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술을 입에도 못 대던 그녀는 졸업 후 취업전선에 뛰어들며 진정한 술꾼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365일 가운데 182.5일은 취해있고, 나머지 182.5일은 해장하러 다니느라 바쁜 그녀. 그녀의 몸속엔 피 대신 알코올이 흐르고 있다는 썰이 있을 정도다. 이렇듯 늘 새로운 술과 해장거리를 찾다 보니 그녀의 입맛은 안주류와 국물류에 특화되고 말았는데. 오늘은 어떤 안주에 술잔을 기울일지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그녀의 입맛을 믿어보아도 좋다.
요즘 등산에 푹 빠진 안주리에. 나이가 나이인지라 술만 먹고 뒹굴었던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뒷산 등반을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정기를 받기 위해 새벽녘부터 등산을 시작했다가 정상도 찍지 못하고 내려와야 했던 일이 발생했다. 체력이 고갈되자 떨리는 팔다리를 주체하지 못했던 것. 초코바나 과일로도 채우지 못한 탄수화물을 채우기 위해 도시락이라도 싸야 하나 싶었지만 너무 번거로운 일이다. 때문에 체력 보충 간식을 서치했더니, 전투식량이라는 꿀템을 발견했다. 전시 상황에서, 혹은 군대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전투식량을 온라인에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과연 등산 시 간편한 한 끼가 될 수 있을지 실험을 위해 미리 제품을 구매했다. 제품은 다나와의 전투식량 카테고리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참미푸드’의 제품이다. 또한 짠 걸 먹으면 단 걸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파운드케이크까지 완벽하게 주문하였다.
재난상황 비상식량, 혹은 등산 필수품
야전식량
최근 잦은 지진으로 불안감이 조성되는 요즘, 야전식량은 휴대가 가볍고 조리법이 쉬워 재난 가방에 여러 개 넣기 좋은 제품이다. 각 제품들을 살펴보기 전에 공통사항을 짚어보자.
제품의 내용물은 기본적으로 같은 베이스(쌀, 채소)에 소스만 다르다. 또한 지퍼로 입구를 밀봉시킬 수 있는 스탠드형 파우치 제품으로 보관이 간편하고 여분의 그릇이 필요 없다. 의외로 강하게 밀봉되어 물을 붓고 거꾸로 들어도 쏟아짐이 없었으며 이러한 특성은 캠핑 및 야영, 야외 활동에 좋다. 개당 1,000원 대의 부담 없는 가격이니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나 재난 가방을 꾸리고 있다면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조리 방법은 뜨거운 물로 10분, 정수(미지근한 물로) 40분 조리하면 끝이다. 따라서 등산 시 따뜻한 물을 보온병에 담아 가거나, 뜨거운 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정상에 오르기 40분 전에 미리 물을 부어 놓아도 좋다. 물을 붓기 전 양념장과 참기름은 분리하는 것을 잊지 말자. 그 후 밥이 고슬고슬하게 익으면 비빔장과 참기름을 기호에 따라 넣고 비벼준다.
<첫 번째 제품> 야전식량 쇠고기 비빔밥
야전식량 쇠고기 비빔밥(현재 최저가 1,600원)의 재료를 자세히 살펴보자. 물을 부어서 밥으로 만드는 제품이다 보니 건조 쌀이 사용된다. 양념장은 고추장을 기반으로 물엿, 다대기, 설탕, 간장, 마늘 등의 기본적인 조미료가 많이 쓰이며 ‘올레오레’라는 진 파프리카, 자몽 종자 추출물이 들어간다.
이름이 소고기 비빔밥이니 가장 궁금한 것은 소고기의 양. 쇠고는 말린 것으로 0.73%가 들어가며 호주산이다. 채소는 청경채, 양배추, 당근, 미역이 있으며 원산지는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
뜨거운 물을 부으니 순식간에 완성된 야전식량 쇠고기 비빔밥. 패키지 안에는 물을 붓는 점선이 있는데 선에 딱 맞추니 수분감이 많고 촉촉한 느낌이 강했다. 채소들이 잘게 썰려 있어 비빔밥보다는 볶음밥에 가까웠지만 맛은 꽤나 훌륭했다.
>> 안주리에와 먹돼장의 시식평
<두 번째 제품> 야전식량 제육 비빔밥
두 번째는 제육 비빔밥(현재 최저가 1,570원)이다. 건조된 밥이 주를 이루며 돼지고기 칩이 0.73% 들어간다. 돼지고기는 국내산이며 양념이 되어 있다. 쇠고기 비빔밥과 비교했을 때 고기의 종류는 다르지만 둘 다 형태가 작고 건조된 상태이기 때문에 맛이 다르게 느껴지진 않았다.
건조된 채소와 미역 등은 공통된 재료이며 ‘그릴드 돈골 농축액’이 들어가 돼지고기의 향미를 조금 더 높여준다. 참기름과 참깨는 100% 외국산이며 가성비를 생각한 제품이니 국내산 원료가 적은 것은 감안해야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소고기 비빔밥은 찬물일 때 40분이라는 말이 없는데 제육맛 비빔밥에는 적혀있다는 것 외에는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제육맛 비빔밥은 소고기 비빔밥보다 물을 적게 부어서 그런지 더욱 고슬고슬하게 느껴졌다. 양념장이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조금 더 간이 세고 돼지고기 특유의 구수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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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제품> 야전식량 불닭 비빔밥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단연코 선택할 불닭비빔밥(현재 최저가 1,600원). 검붉은 패키지가 보기만 해도 속이 얼얼해지는 기분이 든다. 꽤나 매운맛의 제품이기 때문에 빈속이거나 임산부, 노약자, 위염 등 매운맛에 취약한 이들에게는 섭취에 주의를 주고 있다.
불닭 비빔밥의 주재료 또한 건조 쌀이다. 그 외에는 공통적으로 건 채소들이 들어가며 비빔장에는 치킨 엑기스, 고추맛 기름 외 다양한 성분들이 들어간다. 눈에 띄는 것은 카레분이 들어가는 것과 고기 대신 대두 단백이 들어간다는 것, 불닭이지만 닭고기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닭 비빔밥 또한 베이스가 쇠고기 비빔밥, 제육맛 비빔밥과 같지만, 참기름이 들어가지 않아 불닭만의 맛을 자랑한다.
겉으로 보기엔 양념장이 소고기 비밤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옆에 두고 비교를 해보면 붉은 색상이 짙으며 은은하게 매운 향이 올라온다. 평소 매운 걸 좋아해 캡사이신까지 쟁여두고 먹는 그녀는 누구보다 빠르게 숟가락을 들었다. 자세한 맛 평가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 안주리에와 먹돼장의 시식평
<번외> 찬물로 조리해 본 야전식당
등산 시 무거운 보온병을 들기 싫다면, 혹은 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기 싫다면 정수 조리법을 추천한다. 실제로 뜨거운 물 조리와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수를 붓고 40분을 기다려 보았다.
40분 후 지퍼를 개봉하였을 때 음식 온도를 제외하곤 질감이나 조리 상태 등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영상에 담지 못했지만, 맛 또한 뜨거운 물 조리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조리 전 물의 온도차로 쌀알의 익기와 양념이 잘 배어드는지 걱정이 되었지만, 먹어보니 무난한 맛이었다. 쌀알의 익기(불림) 정도는 조리 시간과 물의 양으로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네 번째 제품> 일빵빵 파운드 케이크
식사는 야전식량으로 해결했으니 기세를 이어 일빵빵 파운드케이크(현재 최저가 2,030원)를 디저트를 시식했다. 일빵빵 파운드케이크는 무려 3년 동안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휴대, 보관이 간편해 외부 활동 시에는 물론이고 재난 대비 비상식량으로도 좋다. 최소의 양으로 최대의 칼로리를 자랑하기 때문에 다이어터라면 내려놓아야 하는 제품이다.
일빵빵 파운드케이크의 재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밀가루, 설탕, 계란, 가공 버터, 땅콩 분태, 소금, 팽창제가 들어가는데 장기 보관이 되는 것치고는 합성 보존료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칼로리는 총 446kcal이며 콜레스테롤은 조금 높은 편이다. 이는 전쟁 시 먹을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빵 한 덩어리에 필요한 열량을 꽉 채우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파운드케이크의 크기는 손바닥 두 개를 합친 정도이며, 너무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양이다. 밥을 먹고 디저트로 먹는다면 2~4명이 나누어 먹기 알맞고, 밥 대신 우유를 곁들여 혼자 먹어도 좋을 양이다. 케이크라는 제품명과 다르게 조금 딱딱한 편으로 버터가 풍부하게 들어갔는지 겉면이 꽤나 기름지다. 또 분태 땅콩이 들어가 밀도가 높으며 스콘과 비슷한 식감이다. 맛은 적당히 달면서 계란의 맛이 많이 나며, 옛날 카스텔라, 마가*뜨와 비슷한 느낌이다.
>> 안주리에와 먹돼장의 시식평
안주리에의 선택은?
세 가지 야전식량은 21년 12월 31일 최저가 기준으로 약간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 가격은 변동 가능성이 있으며, 제품별로 재료의 단가 높지 않기 때문에 구매에 큰 영향은 주지 않는다. 용량은 불닭맛 비빔밥이 10g 많았는데 식사를 하면서 다른 제품에 비해 양이 많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칼로리는 양이 가장 많은 불닭 비빔밥이 높았으며 제육맛 비빔밥이 가장 낮았다.
일빵빵 파운드케이크는 100g의 용량에 2,030원으로 야전식량과 비교했을 때 더 비싼 가격이지만, 밥과 디저트의 카테고리는 다르기 때문에 결코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는 대량으로 구매해 함께 운동하는 이들과 나누어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야전식량은 기본 쌀 베이스와 들어가는 채소가 같기 때문에 소스가 바뀐다고 해도 드라마틱한 차이점은 없다. 단, 저렴한 가격대에 따끈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고 간편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구매 가치가 있다.
쇠고기 비빔밥은 일반적인 고추장 비빔밥 맛으로 아주 무난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적다. 제육 비빔밥은 소고기 비빔밥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돼지고기 특유의 육향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마치 급식을 먹을 때 고기는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다. 간은 전체적으로 싱겁다는 느낌 없이 잘 맞았으며 다른 반찬이 없어도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불닭맛 비빔밥은 매번 먹기에는 위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가끔 특별식으로 먹으면 좋다. 이곳에 들어가는 고기는 닭이 아닌 콩을 사용한 고기이지만 다른 제품들과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일빵빵 파운드케이크는 익숙한 버터, 계란 맛인데 카스텔라를 압축한 것 같기도 하고 시중에 판매되는 마가*뜨와도 비슷한 맛이다. 생각보다 밀도가 높아 스콘과 비슷하며 커피나 우유랑 함께 먹으면 한 끼로도 손색이 없다. 휴대성이 간편하고 보관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쟁여두기 좋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문유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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