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젠이 연내 서비스하는 오픈월드 신작 ‘드래곤소드’는 모바일에서 보기 드문 완성도 있는 액션을 선보였던 ‘헌드레드 소울’로 알려진 하운드13이 개발을 맡았다. 오픈월드에서 전투, 탐험, 퍼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게임성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더불어 오픈월드는 플레이어마다 독립적으로 구성돼 있어, 타인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손꼽혔다.
출시를 앞두고 지난 28일부터 시작된 드래곤소드 비공개 테스트 기간에 공개된 신규 빌드에서 주요 콘텐츠를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자유로운 모험과 거래소 없는 공간, 레이드 등 멀티 콘텐츠를 제외하면 내 템포로 맞춰 즐기는 세상, 이 요소를 과연 어떻게 구성해 두었을지 직접 확인해봤다.

동화풍 비주얼과 ‘속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드래곤소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비주얼과 캐릭터다. 수채화 물감을 겹쳐 쌓은 듯한 색감과 중세풍 마을의 조화, 마을 곳곳에 배치된 NPC들과 스토리 중 만나볼 수 있는 동료 캐릭터들이 특유의 매력을 전한다.
이 중 유저가 조작할 수 있는 플레이 캐릭터들은 대표 속성과 전투 방식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외형을 채택해 개성을 살리면서도 시각적인 이해도를 높였다. 노란 별 마크가 상징인 ‘기절’을 사용하는 캐릭터 카스텔라는 테마 컬러를 노란색으로, 붉은 물방울 마크가 상징인 ‘출혈’을 사용하는 캐릭터 록시는 붉은색으로 설정했다.



무기와 캐릭터 표정 같은 외형과 함께 풀 더빙을 동원한 스토리와 상황에 맞는 대사를 더해 캐릭터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대사는 전투 스킬 외에도 상자를 열거나 보물지도를 탐색해 보물을 얻을 때도 나오는데, 모험을 바라보는 각 캐릭터들의 시선이 반영돼 읽는 재미를 준다.
캐릭터 강화는 중복으로 등장한 캐릭터로 업그레이드하는 초월을 시작으로, 일반 장비, 특수 장비인 카르마, 스킬 강화, 레벨업 등으로 구성된다. 강해진 캐릭터들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전투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됐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필드, 던전, 토벌 등 여러 전투 콘텐츠가 개방된다.
이 중 드래곤소드의 콘텐츠를 가장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은 던전이다. 가벼운 퍼즐이 포함돼 있어 필드 등지에 등장하는 퍼즐 타입을 고루 즐겨볼 수 있어서다. 더불어 곳곳에 숨은 함정이나 상자, 토벌과 레이드에 등장하는 여러 적의 특성도 미리 익힐 수 있어 전반적인 플레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밀도 높은 오픈월드에 친숙한 콘텐츠로 적응 돕는다
드래곤소드는 오픈월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다소 의외였던 점은 ‘막다른 길’을 막다른 길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례로 튜토리얼 과정에서 외나무다리를 건너다 말고 아래로 떨어졌을 때, 떨어진 곳에서 숨겨진 보물상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플레이 중에도 진행 중 길을 잃거나 헤매는 동안 보물상자며 희귀한 재료를 발견할 수 있게 안배해둔 부분에서, 작지만 뭔가를 발견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오픈월드 탐험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패밀리어다. 지스타 2024에서는 단순히 탑승용 펫으로 생각됐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더 다양한 활용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고저차가 극심한 필드 탐험에 편의성을 높여준다. 위에서 아래로 활강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스태미너를 소비해 아래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공중에서 필드에 위치한 적을 때릴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다만 각 필드가 상당히 넓어 패밀리어의 스태미너만으로는 탐험하기 어려웠다. 이를 돕는 것이 워프 포인트와 고대 풍차다. 고대 풍차는 인공적인 고지대이자 특수한 장치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시커 타워’나 어쌔신 크리드의 ‘뷰 포인트’와 유사하다. 설정 상 고대의 유물로 알려진 이 구조물은 개방 시 주변 지역의 맵을 밝히고 활강 시 가속 등을 제공하기에 반드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활성화 조건으로 속성을 담은 공격으로 장애물 제거하기나, 부서진 부품 찾기 등 조건을 제시해 해결 방법을 찾는 재미가 줬다.
이외에도 호그와트 레거시의 빗자루 타기 미니게임과 같은 콘텐츠나, 필드에 숨은 식재료를 채집하고 몬스터를 잡아 얻은 고기 등으로 만드는 요리 콘텐츠 등이 준비됐다. 오랜 모험으로 피로할 때 언제든지 가벼운 탐사나 생활 콘텐츠로 주위를 환기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토리 연출과 연속성의 아쉬움은 보완 필요해
앞서 이야기한 콘텐츠가 조화롭긴 하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부분은 핵심 콘텐츠인 전투 콘텐츠를 개방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스토리가 상대적으로 긴장감을 크게 떨어뜨린다. 왕도적인 소년만화적 전개는 좋지만, 스토리라인과 맞지 않는 연출로 인해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다. 일례로 대화 내용은 분명 한 사람이 다른 인물을 붙잡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 연출에서는 두 캐릭터가 나란히 서있는 식이다. 최근 오픈월드 신작들이 세련된 연출에 힘쓴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뼈아픈 단점이다.
전투에서도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원거리 캐릭터를 이용할 경우 FPS와 유사한 수준의 조작을 이어가야 한다. 단편적인 전투였다면 모르겠으나, 원거리 캐릭터로 전환할 때마다 이와 같은 수준의 전투를 요구하는 부분이 높은 피로도를 유발한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 정밀한 조작이 프레임 드랍과 맞물려 전투 경험의 질을 크게 낮췄다. 모바일 환경에 맞춘 최적화나 반자동 타겟팅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다만 전반적으로 드래곤소드는 헌드레드 소울의 상태이상 시스템이나 시그널 스킬 연계로 이어지는 콤보 액션 등을 오픈월드에 세밀하게 녹여낸 하운드13의 노하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평타와 스킬 두 개만 가능하던 단순한 전투는 상태이상에 따라 특수 스킬과 태그 등 선택지를 넓혀나가고, 넓어진 스킬 덕에 누적되는 상태이상으로 우위를 점하는 파상공세는 볼거리와 함께 컨트롤하는 재미를 전한다. 모쪼록 이 장점을 잘 살리고, 비공개 테스트로 수집한 유저 의견을 반영해 출시 때는 더 나은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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