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은 분명 뛰어나고 타사 제품 대비 차별화 되어 있으며 대체 불가능성을 가진 제품인데, 공급량이 많지 않다면 당연히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상품은 생활용품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 방식을 바꿔서라도 많이 생산해야 되는 것도 아니고,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고유한 제작방식대로 제작을 하고 있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 스피커 브랜드가 스토리와 헤리티지가 없는 브랜드도 아니다. 프랑코 세르브린이라는 이름은 이탈리아를 가장 대표하는 스피커 장인의 이름이다. 수많은 명품 패션 브랜드가 디자이너의 이름으로 브랜드 이름을 만드는데 프랑코 세르브린도 유사하다.
이탈리아 스피커 역사의 전설이자 세계 3대 스피커 장인, 프랑코 세르브린
종교적인 유산만으로도 이탈리아는 역사적으로 가장 유구하고 깊은 기원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때문에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연관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클래식의 역사는 종교와 권위적인 왕권에 의해 존재해 왔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탈리아 문화에 이렇다할 유명한 스피커 브랜드가 없었다. 영국에는 수많은 오디오 브랜드가 존재하고, 그 영향을 이어 받아서 미국에서 하이엔드 오디오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탈리아라고 하면 떠 오르는 스피커 브랜드가 딱 하나만 떠 오르고 그 외에는 없다시피 한다. 그 브랜드가 바로 소너스파베르인데, 그나마도 해당 브랜드를 만들고 이끌었던 프랑코 세르브린이 퇴사를 하고 나서 소너스파베르는 이탈리아를 대표한다기 보다는 글로벌 다국적 브랜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물론 이탈리아 브랜드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창업자이자 제작사의 핵심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경영자 및 엔지니어가 자기가 경영하고 만들어 놓은 회사는 퇴사하는 경우는 서구권 문화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그랬다. 오디오 브랜드에서도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마크레빈슨도 브랜드 이름이 실제 자신의 이름인데도 자신의 이름이 회사를 그만뒀다.
프랑코 세르브린은 소너스파베르의 전부라고 해도 될만큼 그동안의 소너스파베르의 역사와 유례, 유전자를 만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 회사를 그만두고 본인의 이름으로 제작사를 다시 창립했고 현재는 그 아들이 회사를 운영중이다. 프랑코 세르브린 사후 잠시동안은 신제품 출시 없이 브랜드의 활동이 정체되는 듯 했지만, 최근 내놓는 신제품들을 체험해 본 후의 느낌은, 결국 과거의 소너스파베르 스피커와 동일한 느낌의 스피커를 만들 필요도 없겠지만, 오히려 가격이 비싸진 것만 제외하면 제품이 가지는 대체 불가능성과 고급스러움, 음질의 완성도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생각된다.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에 그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이정도의 제품은 가성비를 추구하는 제품이 아니다. 사실상 전세계에 존재하는 가장 가성비와 무관한, 가장 특출난 유례와 헤리티지, 가장 고급스럽고 대체가 불가능한 명품이기 때문에 어차피 가성비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
시계 브랜드 중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 가방 브랜드 중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와 유사한 대체 불가능성을 가졌다고 보면 되겠다. 오히려 그렇게 따지면, 현재 프랑코 세르브린의 가격대는 그다지 비싼 것도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히 비싼 제품인데 가격을 잊게 하는 강력한 마력이라는 것이 있다.거부하기 힘든 매력이라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가격을 알고도 일단은 너무 기분이 좋고 셀렌다. 누군가에게 반해서 항상 보고 싶은 감정과 비슷하게, 제품을 보면서도 그런 애정과 사모함이 느껴진다. 바로 프랑코세르브린 같은 스피커가 음악 애호가나 오디오 마니아들에게는 그런 존재다.
과거부터 평소에 자주 들어왔던, 이제는 많이 식상해져서 자주 듣지도 않는 그런 일상적인 음악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살살 녹는다. 아내와 처음 연예를 할 때처럼, 우리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말을 시작하면서 애교를 부릴 때의 그러한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 반할 수밖에 없다. 사랑스러움이라고 글자로도 부족하다. 남이 보기에는 아마도 주책맞고 오지랖 이라고 할만큼 좋다. 잘 세팅된 상태에서의 음질은 그냥 내 마음이 살살 녹아내리고 그냥 행복하다.
일체의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고…음악적인 부드러움과 유연함, 영롱함의 표현력에 있어서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단점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스피커는 대형 스피커가 아니다
양귀비와 여포를 혼돈하지 말자
중국 황제를 쥐락펴락 했던 후궁 양귀비와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장수였던 여포의 장단점을 오해하면 안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크기는 큰 스피커는 아니기 때문에 10inch 혹은 12inch 우퍼 유닛을 탑재하고 있는 스피커들처럼 어마어마한 포만감과 압도적으로 강력한 저음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스피커가 저음이 크게 부족해서 듣기가 너무 아쉽고 불편할 정도의 음을 내는건 아니지만, 분명히 대형급 스피커의 넉넉하고 바닥으로 쫙 깔리는 저음을 듣고자 한다면 부피가 훨씬 큰 스피커를 구입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이 스피커는 장르가 다른 스피커다.
중고음의 표현력은 말 그대로 비할바 없이 아름답고 훌륭한 스피커다. 스피커의 부피 때문에 우려될 수 있는 저음의 재생력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좌우폭 5.5미터에 앞뒤거리 7.2미터인 청음실에서 아코르도 골드 베르그 북쉘프 스피커로 음악을 듣더라도 개인적으로는 딱히 저음의 부족함을 모르겠다. 앰프는 일렉트로콤파니에 AW250r 을 매칭했다. 스피커 가격에 비하면 비싼 앰프가 아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 대형급 스피커와 같고 전혀 아쉽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연히 대형급 스피커에 비해서는 저음의 양감이 적지만, 북쉘프 스피커라는 점을 감안하면 별로 아쉽지 않다는 의미다.
초저음은 기대하지 말아야 하지만, 초저음이 없다고 해서 음악을 못 듣는게 아니다. 음악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중량감까지 동반된 초저음이 필수는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무게감 있는 저음 때문에 음질을 망치는 경우가 더 많다.
개인적으로 저음에 크게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코르도 골드 베르그는 크기에 비해 저음을 좀 더 유연하고 길게 재생해 주는 스피커다. 다른 말로는 저음으로까지의 음의 연결과 울림을 경직되게 끊지 않고 유연하고 길게 재생해 주기 때문에, 표현하기에 따라서는 실제로 저음의 중량감이나 양감이 많은 것은 아닌데 저음이 계속 부드럽게 이어지는 유지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정말로 저음의 양감과 중량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감미로움에 불만이 크지는 않다. 가수가 항상 엄청난 에너지로 소리를 질러야만 노래가 좋게 드리는 것이 아니다. 이 스피커는 과격하지 않지만 듣고 있으면 설득되고 유혹되는 스피커다. 저음의 양감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 스피커는 보석이다. 최고급 보석이다
보는 즐거움도 최고고 음악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최고다
삶의 방식마다 당연히 다르겠지만, 3억짜리 리차드밀 같은 시계를 왜 살까? 나야 잘 모르지…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나? 나는 잘 모르니 그런 사치품을 사라 마라 할 자격이 안되지만, 그정도 재력이 되는 분이 이정도 오디오도 없다는게 말이 되나??
공예적 가치로 보더라도 프랑코세르브린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리차드밀이 아니라 그보다 더 유명한 롤렉스라 하더라도 나같으면 그돈으로 프랑코세르브린을 살 것 같다. 나는 오디오 마니아이자 음악 애호가이기 때문에 같은 가격이라도 당연히 프랑코세르브린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좋은 브랜드로 적절한 앰프와 소스기를 매칭하더라도 시계 한 개 값, 가방 한 개 값도 안되는거 아닌가?
단순 보컬곡을 무시하는 오디오 마니아들이 꽤 있는데,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목소리 표현에 있어서 이 스피커 앞에 다른 대부분의 스피커들은 겁을 먹고 주눅이 들어서 뒷걸음 치는 신세가 될 것이다.이 표현이 다소 과장이라면, 최소한 다른 스피커들은 이 스피커 앞에 마치 저명한 명인 앞에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같은 재주를 부리려고 하는 대상을 연상할 수 있다. 목소리 표현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뻣뻣하고 차가운 음을 내는 다른 스피커들의 음이 정말 단조롭게 시시하게 들릴 정도다.
가닥추림의 표현력, 입자감의 표현력이 정말 기가막히다금속 트위터가 쨍한 맛은 더 낫겠지만, 결감과 고급스럽고 역대급 감성적인 촉감의 표현력은 이 스피커를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스피커는 막힘이 없는 음을 낸다. 스피커가 울림통의 내부에서도 소리 에너지가 부디치는 부분이 많으면 물리적으로 그만큼 더 엉키는 음을 내게 되고 그만큼 더 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스피커의 디자인을 보라. 내부의 소리 에너지가 최대한 벽에 부디치지 않고 마치 스키를 타고 활강을 하듯이 막힘없이 빠져나가도록 디자인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후면 인클로져가 아예 없으면 더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예 없으면 중역대의 말랑말랑하고 쫀득쫀득한 질감이 아예 없어지게 된다. 때려서 소리를 내는 북을 만들었는데, 밑바닥이 완전히 뚤려져 있는 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프랑코세르브린은 인클로져의 구조에 있어서 가장 음악적인 질감과 밀도감과 촉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클로져 구조도 개발을 한 것이다.
모양만 보면 그저 나무로 만들어진, 만들기가 어렵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마치 5인승 그랜져 같은 자동차 디자인을 포기하고 2인승 포르쉐 같은 디자인을 최초로 고안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제작사는 정규 제품 라인업으로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설계상의 특출남들이 모여서, 가닥추림 하나하나의 표현력이 너무나 훌륭해서 음악을 듣는 내내 절절하게 마음이 동화되고 슬픔과 셀레임이 동시에 느껴져서 몸둘바를 모를 정도의 음을 내준다.
물론, 조건이 맞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이런 조건을 만들려고 해도 안 만들어지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진짜 아날로그란 무엇인가?
크기와 무관하게 가장 아름다운 아날로그 음을 내주는 스피커
생생할 때는 막힘 없이 생생해야 하고, 부드러워야 될 때는 기름에 미끄러지는 느낌처럼 혹은 고급 실크나 벨벳 캐시미어 섬유를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고 유연하고 기름져야 한다.선명하다고는 하지만 얇고 가벼워서도 안되고, 저음이 단단하다고 하더라도 경직되거나 딱딱해서도 안된다. 그건 오디오를 처음 제작하는 제작사에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진짜 잘 만들어진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는 소리를 공기처럼 낸다. 소리를 소리처럼 내는게 아니라 소리를 공기처럼 낸다. 우리는 공기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고 공기를 측정하면서 살지도 않기 때문에 공기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공기가 어떻게 어느정도 존재하는지는 모르지 않은가? 손에 잡히지 않고 존재감이 없고 마찰력도 없지만, 공기의 존재는 막힘이 없고 어디에든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라는 것은 마치 그 공기처럼, 뻣뻣하고 경직되고 얇고 가볍게 소리를 내는 오디오와는 너무도 차별된, 너무나도 부드럽고 감미로우면서도 막힘이 없는 음을 낸다. 마찰력이 별로 없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촉감을 발휘하면서도 따스하고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을 절대로 답답하지 않게 재생하는 것이다.
소리가 직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공기중에 경계가 없이 소리가 녹여져 있는게 느껴진다.
음질이라는 것을 선명도와 저음의 강력함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의 경우는, 듣는 순간 어안이 벙벙하면서 충격을 받을 수고 감격할 수밖에 없다.
프랑코세르브린은 그런 음을 잘 내도록 만들어진 스피커다.
음악 장르별로도 당연히 보컬 음악과 클래식 음악은 당연히 잘 재생해 주지만, 이렇게 작은 스피커가 재즈를 이렇게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경우도 들어본 적도 본적도 없다. 재즈는 본래 울림통이 좀 크면서 울림을 경직되고 단단하게 내주는 스피커보다는 유연함이 좋고 울림이 풍부한 스피커들이 어울리는데, 프랑코세르브린은 울림통이 크지는 않지만, 그 울림을 길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재즈에까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음을 내준다.
이래 저래, 너무나 사랑스럽고 고귀한 매력을 가진 스피커다. 고급스럽다는 단순한 표현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다시 생각해 보더라도 현재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스피커들 중에 이 스피커를 대체할 수 있는 스피커는 거의 없다.
물론, 이정도로 비할바 없는 극찬을 할만큼의 음질을 듣기위해서는 좋은 음질을 위한 싱크가 맞아야 한다. 교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흔한 말로는 매칭과 취향이 맞아야 한다는 것인데, 다른 스피커들은 그 싱크를 아무리 맞출려고 노력해도 이정도의 감동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모든 고급 명품들이 최고급이 되는 순간 가격대가 몇배로 뛰는 것처럼, 이 스피커도 많이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피커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아마 절대로 제작사는 제작 방식이나 제작 수량을 늘려서라도 가격을 낮출 생각은 없을 것이다. 그건 마치 에르메스는 100개 팔리던걸 1000개로 생산량을 늘려서 쿠팡과 남대문 시장에서까지 판매하는 꼴과 비슷한 것이다.
돈을 어떻게 낼지는 생각도 안하고 이 스피커를 보는 순간 그냥 내가 살 테니 보내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돈을 어떻게 낼지는 생각도 안하고 그냥 행복하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오디오와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마약이고 사랑이고 천국 같은 제품이다. 다른 표현이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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