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출시된 지포스 RTX 40 시리즈는 자신들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고 시장 진입과 안착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예고 됐던 RTX 4080 12GB의 출시 취소가 옥에 티긴 하지만 엔비디아의 계획은 거의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는데 그 취소 모델이 지포스 RTX 4070 Ti 라는 모델명을 부여 받고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글이 공개된 후 다음날 이면 제품 판매도 시작될 텐데 정식 판매에 앞서 지포스 RTX 4070 Ti의 성능과 가치를 검증한 기사를 준비해 봤다.
참고로, 지포스 RTX 4070 Ti는 엔비디아가 직접 설계하고 생산한 파운더스 에디션이 없는 모델이라서 ASUS의 TUF 지포스 RTX 4070 Ti OC를 기준으로 평가가 진행 됐다는 점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 에이다 러브레이스 AD104, 지포스 RTX 4070 Ti
지포스 RTX 4070 Ti의 원래 모델명은 RTX 4080 12GB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RTX 4080은 16GB라는 모델명을 부여하고 이 제품을 12GB로 구분했다. 이전에도 같은 라인업에 메모리 용량과 일부 사양을 달리한 바 있어 이번에도 그런 샘법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GPU 자체가 다른데다 사양 차이도 커서 미들급 GPU를 하이엔드 모델로 판매하려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들끌었다. 이로 인해 RTX 4080 12GB는 출시 자체가 철회 됐고 라인업을 한 단계 낮춰 등장하게 된 것이 지포스 RTX 4070 Ti다.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지포스 RTX 4070 Ti의 등장은 소비자에게도 득이 됐다. 원래 투입할 가격이었던 899달러가 아니라 799달러로 100달러나 내려갔기 때문이다. 어차피 라인업에 맞추려면 가격 조정이 필요한데다 AMD가 라데온 RX 7900 XT를 899달러에 팔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생각되는데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겐 득이 됐으니 잘된 일이다.
어쨌거나 가격이 더 저렴해진 덕에 같은 가격으로 출시 됐던 이전 세대 모델들과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해졌고 그 차이를 비교한 것이 위에 정리한 스펙 비교표다.
보면 알겠지만 전체 쿠다 코어 개수나 RT 코어, 텐서 코어는 줄어들었지만 1710MHz로 동작하던 GPU 속도가 2610Mhz로 크게 향상 됐다는 점, 그리고 성능이 더 개선된 4세대 텐서 코어와 3세대 RT 코어를 사용한 덕분에 모든 작업 능력은 RTX 3080 12GB를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다 러브레이스 아키텍처로 구현된 폭발적인 L2 캐쉬 확장도 그대로여서 실제 게이밍 성능은 RTX 3080 12GB 보다 등급이 높은 RTX 3090 Ti에 비견될 정도다.
물론, DLSS3까지 활성화 했다는 조건하에 그런거지만 RTX 3090 정도는 밀어낼 수준은 될 것 이라는게 필자의 판단이었고 그래서 지포스 RTX 4070 Ti의 성능 검증에 RTX 3090도 활용하게 됐다.
참고로, DLSS3 구현에 사용되는 OFA는 SM에 종속된 유닛이 아니며 라인업에 관계 없이 동일한 성능이 제공된다. 쉽게 말해 세대가 같으면 OFA 성능도 같다고 보면 된다.
■ ASUS TUF 지포스 RTX 4070 Ti OC의 특징과 사양
지포스 RTX 4070 Ti는 파운더스 에디션이 없다. 이 때문에 799달러를 지킬 AIC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OC 모델이 아닌 이상 이 가격은 지켜지리라 생각된다. 요즘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비싸서 득이 될 일은 없으니 말이다.
필자는 ASUS TUF 지포스 RTX 4070 Ti OC를 입수했다. 이 제품은 OC 모델이라서 엔비디아가 제공한 지포스 RTX 4070 Ti 레퍼런스 사양 보다 부스트 클럭이 120MHz 더 높다. 레퍼런스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주어진 제품은 이 제품 뿐이었다.
ASUS TUF 지포스 RTX 4070 Ti OC은 상위 모델과 디자인을 공유한다. 두께와 길이만 좀 줄었을 뿐 쿨러 외형이나 시각적인 부분에선 큰 차이가 없다. 상위 모델 보다 TGP가 낮으니 그에 맞춰 쿨러 사양을 조정한 것이다.
쿨링 팬도 7개의 회전날 대신 11개로 변경됐다. 크기와 두께가 조정되면서 회전날을 늘려 풍량을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11개 회전날 액시얼 테크 팬은 ASUS의 TUF RTX 3090 Ti 라인업에도 사용된 바 있다.
3개의 액시얼 테크 팬은 위치에 따라 회전하는 방향이 다르며 이를 통해 난기류를 막고 공기를 더 빠르게 분산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팬 회전은 50도를 기준으로 그 이하 온도에선 작동하지 않아 완전한 무소음 환경으로 일반적인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GPU 온다가 50도 이상일 경우에만 팬이 동작한다.
히트싱크는 전통적인 조합이 적용됐다. GPU와 메모리를 커버하는 히트스프레더에 좌우로 배치된 VRM을 전담하는 히트스프레더가 6개의 히트파이프로 연결되고 그런 연결 구조에 다수의 냉각핀을 촘촘하게 배치했다.
히트스프레더가 베이퍼 챔버가 아니라는 점이 살짝 아쉽지만 이 제품의 소비전력과 가격 그리고 라인업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충분하다. 상위 모델도 동일한 조합과 디자인이 적용되어 판매 중이니 쿨링 능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ASUS TUF 지포스 RTX 4070 Ti OC의 PCB 설계는 상위 모델과 다르다. 전체적인 배치는 비슷하지만 메모리 배치나 VRM 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설계를 공유했다면 회로에 빈자리도 많아야 하는데 그런 빈자리는 많지 않았다.
VRM 구성은 TUF 시리즈의 핵심 부품이 모두 적용됐다. 2만 시간의 내구성과 105도에서도 작동을 보장하는 밀리터리 등급 캐퍼시터에 진동과 고주파 노이즈를 방지하는 세라믹 초크, Vishay사의 50A 파워스테이지로 다수의 페이지를 구성했다. 총 페이즈 구성이나 출력량은 확인하지 않았지만 페이즈 당 50A라면 지포스 RTX 4070 Ti 의 TGP를 넘어서기에 충분한 출력이다.
메모리는 유일한 GDDR6X 메이커인 마이크론의 16Gb 21Gbps D8BZC 칩이 사용되었으며 총 6개로 192-bit 버스에 12GB를 제공하게 구성됐다.
한동안 논란이 있던 파워 커넥터는 12VHPWR PCIe Gen5 파워커넥터가 그대로 사용되었다. 이 커넥터는 기존 파워에는 없던 방식이라 변환 어댑터가 제공되며 장착 시 유격이나 심각한 구부림 문제만 잘 확인하면 문제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간단한 테스트 시스템 소개
테스트는 AMD 라이젠 9 7900X와 DDR5 6000 메모리가 조합된 시스템을 사용했다. 메인보드는 ASUS의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이며 드라이버는 모두 테스트 당시 선택 가능한 최신 버전(nVIDIA 527.62, AMD 22.12.2)을 사용했다.
윈도우는 11 22H2에 최신 업데이트를 모두 적용 후 테스트 했다.
■ 3DMARK 벤치마크 결과
3DMARK는 벤치마크의 참고 자료일 뿐이다. 이 결과가 게임 성능을 직접적으로 대변하진 않는다. 특히 AMD와 엔비디아의 경쟁 제품 비교에서는 말이다.
그래도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검증하는 기준 중 하나라는 것은 변함이 없으니 결과를 참고하기 바란다.
■ 2K QHD 및 4K UHD 게임 테스트 결과
이 결과는 레이트레이싱을 적용하지 않은 조건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프레임을 측정한 것이다. 전통적인 랜더링 파이프라인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성능을 비교한 것이다.
쉽게 말해 깡성능이라고 보면 된다.
■ 레이트레이싱 게임 테스트 결과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게임에서 프레임을 측정한 것이다.
제품간 성능 차이는 최종 결과에서 정리하겠지만 서이버펑크2077의 경우 일반 게임 버전이 아닌 더 많은 광량을 사용하는 오버드라이브 모드를 사용한 결과라서 등급이나 세대간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 미리 알아두기 바란다.
■ DLSS2 및 DLSS3 테스트 결과
AMD 라데온 RX 7900XT는 이번 테스트에서 제외했다. AMD도 FSR이 있지만 양쪽 모두를 다 테스트 할 수도 없어 제외했으니 참고 바란다.
대신, 엔비디아 제품 간 DLSS2 차이와 DLSS3 적용 시 이전 세대 보다 얼마나 개선되는가를 알 수 있다.
■ GPU 온도 및 소비전력 테스트 결과
온도는 쿨러가 같지 않은 이상 동일 조건이 성립할 수 없어 개별 제품 차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수냉이 아닌 이상 칩만 같으면 온도 차이는 크지 않으니 세대나 라인업 간 온도 차이라 이해해도 된다.
메모리 온도는 라데온 RX 7900XT에서 측정이 불가능해 이 제품만 제외했다.
소비전력은 TGP에 가까운 조건이 구현되는 3DMARK 타임스파이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와 실제 게임에서 소모하는 전력을 확인하기 위한 포르자 호라이즌5 벤치마크로 구분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 보다는 인게임 소비전력이 더 적지만 30 시리즈 초기 하이엔드 모델에선 그 차이가 거의 없었다.
■ 최종 비교, 지포스 RTX 4070 Ti의 가치는?
ASUS TUF 지포스 RTX 4070 Ti OC로 알아 본 지포스 RTX 4070 Ti의 가치는 다양한 조건을 비교해 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비교라는 것도 상대적인 결과라서 특정 제품을 정해 가치를 평가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 비교할 제품은 라데온 RX 7900XT다. 지포스 RTX 4070 Ti는 사실 상 이 제품과 경쟁하게 될 수 밖에 없으니 두 제품 간 가치 평가는 필연적이다.
위 차트는 지금까지 정리한 결과들을 비교해 평균 내고 백분율로 환산한 것이다. 보면 알겠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지포스 RTX 4070 Ti가 라데온 RX 7900XT 보다 살짝 부족하다는 것을 알수있다. 레이트레이싱 부분은 앞서지만 그 만큼 깡성능이 부족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실제 소비전력이 라데온 RX 7900XT 보다 25% 낮고 가격 또한 11%나 저렴하다보니 전성비와 가성비 측면에선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 MSRP가 아닌 실제 시장 가격도 지포스 시리즈에 유리한 면이 없지 않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해 보인다.
지포스 RTX 4070 Ti의 전성비와 가성비가 경쟁 제품 보다 낫다해도 이 제품의 성능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전 세대 모델과의 비교인데 그 적절한 예가 바로 RTX 3090이다.
지포스 RTX 4070 Ti의 성능은 지포스 RTX 3090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RTX 3090 Ti를 비교 대상에 넣었지만 그건 좀 무리수 같고 RTX 3090이 적당해 보인다. 필자가 사용한 지포스 RTX 4070 Ti가 OC 모델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하니 RTX 3090이 딱 적당하다.
그런 성능을 절반 가격에 제공하는 것도 모자라 온도도 낮고 전력 소모도 30% 가까이 줄었으니 왜 이 제품을 4080 라인업에 넣고 싶었는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이전 세대는 그렇다 치고 지포스 RTX 4070 Ti가 상위 라인업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은 위 차트를 보면 된다. 보면 알겠지만 성능은 거의 20% 빠진다. 대신, 가격이 33%나 저렴하니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조합이다. 소비전력도 10% 이상 낮아지니 전성비도 괜찮다.
하지만, 앞선 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지포스 RTX 4070 Ti로는 4K 60fps를 최고 화질로 완벽하게 소화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게임 사양이 갈수록 높아지니 이 정도 성능으로도 부족한 세상이 됐다.
그래서 엔비디아도 지포스 RTX 4070 Ti는 4K가 아닌 QHD에 최적화된 그래픽카드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며 필자도 이러한 주장에 동감한다.
지포스 RTX 4070 Ti는 고주사율을 제공하는 QHD 게이밍 모니터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장하는 제품이다.
Copyrightⓒ 넥스젠리서치(주) 케이벤치 미디어국. kben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