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애드온 카드를 직접 설치하고, 까탈스럽기 그지없는 드라이버까지 직접 설정해야 하던 시절, 풀 사이즈의 ATX 메인보드는 모든 마니아의 기본옵션이었다. 기능확장을 위한 충분한 슬롯을 지원하며, m-ATX에 비해 차별화된 칩셋과 기능으로 퍼포먼스에서도 훨씬 유리했기 때문.
그래픽카드부터 사운드카드, TV카드, 랜카드와 상황에 따라 RAID카드까지 다양한 애드온카드를 장착해야 했던 당시로서는 충분한 확장슬롯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는 마니아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이더넷과 사운드를 포함해 거의 모든 필요기능이 메인보드에 집약되기 시작한지도 20여년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이 같은 고정관념은 꽤나 오랜 기간 시장에 남아 일종의 선입견으로 작용했다. 오랜 하드웨어 마니아라면 아직도 m-ATX 보드는 무언가 부족하거나 성능이 떨어질 거란 생각을 갖고 있을 만큼 이 인식의 뿌리는 깊고도 깊다.
◆ 앱코 UD20M 미니웨일 케이스 SPEC
① 규격 & 호환성
규격: 미니타워
메인보드: M-ATX, M-ITX
파워: 표준-ATX (장착 길이 ≤210mm, 위치 하단 후면)
VGA / 쿨러 지원: VGA 최대 325mm, CPU 쿨러 최대 155mm
수랭 쿨러: 상단 라디 2열 최대 240mm, 후면 라디 1열 최대 120mm
② 외관 및 디자인
전면 / 측면: 강화유리
먼지 필터: 부분 장착
③ 쿨링 & 튜닝
쿨링팬: 총 3개 (후면 120mm LED ×1, 하단 120mm LED ×2)
LED팬: 3개
④ 내부 확장성
저장장치 및 슬롯: 8.9cm 베이 1개, 6.4cm 베이 4개, 저장장치 최대 5개
PCI 슬롯: 수평 5개
⑤ 입출력 포트 (I/O Ports)
USB2.0 · USB3.x 5Gbps 지원
⑥ 크기 및 기타 특징
크기: 너비 335mm, 깊이 275mm, 높이 353mm
유통사: (주)앱코
# m-ATX로 최강의 PC를 만들 수 있는 시대엔, ABKO UD20M 미니웨일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그래픽이 내장된 CPU를 선택하면 애드온 카드 하나 없이 PC를 완성할 수 있으며, m-ATX 보드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PC를 구성할 수 있다. 특수 목적을 위한 기능의 확장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그래픽카드 하나만 장착하면 되므로 굳이 커다란 메인보드가 필요치 않은 시대다. m-ATX 메인보드로도 수백 와트를 넘나드는 고전력 프로세서의 전력 공급에 하등의 문제가 없을 만큼 전력반도체와 소자도 발전했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m-ATX 보드의 등급도 높아졌다. 과거엔 불과 몇 만원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던 m-ATX 보드는 고성능이 필요치 않은 사무용 PC 정도에 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각 제조사의 최고급 라인업에 포진해 있다. 그만큼 가격 역시 높아졌고, 디자인이나 지원사항 역시 고급형 ATX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때문에 케이스 시장도 자연스레 더 작고 예쁜 m-ATX 기반 제품이 부각되는 분위기이다. 동일한 디자인이라도 크기가 줄어들면 시각적 완성도가 높아지는 만만치 않은 효과가 있는데다, 최근 유행하는 파노라믹 뷰 스타일의 듀얼 글래스 케이스는 그 개방감과 스타일 덕분에 m-ATX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앱코 UD20M은 앞서 설명한 트렌드에 정확히 부합하는 케이스.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은 것같이 멋들어진 각을 보여준 UD50 블루웨일을 m-ATX에 맞게 소형화한 제품이라 볼 수 있다. 덕분에 시원시원한 개방감,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의 쭉 뻗은 직선의 매력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케이스의 덩치가 큰 경우 시원하게 뻗은 직선이 잘 어울리는 반면, 크기를 줄이면 부드러운 곡선을 활용해도 제법 예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결국 선택의 문제라 볼 수 있는데, UD20M은 UD50 블루웨일의 DNA를 물려받은 제품답게 m-ATX/ITX 기반의 케이스임에도 시원하게 뻗은 직선이 인상적이다.
주로 라디에이터가 장착되는 상단부는 대개의 파노라믹 뷰 케이스가 동일한 구조를 채택한다. 라디에이터의 쿨링팬이 밀어내는 공기를 빠르게 외부로 빼내야 하는 위치이기에 가장 넓은 면적의 에어홀이 기본으로 마련되며, 먼지가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그네틱 방식의 필터가 추가된다. UD20M 역시 전형적인 구조에 수렴한다.
제어부는 그다지 평가할 부분이 없는 느낌이다. 보급형 케이스에 늘 따라다니는 상투적 평가를 다시 꺼내야 할 것 같은 느낌. 대개의 보급형 케이스가 그렇듯 리셋과 LED를 하나의 스위치로 겸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리셋이나 LED ON/OFF 중 하나의 기능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두 개의 Type-A USB 2.0 포트와 하나의 Type-A USB 3.0 포트를 지원한다. 아쉽게도 Type-C 포트는 지원하지 않는다.
참고로 UD20M은 3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파노라믹 뷰 스타일의 케이스다. 전면과 좌측면의 글래스 패널만으로도 원가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보여지는 품질에 가격은 그저 놀라울 정도.
우측 패널에도 에어홀이 타공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치가 재미있는데, 눈썰미가 좋은 사용자라면 듀얼 챔버 구조의 케이스에서 파워 서플라이가 장착되는 위치라는 것을 손쉽게 유추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의 흡기가 이루어지는 위치에 이를 위한 에어홀을 준비해 두었다.
UD20M 미니웨일은 m-ATX 메인보드를 기본으로 설계된 케이스지만,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듀얼 챔버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크지 않은 케이스에 듀얼 챔버는 조립 시 약간의 까다로움이 될 수 있지만, 효과적인 챔버의 분할과 이를 통해 얻어지는 활용성은 상당히 크다. 특히, 작은 시스템일 수록 더욱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힐 수밖에 없는 케이블을 모두 감출 수 있는 점은 이 구조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기도 하다.
시스템 전체에 찬공기를 공급하는 흡기는 바닥의; 에어홀을 통해 이루어진다. UD20M은 이를 위해 하당 전체 공간을 에어홀로 가공했다. 이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대형 마그네틱 먼지필터 역시 기본으로 제공된다.
조립에 활용할 공간이 비교적 협소한 m-ATX는 조립 난도가 그만큼 높다. 때문에 ATX처럼 습관대로 조립하면 중간에 분명 무언가 다시 뜯어내야 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머릿속에 구조와 조립 단계를 시뮬레이션해 가며 간섭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미리미리 대응하는 것이 어렵사리 장착했던 하드웨어를 다시 뜯어내지 않는 첩경이다. 다만, m-ATX 사이즈와 파노라믹 뷰 스타일의 케이스는 완성하고 나면 그 스타일과 깔끔함에 만족감 역시 더욱 높다.
UD20M 역시 조립 공간이 협소한 m-ATX 케이스가 갖는 조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의 대비를 해 둔 것을 볼 수 있다. 우측 챔버에서 좌측으로 분기되는 각종 케이블을 위해 상당히 넉넉한 크기와 숫자의 정리홀을 배치했다. 작은 케이스일수록 조립 시 이 홀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상단에는 최대 240mm 라디에이터 장착을 지원하며, 공랭쿨러를 사용할 경우 155mm 높이의 제품까지 설치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최대 325mm 길이의 제품까지 장착이 가능하다.
수냉쿨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면, 별도의 쿨링팬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하단과 후면에 이미 3개의 120mm RGB 쿨링팬을 제공한다. 특히, 하단에 장착된 2개의 120mm 쿨링팬은 블레이드가 역방향으로 설치된 리버스 방식이다. RGB를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팬을 뒤집을 필요 없이 정방향으로 장착해도 흡기로 동작하게 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임에도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부분을 꼼꼼하게 챙긴 것은 긍정적 부분이다. 별도의 쿨링팬을 구입하지 않아도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으므로 조립 도중 무언가 부족한 것을 확인하고 한동안 멍때려야 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하나의 멀티 베이에 2개의 2.5” 드라이브와 하나의 3.5” 드라이브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 이밖에 메인보드 사이드에도 2.5” 드라이브 하나를 더 장착할 수 있으며, 파워 서플라이가 장착되는 하단부에도 2.5” 하나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종합하면, 총 4개의 2.5” 드라이브와 하나의 3.5”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는 셈이다. 일반적인 ATX 케이스보다 오히려 드라이브 지원이 더 넉넉한 느낌. 최근 m.2의 대두로 대부분 시스템의 드라이브 숫자가 1~2개 이내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충분함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멀티베이 아래는 파워 서플라이가 장착되는 공간이다.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를 이렇게 구조적으로 분리한 구조를 흔히 듀얼 챔버라고 하는데, 조립의 편의성과 완성 후 선정리의 편리함이 남다르다. 완성하고 나면 노출되는 부위로 드러나는 케이블의 숫자도 확연히 줄어 더욱 깔끔한 느낌을 준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9 285K
② M/B - ASRock B860M LiveMixer WiFi
③ RAM - 마이크론 Crucial DDR5-6400 CUDIMM 32GB
④ SSD - 마이크론 Crucial P310 M.2 NVMe 2TB 대원씨티에스 NVMe SSD
⑤ VGA - option
⑥ 쿨러 - 이엠텍 레드빗 ICE 240 RGB 수냉 쿨러
⑦ 파워 - 맥스엘리트 STARS CYGNUS 1200W ATX 3.1
⑧ OS - Windows 11 Pro 23H2
# 시원시원한 스타일로 답답함을 날린 앱코 UD20M 미니웨일
UD20M 미니웨일을 사진으로만 보면 작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파노라믹 뷰 스타일의 듀얼 글래스 패널, 쭉쭉 뻗은 직선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완성한 덕분에 답답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 그러나, 제품을 실제로 마주하면 “어라, 이렇게 작아?” 하는 소리가 바로 나올 만큼 작고 앙증맞다. 디자인이 뛰어난 자동차가 본래의 크기보다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UD20M이 작확히 그런 느낌이다.
일체의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쭉쭉 뻗은 느낌의 직선을 디자인 모티브로 적극 활용한 덕분에 얻어진 일종의 시각적 효과라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작은 시스템이지만 답답함을 느낄 요소가 거의 없다. 완성하고 나면 분명 작은데, 또 그리 작아 보이지 않는 탄탄한 시스템이란 이미지를 만들어내기에 적당하다. 몸에 꼭 맞는 세련된 슈트의 선이 일직선으로 쭉 떨어지듯 매끄러운 느낌이 UD20M 미니웨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종합하면 딱히 흠잡을 부분이랄 것이 없는 제품. 3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도 조립이나 사용 시 사용자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최대한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곳곳에 남겨두었을 만큼 사용자를 위한 준비가 철저한 제품이다. 사이드 패널 역시 볼헤드와 클램프 방식으로 손쉽게 여닫을 수 있어 PC 내부에 접근이 잦은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 2종이다. 워낙 스타일이 시원시원하다 보니 약간의 광이 나는 다크 그레이 컬러를 출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꽤나 세련된 이미지의 케이스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앱코 측이 이를 고려해 줄지는 미지수.
m-ATX 메인보드로 고성능 게이밍 PC나 깔끔하고 탄탄한 느낌의 고성능 PC를 만들고 싶은 소비자라면 UD20M 미니웨일을 살펴보아도 좋을 느낌이다. 워낙 단단한 느낌으로 완성된 스타일이라서 작다는 인상이 희석되는 장점이 있고, 파노라믹 뷰 스타일의 시원시원한 개방감도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일이 되어줄 케이스이니까.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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