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둥글다!
지구가 둥글다고 처음 안 사람은 누구일까? 흔히 갈릴레오를 떠올리고 그의 지동설을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 역사가 꽤 깊다. 아마도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지동설을 믿고, 지구는 둥글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바로 그런 믿음이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졌다. 1492년에 콜럼버스는 동쪽이 아닌 서쪽 항로를 통해 인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고 선단을 꾸려서 출발했다. 결국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 대륙이었지만, 그가 상륙한 지점을 서인도 제도라고 불러서 그의 믿음에 일종의 보상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이 이제 서서히 스피커 쪽에도 발견이 된다. 무척 흥미롭다.
스피커는 둥글어야 한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스피커는 박스형이다. 즉, 직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다. 오랜 기간 이런 스피커를 만났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이런 형상을 벗어나면 좀 불안해진다. 평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만난 기분과도 같다. 과연 이것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스피커의 드라이버다. 잘 알다시피, 이것은 원형으로 되어 있다. 결코 직사각형이 아니다. 또 이것을 혼과 연결할 경우, 역시 원형이 제일 무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방가르드 어쿠스틱(Avantgarde Acoustic)이나 오데온 오디오(Odeon Audio)가 대표적이다. 물론 꼭 원형의 혼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하나의 멋진 해결책이라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인클로저 자체를 지구처럼 둥글게 만드는 것은 어딘지 낯설다.
한데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스피커를 구동할 때 늘 문제가 되는 정재파와 반사파의 문제. 의외로 원형으로 만들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은 무릎을 탁 쳐도 좋을 만한 해결책이다.

한번 주위를 둘러보자. 의외로 이런 형상의 제품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미 엘립손(Elipson), 카바세(Cabasse), 드비알레(Devialet) 등에서 이런 타입의 스피커가 나와 있다. 모두 프랑스 국적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이제 이런 콘셉트를 대중적으로 납득시킬 브랜드가 하나 나왔다. 바로 UB+라는 회사다. 동사는 다채로운 모델을 내고 있는데, 이번에 만난 것은 dB1 DoubleBass란 제품이다. dB가 더블 베이스의 약자라고 보면, 특히 저역 재생에 많은 연구를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편하게 dB1으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여행의 반려자
사실 올해 참 다양한 나라를 다녀왔다. 무려 10시간이 넘는 비행도 세 번이나 했다. 각각 유럽, 미국, 그리고 호주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도 수차례 다녀왔다. 돌이켜 보면 왜 이렇게 많이 나돌아 다녔는지 신기하지만, 아무튼 참 재미있게 싸돌아 다녔다. 그런데 낯선 여행지, 작은 호텔방에 혼자 있다 보면 아무래도 심심하고 또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내 휴대폰에는 아는 지인이 엄청난 선물을 선사한 바 있다. 그가 10여 년간 모은 음원을 나스(NAS)에 저장해서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 황금 열쇠를 내게 선물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 때나 이 열쇠를 갖고, 이 엄청난 음악의 보물 창고를 열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같은 음원을 지인의 나스와 일반 스트리머 서비스와 비교한 적이 있다. 아직까지 스트리머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으로 답변을 하려고 한다. 아무튼 한동안 헤드폰을 갖고 다니기도 했고 또 보스(BOSE)에서 나온 작은 스피커를 쓴 적도 있다.
하지만 결코 갈증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만난 dB1. 뭔가 감이 왔다. 사이즈는 아주 적당하다고 본다. 저역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가격으로 말하면 미안할 정도. 그럼 대체 퀄리티는 어떨까? 이게 바로 이번 리뷰에서 내 자신이 가진 호기심이기도 하다.
UB+란 회사는?
여기서 잠시 UB+라는 회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창업자이며 주요 개발자는 미스터 리(Mr. Li)로 알려진 인물이다. 아마도 화교가 아닐까 추측이 된다. 이 회사의 소재지는 싱가포르인데, 오랜 기간 물류의 중심으로 활약한 곳답게 정말 다양한 문물이 혼재되고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해외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라고 본다.
실제로 나는 싱가포르에 세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동서양의 다양한 문명이 총망라된 데다가, 유통되는 제품들의 국적이나 유행도 다양해서 정말 흥미로웠다.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보면 처 음 보는 브랜드가 너무나 많아서 놀란 기억이 있다.
아무튼 미스터 리는 12살 때부터 오디오 쪽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스피커, 라디오, 앰프 등을 섭렵하면서 독학으로 많은 지식을 쌓은 것이다. 이후 대학에선 메커니컬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후 중국의 샤싱(XIAXING)에서 근무하며 노하우를 축적한 후, 가업으로 복귀한다.
복받은 환경
아마도 미스터 리는 실버 스푼 출신이 아닐까 싶은데, 왜냐하면 물려받은 가업을 중심으로 현재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외부의 여러 오더를 처리하는 OEM 중심의 공장이 아닐까 추측이 된다. 하지만 바로 이런 공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또 단가 면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많은 회사들이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현실에서 번번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본 제품만 하더라도 만일 외부에 용역을 맡겼다면 최소 1천~1만 개 이상의 오더가 필요할 듯싶고, 그에 수반되는 엄청난 자본 투자는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UB+는 복받은 환경에서 출발한 셈이다.
참고로 UB+의 UB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약자라고 한다. 싱가포르 자체가 물류의 중심이고, 다양한 문화와 물건을 연계시키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 근본적으로 유비쿼터스 도시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 플러스를 붙인 것은 단순히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기만의 노하우나 기술을 더해보겠다는 뜻이다.
UB+의 제품 철학
이쯤에서 이 회사가 추구하는 제품 철학을 잠깐 짚고 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dB1이라는 생소한 제품의 배경이 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과감하게 혁신을 추구한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디자인이나 기술을 과감하게 극복해간다.
- 일체 타협이 없는 퀄리티를 확보한다. 특히 음질에 있어서는 아무런 양보가 없다.
-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한다.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만들어야 한다.
-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 접근 가능한 럭셔리. 아무리 제품이 훌륭하고 멋져도 비싸면 문제가 있다. 이 부분에서 UB+가 가진 장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다.

참고로 동사는 2014년에 창립했지만, 2016년부터 둥근 형태의 스피커를 만들어왔다. 그 모델이 바로 Eupho E3. 당연히 올인원 타입으로, 이를 배경으로 차근차근 진화해서 현재에 이른 것이다.
다양한 제품군
UB+의 홈페이지에 가면 총 4종의 제품이 론칭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두 같은 콘셉트로 둥근 원형 타입에 파워앰프가 부속되어 있고, 블루투스가 가능하며, 전용 앱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이중 dB1이 가장 추천할 만한 내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더 작은 모델이지만 내용이 충실한 것도 보인다. 어떤 모델은 풀레인지 타입도 있다. 향후 국내에 소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해본다.
dB1의 구성
dB1의 전면을 보면 화려한 디자인으로 철망 처리된 동그란 구멍이 보일 것이다. 유튜브 자료를 찾아보니 여기에 트위터가 배치되었다고 한다. 맞을 것이다.
그럼 양옆에 있는 역시 동그란 형태의 조각은 무엇인가? 실제로 음악이 나오면 이 부분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바로 패시브 라디에이터다.
그럼 우퍼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밑바닥 부분이다. 본 기를 위아래로 돌려서 살펴보면 중앙에 자석이 배치되어 있고, 그 주변으로 그릴 처리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저역이 나오는 것이다.
그럼 중앙의 자석은 뭔가? 바로 부속되는 플레이트와 접속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플레이트 아래에 다리가 연결된다. 다리의 사이즈는 조절이 가능하며, 이런 액세서리까지 모두 포함되어 패키지가 구성되어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라 하겠다.
사실 그간 많은 북셀프 스피커들이 스탠드 별매 형태로 판매되는 터라, 바로 이 스탠드의 추가 구매에 속이 탄 분들도 적지 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본 기는 아예 이 부분까지 고려되어 있다.
2웨이 액티브 북셀프 타입
여기서 잠깐 드라이버 구성을 보자. 트위터는 의외로 구경이 크다. 무려 1.5인치 사양이다. 이럴 경우, 저역의 리스폰스가 상당히 내려가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어느 대역까지 커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 1KHz 이하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우퍼는 4.5인치 사양. 4.5인치면 일반적으로 80Hz 정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내용이다. 전통적인 북셀프 스피커의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본 기는 UB+라는 신생 브랜드의 최신 기술이 총망라된 제품이다. 이런 스펙으로 만족할 리 없다. 그래서 내용을 살펴보니 40Hz~20KHz라는 담당 주파수 대역이 나온다.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드라이버에 투입된 진동판의 재질이 전통적인 방식과는 좀 다를 것이란 점이다. 강력한 마그넷을 단것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참고로 양쪽에 달린 두 개의 패시브 라디에이터는 130mm 구경이다. 우퍼와 연동해서 작동하며, 풍부한 베이스의 재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본 기는 액티브 타입이다. 저역에 40W, 고역에 20W라는 파워앰프가 매칭된다. 이렇게 액티브화하면, 같은 드라이버도 좀 더 대역 리스폰스가 넓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40Hz라는 저역의 스펙은 여러모로 특별하게 다가온다. 참고로 본 기의 감도는 93dB. 혼 타입까지는 아니어도, 아무튼 상당한 고감도를 실현했다고 본다. 이 부분 역시 칭찬하고 싶다.
작지만 당차다!
본 기의 사이즈를 보니 185cm의 지름을 갖고 있다. 무게는 약 2.5kg. 여행용 캐리어에 충분히 수납될 만한 사이즈다. 그럼 대체 얼마만큼의 재생 시간을 갖느냐, 이 부분이 궁금해질 것이다. 무려 20시간이다. 충전에는 5~8시간 정도 걸리고, 덕분에 이렇게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다. 왜 그런가 봤더니 역시 배터리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2500mAh 사양이 무려 4개나 들어갔다. 이 정도 가격대에 이런 물량 투입이 어떻게 가능할까 계속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한편 인클로저는 단단하고 또 방수 처리도 잘 되어 있다. IPX 5 수준이다. 물에 집어넣으면 안 되겠지만, 이슬비 정도 맞는다고 고장이 날 우려는 없는 것이다. 당연히 야외에서 파티할 때 한몫 단단히 하리라 짐작이 된다. 블루투스 사양은 무려 5.3이다. 최신의 기술이 아낌없이 투입되어, CD 정도의 정보량은 손실 없이 전달할 수 있다.
본 기는 모노럴 사양이지만, 스테레오도 가능하다. 이 부분을 TWS(True Wireless Stereo)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부분에 상당한 기술적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실은 최대 8채널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쓰임새가 참 다양하다고 판단이 된다.
참고로 3.5mm 잭을 통해 외부 인풋도 가능하다. 턴테이블이나 CDP 등을 연결해서 폭넓게 활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시청
본 기의 시청은 사운드 코어의 메인 전시장에서 이뤄졌다. 꽤 큰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당차고, 힘찬 사운드를 들려줘서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스테레오로 듣고, 나중에는 모노로 들었다. 원래 스테레오로 듣게 되면, 모노 쪽이 시시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기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모노 역시 뛰어난 퍼포먼스를 들려줬다. 일단 모노에서 상당한 밸런스 처리와 음의 튜닝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본 기는 전용 앱을 써서 구동하면 된다.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애플 폰에도 가능하다. 이런 앱을 통해 블루투스로 연결한 후, 지인에게 선물 받은 NAS의 음원을 틀었다.
참고로 EQ 조절도 가능한데, 기본적으로 재즈, 팝, 클래식, 홈시어터, 나이트 그리고 라이브를 각각 제공한다. 음원의 성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 주면 더 효과적인 재생이 가능하다. 또 개인의 취향에 맞게 조정도 가능하다.
스테레오 시청
-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 카를로스 클라이버(지휘)
- 비틀즈 ⟨Hey Jude⟩
- 퀸 ⟨Death on Two Legs⟩
지휘 Carlos Kleiber
오케스트라 Wiener Philharmoniker
곡 Beethoven: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 I. Allegro con brio
앨범 Beethoven: Symphonies Nos. 5 & 7
첫 트랙을 들어보면, 놀랍게도 이 작은 스피커에서 아무렇지도 않고 관현악을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말 깜짝 놀랐다.
특히,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음색도 매력적이었고, 바이올린군이 쑥쑥 치솟는 대목이 정말 개방적이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재현이어서 깜짝 놀랐다. 밸런스도 좋고, 각 악기의 위치도 일목요연하며, 우아한 맛까지 가미되어 절로 미소 짓고 말았다.
아티스트 The Beatles
곡 Hey Jude
앨범 1
이어서 비틀즈를 들으니, 정반대로 생동감이 넘치며, 박력 만점의 사운드가 나왔다. 초반에 나오는 폴의 보컬은 무척 사실적이며, 이어서 드럼이 가세할 때의 스릴링한 느낌이나 풍부한 베이스는 이 곡의 장점을 십분 드러냈다.
후반의 유명한 코러스 부분에서 배후에 등장하는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존재가 압권이어서, 절로 박수를 치고 말았다.
아티스트 Queen
곡 Death On Two Legs
앨범 A Night At The Opera
이제 퀸을 들어보자. 초반에 노이즈 성분이 가득한 음향으로 돌진하다가 돌연 피아노 솔로 그리고 프레디의 보컬이라는 반전이 이뤄지는데, 점차 편성이 거대해지며 드라마틱한 효과가 살아난다. 특히, 퀸의 킥 드럼은 바닥을 두드릴 정도로 어택감이 좋은데, 여기서 그 기세가 전혀 죽지 않고 있다. 중간에 전 멤버가 부르는 코러스의 두께라던가, 돌진하는 기타 솔로의 신묘한 음향까지 정말 퀸 다운 재생이 이뤄졌다.
모노 시청
- 마일스 데이비스 ⟨'Round Midnight⟩
- 아바 ⟨The Winner Takes It All⟩
스테레오에서 깜짝 놀란 재생음을 경험한 후, 이제 단품으로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모노 구성으로 접할 것도 같아서 이 부분 역시 점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티스트 Miles Davis
곡 'Round Midnight
앨범 'Round About Midnight
우선 마일스 데이비스는 모노 녹음으로, 모던 재즈의 풍미를 간직한 걸작이다. 일단 뮤트 트럼펫이 제대로 뻗으면서, 약간 파괴적인 음향이 적절히 살아 있었다. 혹시 이 트랙 갖고 튜닝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절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더블 베이스의 깊은 음향, 간결하면서 맛깔나는 피아노 또 중간에 등장하는 콜트레인의 호방한 테너색스. 모던 재즈의 맛이 뭔지 제대로 알고 재생하는 상황이다. 대체 UB+를 이끄는 연구진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제품을 이 가격에 내놨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티스트 ABBA
곡 The Winner Takes It All
앨범 The Definitive Collection
마지막으로 아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인데, 보컬의 매력이 제대로 살아있고, 다양한 악기들이 촘촘하게 엮이면서 조화롭게 흘러나왔다. 일반적으로 아바는 댄스 곡이나 부르는 그룹으로 알려졌지만, 숨은 명곡이 많다.
특히, 이 곡에 담긴 약간 멜랑꼴리한 감성이 제대로 펼쳐진다. 두툼한 베이스와 남녀 혼성 4인조의 화려한 코러스 그리고 감각적인 피아노 반주. 이 정도 실력이면 더 이상 테스트는 무의미하다. 기본적으로 모노 구성에서 빼어난 밸런스와 재현력을 갖췄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결론
사실 나는 이 제품의 가격대를 먼저 알고 시청에 임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음악을 들으면서 점차 매력을 느끼고 말았다. 특히, 40Hz까지 커버하는 스펙은 전혀 과장이 아니어서 재즈의 더블 베이스나 풀 사이즈의 오케스트라 재생에서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당연히 스테레오 사양이 좋고, 그렇게 꾸며도 가격적인 메리트가 상당하다.
하지만 단품 구성으로 특히 나 같은 여행 마니아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음을 들려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사면 이득이라는 말이 이런 기기에 해당할 것이다. 아마도 베트남이나 태국의 어느 호텔 방에서 이 기기를 듣는 내 자신을 머지않아 발견할 것 같다.
이 종학(Johnn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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