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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귀여운 어벤져스, 어셈블! 마블 유나이티드

2026.01.11. 23: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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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한 달에 한 번 보드게임 개발사 포푸리의 우치 대표와 함께 좋은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코너 [보드게임]을 연재합니다.

▲ 마블 유나이티드 박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근 어벤져스: 둠스데이 예고편이 공개되며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토니 스타크가 핑거 스냅을 날리던 그 순간의 감동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은데요, 그만큼 MCU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여러 영웅이 모이는 어벤져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이에 힘입어 마블을 주제로 한 다양한 보드게임이 출시됐기도 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마블 유나이티드'입니다. 마블 IP를 귀여운 외형에,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을 특징으로 앞세운 협력 게임입니다. 본편은 MCU를 기반으로 한 빌런과 캐릭터로 구성되며, 꾸준히 출시되는 확장팩이 마블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합니다. 과연 이 게임이 마블의 매력을 테이블 위에서도 제대로 구현해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SD 스타일로 귀여움이 ‘폭발’한다

▲ 패키지를 열었을 때 모습, 구획이 잘 나뉘어져 있어 정리하기 좋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블 유나이티드를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독특한 아트워크입니다. SD 스타일로 표현된 캐릭터들은 뚱뚱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디자인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데요, 이러한 부분은 가벼움을 강조한 게임성과도 잘 어울립니다.

피규어도 귀여운 디자인을 그대로 담아냈고, 각 캐릭터 특징을 살린 역동적인 포즈 연출과 세밀한 표현이 돋보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든 자세, 아이언맨의 비행 포즈 등 캐릭터성이 잘 드러나죠. 빌런과 히어로 피규어의 준수한 완성도는 마블 팬의 소유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따라서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물론, 굿즈로서의 가치도 있다고 보입니다.

카드 아트워크도 인상적입니다. 영화에서 봤던 여러 히어로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어, 플레이하는 동안 MCU의 주요 순간이 떠오릅니다. 스타크 타워, 쉴드 본부, 타임스퀘어 등 코믹스와 영화에 등장했던 주요 장소도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간결한 구성과 직관적인 아이콘 디자인 덕분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게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빌런 위협카드, 최종계획카드, 빌런 피규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히어로 캐릭터와 각 피규어. 캐릭터 피규어 표현이 준수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세팅이 완료된 모습, 코믹스와 영화에서 보던 장소가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행동 카드 조합으로 간단히 완성되는 협동 플레이

마블 유나이티드는 기본적으로 협력 게임입니다. 힘을 합쳐 빌런의 사악한 계획을 저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본적인 흐름은 차례가 되면 손에 든 행동 카드를 스토리라인에 내려놓으며, 행동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 카드 3장을 가지고 있다가, 자신의 차례에 1장을 더미에서 뽑아 든다. 이 4장 중 1장을 스토리라인에 내려놓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라인을 통해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이 드러납니다. 카드에는 히어로가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표현되어 있으며, 이를 스토리라인에 내려놓으며 플레이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직전 턴에서 다른 플레이어가 스토리라인에 내려놓은 행동 카드 1장까지 포함해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플레이어 본인이 내려놓은 행동 카드 1장과, 다른 플레이어가 이전 턴에 내려놓은 행동 카드 1장을 합쳐 총 2장의 행동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구조죠.

▲ 아이언맨 행동 카드를 스토리라인에 내려놓았다. 아무 행동이나 2번 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블랙 위도우 행동 카드를 내려놓았다, 블랙 위도우는 앞서 위치한 아이언맨 행동 카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블랙 위도우는 영웅 행동 2번에, 아무 행동 2번을 더해 총 4번 행동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2장의 행동 카드를 사용하는 이 시스템이 협력의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다른 히어로가 낸 행동 카드를 활용할 때, 카드를 내려놓은 순서대로 적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행동 카드 2장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플레이어 간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내가 이동 카드를 내려놓으면, 네가 그걸 활용해서 이동한 뒤 공격할 수 있어!"와 같은 대화가 오가며, 현실적인 팀워크를 경험할 수 있죠.

빌런의 최종 계획 카드 후에 히어로 행동 카드를 내려놓을 때도 앞서 이야기한 룰이 적용됩니다. 처음으로 플레이할 때 빌런의 최종 계획 카드 후 히어로 행동을 시작할 때 카드 1장만 활용하는 실수를 하기 쉬운데요, 이처럼 헷갈릴 수 있는 룰이기 때문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 K.O가 된 캡틴 아메리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울트론의 공격으로 K.O가 된 헐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행동 카드는 단순히 행동만 결정하는 게 아니라 히어로의 체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손에 들고 있던 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하면 K.O. 상태가 되어 더 이상 행동할 수 없습니다. 원작 영화에서 히어로들이 치열한 전투 끝에 쓰러지는 모습을 게임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히어로는 사망하지 않습니다. 쓰러진 히어로는 자신의 차례가 됐을 때, 손에 행동 카드를 4장을 뽑아 들며 다시 일어나 빌런에 맞섭니다. 

히어로보다 빌런이 더 돋보이는 구성

빌런의 행동 카드는 '최종 계획 카드'라 부릅니다. 이 카드를 통해 빌런은 이동하고, 시민과 갱단을 배치하며 히어로를 위협합니다. 특히 '쾅'이라 부르는 강력한 행동이 발동될 때는 여러 행동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코믹스나 영화 속에서 보던 빌런의 주요 능력을 보는 듯합니다.

▲ 레드스컬 보드판, '쾅'이 고유 공격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울트론의 최종계획 카드 중 하나, 시계 방향으로 1칸 이동 후 자신이 위치한 지역 주변으로 갱단을 배치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바로 이 빌런의 구현이었습니다. 히어로 캐릭터의 능력이 잘 구현되어 있긴 하지만 '이게 헐크다!', '이게 아이언맨!' 싶을 만큼 캐릭터 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빌런은 오히려 매우 잘 만들어져 영화나 코믹스 속 주인공이 되어 악당을 상대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패배 조건은 명확합니다. 빌런이 행동 카드를 모두 소진해 사악한 계획이 완성되거나, 히어로가 행동 카드를 모두 사용했는데도 빌런이 살아 있다면 플레이어의 패배입니다. 반대로 빌런의 체력 게이지를 모두 소진시키면 승리합니다.

2인 협동으로, 레드 스컬과 울트론을 상대하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플레이해 봅시다. 이번에는 2인 플레이로 진행해봤습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이동, 공격, 영웅 행동 단 3가지뿐이라 처음 하는 사람에게도 이해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추가 규칙도 많지 않아서 전체 설명에 10분도 걸리지 않았죠. 

따라서 초반에는 쉽기 때문에 수월하게 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레드 스컬과의 싸움에서 공포 수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자 위기감이 고조됐습니다. 다행히 승리는 했지만, 생각보다 긴장감 있는 전개였습니다.

▲ 임무 중 하나를 끝마친 상황, 아직 공포 수치가 3에 있어 널널하다고 생각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임무 2개 완료하자 빌런 행동이 더 자주 발생하고, 레드스컬의 공포 수치도 빠르게 상승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울트론 전투에서는 더 큰 위기에 몰렸습니다. 레드 스컬과는 달리 공포 수치는 사라졌지만, 갱단 숫자를 늘리는 카드와 함께 옆 지역으로 갱단 토큰을 전달하는 특수 능력이 있어 정말 몰리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에 ‘히어로 행동 카드가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깰 수 있을까’ 하며 조바심이 나던 중, 다행히 공격 4개를 퍼부을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며 겨우 이길 수 있었습니다.

▲ 울트론 보드판, 울트론은 공포 수치가 없는 대신 갱단과 시민의 숫자를 빠르게 늘려 게임 패배를 유도하기에 지역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울트론이 갱단을 전역에 소집했다, 하지만 헐크가 나타난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캡틴 아메리카와 헐크의 총공세로 울트론은 패배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빌런마다 다른 능력과 승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 게임의 큰 매력입니다. 빌런과의 결전이 지루하지 않게 긴장감이 막판까지 잘 유지되며, 빌런 능력 역시 다양하고 구현이 잘 되어 있어 깊이 몰입할 수 있습니다.

배우기 쉽지만,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

난이도는 예상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어떤 게임은 설명에 10분밖에 걸리지 않더라도, 실제 플레이에서 혼란스러운 아이콘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마블 유나이티드는 자잘한 룰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직관적입니다.

물론 첫 플레이 때는 룰에 익숙하지 않아 플레이 시간이 50분 정도였으나, 2회차인 울트론과의 전투에서는 30분 만에 클리어할 정도로 빠르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2인 기준 30분, 익숙해진다면 4인 플레이도 한 시간 이내면 공략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빠른 템포로 전개되면서도, 협력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리플레이 가치도 나쁘지 않습니다. 본편을 포함해 국내에만 5가지 버전의 마블 유나이티드가 출시되어 있고, 해외에는 약 10종 이상의 확장팩이 발매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거의 대부분의 마블 세계관 속 히어로와 빌런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셈입니다.

▲ 레드스컬과의 싸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울트론과의 대결, 내 행동은 레드스컬 때와 크게 다르진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 게임의 재미는 어떤 빌런과 싸우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어떤 히어로로 플레이하는가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죠. 본편만 플레이해 본 경험으로 비춰보면 빌런이 흥미롭긴 하지만, 플레이 흐름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소 밋밋했죠. 동료가 내려놓은 카드를 보고, 그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전략이나 전술의 전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를 깨닫고 난 후에는 수집 욕구가 막 샘솟지는 않았죠.

특히 마블을 모르는 사람도 가벼운 협력 게임으로서 충분히 즐길 만 하지만, 어느 정도 난이도가 높은 게임을 선호한다면 너무 쉽고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히어로의 특수 능력 때문에 "굳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SD 아트 스타일 자체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지만, 게임성 측면에서의 아쉬움 때문에 더 많은 확장으로의 소장 욕구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 SD로 구현된 마블 히어로 전체 모습 (사진: 게임메카 촬영)

차기 어벤져스 영화를 기다리며

마블 유나이티드는 마블을 좋아하는 팬, 협력 게임 입문자, 가족 단위 플레이어, 가벼운 전략 게임을 찾는 게이머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마블 IP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보드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에게 강력 추천해봅니다.

반면 협력 게임 자체를 좋아하지 않거나, 난이도가 높은 진득한 게임을 원하거나, 마블 영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면 게임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보드게임 경험이 많은 플레이어에게는 많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큰 기대는 금물입니다.

종합적으로 마블 유나이티드는 복잡한 룰 없이도 마블 세계관의 재미를 전달하는 입문용 협력 게임입니다. 테이블 위에서 ‘어벤져스’를 ‘어셈블’하고 싶지만, 무겁고 어려운 게임은 부담스럽다면 영화 개봉을 기다리며 플레이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우치
평범한 보드게임 개발자.
보드게임 회사 '포푸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플레이로그로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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