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5 플랫폼이 비싼가요? 전에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메인보드만 하더라도 라이젠 7000 시리즈 출시 초기에는 2개의 칩으로 구성된 X670을 비롯해 고급형 위주로만 나왔고요. 고급형 메인보드에서 제공하는 고급 기능들을 다 활용하려면 메인보드에 넣어야 하는 것도 그만큼 많았습니다. 지금 당장 PCIe 5.0 SSD를 쓸 일이 없고, PCIe 5.0 그래픽카드는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았지만, PCIe 5.0 지원을 위해 붙인 리드라이버 칩과 신호 구성은 원가 상승의 주범이죠. 또 고급형 메인보드답게 방열판이나 부가 기능에도 힘을 줘야 하는데 그게 다 돈이고요. 지금은 DDR5 메모리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라이젠 7000 시리즈가 데뷔했을 때는 분명히 비쌌으며, 비싼 메모리 가격 때문에 플랫폼 전체 도입 비용이 덩달아 오르는 것도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다 옛날 이야기가 됐습니다. 라이젠 7000X 시리즈의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갔고, 더 싸고 전력 효율 높은 라이젠 7000 넌X와 최고의 게임 성능을 지닌 라이젠 7000X3D 시리즈가 출시됐고요. 최근에는 라이젠 CPU나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구입하면 P의 거짓이나 스타필드 같은 최신 대작 게임을 번들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실제 체감가는 더욱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비싼 플랫폼 비용에서 큰 몫을 차지했던 DDR5 메모리 가격도 계속해서 떨어져 이제는 부담이 없는 수준까지 내려왔고요. 결정적으로 메인보드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B650이나 A620 같은 보급형 칩셋을 쓴 메인보드 중에 가성비가 놓은 제품들이 나오면서 10만원 초중반에서도 AM5 플랫폼 지원 보드를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성비를 최대한 추구한다면 당연히 A620 칩셋 메인보드를 골라야 할 겁니다. A620 메인보드는 TDP 65W의 CPU까지는 지원을 약속하고요. 구성에 따라서는 TDP 120W까지 커버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https://gigglehd.com/gg/14538368 여기에 공식 지원은 아니라서 대놓고 홍보는 안하지만 PBO까지 되는 바이오스도 있다보니, 라이젠 7000 넌엑스나 라이젠 7000X3D를 간단하게 쓰는 선에서는 크게 문제될 게 없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라이젠 9 7950X처럼 다른 CPU보다 한층 더 높은 전력 사용량을 지닌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값싼 A620을 마다하고 굳이 더 비싼 B650을 쓸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요. 꼭 그렇지많도 않습니다. B650에도 제품에 따라선 가성비가 높을 수도 있거든요.
우선 B650은 앞서 말한대로 지원하는 TDP의 범위가 더 높습니다. 그리고 PBO를 공식 지원합니다. 일부 A620 메인보드에서도 PBO를 지원하지만 그건 공식이 아닙니다. 그래서 PBO가 가능한 특정 버전의 바이오스를 골라서 써야 하고요. 바이오스 버전을 가리다보니 최신 마이크로코드나 보안 패치의 적용이 늦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B650은 PBO의 핵심 기능인 허브 옵티마이저까지 쓸 수 있기에 전력과 성능 최적화를 보다 세밀하게 할 수 있습니다. 비공식 지원에서는 이런 깐깐한 셋팅까지 바라긴 무리죠. 부가 기능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모든 B650에서 다 가능한 건 아니고 모델에 따라서 지원 여부가 갈리는 옵션이긴 한데요. PCIe 5.0이나 USB 20Gbps 포트, 6개의 SATA 포트 제공도 A620에서는 볼 수 없고 B650부터 가능한 특징들입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그래봤자 B650은 A620보다 더 비싸며, 그런 기능들이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해 주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려운 질문이죠. 특정 기능이 얼마나 나가는지 딱 맞춰 환산하기는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B650 메인보드 중에 A620만큼 저렴한 메인보드가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A620보다 우월한 가성비 메인보드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대표적인 메인보드가 기가바이트 B650M K입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B650 메인보드 중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은 아니고요. 이것보다 더 싼 보드도 있긴 합니다. 2만원 정도 차이가 나네요. A620 칩셋 보드 중에서 최저가 모델과 비교하면 4만원 정도 차이가 나고요. 하지만 최저가 메인보드와 스펙을 비교하면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기에, 가성비 B650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한 제품입니다.
가장 눈에 잘 띄는 특징 중에 하나가 4개의 메모리 슬롯입니다. DDR5 6400MHz의 메모리를 최대 192GB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XMP 3.0과 AMD EXPO를 모두 지원합니다. 덕분에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기가 매우 편리하지요. AM5 메인보드 중에서 메모리 슬롯 4개짜리는 다들 16만원 이상은 줘야 하더라고요. 8+2+1 페이즈의 전원부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특징입니다. 저가형 AM5 메인보드는 CPU 부분 전원부가 5~6페이즈인데 비해 이 메인보드는 8페이즈니까 라이젠 9 7950X 같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장착해도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고, 더 오랫동안 고클럭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 외에도 1개의 방열판이 포함된 2개의 M.2 SSD 슬롯과 USB-C 핀헤더, 2.5Gb 이더넷까지, 확장성에서도 저가형 보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성능에도 영향을 줍니다. 앞서 말한대로 8+2+1 페이즈의 전원부를 라이젠 9 7950X 같은 최상위 프로세서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고요. 커브 옵티마이저 설정을 포함한 PBO를 공식 지원해 더욱 꼼꼼한 최적화 설정이 가능합니다. 공식 지원답게 바이오스 버전을 가리지 않아 쓰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바이오스 버전과 기능을 확인할 필요 없이 메뉴에 들어가서 기능을 설정하면 되거든요. 여기에선 라이젠 7000 시리즈 중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나고 전력 요구치도 높은 라이젠 9 7950X 프로세서에 PBO를 활성화하고, AMD의 플래그쉽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X 7900 XTX를 조합해서 성능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기가바이트 B650M-K 메인보드 바이오스의 트윅 기능.
프리시전 부스트 오버드라이브(PBO) 기능 활성화 메뉴입니다. 자동 설정부터 직접 설정까지 가능합니다.
PBO 설정에서 전류/전력 제한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PBO의 핵심 기능인 커브 옵티마이저입니다. 어떤 CPU던 어떤 시스템에서든 무난하게 작동하도록 기본 설정 값에는 약간의 여유를 두게 되는데, 이 값을 조절해서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발열을 낮춰 더 높은 클럭에서 더 오랫동안 작동하도록 설정 가능합니다.
라이젠 9 7950X의 CPU-Z
기가바이트 B650M-K
DDR5-6000 32GB 메모리
게임 테스트에선 사파이어의 라데온 RX 7900 XTX 펄스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라데온 RX 7900 XTX의 GPU-Z
테스트 결과를 먼저 요약하면 보급형 메인보드에 비해 더 여유 있는 전원부 덕분에 라이젠 9 7950X의 제 성능을 발휘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싱글 코어 테스트에서는 PBO를 켜도 크게 성능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멀티 코어 테스트, 특히 시네벤치 R23 같은 경우에는 성능 향상폭이 상당히 컸습니다. 코로나와 블렌더 등의 작업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 주었고요. 많은 수의 코어를 동시에 활용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면 PBO와 커브 옵티마이저의 적용이 더욱 유용하게 적용되리라 보입니다.
CPU-Z 싱글
CPU-Z 멀티
시네벤치 R23 싱글
시네벤치 R23 멀티
코로나 10
X.264 1080p
블렌더: 몬스터
블렌더: 정크샵
Vray
3D마크 타임 스파이
3D마크 타임 스파이: CPU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CPU
컴패니 오브 히어로즈
사이버펑크 2077
더트 5
F1 22
호라이즌 제로 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어새신 크리드: 발할라
파 크라이 6
레드 데드 리뎀션 2
이 메인보드의 전원부에는 단순한 구조의 방열판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라이젠 9 7950X에서 시네벤치 R23 실행했을 때의 전원부 온도는 80도 중반대를 기록했는데 아주 낮은 값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보다 전원부 페이즈 구성도 적고, 방열판이 아예 달려 있지도 않은 보급형 메인보드보다는 이쪽이 더 안정적이고,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지요.
기가바이트 B650M-K 메인보드는 PBO 공식 지원과 커브 옵티마이저 기능을 제공하는 B650 칩셋을 장착하고, 8+2+1 페이즈 구성의 전원부와 방열판으로 고성능 프로세서를 안정적으로 지원합니다. 또 4개의 메모리 슬롯, 2개의 M.2 슬롯, 2.5Gbe 이더넷 등으로 뛰어난 확장성을 갖췄습니다. 여기에 가격까지 16만원 선으로 가격까지 저렴하기에, 하이엔드 프로세서의 제 성능을 발휘하는 가성비 높은 AM5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 라이젠/라데온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게임 프로모션까지 더한다면 실제 체감하게 되는 가격은 더욱 저렴해져, 가성비를 추구하는 게이머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스타필드: 9월 30일까지 https://ryzen.co.kr/amd_event230711/write
P의 거짓: 10월 14일까지 https://ryzen.co.kr/amd_event230818/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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