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등장한 라이젠 9 7950X3D와 라이젠 9 7900X3D는 듀얼 CCD 중 한쪽에 L3 캐시를 대폭 강화한 3D V-캐시 모델로 교체하면서 게임 성능이 대폭 강화되었지만, 제품 특성이나 가격 때문에 메인스트림 게이머들은 그림의 떡에 가까운 모델이다.

그런 게이머들을 위해 나온 모델이 바로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라이젠 7 7800X3D이며, 앞서 출시된 스탠다드형 모델인 라이젠 7 7700X를 대체할 제품이다. 라이젠 9 3D V-캐시 모델과 달리 단순히 접미사로 '3D'가 추가된데 그치지 않고 넘버링이 바뀌었다.

AMD에서 공식적으로 넘버링 변경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 세대 라이젠 7 5800X3D를 잇는 메인스트림 게이밍 모델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게임 성능을 위해 많은 것 포기, 라이젠 7 7800X3D

라이젠 7 5800X3D를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라이젠 7 7800X3D 역시 게임 성능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단 부스트 클럭이 400MHz, 베이스 클럭은 300MHz 낮아진데다, 최대 온도 제한도 6℃ 낮아졌으며, PBO는 지원하지만 커스텀 오버클럭은 상위 모델들과 같이 제한되었다.

라이젠 9 7900X3D와 라이젠 9 7950X3D와 달리 단일 CCD 모델인 만큼 비대칭 캐시 구조를 신경 쓸 필요없이 편하게 쓸 수 있다. 라이젠 9 7900X3D와 같이 가격(MSRP 기준)이 50달러 인상된 것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지만, L3 캐시가 무려 64MB나 늘어나 상당한 게임 성능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라이젠 7 7800X3D는 동작 클럭이 낮아졌지만 최대 열 제한 역시 낮아졌다. 라이젠 7 5800X3D가 PBO 조차 차단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라이젠 7 7800X3D의 TDP/ PPT 스펙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온도와 소비전력 테스트를 위해 시네벤치 R23을 진행하는 동안 라이젠 마스터로 온도와 PPT를 살펴본 결과, 라이젠 7 7700X는 온도 한계치인 95℃에서 PPT 한계치에 가까운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라이젠 7 7800X3D는 온도 한계치보다 약 6℃ 낮음에도 PPT162W의 약 절반 수준에서 전력 공급이 제한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주 테스트 메인보드외에 추가 메인보드에서도 교체 테스트하였고, 다른 바이오스 버전을 업데이트했을 때도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 이에 AMD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이는 라이젠 7 7800X3D의 발열을 우려해 기본 설정을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라이젠 9 7950X3D의 TDP와 PPT는 스탠다드형 모델보다 낮게 책정된 것과 비교되고, 라이젠 7 5800X3D에서는 막아놓았던 PBO를 허용하는 상황이라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라이젠 7 7800X3D, 게이머를 위한 성능은?

라이젠 7 5800X3D와 같이 라이젠 7 7800X3D 역시 메인스트림 게이머를 위한 성격이 강한 모델이다. 따라서 우선 게임 성능을 우선 확인하고, 작업 및 일상 PC 작업 성능을 체크해 보겠다.

테스트는 ASRock X670E Pro RS 디앤디컴(BIOS 1.18) 메인보드, PNY XLR8 DDR5-6200 CL42 MAKO RGB 패키지 마이크로닉스 메모리, 라데온 RX 7900 XT 레퍼런스 모델(SAM ON), 두 CPU 모두 쿨러가 번들되지 않는 만큼 냉각을 위한 쿨러는 실버스톤 SST-PF360-ARGB STCOM 모델을 사용했다. CPU 쿨러는 냉각팬과 워터 펌프 모두 최대 속도로 고정한 상태에서 테스트했다.

참고로, 그래픽 프리셋이 지원되지 않는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3(COH3)의 경우 개발 옵션을 모두 '높음'으로 통일한 상태로, 업스케일링 기술인 FSR기 기본 적용된 타이틀의 경우 그대로 적용해 테스트했다.

결과를 보면 놀랍다.

셰도우 오브 더 툼 레이더에서는 무려 61프레임, FF14 엔드워커에서는 약 47프레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40프레임에 가까운 성능 향상이 나타났다. 비율로 본다면 최대 약 20%에 달하는 성능 향상이 이뤄졌고, 포스포큰 같이 가장 최악의 경우라도 동급 성능을 발휘할 뿐 하락하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테스트 타이틀이 제한적인 만큼 클럭 영향이 높은 타이틀이라면 성능이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보다 더 좋은 성능을 내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겠지만, AMD의 메인스트림 게이밍 CPU로 독보적인 성능을 과시한다. 

라이젠 7 7800X3D, 낮아진 클럭 낮은 일상 성능

3D V-캐시 추가로 대대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게임과 달리, 앞서 시네벤치 R23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서 보듯 낮아진 클럭과 보수적인 전력 공급 상태에 의해 기대만큼 좋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PCMark 10 결과를 보면 라이젠 7 7800X3D의 성능이 대체로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단지, 각 테스트 카테고리별 종합 점수와 전체 종합 점수 기준 성능 차이는 5% 정도라, 체감할 정도로 두 CPU의 성능 차이가 크진 않으리라 예상된다.

추가로 체크한 웹 브라우징 성능과 압축 성능도 PCMark 10과 유사하게, 성능차이가 크게 나도 라이젠 7 7800X3D가 약 5%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반면, 시네벤치 R23과 블렌더 3.5.0과 같이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은 작업의 경우 라이젠 7 7800X3D의 성능은 최대 10%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젠 7 7800X3D, 메인스트림 게이머에 매력 만발

전세대 라이젠 7 5800X3D의 후계기임을 모델명으로 천명한 라이젠 7 7800X3D는 메인스트림 게이머층을 겨냥한 제품의 특성을 이번 기사의 테스트로 증명했다. 적층형 L3 캐시를 도입해 큰 폭의 게임 성능 향상을 끌어낸 대신 동작 클럭을 낮춰 일반 작업에서 약간의 성능 하락이 발생하지만, 그 이상의 게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메인스트림 게이머에게 매력이 넘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AMD에서 안정성을 위해 온도와 전력 설정을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것을 들 수 있지만, 라이젠 7 7800X3D가 원래 '메인스트림 게이머'를 주요 타겟으로한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