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5 플랫폼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서 있는 신기술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라이젠 7000 시리즈를 지나, 9000 시리즈에 이르러서는 플랫폼 전반이 어느 정도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가능해졌다. DDR5 메모리와 PCIe 5.0, USB4 같은 핵심 요소들 역시 이제는 새로운 기능이라기보다 기본 사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메인보드 역시 단순한 스펙 경쟁을 넘어, 설계와 완성도를 다듬는 방향으로 재정비되고 있다. 초기 도입기의 불확실성을 정리한 뒤, 보다 안정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흐름이다.
ASUS의 NEO 시리즈는 이러한 방향 전환을 반영한 리프레시 라인업이다. 새로운 세대를 선언하는 제품군이라기보다는, 기존 800 시리즈 설계를 기반으로 메모리 슬롯 구조와 PCB, BIOS 구성, 레이아웃과 사용 편의성 같은 요소들을 다시 정리한 결과물에 가깝다.
이번에 살펴볼 ASUS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 역시 눈에 띄는 스펙 변화보다는, AM5 플랫폼을 보다 안정적으로 완성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메인보드인데 어떠한 방향으로 완성되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다.
■ 화이트 컬러로 변신, TUF 시리즈를 넘어선 고출력 전원부


ASUS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외형, 그중에서도 색상이다. 기존 TUF GAMING X870-PLUS WIFI가 블랙 컬러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TUF 스타일을 유지했다면, 이번 모델은 메인 PCB와 히트싱크 전반에 화이트 컬러를 적용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일부 포인트만 밝게 처리한 수준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 인상을 좌우할 만큼 색상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이전 모델과의 차이가 분명하다.
외형 변화와 함께 레이아웃과 히트싱크 구성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전원부를 덮는 VRM 히트싱크는 면적이 넓고 상단과 측면을 함께 감싸는 구조로 설계돼 방열 성능에 유리하다. 단순히 디자인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 전원부 발열을 고려한 구조라는 점은 기존 상위 모델에서 이미 검증된 부분이기도 하다. 화이트 컬러로 바뀌었지만, TUF 특유의 각진 히트싱크 디자인과 실용적인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원부 구성은 TUF 라인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는 16+2+1 페이즈 전원부를 채택했으며, 각 페이즈는 80A 출력 대응이 가능하다. 최대 출력 기준으로 보면 현존하는 라이젠 9000 시리즈 전반을 운용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라이젠 7 9850X3D와 같은 3D V-Cache 모델은 물론 16코어급 프로세서까지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전제로 한 구성이다.
전원부에 사용된 전력 소자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Misc 페이즈를 제외한 16+2 페이즈 모두에 SPS(Smart Power Stage)가 적용됐다. SPS는 기존 DrMOS 대비 전력 변환 효율이 높고 발열이 적은 구조로, 고부하 환경에서도 전력 손실과 온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장시간 고성능 CPU를 운용하는 시스템에 보다 적합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원부와 방열 설계는 ASUS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의 성격을 분명히 바꿔 놓는다. 중저가 PC에 주로 사용되던 TUF 시리즈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고성능 CPU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기반을 갖춘 메인보드로 포지션을 끌어올린 것이다. 화이트 컬러라는 외형 변화와 함께, 내부 구성 역시 그에 걸맞게 정비됐다는 점이 이 모델의 핵심이다.
■ NitroPath로 업그레이드 된 메모리 소켓, 이미 DDR5 9000까지 검증 완료


ASUS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메모리 슬롯 설계다. 이 모델에는 ASUS의 NitroPath DRAM Technology가 적용된 DDR5 메모리 소켓이 사용됐다. 기존 슬롯 대비 신호 경로를 단순화하고 접점 구조를 개선해, 고클럭 DDR5 메모리 환경에서 신호 무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설계다.
공식 스펙으로도 DDR5 9600MHz 이상(OC)까지 대응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미 ASUS가 등록한 메모리 QVL(검증 메모리 목록)에 DDR5 8200MHz부터 9000MHz까지 다양한 고클럭 모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이론적인 수치가 아니라, 실제 검증을 거친 고클럭 메모리 운용 사례가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드웨어 설계에 더해, ASUS가 제공하는 메모리 관련 소프트웨어 기능들도 그대로 지원된다. AEMP(ASUS Enhanced Memory Profile)를 통해 비 EXPO 메모리에서도 자동으로 최적화된 설정을 적용할 수 있고, DIMM Fit 및 DIMM Fit Pro 기능을 활용하면 메모리 특성에 맞춘 세부 타이밍 조정 역시 비교적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고급 설정에 익숙한 사용자뿐 아니라, 자동 설정을 선호하는 환경에서도 선택지가 넓다.
■ 더 빨라진 유선 이더넷 속도와 고급화된 M.2 슬롯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에서 가장 분명하게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유선 네트워크다. 기존 TUF GAMING X870-PLUS WIFI가 2.5Gbps 이더넷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이번 모델은 리얼텍 RTL8126 컨트롤러를 통해 5Gbps 이더넷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와 내부 네트워크 환경이 빠르게 고속화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변화다.
무선 네트워크 구성은 기존과 동일하다. Wi-Fi 7과 Bluetooth 5.4 조합은 그대로 유지됐으며, 이미 현 세대 최고 수준의 무선 성능을 제공하고 있어 이번 세대에서는 별도로 변경하진 않았다.

M.2 슬롯 구성 역시 기본적인 틀은 기존 모델과 같다. 총 4개의 M.2 슬롯이 제공되며, 이 가운데 2개 슬롯은 하나의 대형 히트싱크가 함께 덮는 구조를 유지했다. CPU에 직결되는 1번 M.2 슬롯에는 단독형 히트싱크가 적용된 구성 역시 그대로 이어졌다.
다만 이 1번 슬롯에서는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변화가 있다. 기존의 고정형 방식과 달리, Q-릴리즈 방식의 히트싱크가 적용돼 공구 없이 탈부착이 가능해졌다. SSD 교체나 점검 과정이 한층 수월해졌고, 히트싱크 자체도 기존 대비 두꺼워져 발열 억제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PCIe 5.0 기반 고성능 SSD 사용을 전제로 한 개선이라고 볼 수 있다.
■ 40Gbps USB4 컨트롤러, 쿨링 방식 변경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가 이전 모델 대비 한층 더 성숙하고 완성형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은 USB4 컨트롤러의 쿨링 구조다. 기능이나 배치 변경이 아니라, 장시간 사용 환경을 전제로 한 세부 설계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의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40Gbps를 지원하는 USB4 컨트롤러 자체나 메인보드 내 위치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포트 구성 역시 큰 차이는 없다. 대신 해당 컨트롤러를 덮는 히트싱크 디자인이 변경됐다. 기존 모델이 사각형 형태로 면적을 최대한 키워 발열을 억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히트싱크 크기를 다소 줄이는 대신 공기 흐름을 고려한 형상으로 설계를 다듬었다.
이 변화는 백패널에서도 확인된다. USB4 포트 주변에는 외부 공기가 유입되고 배출될 수 있도록 흡·배기 구조를 만들어 놨다. 이를 통해 케이스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순환되면서, USB4 컨트롤러 온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 64MB로 2배 확장된 플래시 롬, WiFi 드라이버까지 내장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변화는 플래시 롬 용량 확장이다. 기존 32MB였던 플래시 롬이 64MB로 두 배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BIOS 구성과 활용 측면에서 여유가 크게 늘어났다.
플래시 롬 용량이 커지면 BIOS가 담을 수 있는 정보와 기능의 폭도 함께 넓어진다. UI 구성이나 설정 항목을 보다 직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기능 설명이나 관리 요소 역시 삭제 없이 유지할 수 있다. 단순히 CPU 인식에 필요한 최소 구성만 담는 방식에서 벗어나, BIOS 자체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AMD 플랫폼 특성상 이런 변화는 더욱 의미가 크다. AM5 플랫폼은 차세대 CPU가 계속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플래시 롬 용량이 부족할 경우 향후 CPU 지원 과정에서 일부 기능을 덜어내거나 지원 범위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64MB 플래시 롬은 이런 부담을 줄여, 장기적인 CPU 지원 측면에서도 여유를 확보한 구성이라 볼 수 있다.
늘어난 플래시 롬 용량은 실질적인 편의 기능에도 활용됐다. 이번 모델은 Wi-Fi 드라이버를 BIOS에 내장해, 최신 윈도우 설치 과정에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경우에도 별도의 드라이버 준비 없이 무선 네트워크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운영체제 설치 직후 네트워크 설정 과정이 간소화된다는 점에서 실사용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다.
■ CPU와 메모리 오버클럭, 충분히 쓸만하다



TUF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ROG 시리즈처럼 적극적인 오버클럭을 전제로 한 메인보드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중저가 라인업이라는 포지션을 감안하면, 오버클럭 성능이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극한의 전압 세팅이나 기록 경쟁을 목표로 한다면, 애초에 선택 대상이 다른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한의 오버클럭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일반적인 게이머 기준에서 성능을 조금 더 끌어올리고 싶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로도 PBO 기반 CPU 오버클럭과 메모리 오버클럭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라이젠 7 9850X3D와 SK하이닉스 DDR5 4800 16GB 모듈 2개 구성으로 오버클럭에 도전해봤다. CPU는 수동 오버클럭이 아닌 PBO 기반 오버클럭을 적용했으며, 기본 상태에서 최고 부스트 클럭이 약 5.6GHz 수준이던 것을 5.8GHz까지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장시간 부하 상황에서도 클럭 하락이나 불안정한 동작은 확인되지 않았다.
메모리는 ASUS의 AEMP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DDR5 6000으로 오버클럭했다. 복잡한 수동 설정 없이 자동 최적화만으로 세팅이 완료됐고, 이후에도 안정성 문제는 없었다. 적용된 메모리 타이밍은 CL32-38-38-96으로, 고가의 DDR5 6000 메모리를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충분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CPU와 메모리 오버클럭을 함께 적용한 이후 성능 변화도 확인됐다. 툼레이더: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기준 평균 프레임은 기본 상태 343FPS에서 352FPS로 상승했으며, Geekbench 6.3 역시 싱글 3489 / 멀티 17803점에서 싱글 3608 / 멀티 19556점으로 점수가 개선됐다.
이런 변화만 보더라도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의 오버클럭 능력은 일반 사용자나 게이머 기준에서 충분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 NEO로 완성된 X870 메인보드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의 핵심은 단순한 세대 교체나 외형 변화가 아니라, NEO라는 이름에 걸맞은 완성도에 있다. 기존 X870 기반에서 검증된 설계를 바탕으로, 전원부·메모리·스토리지·네트워크·BIOS 구성까지 전반을 다듬으면서 현 시점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빠짐없이 정리했다.
특히 플래시 롬 확장, USB4 컨트롤러 쿨링 구조 개선, 5Gbps 유선 이더넷, NitroPath 기반 메모리 슬롯과 자동 오버클럭 기능들은 단기적인 체감 성능보다는 장기적인 사용을 전제로 한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버클럭 역시 극한을 노리기보다는, 일반 사용자와 게이머가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실현했다.
결국 이 메인보드는 AM5 플랫폼에서 메인보드 교체 없이 세대별 CPU 업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시스템을 구성하려는 사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현 시점의 라이젠 9000 시리즈는 물론, 이후 등장할 CPU까지 감안했을 때도 여유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TUF GAMING X870-PRO WIFI7 W NEO는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TUF X870 메인보드라 평가할 수 있다.
기사원문 : https://kbench.com/?q=node/275917 Copyrightⓒ kbench.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