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허리가 아파 재활의학과에 간 적이 있다. 의사와 상담을 하던 도중 궁금한 게 생겼다. “좋은 의자를 사는 건 어떨까요?” 그러자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그 시간에 운동을 하세요” 하지만 딱히 운동을 할 시간은 없었기에, 사무실에서 사용 중이던 게이밍 의자를 멀리 보내고 유명한 사무용 의자를 새로 샀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퇴근할 때 몸이 여기저기 아픈 게 사라졌다. 유명 IT 대기업이 편안한 업무환경을 위해 고가의 의자로 교체한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무용 의자는 중요하다. 몸에 잘 맞는 의자는 허리 건강을 지켜준다. 하지만 몸에 잘 맞는 의자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착좌감이라는 게 각 개인의 체형에 따라 다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많은 의자에 앉아보는 것이며,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 체형이 비슷한 사람들의 후기를 참조해야 한다. 이에 맨즈랩은 신비로운 사무용 의자를 찾아 소개한다. 생긴 것은 하이엔드 의자를 닮았는데, 가격은 20만 원 초반의 사무용 의자.
등받이가 곧게 선 풀메쉬 의자 올즈 카이든
올즈는 한샘그룹에서 2014년 분사한 주식회사 샘글로벌의 의자 및 가구 전문 유통 브랜드다. 제품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ISO9001(국제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의자 전제품은 BIFMA(미국 가격협의 품질인증)를 받았다. BIFMA 테스트 인증 항목은 등받이 강도(110kg), 등받이 내구성(120,000회), 좌판 강도(130kg), 좌판 내구성(100,000), 틸트 매커니즘(300,000회), 다리 내구성(1t)이다. 미국 성인 체격 기준으로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런 올즈는 사무용 의자 중 ‘풀메쉬’ 제품군을 취급한다. 풀메쉬 제품군은 말 그대로 등판, 좌판이 메쉬로 처리됐다. 즉 통풍이 잘 돼 여름에 강하다. 이번에 소개할 올즈 카이든은 앞서 언급한 풀메쉬 제품군에 해당된다.
▲ 올즈 카이든
올즈 카이든은 등받이가 높아 머리까지 올라온다. 즉 헤드레스트가 따로 없다. 또한 해당 등받이는 곧게 서 있어 허리, 어깨, 척추를 바른 자세로 잡고 허리의 부담감을 완화시킨다. 덕분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올즈 카이든은 생긴 것만 놓고 보면 허먼밀러 코즘을 닮았다. 참고로 허먼밀러 코즘은 2백만 원대 중반으로 고가의 하이엔드 체어다. 두 의자는 등받이만 두고 보면 많이 비슷하다. 단 팔걸이나 좌판 등은 코즘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또한,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착좌감도 좀 다르다.
▲ 허먼밀러 코즘
조립해 보자
올즈는 배송이 참 빠르다. 주문 후 하루만에 택배로 도착했다. 물론 조립은 직접 해야 한다. 그런데 조립 자체는 쉽고 금방 끝나니 별로 문제가 될 건 없다.
의자는 어떨까
올즈 카이든에 앉아보니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참고로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180cm에 93kg이다.
장점
- 럼버 서포트(요추 지지대)가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 팔걸이 높이가 높아 따로 팔걸이에 쿠션을 걸고 쓸 필요가 없다.
- 팔걸이를 돌릴 수 있다.
- 틸팅 강도가 센 편이라 잘 넘어가지 않는다.
- 좌판 깊이 조절이 된다.
- 헤드레스트가 의외로 편하다.
단점
- 좌판이 좀 불편하다
- 틸팅을 고정하고 푸는 과정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장점에 언급한 럼버 서포트가 거슬리지 않다는 것은 말 그대로다. 조금 딱딱하긴 한데 하루 종일 사용해도 딱히 통증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았다. 또한 높낮이 조절이 된다.
팔걸이 높이는 최대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최대 높이인 5단계는 상당히 높다. 참고로 회사에서 사용 중인 책상 높이가 높은 편이라 기존 사용 중이던 사무용 의자는 팔걸이 쿠션을 장착해야 높이가 맞았는데, 올즈 카이든은 딱히 팔걸이 쿠션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팔걸이는 앞뒤로 조절할 수 있고 옆으로 돌릴 수도 있다. 옆으로 돌리는 것은 바깥쪽, 정면, 안쪽 3단계로 나뉜다. 팔걸이 양쪽 다 안쪽으로 설정해 두면 키보드 타건 시 상당히 편하다.
틸팅 강도는 제법 강한 편이다. 좌판 왼쪽 측면의 레버를 사용 시 총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고정을 딱히 하지 않아도 나름대로 쓸 만하다. 무게를 좀 실어서 뒤로 기대면 셀프 밸런스 틸팅 기능으로 사용자의 몸에 적합한 강도로 맞춰진다.
또한, 좌판 깊이 조절이 된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앉아도 깊이 조절 덕분에 좌판 끝부분이 오금에 닿지 않았다. 체형에 따라 닿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좌판을 원상태로 되돌려주면 된다.
헤드레스트는 생긴 것에서 볼 수 있듯 적극적으로 목을 지지해주지는 않는다. 단 팔걸이 높이가 맞고, 허리 지지가 잘 된 상태로 일에 집중하니 그다지 헤드레스트 생각이 나지 않았다. 헤드레스트가 좋다고 느낀 것은 작업 후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기대고 누워서 쉴 때다. 휴식 용도로는 나쁘지 않았다.
조금 아쉬운 것은 좌판 넓이다. 메쉬 소재라 시원하고 좋긴 한데, 허벅지가 두꺼운 기자는 좌판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를 쫙 벌려 앉으면 허벅지 아래로 통증이 온다. 그래서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편하다. 추가로 발받침대를 사용한다면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틸팅을 고정한 뒤 푸는 것도 쉽지 않았다. 좌판 왼쪽 측면의 레버로 고정할 수 있는데, 일단 고정하는 것은 쉽다. 그런데 고정한 뒤 이를 푸는 것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코즘과의 차이점은?
간단하다. 좌판이 코즘이 훨씬 더 편하다. 기자는 허벅지가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코즘은 좌판이 아주 편했다. 이외에 팔걸이 등을 두고 보면 아예 다른 의자라 비교 대상이 아니다.
문제점 및 사후 서비스는?
조립 중 발견한 건 팔걸이 한 쪽이 초기 불량 제품이 왔다는 것이다. 팔걸이 위치 조정 시 조금 뻑뻑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초기 불량 제품은 그러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이에 교환 신청을 했다. 직원은 전화 응대 시 상당히 친절했고, 이후 교체할 부품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었다. 재조립 후 불량 부품은 재포장해 두면 택배로 회수하러 온다. 즉 문제가 생기더라도 괜찮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 불량 부품과 정상 부품의 차이.
▲ 불량 부품과 정상 부품의 차이.
▲ 불량 부품의 교환은 참 빨랐다.
마치며
그래서 올즈 카이든이 좋다, 좋지 않다를 딱 잘라 말한다면? 좋은 의자다. 틸팅 강도가 강한 편이라 굳이 고정하고 쓰지 않아도 허리를 잘 받쳐 준다. 물론 누우면 확 넘어가기에 신경은 써야 한다. 별도의 팔걸이 쿠션이 없어도 팔걸이 높이가 높은 편이라 몸에 잘 맞는 것도 마음에 든다.
또한 기자는 평소에 발받침대를 사용하는데, 발받침대와 함께 사용하니 다리 저림 증상도 딱히 없었다. 체감은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 퇴근할 때 몸이 그다지 아프지 않았다. 2023년 1월 30일 기준으로 24만 원에 판매되는데, 가격 대비 쓸 만하다.
김희철 기자/poodle@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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