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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극 진공관 앰프의 수작 AirTight ATC-5 & ATM-2211

2022.01.25. 09: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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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기품이 느껴지는 진공관 앰프 브랜드 중 하나를 꼽자면 일본의 에어타이트(AirTight)다. 이들이 만든 싱글 구동 파워앰프는 문 앞에 걸린 청사초롱 같다. 소리 좋은 앰프야 많지만 이렇게 청초하고 고졸한 눈맛을 선사하는 앰프는 드물다. 프리앰프는 또 어떤가. 파워앰프가 조그만 정원이라면, 프리앰프는 그 정원 안쪽에 자리 잡은 야트막한 정자다. 그 안에는 화기애애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햇수로 2년에 걸쳐 에어타이트의 프리앰프와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시청했다. 낯간지럽지만 본심을 솔직히 말하면 평소 갖고 싶은 앰프 조합이었고, 시청을 거듭하며 그 욕망은 사정없이 꿈틀댔다. 소리는 따뜻하고 섬세하면서도 힘이 가득했고, 디자인과 설계는 요리조리 뜯어볼수록 온갖 창의와 미학, 정성과 기품이 넘쳐났다. 프리앰프의 이름은 ATC-5, 파워앰프의 이름은 ATM-2211이다.


에어타이트와 진공관 앰프

에어타이트의 설립자이자 CEO 아츠시 미우라(Atsushi Miura)

에어타이트(AirTight)는 1986년에 설립됐다. 에어타이트의 설립자이자 CEO는 아츠시 미우라(Atsushi Miura)로, 일본 럭스만(Luxman)의 CEO를 역임했다. 럭스만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것이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56년이었으니 오디오 업계에서만 60년 이상을 보낸 셈. 1961년에는 럭스만 공동 설립자의 딸과 결혼해 럭스만 가문의 일원이 된 바 있다. 현재 에어타이트 본사는 일본 오사카에 있다.

에어타이트가 설립된 1986년은 오디오 업계가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로, 고급 소품종 제작에서 양산품 제작으로 옮겨가던 시기였다. 하지만 아츠시 미우라는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들며 럭스만 퇴사 이듬해에 하드와이어링 기반의 진공관 앰프 메이커 A&M Limited를 설립했다. 앞 글자 A는 아츠시 미우라, 뒷글자 M은 럭스만 시절 때부터 함께 해온 디자이너이자 A&M 공동 설립자인 마사미 이시구로(Masami Ishiguro)에서 따왔다.

이들이 진공관 앰프 제작사를 설립한 것은 무엇보다 당시 트랜지스터 앰프의 소리가 형편없다는 이유가 컸다. 자신들이 만든 앰프의 브랜드 이름을 에어타이트로 정한 것도 ‘밀봉'을 뜻하는 이 단어가 진공관을 연상시키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에드가 빌처와 헨리 클로스가 주창한 우퍼 컨트롤 방식인 어쿠스틱 서스펜션(Acoustic Suspension) 역시 에어타이트(밀폐형) 인클로저가 필수였다.

왼쪽부터 ATM-1, ATC-1

왼쪽부터 ATM-2, ATM-3

1986년에 나온 에어타이트의 첫 번째 제품은 5극관 EL34를 푸시풀로 구동한 스테레오 파워앰프 ATM-1. 이어 1987년에는 포노 스테이지를 내장한 프리앰프 ATC-1, 1988년에는 빔관 KT88을 푸시풀로 구동한 스테레오 파워앰프 ATM-2, 1990년에는 EL34를 채널당 6개를 투입해 3개씩 푸시풀 구동(트리플 푸시풀)한 모노블럭 파워앰프 ATM-3가 나왔다.

왼쪽부터 ATC-2, ATM-4

왼쪽부터 ATC-3, ATM-300

왼쪽부터 ATM-300 Anniversary, ATM-300R

1992년에는 라인 입력 전용 프리앰프인 ATC-2, 1994년에는 6L6GC를 푸시풀 구동한 스테레오 파워앰프 ATM-4, 1998년에는 라인 입력 전용 프리앰프 ATC-3, 1999년에는 직열3극관 300B를 싱글 구동한 스테레오 파워앰프 ATM-300이 출시됐다. ATM-300은 30주년을 맞은 2016년에 100개 한정으로 애니버서리 모델이 나왔고, 2018년에는 레퍼런스 모델로 ATM-300R이 나왔다.

왼쪽부터 ATM-211, ATM-3211, ATM-2211

ATM-300만큼이나 에어타이트를 빛내준 주인공은 2001년에 나온 ATM-211. 역시 직열3극관인 211을 싱글로 구동한 모노블럭 파워앰프였는데, 이 모델은 2017년 211을 푸시풀로 구동한 모노블럭 파워앰프 ATM-3211, 2020년 211을 싱글 구동한 모노블럭 파워앰프 ATM-2211로 명맥을 잇고 있다. 이 ATM-2211이 이번 시청기 중 하나다.

왼쪽부터 ATM-2001, ATE-2001, ATM-1s

2005년과 2006년에는 에어타이트의 플래그십 모델이 잇따라 출시됐다. 20주년을 맞아 2005년에 나온 파워앰프 ATM-2001과 2006년에 나온 프리앰프 ATE-2001인데, 모노블럭 ATM-2001의 경우 6550을 트리플 푸시풀로 구동해 338W 출력을 낸다(스테레오 모델은 180W). 2006년에는 또한 오리지널 ATM-1을 리뉴얼한 ATM-1s가 나오기도 했다.

왼쪽부터 ATC-5, ATM-2 Plus

왼쪽부터 ATE-3011, ATH-3s

2018년에는 포노 스테이지 내장 프리앰프이자 이번 시청기 중 하나인 ATC-5, 2019년에는 KT88을 푸시풀 구동하는 스테레오 파워앰프 ATM-2 Plus와 레퍼런스 포노 스테이지 ATE-3011, 2021년에는 MC 승압 트랜스 ATH-3s가 출시됐다.

에어타이트가 지금까지 출시한 주요 앰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986 ATM-1 : EL34 푸시풀 파워앰프
  • 1987 ATC-1 : 포노 스테이지 내장 프리앰프
  • 1988 ATM-2 : KT88 푸시풀 파워앰프
  • 1990 ATM-3 : EL34 트리플 푸시풀 모노블럭 파워앰프
  • 1992 ATC-2 : 라인 입력 전용 프리앰프
  • 1994 ATL-10A : 리모트 컨트롤 패시브 프리앰프
  • 1996 ATE-2 : 10주년 기념 포노앰프
  • 1998 ATC-3 : 라인 입력 전용 프리앰프
  • 1999 ATM-300 : 300B 싱글 파워앰프
  • 2001 ATM-211 : 15주년 기념 211 싱글 모노블럭 파워앰프
  • 2004 ATH-2A : 승압트랜스
  • 2005 ATM-2001 : 20주년 기념 6550 트리플 푸시풀 파워앰프
  • 2006 ATE-2001 : 20주년 기념 프리앰프
  • 2006 ATM-1s : ATM-1 리뉴얼
  • 2009 ATE-2005 : 포노앰프
  • 2010 ATH-2 Reference : 승압트랜스
  • 2011 ATM-3011 : 25주년 기념 6550 트리플 푸시풀 파워앰프
  • 2016 ATH-3 : 30주년 기념 승압트랜스
  • 2016 ATM-300 Anniversary : 30주년 기념 300B 싱글 파워앰프
  • 2017 ATM-3211 : 30주년 기념 211 푸시풀 모노블럭 파워앰프
  • 2018 ATC-5 : 포노 스테이지 내장 프리앰프
  • 2018 ATM-300R : 레퍼런스 300B 싱글 파워앰프
  • 2019 ATM-2 Plus : 레퍼런스 포노앰프
  • 2020 ATM-2211 : 211 싱글 모노블럭 파워앰프
  • 2021 ATH-3s : 승압트랜스

에어타이트의 2022년 1월 현재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레퍼런스 앰프
  • AMT-2001/2001S
  • ATM-3211
파워앰프
  • ATM-2211
  • ATM-300R
  • ATM-2Plus
  • ATM-1S
  • ATM-3
프리앰프
  • ATC-5
  • ATC-3
포노앰프
  • ATE-3011
승압트랜스
  • ATH-3s
  • ATH-2 Reference
카트리지
  • PC-1 coda
  • Opus-1
  • PC-1 Supreme
스피커
  • AL-05

ATC-5 : MM 포노 스테이지 내장 진공관 프리앰프

ATC-5는 MM 포노 스테이지를 내장한 진공관 프리앰프다. 통상 진공관 프리앰프는 진공관을 확연히 드러내는 경우와 섀시 안에 꽁꽁 감춰놓는 경우로 나눠지는데, ATC-5는 후자다. 다만 왼쪽 측면에 나란히 누운 진공관 3개를 볼 수 있는 점이 독특하다. 포노 스테이지에 관여하는 진공관들이다.

전면을 보면 왼쪽부터 MM1/MM2 톤암 셀렉터, 좌우 밸런스 노브, 포노/라인 1~3 입력 셀렉터, 작동 버튼, 볼륨 컨트롤 노브가 마련됐다. 오른쪽에는 ‘Air Tight, Stereo Control Amplifier ATC-5’라는 명판이 붙어있다. 에어타이트 앰프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러한 메탈 느낌 물씬 풍기는 섀시와 황금색 명판 조합이 멋지다.

후면은 정갈하다. 왼쪽 채널 입출력 단자가 위에, 오른쪽 채널 입출력 단자가 아래에 마련됐고 맨 오른쪽에 접지 그라운드 단자가 보인다. 포노 입력단자가 2조, 라인 입력단자가 3조, 출력 단자가 2조, 이퀄라이저(Equalizer) 출력 단자가 1조 마련됐다. 모두 RCA 언밸런스 단자다.

내부를 보면 가지런한 하드 와이어링 설계와 황동 플레이트, 리니어 전원부, 5개의 진공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MM 포노 증폭단에는 쌍3극관 12AX7이 3개, 라인 입력단에는 역시 쌍3극관인 12AT7이 2개 투입됐다. 외부에 노출된 진공관 3개는 결국 포노 증폭에 관여하는 12AX7인 셈. 증폭 게인은 포노가 40dB(100배), 라인이 18dB(7.9배)다.

포노단의 RIAA 커브 이퀼라이징(500Hz 저음 최대 6dB 부스트, 10kHz 고음 최대 -13.7dB 감쇄)에는 네거티브 피드백(액티브)과 CR(커패시터+저항. 패시브) 방식을 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필터를 썼다. 양 진영의 장점을 취한 것이다. 황동 케이스에 수납된 볼륨단은 알프스(Alps) 제품이다.

스펙을 보면 입력 임피던스가 47k옴, 최대 출력 전압이 20V이며, 라인 증폭단의 왜율은 0.02%에 그친다. 주파수응답특성은 포노 증폭단이 20Hz(-2.5dB)~20kHz(+/-0.2dB), 라인 증폭단이 20Hz~100kHz(-1dB). 크기는 가로폭이 400mm, 높이가 90mm, 안길이가 260mm이며 무게는 9kg이다.


ATM-2211 : 직열3극관 211 싱글 구동의 모노블럭 파워앰프

ATM-2211은 직열3극관 211을 채널당 1개씩 써서 32W를 내는 211 싱글 모노블럭 파워앰프다. 맥락으로 보면 지난 2001년 출시작 ATM-211(22W)을 20년 만에 대체한 후속 버전. ATM-211은 에어타이트의 15주년, ATM-2211은 35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외관을 보면 역시 커다란 211 진공관과 한 블럭(채널)당 3개씩 마련된 트랜스 케이스가 눈길을 끈다. 211은 1920년대에 개발된 키가 20cm가 넘는 대형 직열3극관으로, 출력의 지표가 되는 플레이트 손실이 최대 75W나 되는 고출력을 자랑한다. 전압 증폭률은 12이고, 플레이트에 1000V 인가 시 전류 증폭률은 3.15mA/V, 플레이트 저항은 3.8k옴을 보인다(아래 표 참조). ATM-2211에는 푸스반(PSVANE) 제품을 썼다.

  211 300B 845
최대 플레이트 손실 75W 36W 75W
전압증폭률(뮤) 12 3.9 5.3
전류증폭률(gm) 3.15mA/V (1000V) 5.3mA/V (300V) 3.1mA/V (1000V)
플레이트 저항(Rp) 3.9k옴 (1000V) 740옴 (300V) 1.7k옴 (1000V)
최대 플레이트 전압 1250V 450V 1250V

3개의 트랜스 구성도 특이하다. 211 플레이트에 최대 1250V, 최저 750V라는 고전압(B전원)을 공급하는 전용 파워 트랜스가 1개, 나머지 전원(필라멘트 A전원, 그리드 C전원)을 책임지는 파워 트랜스가 또 1개, 그리고 임피던스 매칭과 B전원 공급망 역할을 하는 출력 트랜스가 1개다. 출력 트랜스는 하시모토 일렉트릭 제품을 썼다.

전면을 보면 어테뉴에이터 노브와 IP 모니터 스위치가 눈길을 끈다. 어테뉴에이터 노브는 말 그대로 파워앰프의 볼륨을 조절하는 포텐셔미터이고, IP 모니터 스위치는 상판에 달린 211 바이어스 전압 모니터 작동을 끄거나 켤 수 있다. 모노블럭 파워앰프에 달린 어테뉴에이터는 프리앰프에 좌우 밸런스 조절 장치가 없을 경우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TM-2211은 출력 트랜스 2차 권선에서 네거티브 피드백을 뽑았던 ATM-211과 달리, 출력관 211의 플레이트에서 직접 네거티브 피드백을 뽑아 입력단에 걸어주는 점이 특징. 이렇게 되면 음에 보다 파워와 에너지가 실리고 템포와 사운드스테이지도 개선이 된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초단관은 쌍3극관 12AX7, 드라이브관은 쌍3극관 12BH7. 바이어스는 전원부에서 직접 가져다 쓰는 고정 바이어스 방식을 채택했다. 입력단은 RCA 언밸런스 1개, XLR 밸런스 1개, WBT 스피커 터미널은 4옴과 8옴 단자를 구분해 마련했다. 입력 감도와 임피던스는 500mV, 100k옴. 크기는 가로폭이 400mm, 높이가 255mm, 안길이가 355mm이며 무게는 블럭당 25.5kg을 보인다.


시청

ATC-5, ATM-2211 시청은 에어타이트 수입사인 씨웍스의 아날로그 라운지 시청실에서 이뤄졌다. 소스기기는 크로노스 오디오의 디스커버리(Discovery) 턴테이블 시스템과 직스오디오의 얼티밋 오메가(Ultimate Omega) MC 카트리지, 포노앰프는 크로노스 오디오의 레퍼런스 포노(Reference Phono), 스피커는 드보어 피델리티의 오랑우탄(Orangutan) O/96을 동원했다.

The Sonny Clark Memorial Quartet - Cool Struttin
Voodoo

두 조합 소리에 대한 첫인상은 음 하나하나가 단단하다는 것. 이것이 바로 211 직열3극관 싱글 모노의 힘이자 에어타이트가 211에서 궁극으로 뽑아내고 싶었던 음의 세계가 아닐까 싶다. 또한 12AT7을 2단 증폭해 18dB의 게인을 보태주는 프리앰프 ATC-5도 그 존재감이 확연하다. 역시 파워앰프는 프리앰프 하기 나름인 것이다.

또 하나 특징은 예전에 리뷰를 했었던 직스의 얼티밋 오메가 카트리지나 턴테이블 전용 랙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지만 재생음이 단정하면서도 윤곽선이 선명하다는 것. 무대 앞이 무척 투명한 것은 역시 필라멘트를 직접 가열해 전자를 방출하는 직열관의 시그니처다. 300B와 비교해 보면, 음의 밀도나 면적에서 앞선다. 보다 진한 먹물을 흠뻑 묻혀 큰 붓으로 일필휘지하는 느낌이다.

정리해 보면 음에 생기가 돋보이는 것은 리니어한 증폭을 담당한 12AT7의 몫이고, 음상이 단단하고 또렷하게 맺힌 것은 211을 채택한 모노블럭 파워앰프 덕분이다. 음에서 흐트러지는 구석이 1도 없는 것은 푸시풀이 아닌 싱글 구동의 힘. 곡이 끝날 때까지 그 형태와 핏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특히 저역의 맛이 845에 비해 훨씬 좋다.

David Matthews Trio - Billy Boy
Billy Boy

베이스가 전면에, 피아노가 중간에, 드럼이 맨 뒤에 착실히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앞뒤 레이어 정보가 확대 복사되는 과정에서도 손상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다이내믹스 역시 출중한데 이는 출력관에 1000V 내외의 고전압을 가한 당연한 결과다. 출력 소자는 자신에게 들어온 전원 레일 범위 내에서만 출력을 뽑아낼 수 있을 뿐이다.

진공관 앰프는 무조건 푸근하고 나긋한 대신 음이 조금 뭉개질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 현재 이 두 조합은 완전 그 반대의 음과 무대를 들려주고 있다. 투명하고 강력하며 선명하다. 스피커는 진작에 사라졌고 저음의 두께감과 묵직함은 곡을 들을수록, 진공관이 열을 받을수록 점점 늘어만 간다.

Diana Krall - L-O-V-E
Turn Up The Quiet

이 곡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두텁고 탄력적인 우드 베이스의 저음과 따뜻한 보컬, 선명한 음상이다. 각 악기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킬 수 있을 만큼 사실적으로 등장한다. 845에 비하면 소릿결이 훨씬 촘촘하고 매끄러운데, 이는 211 자체의 물성이기도 하지만 드라이브관인 12BH7가 그만큼 211을 잘 드라이빙하고 있다는 증거다.

프리앰프 ATC-5에 집중해 보면 1) 무대의 안길이가 무척 깊고, 2) 다이애나 크롤의 딕션이 분명하게 잘 들리며, 3) 우드 베이스가 시종 기분 좋게 그리고 강력하게 스윙한다. 전압 게인을 프리와 파워가 나눠 담당한 결과이자, 소스기기와 파워앰프 사이의 임피던스 매칭을 제대로 해낸 덕분이다. 반대였다면 음과 무대가 찌그러지고 갑갑하며 흐물흐물했을 것이다.

Fausto Mesolella - Sonatina Improvvisata D’inizio Estate
Live at Alcatraz

확실히 211은 300B나 845와는 다르다. 처음 등장한 박수 소리부터가 평소와 다르고 이 곡에서 느껴지는 가을 하늘의 청명함이 그 순도를 더한다. 기타 고음의 배음도 훨씬 많이 들린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역시 포노와 프리는 진공관으로 가야 하나 싶다. 음이 투명하면서도 강단이 있고,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다. 이번 조합의 SN비가 무척 높은 점도 뒤늦게 깨달았다. 기타 고음은 메마르지 않고 매끈하며 기타 저음은 필자의 가슴을 계속해서 기분 좋게 짓눌렀다.


총평

현재 필자가 몇 년째 쓰고 있는 파워앰프 중 하나가 직열3극관 300B를 싱글 구동하는 파워앰프다. 메인 프리앰프는 패스의 XP-12이지만, 3극관 5842를 채널당 1개씩 쓴 진공관 프리앰프도 언제든 출격 대기 중이다. 이들을 지근거리에 두고 있는 이유는 필자가 300B나 5842, 두 3극관의 그 리니어한 증폭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 세상 그 어떤 5극관이나 트랜지스터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면서도 약간 아쉬웠던 것은 파워앰프는 힘, 프리앰프는 디자인이었는데, 이번 에어타이트 두 조합이 이를 단번에 채워줬다. ATM-2211의 211 싱글이 선사한 32W 출력은 과분할 정도였고, 진공관 5발을 품에 숨긴 ATC-5는 당장이라도 필자의 오디오 랙에 수납하고 싶을 정도였다. 게다가 MM 포노단까지 갖췄다! 소리, 디자인, 기능, 설계, 그 어느 것을 놓고 봐도 에어타이트의 ATC-5와 AMT-2211은 3극 진공관 앰프의 수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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