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를 조립할 때 M.2 NVMe SSD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SATA SSD와 비교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적게는 몇 배, 많게는 10배 가까이 더 빠르고 제품 크기는 반의 반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고 얇아서 조립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발열이다. 고성능 M.2 NVMe SSD 중에는 최고 성능으로 작동하는 경우 온도가 80°C 가까이 오르는 제품도 있어서 발열량이 제법 높은 수준이다. 단순히 온도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과열 상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SSD 성능이 일정 수준 제한되기도 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쉬이 넘길 수 없는 일이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SSD 제조사들은 발열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M.2 NVMe SSD에 방열판(히트싱크)을 부착하고 있는데 그러는 경우 제품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M.2 NVMe SSD의 장점 중 하나인 얇은 두께는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열도 해소할 수 있는 M.2 NVMe SSD가 있다면 좋을 텐데 마침 최근에 적당한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서린씨앤아이가 국내에 출시한 팀그룹(TeamGroup)의 ‘MP44L M.2 NVMe’(이하 팀그룹 MP44L)이다.
라벨처럼 얇은 초박형 방열판
팀그룹 MP44L은 M.2 규격으로 설계되었다. 두께는 2.25mm여서 얇고 가로와 세로 길이는 각각 80mm, 22mm이다.
도대체 방열판이 어디 붙어있는지 의아할 수 있는데 라벨을 손으로 당겨보면 그 정체가 드러난다. 일반 제품과 달리 스티커가 아니라 금속 재질인 것을 알 수 있다. 그것도 두께 1mm 미만으로 만들어진 그래핀(Graphene)이 코팅된 알루미늄이다.
▲ 알루미늄에 그래핀이 코팅된 팀그룹 MP44L의 방열판 (사진=팀그룹)
그래핀은 탄소의 동소체(같은 원소의 원자로 된 분자 또는 결정에서 원자 배열이 다른 물질)이다. 흑연과 다이아몬드 역시 탄소의 동소체이다.
그래핀은 평면 형태에서 두께 0.2nm(나노미터)인 경우 구리보다 전기가 100배 이상 잘 전달되고,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높다. 그리고 열전도성은 다이아몬드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서 기존 금속에 미량만 첨부해도 에너지 전달 효율성이나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야말로 꿈의 소재인데 가격이 1g당 10만 원 정도여서 아직은 일부 산업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무리 획기적인 소재가 사용되었다고 해도 실제로 성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하여 방열판이 부착된 상태와 아닌 상태에서 팀그룹 MP44L의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온도를 잰 부분은 SSD에서 발열이 심한 컨트롤러와 낸드 플래시(NAND-Flash) 메모리이며, ‘나래온 더티 테스트’를 20분 이상 실시하여 SSD 온도를 가능한 높인 상태에서 측정했다.
팀그룹 MP44L에 방열판이 부착된 상태에서 컨트롤러 온도는 약 53.9°C, 낸드 플래시 메모리 온도는 약 57.7°C를 기록했다.
방열판이 분리된 상태에서는 컨트롤러 온도가 약 57.9°C, 낸드 플래시 온도는 약 62.8°C로 측정되었다. 각각 4°C 및 5°C 가량 더 올라간 것이며 이를 통해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팀그룹 MP44L의 방열판이 충분히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D TLC 낸드 장착, SLC 캐싱 지원
팀그룹 MP44L은 PCIe 4.0 x4 인터페이스와 NVMe 1.4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SSD 수명 주기 관리 기능인 PLM(Predictable Latency Mode, 예측 가능한 대기 모드)과 RRL(Ready Recovery Level, 준비 복구 레벨) 기술이 적용되어 읽기 및 쓰기 작업 반복 시 셀(cell, 낸드 플래시의 데이터 저장 단위)이 마모되는 빈도를 줄인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마이크론의 3D TLC NAND이며 용량에 따라 500GB, 1TB, 2TB 등 세 가지 모델이 있다. 참고로 TLC(Triple Level Cell, 트리플 레벨 셀)는 셀에 데이터를 3비트 단위로 기록하는 방식이며 현시점 기준으로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SSD에 사용되고 있다.
컨트롤러는 파이슨(Phison)의 ‘PS5021-E21-48’이며 1TB 모델 기준으로 순차 읽기 속도는 최대 5000MB/s(초당 메가바이트), 순차 쓰기 속도는 최대 4500MB/s이다.
낸드 플래시 수명을 알려주는 지표인 TBW(Terabyte Written, 기록 가능한 테라바이트)는 500GB 모델이 300TBW, 1TB 모델은 600TBW, 2TB 모델은 1200TBW이다.
팀그룹 MP44L은 보급형 제품이기 때문에 디램(DRAM)은 장착되지 않았다. 즉 디램리스(DRAM-Less) SSD이다. 디램은 낸드 플래시에 저장된 데이터의 추상화된 주소를 원래 주소로 번역하여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핑 테이블’(Mapping Table)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내장된 쪽이 SSD 성능 향상에 도움된다.
디램이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팀그룹 MP44L에는 ‘SLC 캐싱’ 기술이 적용되었다. SLC는 ‘Single Level Cell’(싱글 레벨 셀)을 줄인 용어이며, SLC 캐싱은 셀 일부 구간을 캐시로 지정하고 데이터를 1비트씩 기록하여 TLC 구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읽기 · 쓰기 작업을 허용하여 디램의 빈 자리를 메우는 기술이다.
팀그룹 MP44L의 성능
팀그룹 MP44L의 스토리지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해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시했다. 크리스탈 디스크마크(Crystal DiskMark) 테스트에서는 순차 읽기 속도 최대 4989MB/s, 순차 쓰기 속도 최대 4811MB/s를 기록하여 쓰기 속도가 제원상 성능보다 7% 가까이 더 높게 측정되었다.
ATTO 디스크 벤치마크(ATTO Disk Benchmark) 테스트에서는 순차 읽기 속도 최대6.86GB/s(초당 기가바이트, 약 6860MB/s), 순차 쓰기 속도 최대 4.53GB/s(약 4530MB/s)로 나왔다.
읽기 속도가 제원상 성능보다 37% 가량 높게 측정되어서 차이가 큰데 스토리지 벤치마크 유틸리티마다 작동 알고리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나래온 더티 테스트를 통해 팀그룹 MP44L이 어느 용량까지 최대 성능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테스트 결과 팀그룹 MP44L은 약 70GB까지는 최대 성능으로 데이터 쓰기 작업이 가능했고, 그 이후부터는 1400~1900MB/s 정도를 유지했다.
디램리스 구조인 보급형 SSD 중에는 최대 성능을 내는 구간을 지나면 제원상 성능의 10분의 1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팀그룹 MP44L은 다른 구간에서도 SATA SSD보다 2~3배 높은 성능을 유지하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초박형 방열판으로 차별화 시도
지금까지 팀그룹 MP44L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마치 라벨처럼 얇은 초박형 방열판은 알루미늄에 특수한 소재인 그래핀을 더해 얇은 디자인과 적정한 쿨링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맞췄고, 디램리스 구조인 보급형 모델이면서도 큰 성능 저하 없이 사용 가능하여 스토리지로서 가치도 충분한 제품이다.
SATA SSD에서 벗어나 가격 대 성능비가 우수한 M.2 NVMe SSD를 사용해보려는 소비자라면 팀그룹 MP44L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방수호 기자/bsh2503@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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