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게이머의 이름이 붙은 게이밍 기어가 꾸준히 주목받는 이유는 성능 수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팬과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해당 선수가 실제로 사용하는 장비와 환경을 그대로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먼저 작용한다. 특히 ZywOo처럼 오랜 시간 최정상급 무대에서 활약해온 선수라면, 그의 플레이 스타일과 선택은 하나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경기 화면 속에서 보던 장비를 자신의 데스크 환경으로 옮기고 싶다는 팬심은 자연스럽게 특정 선수와의 협업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 단순한 컬러 변경이나 이름을 붙인 기념 모델이 아니라, ‘같은 장비를 쓴다’는 상징성 자체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 ASUS ROG Falchion Ace HFX ZywOo 에디션만의 특별함

프로게이머 협업 제품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름을 빌려오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사용 맥락이 함께 제시될 필요가 있다. 팬들이 기대하는 지점 역시 ‘선수의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보다는, 그 선수가 어떤 장비를 선택해 왔고 어떤 환경에서 플레이해 왔는가에 맞춰진다. 특히 ZywOo처럼 플레이 스타일과 장비 선택이 꾸준히 주목받아온 선수라면, 이러한 배경은 협업 제품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점에서 ROG Falchion Ace HFX ZywOo 에디션은 비교적 분명한 출발점을 갖고 있다. ZywO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ROG Falchion Ace HFX를 약 1년간 애용해 왔다고 직접 언급했으며, 해당 키보드를 기반으로 ZywOo 에디션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함께 소개했다. 실제로 사용해 온 장비를 토대로 협업 모델이 기획됐다는 점을 선수 본인이 밝힌 셈으로, 팬 입장에서는 단순한 라이선스 제품이 아닌 ‘ZywOo가 쓰던 키보드에서 출발한 에디션’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대목이다.




디자인 역시 이러한 배경을 전제로 구성됐다. ZywOo가 평소 선호해 온 강한 대비의 컬러 조합을 중심으로, 실제 플레이 환경에서 시선이 자주 머무는 영역에 포인트를 주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를 반영해 WASD 키에는 자홍색 포인트 컬러를 적용했고, Enter 키에는 노란색 컬러를 더해 키보드 전체에서 자연스럽게 시각적인 중심을 형성했다. ESC, Tab, Backspace 등 일부 키에는 ZywOo를 연상시키는 그래픽 요소를 더했으며, 스페이스바에는 그의 사인을 프린트해 협업 모델임을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구성은 기본 모델인 ROG Falchion Ace HFX가 비교적 절제된 컬러와 범용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일반 모델이 전체적인 균형과 다양한 사용자층을 고려한 외형에 초점을 맞췄다면, ZywOo 에디션은 특정 선수를 중심으로 한 상징성과 개성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재구성했다. 제품 구성 측면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ZywOo 에디션에는 일반 모델에는 없는 전용 Z 키캡과 ESC 키캡을 추가로 제공해, 협업 모델임을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 왜, ROG Falchion Ace HFX 인가?

ZywOo가 ROG Falchion Ace HFX를 애용해 온 이유는 디자인이나 협업 요소보다도, 빠른 반응을 중심으로 한 기술적 특성에 있다. FPS 장르 특성상 입력 지연과 반응 속도는 플레이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ZywOo의 플레이 스타일 역시 이러한 부분에 민감하게 맞춰져 있다.
ROG Falchion Ace HFX는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와 달리 Hall Effect 방식의 ROG HFX Magnetic Switches를 적용했다. 물리적인 접점 대신 자기장을 이용해 입력을 감지하는 구조로, 키 입력 지점을 사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키를 얼마나 눌렀을 때 입력이 인식될지를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 빠른 반응을 요구하는 환경에 맞춘 세팅이 가능하다.
여기에 빠른 입력 해제를 지원하는 Rapid Trigger 토글과, 반대 방향 키 입력을 즉시 우선 처리하는 Speed Tap 모드 등 실제 게임 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내장했다. 단순한 수치상의 성능 향상이 아니라, 이동과 정지, 방향 전환이 반복되는 FPS 환경에서 입력 반응을 보다 직관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하드웨어적인 기반 역시 이에 맞춰 설계됐다. 최대 8000 Hz 폴링 레이트를 지원해 입력 신호를 보다 짧은 주기로 시스템에 전달하며, 이는 고주사율 환경에서 입력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ROG Falchion Ace HFX는 빠른 반응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선택된 키보드라고 정리할 수 있다.
■ 빠른 트리거 모드와 스피드 탭 모드, 어떻게 작동하나?
ROG Falchion Ace HFX의 핵심 기능인 빠른 트리거 모드와 스피드 탭 모드는 Hall Effect 방식의 ROG HFX Magnetic Switches를 전제로 설계됐다.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가 고정된 입력·해제 지점을 기준으로 동작하는 것과 달리, 키의 위치를 연속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동 방식 자체가 다르다.
빠른 트리거 모드는 키를 완전히 떼지 않아도 입력 해제가 이뤄지도록 설정하는 기능이다. 키가 설정된 깊이만큼 올라오는 순간 곧바로 입력이 해제되며, 다시 눌렀을 때 즉시 다음 입력이 인식된다. 이 방식은 키를 끝까지 눌렀다 떼야 하는 기존 구조와 달리, 손가락의 움직임을 최소화한 상태에서도 연속 입력이 가능하도록 했다.
빠른 트리거 모드를 사용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키보드 지연시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손가락을 완전히 떼었다가 빠르게 다시 누르는 동작에서도 입력 지연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손가락을 완전히 떼지 않고 가볍게 눌렀다 놓는 동작에서는 반응 시간이 더욱 빠르게 확인됐는데, 이는 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입력과 해제를 처리하는 빠른 트리거 모드의 특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해당 차이는 첨부한 테스트 영상을 통해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피드 탭 모드는 좌우 이동과 같이 반대 방향 입력이 빈번한 상황을 고려한 기능이다. A 키를 누른 상태에서 D 키를 입력하면 기존 입력을 해제하는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새로 눌린 방향 키를 우선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능은 Fn 키와 Tab 키 조합으로 즉시 활성화할 수 있으며, 활성화 여부에 따른 입력 차이는 영상을 통해 확인하는 편이 이해가 빠르다.
스피드 탭 모드를 켰을 경우 좌우 이동 시 키를 일일이 번갈아 떼고 누를 필요가 줄어들면서 조작 부담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반복적인 스트레이핑 상황에서도 손가락 피로도가 낮아졌고, 동시 입력으로 인한 컨트롤 미스 역시 줄일 수 있었다. 실제 게임 플레이를 염두에 두었을 때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기능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 ZywOo만? 아니 모두가 좋아할 키감

ROG Falchion Ace HFX의 키감은 특정 프로게이머만을 위한 취향으로 보기 어렵다. 이미 출시 이후 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온 제품으로, ZywOo 에디션 역시 이러한 기반 위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빠른 반응을 위한 기능적 요소뿐 아니라, 장시간 사용을 고려한 키감과 타건음 완성도 역시 Falchion Ace HFX가 폭넓은 사용자층의 선택을 받아온 이유다.
그 중심에는 내부에 적용된 5중 댐핑 구조가 있다. 하우징 내부에 여러 겹의 흡음·완충 소재를 배치해 키 입력 시 발생하는 진동과 불필요한 공진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여기에 ROG HFX Magnetic Switches 자체의 재질 구성과 공정 역시 키감 완성도에 영향을 미쳤다. 접점이 없는 Hall Effect 구조 특성상 입력 과정에서 걸리는 느낌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키를 누르는 전 구간에서 부드럽고 균일한 스트로크 감각이 형성됐다.
키 압 설정 역시 이러한 성향을 뒷받침했다.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반발력을 바탕으로 빠른 입력과 안정적인 타이핑을 모두 고려한 인상이다. 실제로 연속 입력이나 장시간 타이핑에서도 손에 부담이 크지 않았고, 키가 튀거나 걸리는 느낌 없이 일정한 감각을 유지했다.
타건음은 묵직한 저음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이를 소음으로 느끼기 어려운 점이 인상적이었다. 키를 눌렀을 때 ‘통통’하고 낮은 음색이 깔리며, 내부 댐핑 구조 덕분에 울림이 길게 남지 않는다. 자석식 스위치 특유의 이질감보다는, 잘 정제된 기계식 키보드에 가까운 청감으로 정리됐다.
특히 스테빌라이저의 완성도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스페이스바나 엔터 키 입력 시 유격이나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큰 키에서도 타건음과 키감이 비교적 균일하게 유지됐다. 별도의 튜닝 없이도 안정적으로 잡혀 있다는 점에서, 완성도 측면에서 놀라운 부분이었다.
■ 귀찮은 프로그램 설치, 기어 링크로 편하게



ROG Falchion Ace HFX는 ASUS의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인 Armoury Crate를 통해 세부 설정을 관리할 수 있지만, 모든 사용자가 대형 제어 프로그램 설치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ASUS는 ‘기어 링크(Gear Link)’라는 대안을 함께 제공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어 링크 역시 최초 한 번의 설치 과정은 필요했지만, 이후에는 별도의 프로그램 실행 없이 웹 페이지를 통해 바로 접속해 동일한 수준의 설정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어 링크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항목은 생각보다 폭넓다. ROG HFX 마그네틱 스위치의 입력 동작 범위를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빠른 트리거 모드와 스피드 탭 모드를 어떤 키에 적용할지, 그리고 각 기능의 세부 동작 방식까지 개별적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여기에 키보드 조명 효과와 밝기 조절, 상단 다기능 버튼의 역할 설정 등 기본적인 커스터마이즈 항목 역시 웹 환경에서 그대로 제공됐다.
실제 사용 과정에서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상시 실행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설정 변경이 필요할 때마다 가볍게 웹 페이지에 접속해 조절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았고, 시스템 자원 점유나 백그라운드 실행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결과적으로 기어 링크는 복잡한 제어 프로그램 설치를 꺼리는 사용자에게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능했다.
■ 단순한 굿즈가 아니다

이 제품은 팬심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바탕에는 이미 시장에서 완성도를 인정받은 ROG Falchion Ace HFX라는 실사용 키보드가 자리하고 있다. ZywOo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디자인과 전용 구성은 팬을 위한 요소지만, 어디까지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입력 장치 위에 더해진 것이다. 단순히 전시용으로 소비되는 굿즈와는 결이 다르다.
가격을 놓고 보면 기본 모델 대비 약 5만 원 내외의 차이는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추가 비용은 성능이나 기능을 희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과 상징성, 한정판 요소를 더한 대가로 해석할 수 있다. 실사용 가치가 제한적인 일반적인 팬굿즈나 콜라보 제품들이 과도한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사례와 비교하면, 실제로 사용하는 하이엔드 키보드에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범위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ROG Falchion Ace HFX ZywOo 에디션은 ‘팬을 위한 제품’이면서 동시에 ‘팬이 실제로 써도 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팬심이 구매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선택이 단순한 만족감에 그치지 않고 실사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제품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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