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라는 건 참 무섭다. 눈에 띄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이 하나 등장했다 싶은 순간 비슷한 컨셉과 디자인의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이런 트렌드가 정점에 이르면, 가격비교 사이트의 상위권이 거의 동일해 보이는 제품으로 가득 차게 되는 현상을 목도할 수 있다.
구조나 조립의 편의성 등도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지만, 외부로 보여지는 스타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케이스 시장에서는 제조사나 소비자 모두가 이 같은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한순간 가격비교 순위 상위를 뒤덮었던 파노라믹 뷰 스타일의 케이스가 그랬고, 새로운 트렌드로 이슈 몰이 중인 우드 패널 역시 그렇다.
◆ 싸이번 EDGE-CV-R5 파노라믹 뷰 케이스
① 규격 & 호환성
미들타워, M-ATX / ITX 지원
표준-ATX 파워, 최대 240mm 장착 가능 (하단 후면 위치)
VGA 최대 420mm, CPU 쿨러 최대 174mm
② 외관 & 디자인
전면 강화유리, 측면 강화유리 패널
부분 먼지 필터 적용
③ 쿨링 & 확장성
기본 6개 LED 팬 (후면 120mm x1, 하단 120mm x3, 내부 측면 120mm x2)
수랭 라디에이터: 상단 최대 360mm, 280mm (최대 3열 지원)
저장장치: 8.9cm 베이 2개, 6.4cm 베이 1개 (최대 3개)
수평 PCI 슬롯 4개
④ 입출력 포트
USB 3.x (5Gbps), USB 2.0
⑤ 크기 & 기타
220mm x 408mm x 462mm
유통사: 싸이번
# 닮은 듯 다르게, 비슷한 듯 개성 있는 싸이번 EDGE CV-R5
개중엔 동일한 공장의 동일한 섀시를 이용하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이 혼재되고 있어 케이스에 대한 이런 감상은 더욱 커진다. 때문에 경험 많은 소비자는 약간의 가격적인 부담을 더하더라도 독특한 컨셉과 스타일의 고급 케이스를 굳이 찾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트렌드의 최신을 경험하고 싶다면 적당한 가격과 스타일의 기성 브랜드를 선택하면 될 일이지만, 이렇게 조금은 엣지있는 나만의 감성을 좋은 가격에 충족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브랜드 ‘싸이번’의 제품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적당한 RGB 효과와 전면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면 강화유리 패널이 조화되면 웬만해선 별로라는 인상을 받기 어려울 만큼 화려한 스타일의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 PC 케이스의 인상을 좌우하던 프론트 패널이 강화유리로 대체되며 개성이 다소 사라진 탓에 어느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해도 별 차이를 느끼기도 어렵다.
그래도 조금은 독특한 나만의 감성을 채우고 싶은 소비자라면 싸이번의 EDGE CV-R5를 한번씩 둘러보아야 한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는 명확히 나뉘겠지만, 비교적 저렴한 제품임에도 눈길이 가는 모든 디테일마다 해당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느낌의 제품이니까.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최근 케이스 트렌드와 달리 곡선을 적절히 활용한 모서리 부분의 마감이다. 전면과 측면의 강화유리 패널을 무리하게 키우지 않고 적당한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섀시의 강성을 확보하고, 이로 인해 개방성이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깔끔한 곡선과 사선 등을 이용해 마무리함으로써 커버했다.
이런 디테일은 케이스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상단과 하단 모서리를 모두 라운드로 마무리한 것은 물론, 내부의 파워 챔버 측면 모서리까지 라운드를 가미해 답답한 느낌을 확 줄였다. 모든 부분이 똑같으면 심심해 보여서였을까? 파워 챔버 전면은 비스듬한 사선으로 마무리해 나름의 개성을 부여한 것도 이채롭다.
EDGE CV-R5는 책상 위에 PC를 배치할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하긴, 양면을 모두 강화유리 패널로 처리한 이런 스타일의 케이스를 눈에 띄지 않는 책상 아래 배치하는 것도 조금은 애매한 느낌이긴 하다.
전원과 리셋, 두 개의 USB 포트와 헤드폰 잭을 일렬로 배치했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긴 하지만, Type-C의 부재는 그럼에도 못내 아쉽다. 저렴한 케이스 대부분이 아직까지 이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EDGE CV-R5만의 단점이라 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에 따라서는 이 제품을 ‘패스’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ATX 메인보드를 지원하는 케이스지만, 측면에 2개의 쿨링팬이 장착되는 것으로 높이가 조금 낮은 케이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메인스트림 수준의 하드웨어를 최소한의 크기로 구현하고 싶은 소비자에게 더욱 적당한 제품이다. 다만, 이렇게 약간 소형화된 미들타워 케이스는 그만큼 조립의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하지만 이런 스타일과 크기를 가진 케이스는 완성하고 나면 일반적인 크기의 미들타워보다 훨씬 예쁘고 깔끔한 느낌을 낸다는 사실도 주지하자. 특히, 파노라믹 글래스 스타일과 라운드 엣지를 잘 활용한 덕에 더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쿨러가 설치되는 메인보드의 백플레이트 부분이나 ATX 24핀 케이블이 전면으로 넘어와야 하는 위치에는 조립이 편리하도록 큼직한 공간이 확보돼 있다. 크기가 작은 케이스일수록 이런 부분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 직접 PC를 조립하는 소비자라면 이 작은 차이가 상당한 편의성의 차이로 귀결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임에도 6개의 RGB 쿨링팬을 기본 제공한다. 장착 가능한 모든 위치에 쿨링팬을 기본 제공하는 셈. 별도의 쿨링팬을 사용할 계획이 아니라면, 캐이스만으로 쿨링 솔루션을 완성할 수 있는 편리함을 준다. 약 1,100RPM 정도의 회전속도로 동작하며, 25dB 정도의 소음만이 발생해 사용자가 쿨링팬의 소음을 인지하기 어렵다.
3열 라디에이터까지 장착 가능한 상단은 수냉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3개의 120mm 쿨링팬, 또는 2개의 140mm 쿨링팬을 장착할 수 있다. 아울러 쿨링팬이 장착되는 모든 위치에 먼지필터가 기본 제공된다. 마그네틱 방식의 먼지필터는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식이라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느낌이다.
배기로 동작하는 후면의 쿨링팬을 제외한 하단, 측면 쿨링팬 모두를 리버스 방식으로 제공해 구매자의 만족감이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버스 팬은 블레이드를 반대방향으로 장착해 팬을 정방향으로 장착해도 흡기로 동작하게 된다. 보기 흉한 팬의 후면이 드러나지 않게 설치하면 되므로 흡기 위치에 장착하는 쿨링팬으로는 최고의 선택이라 할 만하다.
파워챔버 전면의 사선 스타일 마무리도 EDGE CV-R5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엣지 중 하나. 얼핏 생각하기엔 그다지 눈에 띌 만한 요소가 아니란 생각이 들지만, 전면까지 강화유리로 처리된 스타일의 케이스인 덕에 시스템을 완성하고 나면 무의식 중에 이 부분으로 자꾸만 눈길을 보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의외로 만족감이 높은 디테일이다.
챔버 내부엔 분리 가능한 드라이브 베이도 하나 숨어있다. 장착 가능한 드라이브 수는 총 3개며, 드라이브 베이에 2개의 3.5” 드라이브나 하나의 3.5” 드라이브와 2.5”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다. 여기에 브래킷을 이용해 하나의 2.5” 드라이브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는 최대 240mm의 길이까지 장착 가능하다.
꽤나 센스 있는 방식의 그리팩카드 지지대도 제공한다. 비교적 높이가 낮은 4슬롯 미들타워 케이스라서 지지대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되기에 이리 아기자기한 스타일로 완성할 수 있던 듯싶다. 간편하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의 그래픽카드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지지대는 필수라 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 자체의 무게가 워낙 무거워 장시간 사용하면 자연스레 그래픽카드가 휘거나, 심한 경우 슬롯이 파손되기도 하기 때문.
# 트렌드와 개성을 모두 챙길 수 있는 EDGE CV-R5
높이가 다소 낮은 스타일의 EDGE CV-R5이기에 구석구석 라운드 처리한 디테일이 더욱 눈에 띄는 요소로 부각된다. 이보다 큰 사이즈의 미들타워나 빅타워라면 오히려 시원시원한 느낌의 직선이 더욱 잘 어울렸을지도 모를 일.
살짝 작고 예쁜 스타일을 추구하는 제품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니 실제보다 더 작아 보이는 효과를 낸다. 덕분에 더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으로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 전면으로 보이는 파워 챔버 끝부분에도 자꾸만 눈길이 가고 말이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9 285K
② M/B - ASRock B860M LiveMixer WiFi
③ RAM - 마이크론 Crucial DDR5-6400 CUDIMM 32GB
④ SSD - 마이크론 Crucial P310 M.2 NVMe 2TB 대원씨티에스 NVMe SSD
⑤ VGA - option
⑥ 쿨러 - 이엠텍 레드빗 ICE 240 RGB 수냉 쿨러
⑦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골드 풀모듈러 ATX3.1
⑧ OS - Windows 11 Pro 23H2
수냉쿨러를 사용하는 경우, 이 케이스는 별도의 쿨링팬을 구입할 필요가 전혀 없다. 6개의 120mm 쿨링팬이 모든 위치마다 이미 장착돼 있고, 스타일을 해치지 않기 위해 흡기로 장착되는 위치엔 모두 리버스 팬이 제공된다. 케이스를 구입하는 순간 쿨링에 대한 모든 준비는 끝난 셈이다.
본문에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별도의 도구 없이 원터치로 여닫을 수 있는 모든 패널도 상당히 편리하다. 하드웨어에 취미를 갖고 있어 수시로 내부에 접근하는 소비자라면, 원터치 패널 적용으로 얻어지는 접근성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가격도 대단히 큰 매력이다. 6개의 쿨링팬 기본 제공과 편리한 내부구조, 어디를 둘러보아도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한 마무리의 케이스를 4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한 번쯤 구매를 고려하게 만들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간다. 특히, 라운드 처리된 모서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절대 4만원대답지 않은 스타일이 더욱 끌릴지도 모를 일.
420mm 길이의 그래픽카드와 174cm 높이의 공랭쿨러를 지원하므로 시장에서 판매되는 어떤 하드웨어도 인스톨 가능하다 생각하면 편하다. 다만, 높이를 줄인 케이스에 큼직한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케이블을 정리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자.
때문에 적당한 수준의 하드웨어를 사용할 소비자, 이왕이면 자신의 시스템을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소비자가 선택하면 좋을 제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침 제어부도 측면에 위치해 있으니 깔끔하게 완성해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누구라도 한 번쯤 눈길을 줄 만한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By 벤치마크 팀 Byeongdo.An@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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