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영국의 디지털 오디오소스기기 회사인 dCS는 바르톡의 에이펙스 버젼을 발표하였고 이리하여 바르톡부터 비발디까지 2012년부터 나온 모든 제품군이 에이펙스 버젼의 DAC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dCS비발디는 에이펙스가 발표되기 10년전인 2012년에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구형 DAC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디 앱솔루트 사운드나 스테레오파일, 스테레오 사운드와 업계에서 추천하는 대표적인 DAC중의 하나입니다.

이야기는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DAC는 MSB 셀렉트 2였고 청음을 하기 위해 GLV를 찾아가 그 소리에 감탄을 하였으나 트랜스포트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과 그 가격에 구매를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귀엔 왠지 모르게 비발디가 가볍게 들린 점도 있었고 10년가까이 고해상도 음원을 구매하던 제게는 DSD128까지밖에 재생이 안되는 비발디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10년이 되어가는 마당에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하여 dCS 신형 플래그쉽을 구매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22년 저는 dCS에서 새로운 플래그쉽 모델이 아닌 비발디 업그레이드 버젼인 APEX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였고 저와 인연이 된 비발디 4덩이를 구하게 되었는 데 모든 게 잘맞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마침 케이원 AV에서 비발디 에이펙스 DAC와 기존 비발디 DAC의 비교청취 행사가 있었습니다.

4월 27일 녹음장비를 들고 케이원 AV로 찾아가 기존 비발디 DAC를 듣고 에이펙스 DAC를 녹음을 하게 되었는 데 기존의 비발디로 들었을 때는 역시나 저역이 아쉬웠으나 비발디 에이펙스 DAC로 바꾸고 나서는 마이크로 다이나믹스, 공간감 및 저역의 향상이 너무나도 뛰어나 탄성을 지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DSD128까지 밖에 지원이 안되긴 하지만 저는 APEX 비발디의 소리를 들으며 소리적인 측면에서 MSB 셀렉트 2와 확실하게 경쟁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에이펙스 업그레이드는 무조건 해야한다라고 생각했고 하이파이나라 회원이신 Fefe님과 더불어 대한민국 1호 에이펙스 업그레이드 사용자가 되었습니다. (사실 누구 것이 2호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얼마전에 디 앱솔루트 사운드의 제이콥 헤일브룬씨의 2022년 12월자 비발디 에이펙스 리뷰를 번역한 적이 있는 데 제가 느끼는 것과 너무나도 비슷한 경험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비발디 에이펙스는 공연장이나 스튜디오에서의 공간감을 재현하여 악기나 가수를 사운드 스테이지에 확고하게 배치할 수 있고,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홀 에코까지 포함한) 풍부한 주변 디테일을 거의 기이할 정도로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실제 공연장에 매우 예리하게 악기를 배치함으로써 단순히 개선된 것이 아닌 정확성과 감성적인 힘 모두에서 엄청난 디지털 재생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이 멋진 장비는 앞서 언급한 향상된 스케일감뿐만 아니라 개선된 다이나믹스, 선명함, 이미징 및 저역 견고성에서도 나타나 재생에 유익한 효과를 줍니다…에이펙스는 모두 좋은 방향으로 초저역에서 훨씬 더 확고한 지배력을 발휘했습니다.”

보편적으로 델타시그마 DAC가 1비트방식인데 반해 dCS 링 DAC는 5비트 델타시그마 DAC입니다. 2xDXD로 오버샘플이 된 데이터가 5비트 모듈레이터를 통해 3MHz나 6MHz로 오버샘플이 되어 매퍼로 전해지고 총 48개의 래치와 저항배열의 전류원을 통해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변환이 되는데 이때 전류원들은 R-2R방식과는 다르게 동일한 값을 갖고 있습니다.

5비트 오버샘플링을 통하여 1비트 델타시그마보다 더 낮은 노이즈 형상화와 의사 무작위 추출(pseudorandom)에 의한 래치 선택과 균일한 전류원을 통하여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변환시킬 때 생기는 오류를 백색 노이즈로 변환시킵니다. dCS에서 R-2R과 비교를 하는 것이 바로 이점에서 있는 것인 데 제대로 구현된 업샘플링이 안된 R-2R은 아날로그적인 음색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저항의 정밀도가 최상위비트와 최하위비트가 가져야 하는 전압차이를 따라줄 수가 없어 태생적으로 오류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델타시그마를 잘 구현하기위해서는 균일한 전류원과 빠른 연산처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dCS는 2012년에 출시된 비발디에 멀티비트 델타시그마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를 제대로 구현하였다는 데에 이미 시대를 앞서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에이펙스 업그레이드는 도대체 무슨 업그레이드인가? 이는 제가 번역을 했던 디 앱솔루트 사운드의 로버트 할리 씨의 dCS 링 DAC에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전류원, 합산 단계, 필터 및 출력 버퍼가 에이펙스에서 모두 재설계되었습니다. 또한 링 DAC의 단일 트랜지스터는 에이펙스에서 복합쌍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회로 기판의 배치도 최적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전 세대보다 12dB이상 선형성이 향상된 조용한 DAC가 탄생하였습니다.” 결국에는 노이즈와 오류를 줄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것인데 이는 에이펙스 DAC의 소리 향상에서 실증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아쉽긴 합니다. DSD가 128까지밖에 지원이 안되는 것 말이죠. 하지만 이부분은 추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dCS쪽에도 건의해보고 싶은 점이기도 합니다. 

제이콥 헤일브룬씨는 본인이 에어 포스 제로 턴테이블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믿으시거나 마시거나 강력한 테크다스 에어 포스 제로 턴테이블을 갖고 있어도 저는 디지털을 많이 듣습니다… (아날로그로는) 접근할 수 없는 레퍼토리가 디지털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또한 디지털은 낮은 노이즈 플로어, 포르티시모 다이내믹스와 같은 최고 수준의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을 점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크로노스 프로를 갖고 있는 저 또한 동감합니다. 이는 비발디 에이펙스를 쓰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음악을 사랑하는 제게는 양쪽을 사용하여 양쪽의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혜와용기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인 "하이파이나라"의 "지혜와용기" 님이 작성하신 리뷰를 허락하에 전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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