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 해도 80PLUS GOLD 급의 주력은 명백히 750W였다. 이만한 용량이면 어떤 하드웨어도 능히 감당할 만했으며, 이 등급 시장은 소위 ‘명가’라 불리는 고가격, 고품질 파워 브랜드만의 전유물이었다. 단 100W만 높여 850W 정도의 조금 넉넉한 용량을 갖추는 건 모든 마니아의 바람이었지만, 당시엔 이 100W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 몇 년 사이 파워 시장은 급격히 변했다. 80PLUS GOLD 등급의 파워는 더 이상 고급 제품도 아닐뿐더러, 과거의 브론즈 급에 견줄 만한 저가형 제품도 다수 출시돼 있다.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과 동시에 용량 역시 이제는 1000W가 기본처럼 취급된다.
저렴하고 품질까지 좋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저렴한 부품 위주로 몇몇 부분만 보강하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는 효율이고 보면 이 등급의 파워를 고려하는 소비자들도 좋은 제품을 구분해 내는 선구안을 길러야 하는 시점이다.
◆ 마이크로닉스 WIZMAX G-1200W 80PLUS골드 ATX 3.1
① 출력: 1200 W
(80PLUS 골드, +12 V 싱글레일 100%, PF 99 %, ±0.7 % 전압 변동, 액티브 PFC)
② DC 출력
+3.3 V: 25 A
+5 V: 25 A
+12 V: 100 A
-12 V: 0.8 A
+5Vsb: 3.0 A
③ 쿨링팬
140 mm FDB 베어링 1 개 (팬리스 모드·자동 팬 조절 지원)
④ 커넥터
메인 24핀(20+4) 1 개
보조 8핀(4+4) 2 개
PCIe 16핀(12V-2×6) 2 개, 8핀(6+2) 3 개
SATA 8 개, IDE 4핀 4 개
⑤ 부가기능
풀모듈러 플랫 케이블, 105 ℃ 콘덴서, DC-to-DC 설계,
LLC 공진형 컨버터, 대기전력 1 W 미만, 프리볼트
⑥ 보호회로
OVP, UVP, OCP, OPP, OTP, SCP, SIP, NLO
⑦ 기타
유통 : 마이크로닉스
보증기간: 무상 10년
# 넉넉하게 준비하려면 1200W
파워 서플라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 하드웨어의 전력 사용 방식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고성능 하드웨어는 성능과 발열, 전력소모 사이에 적절한 조율을 위해 여러 가지 기법들을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 순간적으로 더 높은 클럭으로 동작하는가 하면,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클럭을 급격히 낮추기도 한다.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등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대개의 하드웨어들이 이렇게 초단위로 사용하는 전력량이 급격히 변하다 보니 얘기치 않게 이를 버티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늘었다.
높은 가성비로 오랜 기간 인정받아온 국산 브랜드 마이크로닉스 역시 최근 이런 추세에 맞추어 조금 더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골드, 플래티넘 등으로 라인업을 확충해 가고 있다.
과거 클래식 시리즈를 기억하는 소비자라면 최근 마이크로닉스의 고효율 파워 서플라이 가격에 다소 놀랄지도 모를 일. 하지만 높은 효율과 그 수준에 기대하는 안정성과 수명까지 갖추다 보면 자연스레 고품질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파워의 가격 역시 자연스레 높아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이 등급의 제품이 이보다 확연히 저렴하다면 낮은 가격에 현혹되기 보다 장기간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피드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WIZMAX G-1200 80PLUS GOLD ATX3.1은 향후 PC의 업그레이드까지 고려하는 소비자가 여유만 된다면 미리 갖추고 싶을 수준의 스펙을 모두 제공하는 제품이다.
RTX 60시리즈나 AMD의 차기 GPU, 인텔 또는 AMD의 차기 프로세서까지 고려해도 부족하지 않을 1200W의 넉넉한 출력, 80PLUG GOLD의 높은 효율, 여기에 고출력 파워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고발열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까지. 현 시점에서도 훌륭한 선택이 될 스펙이지만, 차기 하드웨어가 출시돼도 걱정 없이 사용할 넉넉한 잠재력으로 마니아를 안심시킬 제품이다.
과거에도 140mm 쿨링팬을 적용한 파워 서플라이는 여럿 있어왔다. 다만, 이런 제품 대부분이 170mm 이상의 커다란 섀시를 사용하다 보니 케이스와의 호환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최근엔 ATX 표준 규격인 140mm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140mm 쿨링팬까지 탑재한 제품이 하나둘씩 출시되고 있다.
WIZMAX G-1200도 가장 빠르게 이 규격을 받아들인 제품 중 하나. 어쩌면 고용량 골드 파워 서플라이 대부분이 향후 이런 디자인을 따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140mm 쿨링팬을 적용하면 파워 내부의 발열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블레이드의 길이도 10mm 늘어나게 되므로 이로 인해 얻어지는 이득은 실로 막대하다. 높은 정숙성과 긴 수명을 위해 유체베어링(FDB) 쿨링팬을 장착한 것도 돋보인다. 섀시 길이도 쿨링팬에 맞게 딱 10mm만 늘었다. 덕분에 기존 케이스와의 호환성도 전혀 걱정할 게 없다.
전원이 꺼진 후에도 PC나 파워 내부의 잔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마이크로닉스의 특허 애프터쿨링도 2세대로 진화했다. 마치 자동차의 엔진처럼 전원이 꺼져도 내부의 열을 해소할 때까지 쿨링팬이 동작하게 되는데, 내부의 센서를 이용해 열이 식어갈수록 쿨러의 동작속도도 차츰 낮아지게 된다. 일정 속도로 팬이 동작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꺼지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훨씬 조용하게 쿨링 작업을 끝마친다.
140mm 대형 쿨링팬은 120mm보다 낮은 속도로 회전해도 충분한 풍량을 확보할 수 있다. WIZMAX G-1200도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한다. 파워 서플라이가 최고 부하에서 동작해도 쿨링팬은 1000RPM 이하로 동작하며, 소음 역시 30dBA 이하로 억제된다. 조용히 속삭이는 정도의 소음이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파워의 쿨링팬으로 인한 소음이 사용자에게 거부감을 줄 일이 없는 셈이다.
피복에 메쉬 패턴을 새겨 튜닝효과를 높인 케이블을 적용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 메쉬 패턴을 넣음으로써 별도의 슬리빙 케이블을 구매할 필요가 없게 됐다. 듀얼 챔버나 BTF 사용 시 드러나는 케이블이 거의 없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이 방식의 케이블을 드레스업 효과가 확실하다.
케이블 강화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그래픽카드나 메인보드에 전력을 공급하는 주요 케이블이 아닌 이상 16AWG 케이블이 필요치 않지만, 모든 케이블을 이 스펙으로 맞추면 적어도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효율 유지, 낮은 발열 구현에 더욱 유리하다. 우수한 모듈러 케이블은 역시 반길 만한 부분이다.
ATX 3.1과 1200W의 넉넉한 출력을 지원하는 제품 답게 2개의 12V-2x6 커넥터를 지원한다. 두 개의 12V-2x 6 커넥터를 요구하는 그래픽카드가 출시되더라도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마친 셈. 차기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어느 정도의 전력을 요구할지 알 수 없지만, WIZMAX G-1200은 이미 준비를 마친 셈이다. UL 인증을 통과한 105도 내열의 케이블을 사용해 간혹 문제가 되고 있는 12V-2x6 케이블이나 커넥터의 문제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입력단의 캐패시터는 오랜 기간 마니아들 사이에서 좋은 파워를 결정짓는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돼 왔다. 그것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신뢰를 보내도 좋은 제품인지를 대략적으로 구분하는 기준 정도로 활용하기에는 또 부족함이 없는 지표이기도 하다.
과거와 달리 입력단의 캐패시터가 부풀거나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예는 극히 낮지만, 최근 하드웨어처럼 들쑥날쑥한 전력 사용이 장시간 누적되면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는 일.
사용자의 심리적 안정감과 더불어 실제 사용에서도 충분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성이고 보면 오히려 낮은 가격과 높은 효율, 그러나 내부를 살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구성의 제품을 걸러야 하는 이유가 된다. 이밖에 출력단 측을 살펴보아도 우수한 부품을 사용해 높은 안정성과 긴 수명을 갖도록 안배한 것을 볼 수 있다.
최신 파워 서플라이에 흔히 적용되는 ActivePFC, LLC 공진형 컨버터, DC to DC 등을 모두 적용했다. Magic Switch IC를 적용해 무부하 시에도 0mW에 가까운 입력 전압을 지원하며, 12V 싱글레일 출력을 지원해 특정 포트에 전력이 집중되거나 12V 요구량이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WIZMAX G-1200의 전압변동폭은 최대 0.7% 남짓이다. GPU-VR 기술을 이용해 100% 부하 시에도 전압의 변동을 최소화한다. 오버클럭을 즐기는 마니아에게도 만족스러운 지표일 뿐 아니라, 하드웨어가 사용하는 전력량이 급격히 요동치는 최신 하드웨어에 더욱 적합하다.
110V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프리볼트로 설계한 제품이 80PLUS GOLD 등급의 효율을 달성하는 건 230EV 규격보다 까다롭다. 낮은 전압 하에서도 높은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설계와 더불어 승압이 이루어지는 부분까지의 부품과 케이블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야 한다.
WIZMAX G-1200의 내부 구성이 강화된 이유 역시 이에서 찾을 수 있다. 아마도 현재 만날 수 있는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80PLUS GOLD 제품에서 만날 수 있는 바로 그 구성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래서 다소 비싸다 인식될 수 있겠지만, 설계나 구성 부품의 품질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쟁제품보다 저렴한 느낌이다.
# 현재의 만족, 미래 대비를 동시에
1200W는 고성능 하드웨어를 꿈꾸는 모든 마니아가 만족할 만한 출력이다. 현재를 넘어 미래의 하드웨어에 대비하기에도 충분하다. 훨씬 높은 가격의 플래티넘에 비해 가격도 꽤나 현실적이어서 조금만 마음먹으면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100-240V 프리볼트로 설계된 덕분에 케이블이나 내부 부품이 상당히 강화된 점도 마음을 끄는 부분이다. 보급형 제품에서 엄청난 유명세를 떨쳐온 마이크로닉스지만, 골드급 프리볼트 제품에서는 프리미엄으로 올라서려는 전략이 고스란히 읽힌다.
본문에 모두 언급하진 않았지만, 40% 이하의 저부하 시 쿨링팬의 동작을 아예 중지시키는 제로팬 모드, 10년에 달하는 긴 워런티, 8종의 완벽한 보호회로까지. 모든 구성과 스펙이 골드급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140mm 쿨링팬이 만들어내는 국도의 정숙성 역시 WIZMAX G-1200이 갖는 커다란 장점 중 하나이고 말이다.
그리고, WIZMAX G-1200은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 새제품으로 교환 받을 수 있다. 제품 자체의 스펙과 서비스를 강화해 제품도 서비스도 고급이라 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10년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춘 셈이다.
흔히 파워 서플라이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측면에 있지만, 최근처럼 하드웨어 가격이 비싸진 시점에서 파워는 오히려 더 깐깐하게 골라야 할 하드웨어다. 마이크로닉스 WIZMAX G-1200은 이런 하드웨어 트렌드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모든 제반조건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제품이란 인상이 짙다.
어느 하드웨어에서도, 어느 환경에서도 만족감을 줄 만한 구성, 기능, 성능과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데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가격 역시도 경제적이다. 고용량 파워를 찾고 있다면,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제품이란 느낌이다.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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