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덱의 등장은 게이밍 UMPC 시장에 잠재력이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 과거와 비교해 엄청나게 향상된 프로세서ㆍ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언제 어디서든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디든 들고 다니며 내가 주로 즐기는 PC 게임을 한다는 점이 게이밍 UMPC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된다.
스팀덱 출시 이후 많은 제조사에서 게이밍 UMPC를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된 MSI 클로는 앞서 출시된 선배들을 잘 참고해 완성도를 높인 게이밍 UMPC다. 기본적인 틀은 비슷해 보이겠지만, 이 제품의 차별화 요소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MSI 센터 M, MSI 앱 플레이어 등 클로를 더 편리하게 다룰 수 있는 도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함으로써 하드웨어적 차별화도 함께 꾀했다.
익숙한 게이밍 UMPC 레이아웃, 손에 쥐었을 때 감각은 뛰어나
MSI 클로를 처음 봤을 때 인상은 ‘익숙함’이다. 사실 큼직한 디스플레이를 중간에 배치하고 양손에 기기를 쥐어 아날로그 방향키와 버튼을 누르는 조작 방식의 기기라면 어쩔 수 없는 레이아웃이다. 그만큼 친숙하고 어색함이 없다. 중요한 것은 레이아웃이 아니라 손에 쥐었을 때의 안정감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MSI 클로의 완성도는 처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MSI 클로 A1M U7의 레이아웃
가격은 1,188,750원
가로 294mm, 세로 117mm, 두께 21.2mm의 크기를 제공하며 무게는 675g이다. 장시간 손에 들고 게임을 즐긴다는 측면에서 보면 무게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 필자도 약 1시간 가까이 기기를 들고 게임을 실행했을 때 무게가 쌓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 무게감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에 가급적 구매 전 체험 매장을 방문해 한 번 경험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디스플레이는 7인치로 FHD(1920 x 1080) 해상도와 120Hz 주사율을 제공한다. IPS 패널에 sRGB 100%를 지원해 생생한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이라 하겠다. 터치 기능도 제공되어 일부 화면 조작이 가능하다.
7인치 디스플레이는 밝고 선명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기에 용이하다
전면에는 아날로그 스틱 2개와 방향키 1개, XㆍYㆍAㆍB 등 조작 버튼 4개 등이 있다. 이 외에 화면을 중심으로 좌우에 버튼 2개씩 제공된다. 좌측에는 보기 버튼과 MSI 센터 M 버튼이 자리하고 우측에는 메뉴 버튼과 빠른 설정 버튼이 있다. 보기 버튼과 메뉴 버튼은 게임에 따라 기본 설정이 상이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지 혹은 게임 내 메뉴를 활성화하는 데 쓰인다.
기기 상단에는 좌우 트리거 2개씩 총 4개의 버튼이 있고, 게임 패드의 트리거 역할을 담당한다. 중앙에는 전원 버튼도 마련되어 있어 스마트폰 다루듯 켜고 끌 수 있다. 옆에는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있어 공간 추가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충전과 데이터 입출력을 위한 썬더볼트 4 단자도 제공된다. USB-C 규격으로 절전모드에서 45W, 최대 65W 충전을 지원한다. 충전단자 옆에는 이어폰 사용을 위한 스테레오 단자와 음량 조절 버튼 등이 있다. 기기 후면에도 좌우에 버튼 1개씩 제공되는데 자주 쓰는 기능을 저장하는 매크로 버튼이다.
MSI 클로에는 쿨러부스트 하이퍼플로우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기기 좌우에 냉각팬을 배치하고 공기를 빠르게 빨아들여 상단의 통풍구로 내보내는 구조다. 기기가 최고 수준으로 작동되어도 소음 억제가 잘 되어 있다.
MSI 클로의 핵심 ‘MSI 센터 M + MSI 앱 플레이어’
MSI 센터 M 버튼을 누르면 게임을 실행하는 것 외에 기기 설정을 직관적인 형태로 바꿀 수 있다
MSI 클로에는 두 가지 소프트웨어가 제공된다. 하나는 MSI 센터 M이고 다른 하나는 MSI 앱 플레이어다. 두 가지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하면 게임을 즐기거나 기기를 최적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디스플레이 우측 하단 버튼을 누르면 즉시 사용 가능한 팝업이 나온다
MSI 센터 M 버튼을 누르면 클로에 맞게 디자인된 인터페이스가 출력된다. 여기에 게임을 등록해 라이브러리 형태로 관리할 수 있다. 중앙에는 게임, 상단에는 플랫폼에 따라 구분되고 아이콘이 잘 보이기 때문에 쉽게 파악 가능하다. 게임 플랫폼은 스팀, 유비 커넥트, 엑스박스 게임패스, 에픽 스토어, EA 플레이 등이 가능하고 MSI 앱 플레이어도 여기에 포함되어 즉시 접근 가능하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디스플레이 우측 하단의 기능 버튼에 따로 할당해 두었다. 누르기만 하면 어떤 화면이든 상단에 출력되어 즉시 조작 가능한 상태가 된다. MSI가 최대한 사용자 친화적 요소를 제공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MSI 앱 플레이어를 실행한 모습. 안드로이드 앱 실행이 가능하다
MSI 앱 플레이어는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도의 앱 플레이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어 제법 쾌적하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기반한 게이밍 성능
이제 MSI 클로의 게이밍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리뷰에 쓰인 MSI 클로 A1M-U7은 최고 사양 제품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7 프로세서 155H를 중심으로 LPDDR5-6400 메모리 16GB, 1TB 용량의 PCI-E 4.0 NVMe SSD 등이 적용됐다. 온라인 전용 상품인 클로 A1M-U5 512GB 모델도 있는데 U7과 비교해서 CPU와 SSD 용량이 다르니 참고하자.
일단 세부적인 면을 보면 인텔 코어 울트라 7 프로세서 155H는 최대 4.8GHz로 작동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6개의 P-코어, 8개의 E-코어, 저전력 E-코어 2개로 구성됐다. 내장 그래픽인 인텔 아크 그래픽스는 8개의 Xe 코어를 바탕으로 레이 트레이싱을 비롯한 최신 그래픽 연산 기술이 담겨 있다. 특히 인텔이 해상도 업스케일링 및 프레임 확보 기술로 XeSS(Xe Super Sampling)를 내세우는 중이며, 최근 적용 게임이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다.
MSI 클로에서 실행한 3DMark Night Raid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성능은 3DMark 벤치마크 테스트를 중심으로 확인해봤다. 먼저 Night Raid를 실행했다. DX12를 지원하는 내장 그래픽 시스템의 성능을 파악할 수 있다. 스코어는 2만 3966이며 그래픽 항목이 3만 226점, CPU가 1만 1027점으로 나왔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니 2개의 그래픽 테스트 모두 100 프레임 이상 출력됐다. 각각 132.07 프레임과 160.96 프레임이다. 인텔 아크 그래픽스의 성능은 기본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MSI 클로에서 실행한 3DMark Fire Strike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이제 실제 게이밍 환경을 가정한 벤치마크 항목의 결과를 보자. 3DMark Fire Strike를 실행했는데 스코어는 7186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그래픽은 7711점, 물리는 2만 2183점, 종합 2871점이다. 그래픽 점수 자체만 놓고 본다면 약 2~3세대 이전 보급형 그래픽카드 수준의 성능이라 볼 수 있다. 옵션을 중하 수준으로 설정할 경우, HD 혹은 FHD 해상도에서 무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세부 항목을 보면 2개의 그래픽 테스트 모두 30 프레임 이상을 기록한 상태다. 해당 테스트는 FHD 해상도 하에서 진행된 것이므로 해상도와 그래픽 옵션을 더 타협해주면 쾌적한 플레이는 가능해 보인다.
MSI 클로에서 실행한 3DMark Solar Bay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레이 트레이싱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3DMark Solar Bay 테스트도 진행했다. 그 결과 스코어 9374를 기록했다. 테스트별 프레임을 살펴보면 그래픽 테스트에서 35.64 프레임, 섹션 1에서 38.05 프레임, 섹션 2에서 35.92 프레임, 마지막 섹션에서 32.63 프레임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그래픽 효과가 들어갔음에도 30 프레임 이상이 나와 해상도를 낮추고 일부 옵션을 제한하면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MSI 클로로 디아블로 4를 구동한 모습
실제 이동 시 게이밍 경험을 보고자 달리는 KTX 열차 안에서 디아블로 4를 실행해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 온라인 연결은 스마트폰(갤럭시 S23 울트라) 테더링을 활용했다. 해상도는 게임 특성상 창모드 고정이어서 FHD인 상태이며, 그래픽은 XeSS 성능 모드에 설정했다. 디아블로 4는 XeSS 지원 게임이라 업스케일링 효과를 엿보기에도 충분하다.
실제 체감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적이 많은 상황에서도 50 프레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스크톱이나 고성능 노트북의 그래픽과 비교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7인치 화면에서 적당히 즐기기에는 큰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다.
MSI 클로로 엘든링을 실행한 모습
엘든링을 실행해 봤다. 해상도와 그래픽을 모두 타협한 상태에서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초반 구간에서 트리 가드와의 전투에서 약 40 프레임 전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다소 버겁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즐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더 쾌적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일부 설정을 더 조정하는 것이 좋다.
80% 충전된 상태에서 잔량 10%까지 사용했을 때의 시간을 체크했다
부산역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KTX 열차에 올라탔을 때 MSI 클로의 배터리의 잔량은 약 80% 정도인 상태였다. 시작과 함께 배터리 잔량이 약 15% 정도 남았을 때 충전 알람이 표시됐고, 일부 성능이 제한됐다. 프로세서 성능을 낮추는 게 아닌 밝기를 낮추는 형태였다. 이렇게 잔량 10%까지 남겼을 때 가능한 플레이 시간은 약 51분 가량이었다.
뛰어난 편의성, 잠재력은 충분해
아무래도 게이밍 UMPC라면 그래픽 성능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크 그래픽스의 성능은 기본에 충실하다. XeSS 지원 게임이라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으며, 미지원 게임도 비교적 잘 지원한다.
최근 실시한 바이오스 업데이트로 게이밍 성능이 향상됐다
MSI는 지난 5월 하반기에 바이오스와 MSI 센터 M을 업데이트하면서 성능을 최대 30% 정도 높였다. 인텔도 아크에 대한 지원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므로 업데이트에 따른 잠재력 또한 갖췄다고 볼 수 있다.
MSI 클로 A1M U7 1TB 1,188,750원
시장에 다양한 게이밍 UMPC가 있지만 MSI 클로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최근에 출시된 제품이라 게이머의 플레이 성향을 고려한 것이 인상적이다. 자연스러운 그립감부터 MSI 센터 M, 앱 플레이어 제공 등 편의성 요소가 대표적이다. 성능도 만족스럽다. 게이밍 UMPC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MSI 클로를 한번 눈 여겨 보는 것은 어떨까?
편집/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글 / 해선마스터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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