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성능이 높을수록 크기가 커진다. 최신 하드웨어를 여러 가지 사용하여 PC를 조립해야 하고 내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쿨러도 큼직한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다수 사람들의 PC는 내부 공간이 여유로운 미들타워 · 빅타워 케이스가 사용되는데 이게 제법 차지하는 공간이 많고 투박하게 느껴지기 쉽다. 별로 넓지 않은 방에서는 PC 본체가 웬만한 가전제품만큼 크게 느껴지고, 아담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영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그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PC 크기를 확 줄일 수 있고 외형이 멋있는 소형 케이스를 다수 선보이고 있다. 물론 단순히 크기만 작아지면 기본적인 PC 성능이 보장되기 힘들기 때문에 적당한 확장성도 필요한데 미니타워 케이스는 그 목적에 부합한다.
고급형 PC 케이스로 유명한 리안리(Lian Li)도 미니타워 케이스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그 중 하나인 ‘TU150 강화유리’(이하 TU150)를 살펴보겠다.
PC를 옮길 때 편리한 손잡이
리안리 TU150은 특이하게도 상단에 손잡이가 달려있다. 잡아당기면 위로 툭 튀어나와서 마치 가방처럼 한손으로 쥐어서 들어올릴 수 있다.
미들타워 케이스라면 자체 무게만 해도 5kg 내외이고 PC 조립이 완료된 상태이면 10~15kg 정도 되기 때문에 손잡이가 있어도 한손으로 들기는 어려운데, 리안리 TU150은 3.6kg이고 완전히 조립한 상태에서도 미들타워 케이스 무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므로 손잡이를 사용해 한손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직접 손으로 제품을 들어보면 작은 케이스답게 그리 무겁지 않아서 한손으로도 충분히 들 수 있고 흔들어도 안정적이다. 데스크톱은 노트북처럼 휴대하는 PC는 아니지만 거치하는 장소를 옮기는 경우는 종종 있으므로 이 제품처럼 손잡이가 있으면 꽤나 도움이 된다.
아담한 크기, 알루미늄 재질과 측면 강화유리 패널
▲ 미들타워 케이스보다 높이가 낮아서 아담한 리안리 TU150(좌)
리안리 TU150의 높이는 312mm, 측면 너비는 375mm이다. 미들타워 · 빅타워 케이스와 비교하면 20~35% 가량 짧은 길이이며 그 만큼 크기가 작아서 소형 PC를 조립하기에 적당하다.
다만 전면 너비는 203mm여서 미들타워 케이스와 비슷한 수준인데 그 이유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기 위해서이다. 전면 너비도 20% 넘게 줄인다면 케이스 내부에는 LP(Low Profile) 규격인 소형 그래픽카드만 장착 가능한데, LP 규격 제품은 상대적으로 성능이 부족하여 최신 게임이나 무거운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려는 사람에게는 부족하다.
리안리 TU150의 외부는 알루미늄 재질이다. 리안리의 워터 브러시 가공법이 적용되어서 표면이 거칠지 않고 매끄럽게 보여서 고급스럽고 가전제품이나 가구 옆에 두어도 어울린다.
케이스 상단부에는 버튼과 인터페이스가 있다. 좌측부터 전원 버튼, USB 3.1 타입C(Type-C) 포트, USB 3.0 타입A 포트 2개, 3.5mm 헤드폰 포트, 3.5mm 마이크 포트, 재시작 버튼이다.
측면 패널은 강화유리로 만들어졌다. 투명해서 케이스 내부가 보이지만 웬만한 플라스틱 못지 않게 단단해서 흠집이 잘 나지 않고 강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쉽게 깨지지 않는다.
그래도 불안하거나 내부 구조를 굳이 보고 싶지 않다면 측면부 패널이 다른 부분처럼 알루미늄 재질인 ‘리안리 TU150 솔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메인보드와 파워 서플라이는 규격 확인 필수
이 제품은 미니타워 케이스이기 때문에 내부에 장착할 수 있는 하드웨어는 크기 제한이 있다. 우선 메인보드는 ‘미니 ITX’와 ‘미니 DTX’ 두 가지 규격이 호환된다.
미니 ITX는 가로와 세로 길이가 170 x 170mm이고, 미니 DTX는 203 x 170mm이다. 흔히 볼 수 있는 ATX · 마이크로 ATX 규격 메인보드는 각각 305 x 244mm, 244 x 244mm이다.
▲ 좌측부터 마이크로 ATX · 미니 ITX · ATX 메인보드
미니 ITX 메인보드와 ATX 메인보드, 그리고 마이크로 ATX 메인보드를 함께 놓고 비교해보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미니 ITX 메인보드는 다른 두 가지 규격 메인보드에 비하면 기판이 훨씬 작아서 소형 PC를 구성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미니 ITX 메인보드 ‘ASUS ROG STRIX B550-I GAMING 대원씨티에스’
미니 ITX 메인보드는 크기가 작은 만큼 장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숫자도 적지만 PC 시스템을 구성할 때 필요한 요소를 두루 제공하므로 기본적인 확장성은 보장된다. 최신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PCI-Express 4.0 x16 슬롯과 고속 스토리지인 NVMe SSD용 M.2 소켓도 있다.
리안리 TU150은 최대 길이 320mm인 그래픽카드까지 내부에 장착할 수 있으니 미니타워 케이스와 미니 ITX 메인보드 조합으로도 지포스 RTX 3080이나 라데온 RX 6800 같은 고급형 제품을 사용하는 데 문제없다.
▲ SFX-L 규격 파워 서플라이 ‘마이크로닉스 SFX-L 700W 80PLUS Platinum’
그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하드웨어는 파워 서플라이다. 리안리 TU150에는 SFX와 SFX-L 등 두 가지 규격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할 수 있다. 과거에는 마이크로 ATX라고 부르던 규격이다.
크기는 SFX 규격이 약 125 x 63.5 x 100mm, SFX-L 규격은 약 125 x 63.5 x 130mm이다.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ATX 규격은 약 150 x 86 x 140mm이므로 SFX · SFX-L은 20% 정도 부피가 작다.
▲ SFX-L 파워 서플라이(좌)와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우)
SFX-L 규격 파워 서플라이인 ‘마이크로닉스 SFX-L 700W 80PLUS Platinum’과 ATX 규격 제품을 함께 놓고 비교해보았는데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보다 작으면서도 안정적인 출력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고출력 제품은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미니타워 케이스 중에는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 가능한 제품도 있지만 그 만큼 크기 면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리안리 TU150 같은 SFX · SFX-L 규격 파워 서플라이 호환 케이스가 소형 PC를 구성하기에 더 알맞다.
리안리 TU150 조립 시 특징
리안리 TU150은 일반적인 PC 케이스와 구조상 차이점이 있으므로 조립을 할 때 몇 가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 번재는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이다.
이 제품은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가 케이스 상단부와 전면부 통풍구 사이에 마련되었다. SFX · SFX-L 규격에 맞춰 돌출된 금속판에 파워 서플라이를 걸치고 반대쪽을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맨즈랩이 이번 기사에 사용한 마이크로닉스 SFX-L 700W 80PLUS Platinum처럼 풀 모듈러(Full modular) 방식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필요한 케이블만 연결하면 되므로 PC 조립이나 선 정리가 더 편리해진다.
위치상 파워 서플라이에 전원 케이블을 꽂을 수 없어서 의아할 텐데 케이스 상단부에 있는 연장 케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이런 구조를 채택해서 리안리 TU150은 다른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외부에서는 후면부에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또한 파워 서플라이에서 열이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도록 알루미늄 재질 측면 패널에는 작은 통풍구도 마련되었다. 따라서 원활한 발열 해소를 원한다면 통풍구 쪽이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 HDD · SSD 장착부
HDD와 SSD는 케이스 상단부 강판과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 아래쪽에 장착 가능하다. 호리병 모양으로 뚫린 구멍에 기본 제공되는 동그란 고무 패드를 끼우고 거기에 맞춰서 HDD나 SSD를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케이스 상단부 강판에는 2.5인치와 3.5인치 HDD · SSD 모두 장착 가능하고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 아래쪽은 2.5인치 HDD · SSD만 호환된다.
한편 각종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나면 케이블이 많아져서 내부 정리가 복잡해지는데 그럴 때는 손잡이 부근에 있는 빈 공간을 이용하면 좋다. 각종 케이블을 편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리안리 TU150에 마련된 공간이니 이쪽으로 케이블을 최대한 집어넣은 후 묶어버리면 깔끔하게 정리 가능하다.
쿨링도 고려한 내부 구조
리안리 TU150은 기본 제공되는 쿨링 팬이 없어서 사용자가 따로 장착해야 한다. 케이스 전면부와 후면부에 각각 1개, 하단부 2개 120mm 규격 쿨링 팬을 달 수 있다.
위 사진처럼 전면부와 후면부에 쿨링 팬을 하나씩 장착하는 것이 무난한 방법이다. 하단부에는 그래픽카드 크기에 따라 쿨링 팬을 장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쿨링 팬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면 각 하드웨어의 부피를 잘 계산해야 한다.
일체형 CPU 수랭 쿨러는 라디에이터(열 발산 장치)가 1열 구조인 제품만 호환되며, 라디에이터는 후면부에 쿨링 팬 대신 장착하면 된다.
ASUS ROG STRIX B550-I GAMING 대원씨티에스와 마이크로닉스 SFX-L 700W 80PLUS Platinum, AMD 레이스 스텔스(Wraith Stealth) 쿨러, NVIDIA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120mm 쿨링 팬인 리안리 UNI FAN AL120 RGB 2개를 사용해 리안리 TU150 내부에 조립해보았다.
넓지 않은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각 하드웨어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치되어서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CPU 공랭 쿨러는 최대 높이 165mm인 제품까지 호환되므로 CPU 기본 공랭 쿨러보다 고급형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면 참고해서 적합한 것을 구하면 된다.
RGB LED가 있는 쿨링 팬을 장착하면 PC를 화려한 빛깔로 물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요즘은 CPU 쿨러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중에도 RGB LED가 있는 제품이 많으니 함께 조화시키면 리안리 TU150을 한결 더 화려하게 만들 수 있다.
작아도 성능은 강한 PC에 딱 어울리는 케이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제품이라도 겉모습이 별로이면 마음이 끌리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수십 년 이상 단조로운 직육면체 형상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데스크톱도 지금은 디자인이 튀어야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리안리 TU150은 미들타워 케이스보다 아담한 크기에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고급스러운 외형, 편의성과 실용성을 적절하게 신경 쓴 내부 구조, 간단하게 PC를 옮기고 싶을 때 유용한 손잡이 등 눈길을 끄는 요소가 다수 있다.
작고 멋지면서도 데스크톱으로서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PC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리안리 TU150을 사용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방수호 기자/bsh2503@manzlab.com
ⓒ 맨즈랩(http://www.manzlab.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맨즈랩 주요 기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