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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아메리칸 사운드와 이탈리아의 관능미를 용해하는 새로운 시각 Sonus faber Amati G5, McIntosh C12000 & MC451

2023.04.26. 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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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먼저 밝혀 둘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 얼마 전까지 필자가 오디오 평론 현장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점이다. 이 기간 계간 <스테레오사운드> 한국판의 편집주간으로 일했고, D4A SOUND라는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운영했으므로, 오디오 업계와 인연을 끊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평론 현장에 복귀하여 다시 접하는 오디오 트렌드는 상전벽해(桑田碧海)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에 시청한 소너스파베르의 신작 아마티 G5와 매킨토시의 C12000·MC451 앰프 세트를 시청하는 시간 내내 한편에서는 신문물을 접하는 듯한 신선함이, 다른 한편에서는 옆집 안방을 엿보는 듯한 야릇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Sonus faber Amati G5, McIntosh C12000 & MC451 매칭 시스템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아마티(Amati) G5 스피커와 매킨토시(McIntosh) C12000 & MC451 매칭 시스템

그러나 10년 공백 때문일까? 소너스파베르와 매킨토시의 조합에 린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시스템인 셀렉트 DSM:에디션 허브(오가닉 DAC 듀얼 허브)를 추가한 시스템은 실제로 사운드를 듣기 전까지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영국과 미국의 결합은 자연스럽지만, 여기에 이탈리아를 추가한 조합이라니! 2012년부터 소너스파베르와 매킨토시가 파인 사운드 그룹(Fine Sounds Group)에서 한솥밥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젊은 애호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이질감이 오히려 더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제는 이 시스템을 자연스러운 ‘원 브랜드 셋업’처럼 느끼는 애호가들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은 막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파인 사운드 그룹이 2016년에 사명(社名)을 매킨토시 그룹으로 변경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언뜻 매킨토시를 상위에 두고, 소너스파베르를 포섭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시장의 인지도가 높은 매킨토시를 내세우는 것은 사업의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간단히 치부해 버리고 말 일일까? 

Sonus faber Amati G5, McIntosh C12000 & MC451 매칭 시스템

여기에는 그냥 지나치기 힘든 상징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하이파이 오디오의 적통(嫡統)이라고 할 수 있는 아메리칸 사운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탈리아의 신흥 강호를 영입함으로써, 대서양 양안(兩岸)에서 신구(新舊) 세력의 통합을 선언한 것으로 보고 싶은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의 관점에서 구대륙(미국)과 신대륙(이탈리아)의 통합이라는 도전 과제를 확실히 설정한 것은 아닐까?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 시스템을 시청하는 시간 내내 필자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예컨대 이들 브랜드의 조합은 풍부한 음악 자양분을 소유하고 발전시켜 온 구대륙(이탈리아)과 하이파이 오디오의 탄생기부터 물질적 풍윤함으로 그 어떤 음악이든 소화해 내겠다는 광활한 사운드를 기치로 내건 신대륙(미국)의 단순한 자본 통합을 뜻하는가? 아니면 진정한 화학적 통합을 뜻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의 만남에서는 산술적 통합보다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만들어 낸 새로운 보편주의를 달성하려는 치열한 도전 의식이 강하게 느껴졌다. 

소너스 파베르의 오마주(Homage) 시리즈. 왼쪽부터 아마티(Amati) G5, 세라피노(Serafino) G2, 과르네리(Guarneri) G5 스피커
소너스 파베르의 오마주(Homage) 시리즈. 왼쪽부터 아마티(Amati) G5, 세라피노(Serafino) G2, 과르네리(Guarneri) G5 스피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소너스파베르의 아마티 G5는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1998년에 등장한 제1세대 아마티 오마주의 제5세대 모델이다. 새로운 아마티 G5는 동사에서 새롭게 출시한 ‘새로운 오마주’ 시리즈 중 최고 모델로서 하위 모델로는 세라피노 G2, 과르네리 G5가 있다.

여기서 잠시 ‘아마티’의 이력을 살펴보면, 제1세대 버전이 나온 것은 1998년의 일이다. 이후 제2세대 버전인 아마티 애니버서리가 동사의 창립자 프랑코 세르블린이 은퇴한 2005년에 나왔고, 2010년과 2017년에는 세르블린의 후계자인 파올로 테촌의 주도로 제3세대 버전인 아마티 푸트라와 제4세대 버전인 아마티 트래디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로부터 6년 후인 2023년에 제5세대 버전인 아마티 G5가 등장했다. 

소너스 파베르 아마티 G5 스피커
소너스 파베르 아마티 G5 스피커

‘아마티’는 시대, 기술, 매체 환경, 대중 취향 등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자체 갱신을 거듭해 온 전형적인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아마티의 정체성이란 무엇이고, G5로 오면서 어떠한 변화상을 전개하고 있는가? 그리고 앞에서 필자가 제시한 거대 담론에 대하여 G5는 어떤 대답을 들려주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사운드의 평가 항목에서 다루기로 하자.

소너스 파베르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 리비오 쿠쿠차(Livio Cucuza)
소너스 파베르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 리비오 쿠쿠차(Livio Cucuza)

보도 자료에 따르면, 아마티 G5는 대폭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새로운 버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동사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리비오 쿠쿠차(Livio Cucuza)가 주도하여 이탈리아 비첸차 소너스파베르 공장에서 완성한 이 스피커 또한 오마주 콜렉션 특유의 류트형 캐비닛을 바탕에 두고 ‘역시 소너스파베르!’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세련미 넘치는 미감을 자랑하고 있다. 캐비닛의 완성도를 유지하고 높이기 위하여 2021년 목재 가공 회사를 인수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크 소프트 돔 DAD 트위터
실크 소프트 돔 DAD 트위터

다음으로 아마티 G5에 탑재된 새로운 기술을 살펴보자. 여기서 가장 먼저 언급할 것은 동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실크 소프트 돔 DAD 트위터이다. 동사에 따르면, DAD 트위터는 트위터의 중앙 정점(apex)을 댐핑시켜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 초기 고주파 롤오프의 역위상 동작을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페이즈 플러그
페이즈 플러그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개발한 페이즈 플러그는 드라이버를 드나드는 공기의 움직임을 최적화하여 난류를 줄이고 분산이 나타나는 현상을 개선했다고 밝히고 있다. 새로운 페이즈 플러그 덕분으로 한층 일관된 파동 패턴을 이끌어 냄으로써, 온/오프 양축에서 부드러운 주파수 응답특성과 선명한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오르페우스 전문 취급점, 오디오아울렛
새롭게 개발한 미드레인지와 우퍼 드라이버
새롭게 개발한 미드레인지와 우퍼 드라이버

다음으로 언급할 것은 새롭게 개발한 미드레인지와 우퍼 드라이버이다.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을 채용한 새로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정밀한 제어력으로 보이스 코일을 구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우퍼는 CCAW 초경량 보이스 코일을 활용하여 속도, 파워, 열 관리를 개선하고 있으며, 스파이더와 서라운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설계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내용이 있다. 특히 우퍼에 대한 설명에서 ‘초경량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여 속도, 파워, 열 관리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경량화의 문제는 음향의 완성도, 내구성, 그리고 일관성을 유지하고 확보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 요소이다. 변환기로서의 스피커 설계의 출발점은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처리하고 감소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멀티웨이 스피커의 필수 장치인 크로스오버는 각각의 드라이브 유닛에 각기 다른 주파수 대역의 신호를 공급하는 장치라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이브 유닛 하나만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열을 여러 개의 유닛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장치라는 설명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InTono 기술
InTono 기술

다음으로 언급할 기술은 ‘InTono’와 스텔스 울트라플렉스(Stealth UltraFlex™)이다. InTono는 캐비닛 내부의 특수 구조를 이용하여 재생 주파수 내에서 발생하는 음압을 감소시키는 기술로서, 이것 덕분에 컬러레이션이 극히 적은 미드레인지를 재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텔스 울트라플렉스(Stealth UltraFlex™) 기술
스텔스 울트라플렉스(Stealth UltraFlex™) 기술

그리고 스텔스 울트라플렉스는 캐비닛 내부에 수직 방향으로 배치하는 것으로서, 리플렉스 덕트에서 방출되는 공기 흐름을 개선하여 왜곡을 줄이고 베이스 확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고 한다.  

아마티 G5 스피커의 솔리드 스틸 스파이크
아마티 G5 스피커의 솔리드 스틸 스파이크

이 밖에도 아마티 G5는 캐비닛의 구조적 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알루미늄을 목재와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스피커와 바닥 사이의 분리를 위하여 Z.V.T.(Zero Vibration Transmission™)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Z.V.T.는 스파이크를 장착하는 금속 사이에 엘라스토머 수지를 두어 진동 요소를 완벽하게 배제하고 제어하는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마티 G5에 담긴 기술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상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새로운 G5에는 드라이브 유닛 교체를 포함하는 과감한 변경과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듯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퍼포먼스일 수밖에 없다. 대체 아마티 G5는 어떤 사운드를 들려줄까? 매킨토시의 C12000과 MC451과 아마티 G5 조합은 어떤 사운드를 들려줄까? 

Sonus faber Amati G5, McIntosh C12000 & MC451 매칭 시스템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아마티(Amati) G5 스피커와 매킨토시(McIntosh) C12000 & MC451 매칭 시스템

결론부터 말하면, 이 조합은 시청 전에 필자가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을 불식시켜 버리는, 장쾌함과 유장함이 혼연일체를 이룬 음향을 연출하고 있었다. 필자가 기억하는 소너스파베르의 사운드, 그러니까 이탈리아의 슈퍼카를 연상케 하는 세련미와 관능미는 여전하지만, 여기에 섬세함과 유연성이 가미된 풋풋한 사운드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과거의 소너스파베르 사운드, 그러니까 음장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질감을 중시하는 선연한 선율선과 선연한 색채 표현을 명쾌한 다이내믹 속에 용해하는 예민한 사운드, 그리하여 시각적 세련미와 청각적 관능미의 통합을 추구하는 퍼포먼스에 유연한 시각이 녹아든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티스트   Paul Simon
   Kodachrome
앨범   There Goes Rhymin’ Simon

이러한 면모는 첫 번째로 시청한 폴 사이먼의 ‘Kodachrome’이 시작되자마자 감지할 수 있었다.

폴 사이먼이 1973년에 발표한 앨범 에 수록되어 있는 이 노래는 1960~80년대에 최고의 백업 밴드였던 머슬 숄즈 리듬 섹션(Muscle Shoals Rhythm Section)이 펼치는 발랄한 리듬과 세련된 앙상블로 시작되는데, 이번 시청에서는 유연 자약한 리듬과 온화한 색채감이 광활한 사운드스테이지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음상보다는 음장 중심의 음향 조형을 배경으로 하면서 구축되는 상중하 대역의 밸런스 또한 아주 훌륭했다. 특히 저역의 움직임이 아주 인상 깊었다. 

소너스 파베르 아마티 G5 스피커
소너스 파베르 아마티 G5 스피커

이 시스템의 저역에서 주목할 대목은 대형 스피커가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인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100Hz 이하의 초저역의 확산감이다. 이 시스템이 연출하는 광활한 분위기의 원천이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펼쳐지는, 100Hz~300Hz 사이의 미드로우 대역의 안온한 표정 또한 특필할 만하다. 이것은 200Hz까지 커버하는 220mm 구경의 우퍼 2개, 그리고 270Hz부터 시작하는 150mm 구경의 네오디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만들어 내는 저역의 중첩 효과가 크게 활약한 덕분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은 이처럼 저역을 중시하는 크로스오버 주파수와 이만한 규모의 우퍼를 구동하는 것은 설령 출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효율이 떨어지는 파워 앰프에게는 악몽이 되기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매킨토시의 파워 앰프 MC451에게는 별로 어렵지 않은 듯했고, 오히려 그 한계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여유가 느껴졌다. 

우리오디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매킨토시 MC451 모노블럭 파워앰프
매킨토시 MC451 모노블럭 파워앰프

이러한 사운드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첫째,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으로 구동되는 저역과 KT88 네 개를 푸시풀 방식으로 구동되는 고역으로 나누는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MC451의 역할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저역에는 솔리드스테이트로 채널당 300와트, 그리고 고역은 진공관 방식으로 KT88 네 개를 사용하여 채널당 150와트를 이끌어 내는 MC451의 능력을 극대화한 결과로 보인다. 

매킨토시 MC451 모노블럭 파워앰프 후면
매킨토시 MC451 모노블럭 파워앰프 후면

둘째, 하이파이클럽의 섬세한 튜닝 능력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MC451을 구사하는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앰프 뒷면을 보면, 솔리드스테이트와 진공관 구동부의 상관관계를 결정하는 컨트롤 파트가 있다. 왼쪽에는 크로스오버 포인트가 있는데, 여기에는 100, 130, 180, 250, 300, 400, 550, 800, 1,000Hz로 세분된 주파수 눈금이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로 구동할 상한(上限) 주파수를 정하는 눈금이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진공관 모드의 출력 레벨을 정하는 노브를 두고 있다. 여기서는 -6~3dB까지 출력 레벨을 정할 수 있다. 

시청 당시에는 이 앰프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하여 하이파이클럽의 설정치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당시 필자가 확인했던 사운드를 떠올려 보면, 섬세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밖에도 튜닝 과정에서 접속 케이블을 선택하고, 사운드를 마무리하는 액세서리를 고르는 상황까지 떠올려 보면, 필자가 감상한 사운드는 아무래도 하이파이클럽의 한창원 대표의 섬세한 손길을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조합 특유의 특성 하나를 지적해 두고자 하는데, 그건 바로 강고함과 적극성을 억제한 듯한 중음역과 우아한 고음역이었다. 이러한 면모는 이후에 시청한 음악에서도 큰 차이 없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볼 때 이 시스템은 잔향 시간이 조금 긴 콘서트홀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안겨 주었다. 

이러한 면모는 폴 사이먼에 이어서 감상한 클래식 음악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1959년 런던 킹스웨이 홀에서 에르네스트 앙세르메가 로열 코벤트가든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차이콥스키의 발레 모음곡 <호두까기 인형>(스테레오사운드 버전), 글렌 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영국 모음곡> 제2번, 콜린 데이비스가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을 지휘한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필립스) 등의 음악에서 이 시스템은 우리가 콘서트홀에서 감상하는 것을 방불케 하는 음향 밸런스를 보여 주었다.


피아노   Glenn Gould
   English Suite No. 2 in A Minor, BWV 807: I. Prélude
앨범   Bach: The English Suites Complete

그러나 미시적인 관점으로 보면, 하이파이클럽의 튜닝은 필자의 취향과는 얼마간 거리가 있음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중역의 적극성을 좀 더 살렸다면, 음악을 수용하는 폭이 좀 더 확장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글렌 굴드의 피아노를 살펴보면, 피아노 타건의 어택과 질감이 살짝 둥글고 무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폴 사이먼’에서도 타악기 앙상블의 상쾌한 느낌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 전문용어로 설명하면 과도특성 또는 트랜지언트가 살짝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는데, 현재 필자가 듣고 있는 사운드의 경향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문제점은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번 시청에서 최고의 재생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필자가 취미 삼아 마스터링한 소향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와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무지카 에테르나가 협연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였다. 

아티스트   소향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앨범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 Episode.6

이번에 시청한 소향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버전은 원래 JTBC에서 방영한 <비긴 어게인>의 FLAC 버전인데, 이를 필자가 개인적으로 즐기기 위하여 손질한 D4A SOUND 버전이다.

이번 시청에서 필자는 최고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일반 가수들은 흉내도 내지 못하는 고역에서의 소향 특유의 믹스 발성(두성과 흉성의 혼합 발성)으로 펼쳐지는, 섬세하면서도 올이 굵은 선율선과 다이내믹의 그러데이션은 정말 대단했다. 


지휘   Teodor Currentzis
바이올린   Patricia Kopatchinskaja
앙상블   Musicaeterna
   Tchaikovsky: Violin Concerto, Op. 35 In D Major
앨범   Tchaikovsky: Violin Concerto / Stravinsky: Les Noces

그리고 코파친스카야와 쿠렌치스의 ‘차이콥스키’는 호오(好惡)의 느낌이 살짝 교차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과도특성 때문이었지만, 감상 과정에서 소너스파베르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선연한 음색이 갑자기 살아나는 모습이 필자를 즐겁게 했고, 그와 함께 코파친스카야의 연주를 콘서트홀에서 감상하는 듯한 속도감으로 음악을 펼쳐 내는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지금까지 소너스파베르의 아마티 G5와 매킨토시의 C12000·MC451 조합의 이모저모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만으로도 이 조합이 지향하는 사운드를 충분히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번 시청을 통하여 필자는 이 시스템이 단순히 한솥밥을 먹는 사이이기 때문에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소너스파베르의 사운드, 즉 절대로 꺾일 것 같지 않았던 자기주장과 개성에 우아함이 깃들면서 매킨토시의 풍윤하면서도 장쾌한 사운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은 이번 시청에서 필자가 거둔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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