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 거야.” 그럴 때 출동하는 것이 지구용사 벡터맨이다. 여기서 잠깐. 벡터맨의 벡터는 무엇일까? 고등학교 이과 수학에 등장하는 ‘기하와 벡터’의 그 벡터라 한다.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가지는 양이다. 뭐, 사실 작중에서 따로 부각되거나 하는 뜻은 아니다.
벡터맨은… 사실 이름이 아니라… 외모가 특출났다. 타이거, 이글, 베어 모두 굉장히 잘생겼다. 본의 아니게 벡터맨의 ‘벡터’ 이름값은 올라간 상황. ‘벡터’라 칭하려면 일단 잘생겨야 한다?!
분위기가 이런데 용감하게 ‘벡터’ 이름을 붙인 PC 케이스가 등장했다.
리안리 Vector V100 ARGB(리안리 벡터 V100 ARGB, 이하 벡터 V100 ARGB).
리안리? 브랜드 이름을 듣자마자 잘생겼을 것 같다. 거기에 벡터가 붙었다니 이건 흡사 100%가 아닌가? 당연히 잘생겼겠지? 그렇다. 잘생겼다. 벡터 V100 ARGB는 잘생긴 케이스다. 성능 시각화와 몰입형 미학을 위해 제작된 잘생긴 미들타워 케이스다.
◆ 리안리 Vector V100 ARGB 케이스
① 규격 & 호환성
크기 : 미들타워
메인보드 : E-ATX · ATX(일반·후면 커넥터) · M-ATX(일반·후면 커넥터) · M-ITX
파워 : 표준-ATX(미포함), 위치 하단-후면
그래픽카드 : 최대 420 mm
쿨러 : 공랭 - 높이 178 mm 수랭 라디에이터 : 상단 3열 (최대 360 mm / 280 mm)
파워 장착 길이 : 최대 220 mm
② 외관 및 디자인
전면·측면 패널 : 강화유리
먼지 필터 : 부분 장착
③ 쿨링 & 튜닝
쿨링팬 : 총 4 개 (후면 120 mm LED ×1 · 내부 측면 120 mm LED ×3)
LED 팬 : 4 개 외부 LED : 지원
④ 내부 확장성
드라이브 베이 : 8.9 cm ×1 · 6.4 cm ×1
저장장치 : 최대 2 개
PCI 슬롯 : 수평 7 개
⑤ 입출력 포트 (I/O Ports)
USB 3.x 5 Gbps ×1
USB-C 10 Gbps ×1
⑥ 크기 및 기타
외형 (W × D × H) : 235.5 mm × 466 mm × 484.65 mm
유통 : 서린씨앤아이
# 개방감과 기시성이 뛰어난 ATX 케이스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는 예술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얽힌 상태로 이해했다. 그는 화가 파울 클레의 작품을 통해 그 개념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드러나는지를 포착하게 된다. 클레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감각과 질서, 내면의 리듬을 함께 담아냈다.
바로 미들타워 PC 케이스 벡터 V100 ARGB를 보고 있노라면 번뜩인 감각이랄까!
단순히 속이 ‘보이기만 하는’ 제품이 아니다. 투명한 패널과 조명, 정제된 프레임 안에는 사용자의 선택과 감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예술적인 관념에서도 단순한 ‘껍데기’로 치부할 수 없다. 보이는 것과 보이고 싶은 것이 함께 담긴, 감각적으로 완성된 공간이라 해도 좋다.
그리고 감각적인 케이스 벡터 V100 시리즈는 총 4가지나 된다.
블랙, 화이트, 블랙 ARGB, 화이트 ARGB. 취향 타령을 아무리 한들 이 중 고를 수 있다. 참고로 소개하는 ARGB 모델은 기본 팬으로 후면 120 mm 팬 1개와 측면 120 mm 리버스 ARGB 팬 3개가 제공된다.
전면과 측면을 감싸는 270도 강화유리 패널은 내부 부품이 넓게 들여다보인다. 뭐랄까… 시원하게. 어, 시원하다~ 실물로 보면 그런 느낌이다. 유리는 두께 4 mm의 강화유리로 견고하면서도 투명하다.
전면 ARGB 라이트 스트립에 들어간 LED만 총 26개에 달한다. 딱 26개만 집착한 이유라면 리안리가 주목한 단어가 있으니 ‘중도’ 덕분에 RGB 조명은 과하게 밝지도, 싸구려스럽게 번쩍이지도 않고 은은한 조명 효과만 부각된다. 빛은 사선으로 타고 올라가다 직선으로 바뀌며 각도를 따라 부드럽게 스며든다. 멋지다. 참고로 메인보드 제조사 RGB 소프트웨어에서 제어할 수 있다. 그냥 멋지기만 한 게 아니라 더 멋지게 꾸밀 수 있다.
# 단순히 속이 보이기만 하는 제품이 아니었던 이유
여기까지만 했더라면 벡터 V100 ARGB가 흔히 볼 수 있는 투명한 ‘어항 케이스’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칭찬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점에서 리안리는 발상을 또 한 번 달리하는데, 일종의 재미라는 요소를 가미한다. 예를 들면 피규어를 전시하는 스탠딩?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는 이렇게 표현됐다. “Vector V100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스타일을 바꾸고 개성을 뽐낼 수 있는 탈착식 핸드 레스트를 갖추고 있습니다. 섀시 디자인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핸드 레스트는 성능 저하 없이 데스크톱 환경에 시각적인 포인트를 더해, 커스터마이징과 미적인 요소를 모두 추구하는 게이머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알아듣기 쉽게 번역하자면, 케이스를 세울 공간이 주어진다. 어떻게? 측면 쿨링 팬 하단 옆의 탈부착이 가능한 커버를 사용해서. 해당 공간에 피규어를 세워두면 케이스 디자인과 잘 어울린다. 케이스 속에 의미 없이 집어넣은 게 아니라, 아예 집어넣으라고 공간이 주어진 것이다. ‘어항 케이스에 피규어를 전시했다’와 ‘피규어 전시 공간이 마련된 어항 케이스에 피규어를 전시했다’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놓아보면 안다.
# 넓은 내부로 고사양 그래픽카드도 여유롭게
좋은 케이스는 디자인을 떠나 내부가 여유로워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벡터 V100 ARGB는 고사양 시스템으로 MOD하기에도 적합하다.
일단 내부가 넓다. 숫자로 말하자면 최대 420 mm 길이에 달하는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RTX 5090과 같이 가장 크고 무거운 그래픽카드도 부담 없이 장착 가능하다.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고를 때 ‘설치 가능한가요?’ 같은 생각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라디에이터는 상단에 최대 360 mm까지 설치 가능하고, 측면에도 120 mm 팬 3개가 들어간다. 팬은 최대 9개까지 장착 가능하다. 후면은 120/140 mm 팬 1개, 측면은 120 mm 팬 3개, 하단은 120 mm 팬 2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상단은 앞서 말했듯 120 mm 팬 3개 구성이다.
측면은 최적화된 메시 패널로 정리했다. 단순히 타공만 넣은 것이 아니다. 최대 40.3%의 천공률을 확보한 구조로, 쿨링 팬의 흡기 성능을 극대화한다. 바람을 많이 받아들이니 냉각 효율도 그만큼 좋다.
그래픽카드 지지 브래킷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GB001 브래킷은 무거운 그래픽카드를 받쳐 주는 구조로, 장시간 사용 시에도 처짐 현상을 막아 준다. 브래킷 설치 후에도 내부가 복잡해지지 않아 깔끔하다.
# 세심하게 계획된 케이블 관리 시스템
예쁜 케이스를 사고 지저분하게 조립한다면 묘한 배덕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PC 건강에는 당연히 좋지 않다. 뭐든 깔끔한 게 제일이다. 이는 케이스 구조에 따라 난이도가 갈리는데, 좋은 케이스는 깔끔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어떤 방식이든 가이드를 제공한다.
벡터 V100 ARGB도 깔끔하게 조립할 수 있는 케이스다. 쉽게 말해서 백커넥트(BTF) 메인보드를 지원한다. BTF 메인보드를 사용할 경우 전원 케이블과 I/O 연결부를 모두 메인보드 후면으로 넘길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면 내부를 아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잡스러운 선이 없으니 공기 흐름까지 매끄럽다.
그럼 일반 메인보드를 사용하면? 이 또한 걱정 없다. 후면 공간도 넉넉하다. 선정리 공간이 여유롭게 설계되어 있어 케이블이 두껍더라도 자연스럽게 수납할 수 있다. 전용 선정리 홀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벨크로 스트랩과 가이드가 기본 제공되니 선정리 난이도는 최하급이다. 단순히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I/O 포트 구성도 독특하다. 상단이 아닌 측면에 위치해 있는데, 사선으로 배치된 디자인 덕분에 케이스 외형과 시각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사실 처음 볼 때는 잠깐 당황했고, 그다음에는 머리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USB 3.1 Type-C, USB 3.0 포트 2개, 오디오 단자, 전원 버튼, 리셋 버튼이 일렬로 정돈되어 있다. 별거 아닌 디자인임에도 은근 눈에 띈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7 265K
② M/B - ASRock Z890 Taichi
③ RAM - Crucial DDR5-6400 CUDIMM 32GB
④ SSD - Crucial P510 Gen5 2TB NVMe
⑤ VGA - option
⑥ 쿨러 - 아틱 Liquid Freezer III Pro 360 블랙
⑦ 파워 - STARS CYGNUS 1200W ATX 3.1
⑧ OS - Windows 11 Pro 23H2
** 편집자 주
잘생김으로 무장한 보기 드문 케이스 벡터 V100 ARGB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감성과 기능 사이의 균형을 잘 잡은 미들타워 케이스다. 전면과 측면을 감싸는 270도 강화유리, 은은한 ARGB 조명, 사선 구조의 I/O 포트가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
그런 녀석이 피규어 공간까지 제공한다니 조금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련히 진열장이라는 서브컬처 분야가 존재하지만, PC 케이스로 접수해 버렸다. 약간은 골목상권 침해가 연상될까! 어쨌든 그만큼 내부 공간을 여유롭게 쓰도록 설계한 구조, 그리고 최대 420 mm GPU와 9개 팬 지원이라는 스펙은 조립 편의성을 굉장히 신경 썼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벡터 V100 ARGB는 디자인에 신경 썼다. 조립하고 나면 오래 바라보게 된다. 수많은 어항 케이스가 출시됨에 따라 뭔가 특별한 감성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워진 시점인데, 벡터 V100 ARGB는 그 특별함을 나름의 아이디어로 전달해 냈다.
역시 잘생긴 놈이라 특별한 건가?
하신 사람이나 케이스나 잘생겨야 눈이 가는 건 매한가지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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