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와 더불어 중국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넷이즈가 올해 초 스팀에서 주목받았던 원스휴먼에 이어 또다른 야심작 2종을 선보였다. 7일 출시된 역수한과 오는 15일 정식 출시 예정인 연운이다.
두 게임 모두 무협 세계관의 오픈월드MMORPG라는 같은 컨셉인 만큼, 다소 무모한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두 게임이 추구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은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느낌이다.
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역수한은 북송 말기, 천년 전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오픈월드 MMORPG로, TV 및 영화로도 방영된 중국 인기 무협 작가 온서안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지난 2018년에 출시된 게임이긴 하지만, PC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까지 출시되면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프리뷰를 통해 소개했던 것처럼 이 게임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플레이다. 이 세계의 NPC들은 단순히 퀘스트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과 기억, 관계를 지닌 ‘살아 있는 사람들’로 존재한다. 상인은 가격을 흥정하고, 무사는 도장에서 수련하며, 관리는 부패하거나 정의를 따르는 선택을 한다. AI 덕분에 NPC들이 플레이어의 행동을 기억하기 때문에, 과거의 행동에 의해 이후의 진행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게임 초반부에 만나게 되는 악덕 관리 고세덕의 경우 혼내주기를 선택하면, 이후에도 계속해서 걸리적거리는 존재로 등장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선택지마다 분기가 갈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넷이즈의 한식구가 된 퀀틱드림의 헤비레인이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같은 느낌이다.
NPC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생활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보니, 점점 더 강한 상대와 싸우면서 강해지는 일반적인 성장물보다는 다양한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물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어디서나 단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길을 가면서 NPC가 떠드는 소문까지 확인을 하는 것이 이 게임을 100% 즐기는 방법이다. 각종 조사를 통해 관련 정보를 알아야만 대화의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원작자인 온서안이 범인을 잡는 포쾌가 주인공인 사대명포, 포의신상 등의 소설로 유명해진 작가인 만큼, 원작자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중심인 게임인 만큼, 전투는 쉬운 조작으로도 스타일리시한 무협 액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각종 연계 스킬 기능을 버튼 하나만 눌러도 화려한 무공 장면들이 연출되며, 각종 속성 조합으로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다.
모종의 이유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주인공이 무림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인연을 쌓으면서 사건들을 조사하는 내용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다수의 적들이 몰려오는 대규모 전투 같은 장면들은 없지만, 감시의 눈을 피해 건물에 잠입해서 증거를 찾는 등 색다른 방식의 전투를 많이 구현해뒀다.
전체적으로 전투보다는 여러 NPC들과 만나서 대화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게임이다보니, 그동안 전투 중심의 게임에 익숙해진 이들이라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다만, 각종 생활 콘텐츠들이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Converging Paths’ 시스템을 통해 전투 중심 이용자와 생활 콘텐츠 중심 이용자 모두 동등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생동감 넘치는 무협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어 보인다.
단순히 머리에 느낌표를 띄우고 퀘스트를 주는 NPC가 아니라, 나의 행동에 반응해주는 생동감 넘치는 마을 주민들을 보고 있으면, “이 것이 진짜 무림 협객들의 삶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