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까지 진행됐던 스팀 넥스트 페스트가 막을 내렸다. 수많은 신작이 체험판을 선보이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던 가운데, 위메이드맥스 산하 원웨이티켓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미드나잇 워커스’가 특히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게임은 행사 기간 중 인기 데모 2위,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했으며, 밸브가 공개한 ‘가장 많이 플레이된 체험판’ 50선에서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중 유일한 국산 게임이라는 점이 더욱 의미 깊다.
이에 이번 리뷰는 국산 게임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이용자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플레이 소감을 담았다. 게임의 정식 출시는 11월 21일로 예정돼 있으며, 본 리뷰는 체험판 빌드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미드나잇 워커스’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1인칭 PvPvE 익스트랙션 슈터다. 이용자는 단독 혹은 팀을 이뤄 고층 건물 ‘리버티 그랜드 센터’에 진입해 제한된 시간 안에 전리품을 모으고 탈출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작위로 층이 폐쇄되며 수직적 압박이 가해진다. 타 게임의 ‘자기장’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특히 게임은 각기 다른 스킬과 특징을 가진 4개의 클래스(전사 ‘브릭’, 암살자 ‘크로우’, 저격수 ‘락다운’, 지원가 ‘마가리타’)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각자의 플레이 스타일과 숙련도에 따라 다양한 전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외 전반적인 플레이 방식은 타 익스트랙션 장르와 유사하다. 맵 곳곳에 배치된 에너미(좀비)를 피해 아이템을 모으고, 한 번에 한 명만 이용할 수 있는 탈출 포트를 찾아 빠져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이용자와의 교전이 발생할 수도 있고, 사망 시에는 소지 중이던 모든 아이템을 잃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좀비의 생명력이 상당히 높고 밀집도가 높아 PvP보다 PvE에 무게가 실린 구조라는 것이다. 맵 곳곳에 있는 좀비는 (브릭, 기본 무기 기준) 헤드샷 약 세 번을 맞춰야 처치가 가능하며, 공격 후 후딜이 길고 좀비의 공격력도 높아 단순히 난사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한 대 공격하고, 피하고, 다시 한 대 공격하는 식으로 템포가 느린 전투가 요구됐다. 또한 좀비와의 교전 중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주변 좀비들이 몰려드는 경우가 많아 금세 다수전으로 번지곤 했다.
이 때문에 생각보다 이용자 간 교전은 자주 발생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마주치더라도 주변 좀비가 많아 서로 피하는 경우가 보편적이었을 정도다. 반대로 좀비가 별로 없는 외진 구역에서 싸움이 붙었을 때 불리한 쪽이 좀비가 몰린 지역으로 달려가 함께 전멸을 노리는 ‘동귀어진’ 플레이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물론 PvP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층이 폐쇄되면서 이동할 수 있는 구역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충돌이 발생하며,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이동 중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게임은 각 층마다 주로 드롭되는 전리품이 다른데, 귀중한 파밍 아이템이 주로 등장하는 호텔 층에서는 초반부터 교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필자는 PvP보다는 생존 중심의 ‘안전 플레이’를 선호하는 편이라 이러한 구조가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비교적 인기가 적은 구역에서 전리품을 차근차근 모으며 좀비를 피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니 안정적인 진행이 가능했다. 과거 타 익스트랙션 장르에서는 탈출 전에 다른 이용자에게 사망해 모든 아이템을 잃는 일이 잦았지만, ‘미드나잇 워커스’에서는 비교적 탈출 성공률이 높았다. 이런 플레이는 고위험·고보상 구조에 비해 다소 느슨하지만, 라이트 이용자나 초보자에게는 충분히 접근하기 쉬운 환경으로 느껴졌다.


다만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보였다. 특히 최적화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 권장 사양을 충족했음에도 프레임 드롭이 자주 발생했으며, 접속 시마다 ‘그래픽 최적화 중’ 메시지가 표시돼 수십 초를 기다려야 했다. ‘스킵’이 가능하지만, 그대로 진행하면 렉이 심해져 사실상 대기 시간이 강제되는 구조였다.
또한 플레이 동기가 다소 모호했다. 체험판에서는 고급 장비를 파밍하거나 거래소에서 구입하는 것이 사실상 최종 목표였지만, 장비를 모두 갖춘 이후의 콘텐츠가 뚜렷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플레이로도 생각보다 금방 자원이 모이는 만큼 ‘좋은 장비를 모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이 추가된다면 한층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게임은 정식 출시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며, 개발진도 안정성, 밸런싱, 불편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21일 출시될 정식 버전에서는 체험판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드나잇 워커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