과 소음을 신경쓰지 않는 강력한 무기들로 무장해 모든 적을 죽여가며 목표에게 접근하는 방법도 선택해볼 수 있는 등, 커스텀을 통한 플레이의 다변화도 꾀할 수 있는 작품이 이번 데스루프다.
■ 편한 내러티브만 원한다면 실망, 스스로 찾는 재미
콜트가 왜 블랙리프 섬의 루프에 갇히게 되었는지, 매번 난입해서 시끄럽게 떠드는 줄리아나의 정체와 전체적인 이야기 등은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또, 8명의 선지자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특성과 이야기는 게임내 맵을 돌아다니며 얻는 여러 종이 단서들을 읽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데스루프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스토리를 알아서 읊어주고 그저 단순히 쏘고 즐기고 싶다면 데스루프는 상당히 매력없는 게임이 될 수 있지만, 모험을 즐기는 느낌처럼 블랙리프 섬을 돌아다니며 여러 단서를 읽어보고, 그 이유를 직접 눈으로 보며 플레이한다면 상당히 깊이 있는 게임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플레이해본다면 얼마나 많은 곳을 세세하게 신경쓴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즉 직접 찾아다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이머라면, 데스루프는 여러 미디어들의 호평처럼 갓겜이 되는데에는 충분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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