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켰다가 저녁까지 했다”이는 클로버핏을 즐긴 한 이용자가 한 말이다.
데모 버전만으로 하루 만에 1만 1천 이용자 돌파, 일주일 만에 위시리스트(찜) 10만 개를 돌파하며 스팀 위시리스트 순위 125위를 차지한 게임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클로버핏(CloverPit)’이다. 파닉 아케이드가 개발한 슬롯머신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게임성과 독특한 아트 스타일로 크리에이터들의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데모 버전임에도 유튜브와 트위치 등지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다양한 해외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게임의 첫인상은 샷건 러시안룰렛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벅샷 룰렛’을 연상케 했다. 묵직한 색감, 강한 콘트라스트의 음영, 정적인 공포 분위기까지 유사한 감각이 곳곳에 묻어난다. 개인적으로 독특한 질감의 2D 호러 분위기가 슬롯머신 연출과 잘 어우러져 작품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무럭무럭 키워주는 것 같았다.



게임의 기본 구조는 단순하다. 매 라운드마다 슬롯머신을 돌려 일정량의 코인을 벌고, 이를 ATM에 입금해 데드라인 전까지 부채를 갚는 것이 목표다. 게임은 데모버전 기준 총 5번의 데드라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회차마다 요구되는 코인은 점점 증가한다.
이용자는 재화를 투자해 슬롯머신을 돌리면 나온 심볼의 위치와 종류에 따라서 배수 보너스를 받아 코인을 획득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의 심볼이 직선, 대각선, 삼각형 등 특정 패턴에 심볼이 배치되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엔 단순히 운에 기대는 게임으로 보일 수 있지만, 플레이할수록 깊은 전략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런 전략 요소를 강화해 주는 핵심 시스템이 바로 ‘부적’이다. 매 라운드 후에는 슬롯머신 뒷편의 부적 상점에서 무작위로 등장하는 4개의 부적 중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다. 각 부적은 슬롯머신의 심볼에 영향을 주거나, 특정 배율을 강화하는 등 게임 플레이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필자의 경우 클로버 심볼의 점수를 강화하는 부적, 클로버의 등장 횟수를 늘려주는 부적 등을 조합해 클로버 잭팟으로 재미를 봤다.

‘부적’ 구매에 필요한 ‘클로버 티켓’은 슬롯머신을 돌릴 때마다 일정량 획득할 수 있고, 정해진 기한보다 부채를 빨리 갚았을 때에도 제공된다.


데드라인을 한 번씩 넘길 때마다 걸려오는 ‘전화’도 꽤 흥미로운 시스템이다. 전화는 횟수제한이나 조건이 있는 경우가 많은 ‘부적’과 달리 즉각적이거나 장기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심볼이 등장할 가능성을 즉시 감소시키는 경우도 있고, 가진 ‘클로버 티켓’을 모두 소모해 현재 상점에 있는 부적을 공짜로 만들 수도 있다.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전략은 상위 심볼인 ‘다이아’나 ‘7’ 같은 나오기 어려운 심볼의 확률을 줄여 하위 심볼들로 잭팟을 노리는 형태다. 해당 조합으로 운 좋게 2연속 잭팟까지 만나봤다.
로그라이크의 특성상 다회차 플레이가 필수적인 구조인데, 매 회차마다 약간씩 달라지는 연출이나 대사가 존재하는 것도 플레이에 흥미를 더하는 요소였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게임 구조를 설명해주던 나레이션이 “여기 이미 와본 적 있지? 능숙하네”, “누가 이렇게 많이 자라고 했어?”처럼 이용자의 반복적인 시도를 반영한 듯한 대사도 등장한다.


데모버전인 만큼 아직 세밀한 스토리는 없지만, ‘전화’를 받을 때 흰색 글씨의 사람과 붉은 글씨의 사람의 반응이 달라지는 등, 게임 내 장치들에 은근히 스며든 각종 대사와 설정이 숨겨진 스토리의 복선을 암시하고 있어 세계관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렇듯 직접 즐겨본 클로버핏은 단순 슬롯머신 기반의 미니 게임을 훌륭한 연출, 아트워크, 전략 시스템 등으로 멋지게 확장해 낸 수작이다.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기기 좋고, 각 판마다 짧고 굵게 몰입하게 만들어 각 판마다 짧고 굵게 몰입하게 만들어 게임의 템포감과 몰입도를 적절히 유지해 준다.
아직까지는 심볼 종류나 부적 효과 등이 제한적이고 종류가 한정적이라 반복 플레이에서의 다양성이 부족하지만, 데모 버전임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클로버핏이 2025년 중 정식 출시를 예고한 만큼 얼마나 더 정교하게 완성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