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유모차에 대해 약간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노견이나 아픈 강아지야 어쩔 수 없다지만, 강아지를 유모차에?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건 내가 참 구식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가도 싶었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유모차는 노견만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반려견 동반 출입 가능 장소가 늘어나며 필수가 된 개모차
요즘엔 스타필드처럼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한 복합 쇼핑몰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반려견 입장이 허용되었다 해도, 어린 아이들과 노약자들도 이용하는 공간을 강아지와 산책하듯 거닌다는 게 견주 입장에선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강아지 유모차에 애견을 태워 쇼핑몰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강아지 유모차는 사치품이 아닌 매너 아이템이자, 강아지와 동반 여행에서 보호자를 잠시나마 육체 노동에서 해방시켜주는 편리한 도구다. 특히 우리집 반려견 푸디는 평소 본인이 내키지 않으면 많이 걷지 않고, 걷다가도 길 중앙에 서서 한참이고 가지 않는(안아 달라는 신호인가) 친구인데, 이런 강아지와 성공적인 산책을 하기 위해서라도 강아지 유모차는 필수였다.
11kg 푸디는 폼피츠다. 포메를 더 많이 닮은 동글동글한 생김새의 곰돌이. 푸디에게 드디어 애견 유모차를 선물했다.
사용, 이동, 수납 편의성을 고루 갖춘 가성비 좋은 강아지 유모차
오늘 리뷰 제품(현재 최저가 138,000원)은 강아지 용품 전문 브랜드인 크로노에서 출시한 제품으로 애견 유모차 라인 중에서 프리미엄에 속하는 디럭스 제품이다. 색상은 네이비, 블랙, 그레이로 총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크로노 디럭스 애견유모차는 간단하게 접히는 방식으로, 뒤쪽 바퀴 부분이 분리돼서 오는데 누구라도 조립하기 쉽도록 간단한 설명서까지 동봉되어 있다. 뒷바퀴에 고정부품과 고정 캡을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끼우고 바퀴 뚜껑을 덮는다. 양쪽 바퀴 모두 같은 방법으로 끼우고 본체와 연결해주면 완성. 간단하게 조립을 마쳤으니, 이제 푸디를 태우고 밖으로 나가볼까?
푸디의 첫 시승! 승차감은? 합격
제품 무게는 7.9kg으로 25kg 강아지까지 탑승이 가능하지만, 15kg 이상 강아지가 타기엔 너무 비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1kg 중형견에 가까운 몸집을 자랑하는 푸디에게 크로노 디럭스 애견유모차는 좀 작은 듯 느껴졌으나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유모차에 깔린 쿠션만 사용하기엔 쿠션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서 나는 평소 푸디가 사용하는 두껍고 폭신한 쿠션을 유모차에 깔고 푸디를 태웠다. 그랬더니 푸디도 안정감 있게 탑승 완료.
뭔가 어리둥절한 푸디. 처음으로 유모차를 타보는 푸디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좋으니?,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
평소 걷던 거리를 이제 유모차를 타고 신나게 누빈다. 이리저리 주변 상황을 살피는 푸디. 처음 타보는 유모차도 적응을 잘 해낸다. 승차감이 꽤 괜찮은 모양이다.
핸들의 움직임은 사람에 따라 좀 다를 수 있는데, 남편은 조정하기 쉽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쉬운 편은 아니었다. 직선의 길이 아니거나 도로가 조금 울퉁불퉁하면 살짝 바퀴가 틀어지는 게 느껴졌다(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동해야 함).
또 턱이 높은 곳을 만나면 살짝 앞바퀴를 들어줘야 하는데, 처음 운전해 봐서인지 쉽게 들리지 않았다. 충격 방지 서스펜션이 바퀴에 장착되어 있다고 하지만, 조금 더 강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디테일하게 살펴보기
본체는 돔형으로 디자인된 일체형 바구니로 분리할 수는 없다. 그런데 3개의 메쉬창으로 인해 강아지가 좀 더 쾌적하게 유모차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양쪽으로 난 메쉬창은 개방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퍼로 열고 닫을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앞, 뒤 어느 방향이든 강아지가 앞발로 밟고 일어설 수 있다. 앞쪽 하단에 있는 메쉬창도 모두 지퍼로 여닫기가 가능했다.
날씨가 좋아 하단의 메쉬창도 열어두고 유모차를 끌었는데,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푸디의 모습이 귀엽다.
유모차 손잡이는 투핸드 폴딩손잡이다. 푹신한 쿠션감이 느껴지는 재질로 손잡이를 감싸 손으로 잡을 때 미끄러짐이 없고 그립감이 좋다.
게다가 10단계까지 각도 조절이 가능해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다.
크로노 디럭스 애견유모차에는 어느 정도 수납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다. 피크닉을 즐기는 우리는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김에, 쉬어갈 생각으로 돗자리를 챙겨 하단의 수납함에 넣었다. 하단의 수납함은 돗자리 외에도 도시락이나 음료수를 넣을 수 있을 만큼 공간감이 넉넉했다.
또 탈부착이 가능한 수납형 바구니를 핸들에 장착하면 근사한 수납 바구니가 된다. 손에 빨리 잡아야 할 물건(휴대폰, 물티슈, 강아지 목줄, 강아지 간식, 강아지 배변 봉투 등 산책할 때의 필수품)을 손쉽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고정형이 아니라, 덜렁거리는 느낌과 본체(네이비)와 다른 컬러(그레이)로 구성되어 있어 조잡해 보였다.
뒷바퀴에는 붉은색 브레이크 밸브가 달려 있는데, 유모차를 멈출 땐 브레이크를 채워두면 굴러갈 염려를 줄일 수 있다.
이 밖에도 본체 안쪽으로 두 개의 안전 목줄이 부착되어 있어 강아지 하네스에 연결시킬 수 있다(길이 조절도 가능). 푸디는 너무 얌전한 스타일이라 유모차를 타다가 뛰어내릴 일은 없겠지만, 활동성이 큰 친구의 경우 갑자기 유모차 밖으로 뛰어내리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동과 보관이 편한 폴딩 제품
▲ 혹시 폴딩 방법을 찾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느린배속으로 준비했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간편하게 접을 수 있는데, 양손으로 프레임 양쪽 고리를 당긴 다음, 아래로 내리면 접어서 보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처음 접어보는 사람은 뭔가 접는 게 쉽지가 않다. 요령이 생기면 좀 더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바보처럼 뭔가 낑낑거려야 한다. 나는 남편에게 의지했다.
그래도 10만 원 초반대 제품치고는 가성비가 좋다. 크로노 백팩 애견 캐리어도 사용하고 있는데, 크로노 제품은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세련되고 색감이 좋다. 그리고 튼튼한 편이다.
3개의 메쉬창이 있어 답답하지 않다는 점, 또 그 메쉬창에 지퍼를 달아 편리하게 여닫는 게 가능한 것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지퍼의 여닫음이 조금 매끄럽지는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 또 유모차 손잡이는 각도 조절이 가능해 사용자의 키나 팔의 길이 등에 따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쿠션 소재만 변경한다면 만족감이 배가 될 듯
하지만 본체의 쿠션이 너무 얇아 쿠션을 하나 더 깔아야 한다는 점은 불편했다. 또 도로 턱이나 울퉁불퉁한 길에서 조금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바퀴의 기능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김효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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