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6의 부분변경 모델이 3년 만에 출시됐다. 아이오닉 6는 처음 등장했을 때 물방울을 닮은 매끈한 실루엣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0.21Cd)를 자랑했지만 거부감이 적지 않았고 전후 범퍼 주변의 과도한 디테일로 호불호가 갈렸다.
그러나 이번 부분 변경을 통해 ‘환골탈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무난한 외관으로 변신했다. 디자인은 한층 정제된 형태로 완성됐고 배터리와 주행 성능, 첨단 편의 사양까지 모두 새롭게 다듬어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 부분변경이 주행 상품성 강화, 최신 기능과 신사양 추가, 디자인의 전면적 변화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주행 상품성 강화 – 더 멀리, 더 편안하게
가장 먼저 다가온 변화는 배터리다.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롱레인지 모델은 84kWh 용량으로 1회 충전 시 562km라는 국내 최장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했다. 스탠다드 모델도 437km로 늘어나 일상과 장거리 모두 무리 없는 장거리 주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고속, 도심, 와인딩 구간으로 짜여진 시승 코스 약 72km를 달려 계기판에 기록된 전비는 6.0km/kWh에 달했다. 고속도로와 도심을 오가며 안정적으로 효율을 뽑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의 매끄러움은 공력 성능의 산물이다.
리어 글라스에 생뚱맞게 자리를 잡았던 스포일러를 삭제하고 덕테일 스포일러와 듀얼모션 액티브 에어플랩, 휠 에어커튼, 풀 언더커버까지 세밀하게 다듬어 공기의 흐름을 다잡은 효과다. 아이오닉 6 부분 변경의 공기저항계수는 공식적으로 0.21Cd. 그러나 현대차는 0.206Cd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사양 추가 – ‘안전과 편안함’이라는 또 하나의 감성
운전석에 앉으면 이전과는 다른 편안함이 다가온다. 아이오닉 6 부분변경에는 현대차 최초의 스무스 모드가 탑재됐다. 전기차 특유의 순간 토크 대신 페달을 밟는 리듬에 맞춰 부드럽게 반응하는 시스템이다. 가속을 완만하게 제어해 전기차의 고질적 멀미 현상이 크게 완화됐다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여기에 공조 착좌 감지 기능이 더해져 탑승자가 없는 좌석에는 바람조차 닿지 않게 했다. 동승자석, 후석 탑승자를 센서로 인식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필요한 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쾌적도를 높여주는 작지만 똑똑한 배려다.
안전을 위한 또 다른 변화도 있다. 최근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던 급발진·페달 오조작 상황을 막기 위해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가 추가됐다.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또한 아이오닉 6 부분변경는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을 적용해 교통 흐름, 내비게이션의 과속 카메라나 방지턱까지 고려한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직접 발로 제동을 제어하지 않아도 차가 먼저 주행 환경을 읽고 대응하며 정차까지 매끄럽게 이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디자인의 전면적 변화 – 바람과 조화를 이루는 곡선
아이오닉 6 부분변경의 실루엣은 여전히 스트림라이너를 계승한다. 하지만 이번 변화는 그 이상의 세련됨을 보여준다. 전면부는 샤크 노즈와 슬림해진 램프가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고 후면부는 덕테일 스포일러와 크롬 가니시가 조화를 이루며 차체 전체가 공기 위에 흐르는 듯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인테리어에서도 변화가 느껴진다. 센터 콘솔의 직관적인 배치, 고급스러운 소재가 더해진 도어 트림, 그리고 전시된 N 라인은 전후 범퍼의 디자인을 달리하고 전용 디자인을 적용해 스포티한 감각의 완성도를 높였다.
덕분에 전체적인 시승 과정에서 전기차 특유의 날카로움 대신 부드럽고 안정적인 반응, 안전을 더한 첨단 보조 시스템, 그리고 공기를 가르며 흘러가는 매끄러운 감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부분변경을 통해 단순한 ‘효율적인 전기차’를 넘어 편안함까지 아우르는 전기 세단으로 진화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총평]
더 뉴 아이오닉 6는 ‘실험적인 전기 세단’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용성과 효율성, 그리고 대중성을 갖춘 전기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주행거리와 충전 효율, 공력 성능 개선을 통해 전동화 세단의 본질적인 가치를 강화했다. 동시에 스무스 모드, 공조 착좌 감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같은 신기능을 도입해 사용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더 뉴 아이오닉 6는 단순히 성능과 디자인에서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에서도 의미 있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스탠다드 모델의 경우 보조금 혜택을 적용하면 4000만 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 전기차 입문층부터 장거리 주행을 고려하는 소비자까지 폭넓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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