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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마이크로닉스 MANIC EX580L 게이밍 기계식 청축/적축/갈축 키보드

2022.06.07. 09:48:59
조회 수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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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만큼 사람을 간사하게 만드는 제품도 드물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미묘한 감각에 소유욕이 발동하니 하나둘 모으는 건 시간문제다. 더구나 여타 PC 부품과 달리 투자 비용이 비교적 착한 편에 속하기에 키보드라는 품목은 대중적이면서도 동시에 마니아 성격을 동시에 겸하고 있는 두 개의 얼굴을 지닌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러한 만큼 키보드 시장은 경쟁이 치열했고 PC가 등장한 이래 꾸준히 변화를 거듭해왔다. 오래전 AT 방식의 키보드를 떠올려보면 당시 알프스 키 스위치의 또각또각 소리가 무척 매력적인 것으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날 기계식 키보드의 대세로 등극한 체리 스위치만 해도 특유의 반발음이 마니아를 만들 정도니까.

이는 곧 개별 스위치가 지닌 고유한 특성이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과 맞물려 '만족'으로 이어졌을 때 발현하는 결과다. 하지만 이 과정이 꽤 지루하고 학습비용도 재투자가 선행된다. PC 사용자가 아니 키보드 마니아가 A, B, C, D를 비롯해 기타 브랜드 키보드를 망라하며 기기 변경을 반복하는 건 모두가 '좋다'라고 인정하는 브랜드가 단 한 가지 아닌 탓이다.






그래서 체리 특허가 풀린 이후 매력적인 키감을 앞세운 다양한 키 스위치가 우후죽순 시장에 쏟아졌고 꽤 시간이 흐른 지금 시장은 초기 대비 제법 정리된 상태다. 예컨대 중국에는 카일 또는 오테뮤가 대표적이라면, 한국에서는 마이크로닉스가 기계식 키보드 명가로써 유일한 호환축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나열한 회사는 타사 제품이 단지 스위치를 납품받아 제조하는 것 대비 독자 스위치를 고수하며 키감에 차별화를 꾀하며 상품성을 높여나간다.

# 마이크로닉스, 기계식 키보드에 진심을 담다.


흔히 기계식 키보드 하면 자사 제품을 고가, 고급, 고성능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앞세우기 마련이다. 본래 기계식 구조 자체가 멤브레인 방식 대비 가격이 상승하는 불가피한 제조 방식 탓인데, 분위기를 거슬러 마이크로닉스는 '가성비' 그리고 '보급형'이라는 단어를 차용했다. 이는 곧 회사가 추구해온 노선 '대중성'을 철저히 추구함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기계식의 대중화? 사실 가격 때문에 쉽지 않긴 하나 게이밍 기어 브랜드로써 체질을 개선한 회사의 다음 스텝에 게이밍 기어를 대표하는 키보드 시장 포섭은 포기하기 힘든 것임을 인지한다면 그러한 행보에 마침표를 찍을만한 상품을 매 순간 선보이는 것이 바로 지금의 흐름이다. 물론 마이크로닉스 MANIC EX580L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 또한 그 노선에 올라탄 한 가지 요소이고.

기계식 키보드의 핵심은 스위치다. 스위치가 기계식 키보드의 성격을 좌우하는 10할 가운데 9할에 해당한다. 그 점에서 회사는 철저히 독자 규격을 고집한다. 물론 청축, 적축, 갈축이라는 3가지 선택지를 나열한 것은 기존 기계식 스위치와 다를 건 없다.

그런데도 마닉 스위치에 대해 주목해볼 한 것은 MANIC EX580L에 사용한 키 스위치가 2세대 제품이라기 때문이다. 참고로 청축·갈축·적축 순으로 각각 키압력은 60·50·50g 로 설정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체리축 대비 청축은 동일하며 갈축과 적축만 각각 +5/-5g 정도의 키압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1세대를 개선한 2세대인 만큼 전작의 아쉬움을 개선했고 기계식의 표준이라 주장하는 체리를 연상케 하지만 동시에 체리 스위치의 아쉬움은 보완해 보편적인 시장에서 멤브레인을 대체하고 동시에 고가 기계식의 부담을 덜어낸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제품이다.

무엇보다 수명이 굉장히 길다. 또 다른 말로 내구성을 높인 스위치라는 것인데 제조사가 밝힌 수명은 6천만 회에 달한다. 참고로 체리축은 일반적으로 5천만 회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단지 축의 내구성만 좋다고 해서 사용자로 하여금 소유욕을 자극하는 건 아니다. 마이크로닉스는 이러한 배경을 알기에 그만의 방식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보급기 시장을 노린 모델임에도 고급기 시장에서나 가능하던 작업을 대입하면서 완성도만 따진다면 10만 원 이상에 팔리는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면면을 답습한 것.

일반적으로 키보드 스위치를 누르는 행동이 반복하면 스위치가 눌리면서 기판으로 진동이 전달되고 진동은 몸통 케이스로 전달되어 울림을 만든다. 일명 통 울림이라고 지적하는 불쾌한 소음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의 문제 해결을 위한다면 통 울림을 없애는 충격을 흡수하는 소재를 추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MANIC EX580L은 흡음재를 바닥에 깔아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했다. 두께는 무려 5T(5mm)에 달한다.








스페이스바, 쉬프트 스위치 등은 체리방식의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해 위치에 상관없이 압력을 가해도 정확히 스위치가 눌러지도록 설계했다. 이 방식이 아닌 키보드는 정확히 가운데를 눌러야 입력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에 특히 민첩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 환경에서는 문제로 지목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스테빌라이저 적용만큼이나 더 중요한 건 계단식 배열인 스텝스 컬처2 방식 배열이다. 측면에서 보면 사용자가 손을 키보드 위에 얹었을 때 자연스럽게 손가락의 배열과 일치하는 형태로 흔히 인체공학적인 설계를 의미하지만, 이 또한 궁극적인 의미에서는 타건의 정확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그리고 사용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키캡 사출 방식이다. 일명 이중 사출 방식의 ABS 키캡은 각인이 지워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저가형 키보드에서 주로 목격되는 인쇄 방식의 키캡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폰트가 지워지는 문제가 치명적이다.

이중 사출 방식은 두 가지 키캡을 접합해 글자면은 비교적 투명하도록 제작하기에 특히 RGB 효과를 중시하는 게이밍 환경에서 사용할 게이밍 키보드라면 대세로 자리한다. 이 또한 제조사 마이크로닉스는 MANIC EX580L 키보드를 게이밍 시장에 특화한 제품으로 내놓았다는 속내다.

이 외에도 104키 무한 동시 입력에 멀티 키 펑션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기능키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케이블은 좀 더 특별하다. 접점은 금도금 처리했고, 케이블은 패브릭으로 감싸 선 꼬임 및 단선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먼지가 키캡 사이로 유입되는 것을 예방하는 PET 재질 키보드 커버와 장시간 사용했을 때 필요한 전용 청소용 브러쉬, 키캡을 제거할 때 요긴한 리무버까지 함께 구성품으로 제공한다.

나열한 조건만 보면 굳이 그럴 것까지? 의구심이 드는 건 MANIC EX580L 키보드 가격이 불과 3만 원대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위에서 언급한 조건을 충족하는 키보드의 보편적인 가격대는 10만 원 선에 근접했기에 사용함에도 조심스러웠고 관리도 그만큼 꼼꼼했던 것이 기존 사용자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3만 원대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면 행여 손상될 염려에 조심스럽게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만큼 추가 구매도 부담이 적지만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라는 가혹한 사용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도 걱정이 적다는 건 MANIC EX580L 제품이 얼마나 매력적인 게이밍 기어인가를 알게 한다.

# 게이밍 키보드 시장, 기계식으로 접수 예고


모든 키보드의 종착지가 결국 기계식 키보드임은 부인 못 한다. PC의 역사 속에서 질긴 생명력을 강조했던 멤브레인 방식은 지금도 가장 많은 가짓수를 앞세우며 팔리고 있지만 그 제품의 강점은 어디 까지나 가격일 뿐 성능 혹은 내구성 그리고 품질은 단 한 번도 충족하지 못했다. 쓰다가 고장 나면 그냥 버리지, 라는 개념은 또 다른 의미에서는 애착 측면에서도 천덕꾸러기 대우를 면하지 못했다.

어쩌면 마이크로닉스가 주목한 것은 기존 키보드가 충족하지 못하던 2%의 아쉬움일지 모른다. 많은 사용자에게 기계식 키보드는 만만한 선택지가 되지 못한다. 일반 가격 부담이 따르고 그나마 저렴한 제품은 자잘한 문제점을 경험하고 나면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표현할 정도로 품질이 열악하다.








MANIC EX580L 게이밍 기계식에 기대를 거는 배경이기도 하다. 게이밍기어 분야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전력에 면면을 들여다보면 시장에 대해 명확한 이해도가 뒷받침되었을 때 가능한 기능을 충족한 완성도까지. 그런데도 가격은 예상보다 저렴해서 놀랍게 만들었으니 기계식 키보드 시장에서 또 다른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인부터 PC방까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By 김현동·김신강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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