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현재 빙하기를 살고 있다. 빙하기도 극지방의 빙하가 조금씩 늘어나는 ‘빙기’가 있고, 빙기와 빙기 사이에는 잠시 쉬어 가는 ‘간빙기’가 온다고 한다. 간빙기에는 비교적 온난한 기후가 지속되며 극지방의 빙하가 조금씩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 바로 그 간빙기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빙하기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건 해도 좀 너무한다 싶다. 대구의 여름 한낮 기온이 36도를 넘어서면 저녁 뉴스의 첫 꼭지를 장식하던 때가 불과 20여년 전이건만, 이젠 전국 어디도 예외 없이 펄펄 끓는다. 40도는 우습다는 듯 수시로 넘나드는 기온에 아마도 올 여름이 사는 동안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거란 우스개도 들린다.
◆ 마이크로닉스 WIZMAX CHILL 세븐팬
① 규격 & 호환성
규격: 미들타워
메인보드: E-ATX / ATX / M-ATX / M-ITX
파워 규격: 표준-ATX (하단 후면 장착, 길이 240~400mm)
VGA 길이: 최대 400mm
CPU 쿨러 높이: 최대 165mm
② 외관 & 디자인
전면 패널: 메쉬 타입
측면 패널: 강화유리
먼지 필터: 전체 기본 적용
③ 쿨링 & 확장성
기본 쿨링팬: 총 7개 (전면 140mm LED x3, 상단 120mm LED x3, 후면 120mm LED x1)
LED 팬: 전부 포함
수랭 라디에이터 지원
상단: 최대 360mm / 280mm
전면: 최대 360mm / 280mm
측면 & 하단: 최대 240mm
저장 장치: 8.9cm 베이 x2, 6.4cm 베이 x2 (최대 4개)
PCI 슬롯: 수평 7개
④ 입출력 포트
USB 2.0 / USB 3.x (5Gbps)
USB Type-C (5Gbps)
⑤ 크기 & 기타
크기: 215mm(W) x 450mm(D) x 490mm(H)
팬 컨트롤 / RGB 컨트롤: 지원
유통사: 한미마이크로닉스
# 여름만큼 뜨거운 PC엔 마닉 WIZMAX CHILL 세븐팬
생각해보면, 예전엔 하드웨어의 주된 경향도 명확히 ‘ECO’였다. 아마도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가 시작된 시기와 맞물릴 것으로 기억되는데, 프로세서나 GPU 등의 성능경쟁만큼이나 저전력 경쟁도 치열했다.
하지만 전력 소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는 높은 퍼포먼스를 구현하기 쉽지 않았던 탓일까? 주요 하드웨어 제조사 모두가 결국 전력에 대한 상한선을 포기해 버린 느낌이다. 이제는 얼마의 전력을 소비하던 최고의 성능을 구현할 수만 있으면 족한 세상이다. 믿을 수 없게도, 최신의 고성능 PC는 냉장고보다, 웬만한 전열기보다, 심지어 에어컨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반도체는 많은 전력을 소비하지만, 정작 투입되는 전기를 특정 목적의 에너지로 변환하지는 않는다. 전기를 이용해 빛을 만들지도 않으며, 모터를 구동해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지도 않는다. 단지 내장된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에 전기를 통과시키는지 아닌지에 따라 0인지 1인지를 결정하는 연산을 수행할 뿐이다. 때문에 특정 목적의 반도체를 제외하면 연산에 사용하는 반도체 대부분이 투입되는 전력 대부분을 고스란히 열로 방출한다.
순간 수백 와트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프로세서, 이제는 피크 시 1000W를 가볍게 사용하는 GPU. 엄청난 성능의 반도체는 그 성능만큼이나 사용하는 전력도 어마어마하며 내뿜는 열도 엄청나다. 그리고 이 엄청난 발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는 시점이다. 프로세서에 수냉쿨러를 장착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용량 파워 서플라이와 큼직한 케이스, 충분한 수량의 쿨링팬이 다시금 필요한 시대가 됐다.
마이크로닉스 WIZMAX CHILL 세븐팬은 바로 이런 고민들을 풀어내기 위한 케이스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한 제품. 고발열의 하드웨어를 사용할수록 조금은 넉넉한 내부 공간을 제공하는 케이스가 유리하다. 여기에 충분한 수량의 쿨링팬이 지원된다면 고성능 하드웨어의 발열을 보다 손쉽게 해소할 수 있다. WIZMAX CHILL 세븐팬은 바로 이 두 지점을 적확히 파고든 제품이다.
디자인의 기본은 ‘기능’이다. 어떤 형태를 취하든 디자인은 본연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간단한 제품에서부터 자동차, 건축 등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도구에 해당한다. 모더니즘을 대변하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번의 명언처럼 말이다.
WIZMAX CHILL 세븐팬의 전면은 그런 모더니즘 디자인 기조를 계승했다. 간결하고 심플한 디자인, 기능을 따르는 형태 중심의 구조가 돋보인다. PC 케이스의 전면 베젤이지만, 이런 형태의 건축물을 구상해도 분명 눈에 띄는 결과물이 될 거라 예상할 수 있을 만큼 심플하지만 시선을 잡아 끄는 매력을 넣는데 성공한 느낌이다.
마이크로닉스는 이를 ‘세리에이션 디자인’이라 부르는 듯싶다. 단순히 디자인만을 위해 요철 형태의 전면 베젤을 구성한 게 아니다. 여러 레이어가 계단처럼 적층된 구조에 내부의 타공 패턴은 지속적으로 서로 어긋나게 배치돼 있다. 이를 통해 케이스 전면의 공기흡입량을 최대화하고 공기가 각 레이어를 통과하며 자연스레 단계별로 소음이 줄어들도록 안배했다.
측면은 더 설명할 게 없는 느낌. 최신 케이스 트렌드의 현재를 그대로 반영하는 느낌이다. 분리된 하단의 파워 챔버, 강화유리를 사용한 측면 패널 등 소비자가 생각하는 미들타워 케이스의 정석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다. E-ATX 메인보드까지 수납 가능한 약간은 큰 사이즈 덕분에 철제 패널로 마감한 하단의 파워 챔버 부분이 유독 묵직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쿨링 능력의 극대화를 위해 내부 구조를 살짝 키우고, 듬직한 0.7T 강판을 사용한 덕분에 쿨링팬의 동작으로 인한 공진이나 잡소리 등에서 원천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점은 WIZMAX CHILL 세븐팬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이런 스타일의 케이스 대부분은 책상 위에 올려놓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때문에 케이스를 책상 아래에 배치한다고 상정하면, 제어부를 위한 최고의 위치는 케이스 상단이 된다.
전원 버튼과 LED 제어버튼, 두 개의 USB 2.0 포트와 하나의 USB 3.0 포트, Type-C 포트까지. 현 시점에서 사용자가 필요하다 느낄 모든 포트를 지원한다. 7개의 쿨링팬 기본지원, 140mm 쿨링팬까지 지원하고 가격 역시 채 5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 치고는 제어부의 지원이 꽤나 만족스럽다.
360mm 라디에이터까지 장착을 지원하는 상단에는 마그네틱 방식의 먼지필터가 기본 제공된다. 대개의 케이스가 따르는 전형적인 구성이라 소비자들에게도 가장 익숙하고 사용도 편리하다.
WIZMAX CHILL 세븐팬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7개나 되는 폭넓은 쿨링팬의 지원일 것이다. 전면엔 무려 140mm 크기의 쿨링팬 3개를 기본 지원한다. HDB 타입의 장수명 140mm RGB 쿨링팬은 케이스 전면을 통한 공기흡입을 극대화한다. 앞서 살펴본 세리에이션 디자인은 이 세 개의 쿨링팬이 공기를 흡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단에는 120mm HDB RGB 쿨링팬 3개, 후면에는 1개가 기본 제공된다. 케이스 상단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는 경우 이곳에 장착된 3개의 쿨링팬을 내부 측면이나 하단으로 옮겨 장착할 수 있다. 측면과 PSU 커버 부분에는 각각 2개의 120mm 쿨링팬을 장착할 수 있다. 케이스 상단은 140mm 쿨링팬 장착도 지원하므로 공랭쿨러를 사용하는 경우 상단 쿨링팬을 140mm 3개로 교체할 수도 있다.
WIZMAX CHILL 세븐팬은 고발열의 고성능 하드웨어를 사용한 구성에서도 별도의 쿨링팬을 전혀 준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7개에 달하는 고품질 HDB 쿨링팬, 전면의 140mm 쿨링팬 등 별도의 쿨링팬을 준비해야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기본지원이 충실하다.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를 구조적으로 분리하는 파워 챔버는 최근 출시되는 케이스에 적용하는 일반적 트렌드. 전면에 드라이브 장착을 위한 베이를 배치했다. 해당 베이엔 두 개의 3.5” HDD, 또는 하나의 3.5” HDD와 하나의 2.5” SSD를 장착할 수 있다.
파워 장착부 바로 위에도 두 개의 2.5” SSD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두 개의 3.5” HDD와 두 개의 2.5” SSD, 또는 하나의 3.5” HDD와 세 개의 2.5” SSD를 장착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M.2 방식의 SSD가 주로 OS 드라이브로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PC 환경에서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의 장착 지원이다.
전면과 측면, 하단까지 공기의 흡입이 이루어지는 모든 부분에 먼지필터가 지원된다. 전면 베젤과 쿨링팬 사이 공간에 먼지필터가 장착되며, 두 개의 120mm 쿨링팬이나 240mm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는 측면 에어홀에는 마그네틱 방식의 먼지필터가 적용된다.
하단은 파워 서플라이를 통한 공기의 흡입이 이루어지므로 해당 위치를 에어홀로 처리하고 필터를 통해 먼지의 유입을 막는 구조를 사용했다. 결국 WIZMAX CHILL 세븐팬은 공기의 흡입이 이루어지는 모든 부분에 먼지필터를 제공하는 셈이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9 285K
② M/B - ASRock B860M LiveMixer WiFi
③ RAM - 마이크론 Crucial DDR5-6400 CL38 PRO Overclocking
④ SSD - 마이크론 Crucial P310 M.2 NVMe 2TB 대원씨티에스 NVMe SSD
⑤ VGA - option
⑥ 쿨러 - 이엠텍 레드빗 ICE 240 RGB 수냉 쿨러
⑦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골드 풀모듈러 ATX3.1
⑧ OS - Windows 11 Pro 23H2
# 널찍한 공간과 뛰어난 냉각성능, 고성능 시스템 구성 시 고려할 만
마이크로닉스 WIZMAX CHILL 세븐팬은 확실히 CHILL하다. 높은 발열이 수반되는 고성능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구성되는 시스템에 적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165mm 높이의 공랭쿨러를 장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360mm 라디에이터를 갖춘 수냉쿨러도 무난하게 수용한다. 여기에 E-ATX 사이즈의 메인보드까지 장착을 지원하므로 인텔이나 AMD 플랫폼의 최상위 라인업을 선택하더라도 어려움 없이 설치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추었다.
채 5만원이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넉넉한 확장성, 든든한 0.7T 강판, 무려 7개의 장수명 쿨링팬까지 지원해 별도의 준비 없이도 고성능 하드웨어 기반의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는 제반 준비를 갖추었다는 점 역시도 꽤나 매력적이다. 여기에 전면 쿨링팬은 요즘 소비자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140mm 로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분명 점수를 얻을 만하고 말이다.
큼직하고 여유로운 선정리홀도 조립 시 편의성을 배가하는 요소. 충분한 수량의 쿨링팬만큼이나 각종 케이블의 설치와 배치가 한결 여유롭다는 점도 WIZMAX CHILL 세븐팬을 이용해 직접 조립할 소비자에겐 상당한 편의성으로 다가올 만한 장점이다.
높아져만 가는 하드웨어의 발열을 효과적으로 해소하려면 결국 더 높은 성능의 쿨러, 더 많은 수의 쿨링팬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충분한 수량의 쿨링팬을 장착하려면 그만한 부대비용과 소음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 때문에 충분한 숫자의 쿨링팬을 제공하고, 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케이스의 구조를 통한 해결을 시도한 것만으로도 WIZMAX CHILL 세븐팬은 주목받아야 할 제품이다. 그것도 불과 5만원으로 구현했다면, 가성비 역시 압도적이라 평해야 하지 않을까?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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