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RTX 5060과 라데온 RX 9060 XT까지 나왔으니, 이제 올해 그래픽카드는 나올만큼 나왔다고 생각했는데요. AMD와 NVIDIA 모두 새 모델을 추가하면서 그래픽카드 벤치마크를 또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글을 두 번 쓸 필요는 없더라고요. 우선 가격대와 제품 등급이 같습니다. 둘 다 데스크탑 그래픽카드 라인업의 최하위 제품이거든요. 그러니 한데 묶어서 소개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다른 공통점도 있습니다. 그 방식은 많이 다르지만, 그간 보기 드물었던 형태의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지포스 RTX 5050은 오래간만에 출시된 50 시리즈 데스크탑 그래픽카드입니다. 지포스 RTX 3050 이후 4050은 데스크탑 모델이 없어서, NVIDIA가 고가형 모델에 집중하기 위해 보급형 모델은 줄이는 건가 싶었는데요. 지포스 RTX 5050이 출시되면서 그나마 저렴한 최신 그래픽카드를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나마'를 붙인 이유는 싸다고 해봤자 40만원이라서 그렇습니다. 저렴한 50 급 모델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를 좀 했는데, 이제 최신 아키텍처는 기본적으로 40만 원 부터 시작해버리네요.

라데온 RX 9060은 GPU 자체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상위 모델인 라데온 RX 9060 XT에서 메모리 용량은 그대로 두고, 코어 수와 클럭을 줄인 모델입니다. 딱 XT에서 파생되어 나온 노말 버전에서 볼 법한 변화이지요. 하지만 판매 방식이 특별합니다. 그래픽카드만 따로 팔진 않고요. 용산의 여러 업체에서 판매하는 완제품 시스템에 탑재하는 형태로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래픽카드만 따로 사서 조립하거나,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포스 RTX 5050 보고는 보급형 주제에 40만 원 씩이나 하니 비싸다고 하면서,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현재 컴퓨존에서는 39만 9천원으로 책정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https://www.compuzone.co.kr/product/product_detail.htm?ProductNo=1268697 ) 라데온 RX 9060은 구입 경로가 한정적이라 아쉽다니, 상당히 공정하지 못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벤치마크를 해 보고 나니 5050은 성능에 비해 비싸고, 9060은 5060에 근접한 성능이 인상적인데 구입이 어려워 아쉽다는 결론이 나오게 됐거든요.

XFX 스위프트 AMD 라데온 RX 9060 게이밍 에디션 8GB GDDR6 

테스트에는 XFX의 라데온 RX 9060을 사용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그래픽카드만 따로 파는 물건은 아니라, 이게 장착된 완본체에서 떼와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래픽카드 디자인에 대해서는 크게 설명할 게 없네요. 2개의 90mm 구경 쿨링팬에 히트파이프와 2.5슬롯이 필요한 히트싱크를 조합한 쿨러를 달았고요. 라데온 RX 9060 XT와 똑같이 보조전원은 8핀 1개, 디스플레이 출력 포트는 DP 2개에 HDMI 1개가 있습니다. 2팬 모델답게 길이도 짧아 어떤 케이스던 장착이 가능하며, 요새 나오는 그래픽카드들은 게임 좀 한다 싶으면 기본이 2슬롯부터 시작하고 공기가 드나들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3슬롯은 비워둬야 하니 2.5슬롯이 특별한 스펙이 되진 못합니다. 디스플레이 출력 포트가 3개가 아닌 4개였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닌데, 이 정도 등급의 그래픽카드가 모니터를 주렁주렁 연결해 두고 쓸 일은 없겠지요.

테스트 환경

라데온 RX 9060이 라이젠 7 9800X 같은 최고의 게이밍 CPU에 어울리는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픽카드의 완전한 성능을 뽑아내려면 이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겠지요.  

테스트는 1920x1080의 풀 HD 해상도로만 진행했습니다. 가장 저렴한 가격의 그래픽카드에서 이 이상의 해상도를 기대하는 양심 없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대신 다른 테스트를 추가했습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지원하는 DLSS/FSR 초해상 기능을 균형 모드로 적용하고, 여기에 프레임 생성 기능도 함께 넣어 테스트했습니다. 

5050은 저리 가시고, 거의 5060 급인데

라데온 RX 9060과 지포스 RTX 5060은 현 세대 GPU 중 가장 낮은 등급의 그래픽카드이며, 실질적인 구매 가격 역시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이 둘이 좋은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두 그래픽카드가 경쟁하는 부분은 오직 가격 뿐, 성능은 까마득하게 차이가 납니다. 라데온 RX 9060이 완본체에만 탑재되어 판매되니 망정이지, 그래픽카드만 따로 팔아서 구입하기가 쉬웠더라면 지포스 RTX 5050 같은 건 도대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사냐는 미아핑이 잔뜩 찍혔을 것입니다. 

라데온 RX 9060과 9060 XT의 성능 차이는 꽤 나는 편입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테스트에서는 XT란 이름 값을 확실하게 보여 줬습니다. 라데온 RX 9060 XT의 성능 포지션이 지포스 RTX 5060 Ti 급인데, 그걸 5060과 5050이 노는 영역에 데리고 왔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라데온 RX 9060 XT 8GB 중에는 40만 원 초 중반대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는 모델이 있는데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필요가 없다면 그쪽이 가성비는 더 나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라데온 RX 9060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지포스 RTX 5060입니다. 9060이 5060을 이긴다는 건 아니고요.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지포스 RTX 5060이 이기고, 라데온에 최적화됐다는 평을 듣는 게임에서는 라데온 RX 9060이 이깁니다. 하지만 5060이 이기는 경우에도 그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라데온 RX 9060은 지포스 RTX 5060의 대체제로 활약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AMD가 스펙을 조금만 높였어도 5060을 따는 그래픽카드가 됐을텐데, 그럼 9060 XT 팀킬이 됐겠죠.

라데온 RX 9060의 스펙이나 클럭 구성이 이렇게 된 이유를 다른 방향에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게 라데온 RX 9060 시리즈에 탑재된 나비 44 칩의 스윗 스팟이라는 거지요. 이는 전력 사용량이 증명합니다. 라데온 RX 9060 XT는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주지만 그만큼 전력 사용량 역시 높고요. 라데온 RX 9060은 압도적인 저성능의 지포스 RTX 5050과 비슷하게 전기를 쓰지만, 성능은 5060과 비교해도 될 만큼 높습니다. 라데온 RX 9060의 전성비가 뛰어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포스 RTX 5050은 솔직히 말해서 테스트에 왜 넣었을까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바닥을 깔아주는 용도로 그래픽카드를 하나 넣을 필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혼자서 독보적으로 차원이 다른 저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9060하고 비교요? 당연히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현 시점에서 지포스 RTX 5050은 '지포스가 아니면 죽는 병'에 걸렸거나 'NVIDIA 주주라서 충성을 증명하는 아이템'이 필요하거나, 최대한 저렴하게 멀티 프레임 생성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 외에 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3D마크, 전력 사용량

1920x1080

1920x1080+FSR/DLSS 균형

1920x1080+FSR/DLSS 균형+프레임 생성

AMD 라데온 RX 9060

라데온 RX 9600은 지포스 RTX 5060에 근접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가격은 지포스 RTX 5050과 비슷하기에 경쟁 상대보다 훨씬 우수한 가성비를 보여줍니다. 또 5060에 준하는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용량은 5050 수준이라, 전력 대 성능비가 뛰어난 효율적인 그래픽카드이기도 합니다. 그래픽카드만 따로 판매하진 않고 시스템 제공 업체에서 판매하는 완본체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시스템 호환성 확인부터 깔끔한 조립, 그리고 사후 지원을 이유로 완본체를 찾는 수요층은 확고하고요. 그런 시장에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FHD 해상도에서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최신 아키텍처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골라야 한다면 경쟁 상대보다 성능/전력/가격 모두에서 앞서는 라데온 RX 9060만큼 합리적인 선택지도 없을 것입니다.  

<저작권자(c) 기글하드웨어(https://gigglehd.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글하드웨어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