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소맥’만 고집하던 그녀는 물보다 막걸리를 많이 마시는 먹돼장 친구로부터 ‘느린마을 막걸리’를 추천받았다. 평소 막걸리는 아재들의 술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탐탁지 않았지만, 친구의 권유로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우유처럼 부드러운 맛과 목젖을 강하게 치는 탄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후로 그녀는 진정한 막걸리파가 되었는데. 간에 부어 볼 새로운 막걸리를 찾아보다가 그녀의 눈에 띈 막걸리 키트. 나름 장인 정신의 기분을 낼 수 있으며, 시판 막걸리 맛을 느껴보고자 막걸리 키트에 도전해 보았다. 사실 키트 하나에 막걸리 다섯병을 만들 수 있다는 문구에 제일 끌렸다.
▲ 해오름 통국물 현미 하우스 막걸리
시중에 다양한 막걸리 키트가 있지만, 대부분 발효 시간이 4-5일 정도로 길어 인내심이 부족한 주믈리에에겐 무리였다. 하지만 해오름 통곡물 현미 하우스 막걸리(현재 최저가 10,430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24시간만 투자하면 막걸리 발효가 끝나는 제품이다. 때문에 주저 없이 구매 버튼을 클릭했다.
물, 가루, 누룩만 있으면 막걸리 5병이 뚝딱?!
HMR을 열심히 해체하던 그녀. 결국엔 술까지 직접 빚게 되었다. 반신반의하며 설명서대로 물만 준비했다. 키트 하나에 막걸리분말 2포와 효소분말 2포가 들어있다. 미지근한 물에 막걸리분말 1개와 효소분말 1개를 넣고 잘 저어주면 끝. 이후 뚜껑이 폭발하지 않도록 살짝 덮은 후 숙성시켰다.
TIP. 1세트 당 물 1.8L 기준 6도 / 1.5L 기준 알코올 도수 7도의 술이 완성된다.
▲ 막걸리 제조 1시간 후
막걸리를 제조하고 한 시간이 지났다. 탄산이 만들어지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오는데 겉으로 보기엔 처음 상태와 거의 차이가 없다.
▲ 막걸리 제조 15시간 후
20도 정도의 실내 온도에서 15시간가량 발효를 시켰다. 확실히 처음보다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잘 보였고 탄산 소리 또한 조금 더 크게 들렸다.
▲ 막걸리 제조 24시간 후
제조 후 24시간이 지나 뚜껑을 열었더니 탄산이 잘게 튀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인다. 청량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24시간 숙성 후 냉장고에 후숙시켰다. 해오름 수제 막걸리는 1~2일에 먹었을 때 단맛이 가장 강하며, 6~8일 후엔 단맛이 감소하고 신맛과 쓴맛이 묘하게 올라간다. 또한 탄산은 6~8일까지 최고를 찍다가 그 후엔 조금씩 감소한다.
Tip. 알코올 도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높은 도수를 원한다면 냉장고에서 숙성 기간을 거치는 것이 좋다.
DIY 막걸리와 붙어볼 시판 막걸리 2종
▲ 두 친구의 혼을 쏙 빼놓을 막걸리 삼대장 등판
주믈리에가 직접 막걸리의 만들었다는 소식에 신이 난 먹돼장. 시판 막걸리와 맛을 비교해 보자며 막걸리 두 병을 사 왔다. 아무 막걸리가 아닌 나름의 기준으로 사 온 막걸리를 소개한다.
해창 12도(현재 최저가 15,660원)는 찹쌀을 비롯한 쌀의 함량이 높은 편이라 깊고 진한 바디감을 가졌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며, 감미료 없이 쌀과 물, 누룩으로만 만들어지고 어떠한 기교 없이 투박함이 살아있는 매력적인 술이다. 걸쭉한 식감과 부드러운 맛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맛은 대체적으로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운 편이며 탄산감은 높지 않은 편이다.
반면 느린마을(현재 최저가 11,715원)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막걸리이다. 알코올 도수는 6도로 적당한 편이며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맛으로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느린마을의 단맛은 아스파탐과 같은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으며 오직 쌀, 물, 누룩으로 본연의 맛을 살려냈다.
의외의 선방?! 부산아지매들의 막걸리 시음기
#시끄러움_주의 #사투리_주의 #술냄새_주의
주믈리에의 선택은?!
해오름 통현미 막걸리는 탄산과 산미, 단맛, 바디감의 전체적인 조화가 가장 좋았다. 완성된 다음날 먹었기 때문에 단맛이 조금 강한 편이었는데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조절해서 먹으면 된다. 한 세트의 가격이 만 원을 조금 넘는데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직접 만들어 먹는 다는 재미를 더하면 꽤나 좋은 구성이다.
해창 12도는 탄산이 적고 산미와 단맛은 은은한 편이다. 바디감이 아주 높으며 걸쭉한 목 넘김이 인상 깊다. 도수가 높기 때문에 진하고 깊은 매력이 있으며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조금씩 따라서 마시거나 얼음을 넣어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느린마을은 세 막걸리 중에서 목 넘김이 가장 부드럽다. 탄산이 강하지 않아 빈속에 먹었을 때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산미는 은은한 편으로 자극적이지 않으며, 바디감은 중간 정도로 너무 가볍지도 묵직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고 은근 중독성이 있는 막걸리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문유진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