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마비노기 모바일'(이하 마비 모바일)이 예상 이상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 모바일'은 2017년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후 약 8년의 세월의 거친 작품이다. 사실 마비 모바일의 이미지는 출시 전까지 그리 썩 좋지는 않았다.

‘지스타 2018’에서 첫 체험판을 공개하여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게임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출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2020년 ‘데브캣’이 독립 법인으로 재편되면서 개발 환경이 변화하면서 출시일은 더욱 미뤄지게 되었다. 여기에 2022년 출시를 예고하며, 지스타를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연기되었고, 이 과정에서 개발비가 천억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게임성보다는 개발비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다.
이렇게 출시 전까지 많은 의혹과 의구심 더 나아가 비아냥까지 받았던 '마비 모바일'이었지만, 실제로 플레이한 '마비 모바일'은 원작인 마비노기 특유의 게임 속 곳곳에 숨겨져 있는 디테일한 콘텐츠가 짜임새 있는 시스템과 더해지면서 의외의 재미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테일한 시스템이었다. '마비 모바일'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자동 이동과 자동 전투를 지원한다.
물론, 이 자동 전투& 이동은 이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지만, 이 게임은 이를 ‘마법 나침반’이라는 형태로 풀어냈다. ‘마법 나침반’은 클릭 한 번으로 퀘스트 및 주요 사냥터 이동을 도와주며, '판타지 라이프'를 추구하는 게임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별다른 거부감을 들지 않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캐릭터 클릭만으로 마을 내 상점 캐릭터로 바로 이동을 할 수 있으며, 이 캐릭터마다 고유의 서브 퀘스트가 구현되어 있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서브 퀘스트는 재료 모으기부터 제작, 배달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별도의 경험치와 게임 속 재료까지 제공한다. 특히, 이 서브 퀘스트는 직접 캐릭터를 만나지 않는 이상 다른 곳에서는 확인할 수 없어서 마치 하나하나 마을 사람과 이야기하며 힌트를 찾아가야 하는 80~90년대 JRPG를 플레이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여기에 초반 스토리를 모두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여 추가 캐릭터(부캐)를 보다 원활하게 육성할 수 있으며, ‘입문 가이드북’을 구매하여 직업 튜토리얼 겸 퀘스트를 모두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등 숨겨진 요소를 게임 곳곳에 심어놓아 이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했다.



방대한 수집 요소 역시 원작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한 모습이다. 이번 작품의 개발을 총괄한 김동건 데브캣 스튜디오 대표는 쇼케이스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서 마비노기의 낭만과 감성을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게임 속에는 채집, 낚시, 요리, 가공 제작,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와 캠프파이어, 음식 나눠 먹기, 합주, 댄스 등의 소셜 콘텐츠가 그대로 구현되어 있었다. 실제로 사냥터와 맵 곳곳에서는 이용자가 채집하고 수집할 수 있는 재료가 널려있으며, 이를 수집하며, 능력치를 높이거나, 재료를 모아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의 채집 요소와 비슷하게 느껴져 재료를 모으고 새로운 장비와 상위 재료를 제작하는 이른바 ‘제작 노가다’를 즐기는 이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마비노기만의 독특한 시스템이었던 커스터마이징, 패션, 염색 콘텐츠도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마비 모바일은 일반 장비와 패션 장비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패션 장비의 경우 다양한 조합을 통해 외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염색까지 진행할 수 있다.
가장 궁금했던 염색 시스템은 원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담아 ‘염색’ 아이템을 사용하여 약 1분간 색상을 찾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으며, 하나의 장비에 최대 3곳을 염색할 수 있도록 구현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 염색은 파스텔톤의 3D 그래픽과 어우러지며,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패션 장비라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알게 될 정도로, 염색의 효과가 두드러지고, 하나의 색상마다 RGB( 삼원색을 이용하여 색을 표현하는 방식) 번호가 표기되어 있어 내가 선호하는 색을 찾아내려 한동안 염색에 빠져있을 정도였다.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커뮤니티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스텔라그램'과 '스텔라 돔'이다. 일종의 ‘해시태그’라 할 수 있는 ‘스텔라그램’ 시스템은 내 캐릭터와 나의 개성 취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같은 취향을 가진 이용자와 친구를 맺을 수도 있다.
이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태그를 설정한 이용자를 찾아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으며, 캠프파이어를 통해 버프를 받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마비노기 특유의 감성 넘치는 플레이를 모바일 환경에 구현한 모습이었다.
전투는 시대의 흐름에 어느 정도 타협한 듯한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 원작 마비노기의 경우 몇 차례 환생을 통해 능력치를 높여야 빠른 템포의 전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마비 모바일’은 5종에 달하는 고유의 직업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초반부터 즐길 수 있도록 구현됐다.


여기에 전투 시간, 협동 과정 및 사망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전투마다 등급이 매겨지며, 던전과 사냥터로 구분된 전장을 통해 퀘스트와 파밍 지역을 분리해 놓는 등 전투와 생활 두 가지 요소를 구분 지어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이처럼 ‘마비 모바일’은 출시 전 받은 의혹의 눈초리와 달리 방대한 생활 콘텐츠, 디테일한 요소가 게임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의외의 재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다만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은동전’이 중반 이후 급격히 부족해지거나, 5종이 넘는 월정액 상품, 뽑기 중심으로 이뤄진 방대한 유료 콘텐츠 등 이용자들에게 ‘과금의 문턱’이 높다고 느껴질 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더욱이 최근 게임 트랜드가 빠른 템포의 스토리와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으로 흐름이 바뀌었지만, ‘마비 모바일’은 게임의 핵심 요소의 등장과 스토리의 전개가 35레벨 이후인 중후반부에 집중되어 있어 게임 중간 이용자가 이탈하는 현상도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연 ‘마비 모바일’이 이러한 우려점을 극복하고, 본연이 가진 디테일하고, 방대한 콘텐츠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