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O 수랭 쿨러 시장은 이제 단순한 발열 제어만으로는 주목받기 어렵다. RGB 효과나 LCD 모니터링 기능은 이미 대부분의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가 되었고, 디자인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은 다들 비슷하다.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건 더 이상 흔한 기능이 아니라,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경험이다. 쿨링 성능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시스템의 개성과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오늘 살펴볼 제품은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기본기를 충실히 갖추는 것은 물론, 사용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도 색다른 가치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바로 Thermalright TROFEO VISION 360 ARGB (블랙)이다.
■ Thermalright TROFEO VISION 360 ARGB, 무엇이 다른가?
TROFEO VISION 360 ARGB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펌프와 분리된 6.86인치 대형 LCD 디스플레이다. 자석식 연결로 쉽게 탈부착할 수 있으며, 펌프 위에 고정하는 방식은 물론 케이스 전면이나 측면에 부착해 독립형 디스플레이 장치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덕분에 단순한 쿨러 모니터링 기능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개성을 표현하는 요소로 확장된다.
이 LCD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소프트웨어 TRCC(Thermalright Control Center) 설치가 필수다. 단순히 선택적 부가 프로그램이 아니라, LCD를 작동시키는 기본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TRCC를 통해 CPU 온도나 팬 속도 같은 시스템 모니터링 정보를 표시할 수 있고, 나아가 다양한 이미지나 테마, 심지어 영상 파일까지 불러와 화면을 꾸밀 수 있다. 소프트웨어 내에서 기본 제공되는 자료를 선택할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리소스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단순히 화려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취향을 직접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성 게이머 중심의 강렬한 이미지는 물론, 여성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부드럽고 세련된 테마도 적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또한 디스플레이 자체는 IPS 패널을 사용해 넓은 시야각과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며, 밝기도 실내 환경에서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이 LCD는 단순한 상태창이 아닌, 사용자 맞춤형 디스플레이로 기능하며 AIO 수랭 쿨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 라디에이터에 통합된 워터펌프
TROFEO VISION 360 ARGB는 워터펌프의 배치 방식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일반적인 AIO 수랭 쿨러가 CPU 블록 위에 펌프를 얹는 전통적인 구조를 따르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라디에이터와 펌프를 하나로 결합한 설계를 채택했다.
이 구조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진다. 우선 CPU 블록이 단순해지고 슬림해지면서 장착 시 간섭이 줄어든다. 특히 메모리 슬롯이나 전원부 방열판과의 간섭 문제가 적어 빡빡한 메인보드 구성에서도 안정적인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펌프가 라디에이터와 결합되면서 진동과 소음이 CPU 소켓 주변에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더 조용하고 안정적인 작동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은 라디에이터와 펌프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제조사의 설계 완성도가 중요하다. 펌프의 내구성과 냉각 효율이 라디에이터와 함께 검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Thermalright는 기존 쿨러 설계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현했으며, 결과적으로 TROFEO VISION 360 ARGB는 외형적인 차별화뿐만 아니라 설계 구조 자체에서도 차별화된 시도를 보여주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 설치 편의성, 꺼내서 바로 장착
TROFEO VISION 360 ARGB는 설치 과정에서 느껴지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팬이 이미 라디에이터에 장착된 상태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직접 팬을 하나하나 나사로 고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박스를 열고 바로 케이스에 라디에이터만 고정하면 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3개의 120mm 팬이 일체형으로 결합된 구조라는 점이다. 기존 쿨러처럼 각각의 팬을 따로 고정하고 커넥터를 개별 연결할 필요가 없다. 세 팬이 하나로 묶여 있어 고정이 간단하고, 배선 연결도 단순화되어 설치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즉, 박스에서 꺼낸 뒤 최소한의 작업만으로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꺼내서 바로 장착한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초보자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숙련자에게는 시간을 절약해주는 설계라 할 수 있다.
■ ARGB LED 조명, 포인트만 세련되게
RGB LED는 이제 수랭 쿨러의 기본 요소지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TROFEO VISION 360 ARGB는 과도하게 번쩍이는 방식 대신, 얇은 라인 형태의 조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우선 120mm 팬은 블레이드 전체가 발광하는 구조가 아니라, 프레임 테두리를 따라 은은하게 빛나는 라이트링을 적용했다. 덕분에 불필요하게 눈부시지 않으면서도 회전할 때 팬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여기에 라디에이터 측면에도 얇은 조명 라인이 더해져, 전체적인 톤을 맞추면서 은근한 포인트를 준다.
조명은 모두 ARGB 싱크를 지원해 ASUS, MSI, 기가바이트, ASRock 등 주요 메인보드의 소프트웨어와 연동할 수 있다. 단순히 색상만 맞추는 수준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테마나 다른 부품 조명과의 조화까지 고려해 꾸밀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TROFEO VISION 360 ARGB의 LED 연출은 ‘화려함’보다는 세련된 포인트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로 확인한 쿨링 성능과 소음
수랭 쿨러의 평가는 결국 고발열 CPU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잡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를 아이들 상태에서 모니터링했을 때 CPU 전체 온도는 37~55'C 구간에서 움직였으며, 가벼운 스파이크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CineBench R23 안정성 테스트(멀티 코어, 30분) 구간에서는 온도가 68'C에서 시작해 77~83'C 범위로 올라간 뒤, 장시간 81~83'C의 평탄대를 유지했다. 최고 온도는 87'C였으며, 테스트 종료 후에는 빠르게 40'C 전후로 하강했다. 발열 제어 면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하다.
소음은 스펙과 체감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펙상 최대 27dBA의 팬은 실제 사용에서도 상당히 조용했으며, 오픈 케이스 상태에서도 일반적인 실내 소음에 묻혀 크게 의식되지 않을 정도였다. 직접 수치를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체감만으로도 정숙성은 확실히 느껴졌다. 케이스 내부에 장착한다면 소음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하면, TROFEO VISION 360 ARGB는 80'C 초반대의 안정적인 온도 관리와 체감상 조용한 소음을 동시에 확보한 제품이다. 발열 억제력과 정숙성을 함께 원하는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 안정성과 정숙함에 감성까지
TROFEO VISION 360 ARGB는 단순히 3열 라디에이터 수랭 쿨러라는 범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펌프와 분리된 6.86인치 대형 LCD 디스플레이, 라디에이터와 결합된 펌프 구조, 그리고 기본 장착된 일체형 3팬 설계는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설치 과정은 간단하고, RGB는 얇은 라인 조명으로 세련되게 마무리되어 과하지 않으면서도 포인트를 살려준다.
성능 면에서는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를 기준으로 80'C 초반대의 안정적인 발열 제어와 체감상 조용한 소음을 동시에 확보했다. 절대적인 최저 온도를 노리는 제품은 아니지만, 장시간 고부하 환경에서도 균일한 온도 유지와 정숙성을 보여준다는 점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결국 이 제품은 “강력한 쿨링 성능 그 자체”보다는 안정성과 조용함을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잘 맞는 선택지다. 시스템 내부를 꾸미는 데스크테리어 감각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TROFEO VISION 360 ARGB는 단순한 쿨링 장치를 넘어 감성과 실용성을 함께 갖춘 수랭 쿨러라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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