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기술력을 입증했다.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지 않던 CPU 성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했으며 좁혀졌던 AMD와의 성능 격차도 크게 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새롭게 도입한 DDR5 메모리가 수급 문제를 겪으면서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만 키운 셈이 됐다. 예전처럼 인텔이 밀어 부쳐도 파트너들이 따라와 주지 않다 보니 시장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사태 이후 발생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업그레이드나 신규 구매를 미루려는 움직임들이 많아졌는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Non-K 라인업과 중저가 칩셋 제품들이 드디어 시장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Non-K 프로세서와 최적의 가성비를 자랑할 B660 칩셋 메인보드,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를 소개해 볼까 한다.

인텔 B660 칩셋, 무엇이 다른가?

인텔 B660 칩셋은 이미 알려진 그대로다.

K 시리즈와 함께 투입된 Z690에서 CPU 오버클럭 기능을 삭제하고 PCIe x8 + x8 Lane 분할 기능을 제거한 가성비 칩셋이다. CPU와 PCH를 연결하는 DMI도 x8 Lane이 아닌 x4 Lane만 사용하고 PCH 자체에서 제공하는 PCIe Lane 구성도 절반씩만 남겨뒀다.

USB도 20G 포트가 4개에서 2개로 줄었고 10G 포트도 10개에서 4개로 낮춰졌다. 5G 포트도 6개가 한계다. 대신 2.0 포트는 12개까지 허용된다. PCH에서 제공하는 SATA 포트는 Z690과 동일 버전이지만 최대 4개까지만 연결이 가능하다.

이런 구성 때문에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텐데 잘 생각해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이 B660 칩셋이다.

B660 칩셋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PCIe Lane은 사실 상 개인용 PC에 사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그래픽카드 1개와 CPU에 직접 연결되는 M.2 SSD용 PCI 5.0 x4 Lane만 있으면 그 이상의 PCIe Lane을 굳이 필요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USB 포트도 최대 구성만 저렇다는 것이고 실제 그 많은 포트를 다 필요로 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B660 수준이면 충분한데 SATA 3.0 포트도 SSD가 대세인 시대니 HDD를 8개나 연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4개도 많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CPU와 PCH를 연결하는 DMI가 x4 Lane이라는 점인데 PCIe 4.0 M.2 SSD를 PCH 포트에 연결하고 최고 속도로 연속해서 사용하는 일만 없다면 문제될 부분은 아니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SSD가 있다면 CPU에 직접 연결되는 M.2 포트에 장착하는데 더 일반적이다.

가성비 대표 모델,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

한때, TUF 시리즈의 위치는 PRIME과 비슷하다. 게이밍에 포커스 된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특별난 부분은 없었다. 좀 애매한 위치라서 선 듯 손이 가는 제품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400 시리즈 칩셋 이후 부터 핵심 부품의 고급화와 현실적인 스펙 구성을 통해 자신만의 자리를 확실하게 만들었다. 그 덕분인지 PRIME 시리즈도 고급형과 저가형으로 양분 됐고 그 사이 시장을 TUF 시리즈가 차지하게 된 것이 현 ASUS 메인보드의 라인업 구성이다.

오늘 소개하는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도 이러한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제품이다. PRIME 시리즈의 저가 모델 보다는 고급형이면서 PRIME 시리즈의 고급형 모델 보다는 더 현실적인 구성이다.

우선 메모리가 DDR4다. 저 세상 가격인 DDR5가 아닌 DDR4라서 기존에 쓰던 DDR4 메모리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요즘 가격이 내려간 DDR4 튜닝 메모리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인텔이 CPU 오버클럭만 제한을 뒀기 때문에 고속으로 동작하는 튜닝 메모리를 사용하면 더 나은 성능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 아직 출시 전이라서 정확하게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ASUS가 메모리에 대한 검증 작업은 철저한 편이라서 호환성 문제 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메모리 이외의 특징은 Micro-ATX 모델 답게 PCIe 슬롯이 3개만 배치됐고 M.2 SSD 슬롯도 2개만 제공된다는 점이다. 그 이외 구성은 ATX 모델과 다르지 않고 거의 그대로 제공된다.

CPU에 직결되는 M.2 슬롯에는 전용 히트싱크도 제공된다. PCIe 5.0 SSD가 아직은 없지만 4.0 SSD도 발열이 만만치 않으니 전용 히트싱크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M.2 SSD 고정 방식도 볼트로 조이는게 아니라 ASUS만의 Q-랫치가 적용됐다. 이 방식은 Q-랫치를 회전시키면 볼트 없이 M.2 SSD를 고정시켜주고 PCH에 연결되는 두 번째 M.2 슬롯에도 적용됐다.

LED 효과는 고급형 모델 보다는 제한적이다. 24핀 ATX 파워 커넥터 우측에 위치한 로고 디자인 부분에만 LED 효과가 적용됐는데 화려하진 않지만 포인트 주기엔 괜찮은 편이다. 과한 LED 효과가 부담스런 사용자에게 딱 필요한 정도라고 할까..

그외 부품의 품질 부분은 글을 이어가며 설명하도록 하겠다.

고급형 전원부를 더 많이, 출력 증강은 기본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의 전원부는 보급형 메인보드와 다르다.

전원부의 핵심 부품인 MOSFET 자체가 드라이버를 통합한 DrMOS다. 이 DrMOS는 별도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Power Mosfet 보다 전력과 열 효율이 뛰어난데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구조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고급형 메인보드에는 DrMOS와 유사한 구조의 Power Mosfet들이 사용되고 있다.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도 VISHAY사의 SIC654 50A DrMOS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원부 구성이 종전 세대 보다 확장되어 출력 면에서 더 여유가 있게 됐다. 이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실질 소비전력 면에서 11세대 보다 증가 했기에 그에 맞춰 출력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멀티 레이어 PCB는 기본이고 8핀과 4핀 CPU 파워 커넥터를 모두 솔리드 타입으로 사용해 커넥터에 걸리는 부하와 핫스팟 현상을 방지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전원부의 기본 구성인 초크와 캐퍼시터를 보급형 모델에는 적용하지 않는 솔리드 타입 초크와 5000 시간의 긴 내구성을 보장하는 캔타입 TUF 캐퍼시터를 적용 했는데 잔고장 없이 오래 쓰려면 이런 부품들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 밖에 없다.

고출력 전원부의 필수 조건인 히트싱크도 보여주기가 아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로 선택됐다. 공기와의 접촉면이 최대한 넓힌 히트싱크고 무게도 있어 열전도율도 괜찮은 편이다. PC 내부의 공기 흐름에 맞춰 자연적으로 열을 발산시켜야 하는 히트싱크라면 이런 형상일 수 밖에 없다.

Non-K 성능을 높여주는 ASUS Performance Enhancement 3.0 탑재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는 Non-K CPU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다. CPU 오버클럭을 막아 놨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Non-K CPU에 걸려 있는 또 다른 제한은 B660 칩셋으로도 해제하는 것이 가능한데 ASUS는 이 제한을 풀기 위해 ASUS Performance Enhancement 3.0 이라는 기능을 바이오스 메뉴에 추가해 놨다.

이 기능이 활성화 되면 인텔이 제한해 둔 전력과 부스트 시간 등의 제한이 선택 가능한 최대치까지 한번에 변경된다. 완전히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상 해제나 마찬가지라서 이 기능을 꼭 쓰는 것이 좋다.

필자의 확인 결과 오버클럭이 불가능한 코어 i7-12700F도 각종 쓰로틀 제한이 풀리면서 작업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성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주로, CPU 점유율이 100%에 가까운 작업에서 효과가 큰 편인데 시네벤치 R23의 경우 16859점이던 멀티 스코어가 ASUS Performance Enhancement 3.0 적용 후 21421점까지 상승했다. 게임도 1080p 기준 183 fps 였던 호제던이 189 fps까지 올라갔고 QHD도 169에서 171로 2 fps 상승했다.

품질과 성능, 모두를 만족하는 현실적인 선택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의 장점은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스펙에 있다.

고가 제품의 넘쳐나는 스펙은 부담스럽고 저렴하면서도 꼭 필요한 기능과 스펙을 갖춘 제품을 찾는 이들, 그리고 그 중에서 가격 보다 품질과 안정성에 좀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그런 이들에게 최적인 제품이다.

아마도 이런 제품을 찾는 이들에게 기준이 되는 제품일 수도 있는데 이런 조합이 흔하진 않아 아마 선택권이 많진 않을 것이다.

스펙을 낮추면 그에 따라 부품 등급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ASUS TUF GAMING B660M-PLUS WiFi D4 같은 제품을 찾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12세대 Non-K 프로세서를 찾는 이들에겐 진정한 의미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