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암살자라는 게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암살자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눈에 띄지 않게 타깃 주변에 스며들어야 임무 성공 확률이 올라가고, 조용하게 움직이되 결과는 확실하게 남기는 존재여야만 하는 게 섭리다. 소리 없이 접근해 단 한 번의 타격으로 주어진 업무에 마침표를 찍는다. 괜시리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 그건 이미 실패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화려한 암살자가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잃을 게 없거나, 혹은 들켜도 상관없을 정도로 강한 경우다. 어느 시대, 어느 집단에서든 특히 조심해야 하는 부류. 이른바 ‘고인물 룩’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소개할 특별한 쿨러는, 여러모로 후자에 가깝다.
이름부터가 조용한 쿨러. ‘피어리스 어쌔신’은 누가 봐도 암살자의 이름에 가까우면서도 상단에는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얹고, ARGB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애초에 숨길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인 냉각 성능은 더 확실하게 증명한다. 본연의 네이밍과는 뭔가 불일치하는 특별한 쿨러는 사실 공랭 업계에서는 고인물 중에 산 고인물로 분류될 정도로 알 만한 이들은 다들 아는 바로, 써멀라이트 가문의 잘식히는 DNA를 이어받았다.

◆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20 Vision MAX ARGB 서린
분류 : 공랭 CPU 쿨러(듀얼타워형)
색상 : 블랙 / 화이트
히트파이프 : 6mm ×6
호환 : Intel LGA1851·1700·1200·115x / AMD AM5·AM4
크기 : 125 × 110 × 164mm (W × D × H)
팬 : 120mm ×2 / 25T / 2150RPM / 88.89CFM / 2.21mmH₂O / 25.6dBA / S-FDB V2 베어링 / PWM
디스플레이 : 12.7cm(16:9) / 854×480
RGB : AURA SYNC · MYSTIC LIGHT · RGB FUSION · POLYCHROME
구성품 : 써멀 컴파운드(주사기형) / 열전도율 12.8W/(m·K)
유통 : 서린씨앤아이
가격 : 13만 3,230원 (다나와 최저가 기준)

























1. 공랭의 기준을 상향 평준화시킨 전설, 리뉴얼 컴백!
공랭 쿨러 시장에서 ‘피어리스 어쌔신’이라는 이름은 가볍게 볼 만한 게 아니다. 단순히 잘 식히는 제품으로 묶기에는 시장에 끼친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 중상급 공랭 시장의 기준선을 끌어올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동안 PC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기준처럼 자리했고, 유사한 구조의 다수 공랭 쿨러를 대거 등장하게 만들 정도로 성능 또한 훌륭했다.







듀얼 타워, 다수 히트파이프, 앞에서 불고 뒤에서 잡아 빼는 풍량.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지며 공랭 쿨러 전반의 완성도를 일시에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렇게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자,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진다. 이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한동안 조용하던 써멀라이트가 다시금 활동을 선언한 것도 준비를 끝냈음을 암시한다.
최근 PC 빌드 트렌드는 성능 확보를 넘어 ‘멋드러지게 보여줘야’ 하는 숙명이 주어진다. 어항 케이스로 불리는 투명 패널이 대중화의 물살을 타면서, 내부 연출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래서 한동안 공랭 쿨러의 설 자리가 위축되기도 했다. 구조적으로 기능에 집중된 형태라 시각적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덕분에 비주얼이라는 영역은 주로 수랭 쿨러의 몫이었다. 워터 펌프 상단에 LCD를 탑재해 정보를 출력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써멀라이트는 여기서도 특유의 끼를 발휘한다. Digital 라인업 공랭 쿨러에 사용자 경험 요소를 결합하기 시작했다. CPU 발열 특성이 점차 안정화되며 공랭으로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해진 흐름 속에서, 성능 외의 가치를 더한 전략이다.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40 Digital은 써멀라이트의 다음 스텝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그리고 피어리스 어쌔신 120 비전 맥스 ARGB는 기존 연장선에서 한 번의 돌파구를 모색한 결과다. 공랭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상단에 5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더해 화려함을 한층 끌어올린다.
2. 시스템 정보 표기부터 애니메이션 영상 재생까지
그깟 공랭 쿨러가 화려해봐야 얼마나 화려해? 공작새처럼 날개라도 펴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피어리스 어쌔신 120 비전 맥스 ARGB는 정말로 화려해졌다. 피어리스 어쌔신 120 비전 맥스 ARGB는 기존 피어리스 어쌔신 시리즈의 검증된 구조를 기반으로, 상단에 5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CPU 온도, 사용률, 클럭 등 주요 시스템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전용 소프트웨어 TRCC를 활용하면 이미지나 영상을 출력하는 등 사용자 맞춤형 연출도 가능하다. 더 자세하게는 기본적인 모니터링은 당연하고, 프리셋 테마를 바꿔 화면 구성 자체를 갈아엎을 수 있다. 표시되는 항목도 마음대로다. 정보만 띄울지, 아니면 그냥 보여주기용으로 쓸지.
커스터마이징 범위도 넓다. 기본 배경 고르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GIF나 이미지, 간단한 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영상 외에 세부 설정도 가능하다. 텍스트 색상, 폰트, 표시 방식을 조절할 수 있다. CPU 온도만 크게 띄워도 되고, 사용률이나 클럭까지 같이 띄워서 한눈에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설치는 세상 쉽다. 듀얼 타워 공랭 쿨러의 설치 방식이야 써멀라이트가 원조이자 다른 설치 방식을 찾기도 힘들 것 같다. 그리고 디스플레이는 마지막에 상단에 그냥 올려놓으면 자석으로 착 붙는다. 끝이다. 연결도 USB 헤더 하나면 끝나서 선 정리 지옥도 없다. 거기에 화면 방향도 돌릴 수 있다. 케이스 방향에 상관없이 바른 화면을 볼 수 있는 고마운 기능이다.
3. 설치는 이렇게 하면 됩니다.
공랭 쿨러를 고를 때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케이스 호환성이다. 아무리 잘 식혀도 PC 시스템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높이가 너무 높거나, 혹은 너무 낮아서 메모리 간섭이 생기면 그 순간부터는 PC 케이스를 변경하거나 구매한 쿨러를 포기해야 한다. 즉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시원하게 다이빙하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피어리스 어쌔신 120 비전 맥스 ARGB는 혹시나 있을 가능성까지 애초에 '방향을 바꿔라'는 식으로 대비해놨다.
◆ AMD AM5 설치 방식















장착 환경은 인텔과 AMD 플랫폼 두 모두를 지원한다. 인텔은 LGA1851과 LGA1700, AMD는 AM5와 AM4까지 대응한다. 최신 시스템은 물론이고 기존 플랫폼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높이는 최대 164mm로 대부분의 미들타워 케이스에 무난하게 장착된다. 사실 평범한 미들타워 케이스 수준에서는 간섭 문제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설치 과정은 쉽다. 공랭 쿨러 특유의 직관적인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인텔 또는 AMD별로 나뉜 전용 백플레이트를 고정 후 히트싱크를 장착하고 팬을 결합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디스플레이는 마그네틱 방식으로 상단에 올려두면 고정될 정도다. 추가로 동일 제품군 중 블랙 색상도 있다. 즉 색상은 블랙, 화이트를 선택할 수 있어 시스템 테마에 맞춰 구성할 수 있다.

◆ 시스템 세팅(테스트 환경)
CPU : AMD Ryzen 7 9850X3D
M/B : ASRock B850 Challenger WiFi 7 White 대원씨티에스
RAM : OLOy DDR5-6000 CL36 BLADE 32GB (16x2ea) 올로코리아
GPU : -
쿨러 : -
PSU : 맥스엘리트 STARS CYGNUS 1200W 80PLUS골드 풀모듈러 ATX3.1
OS - Windows 11 Pro 23H2
** TECH 커뮤니티 '빌런 = https://villain.city/ ' 테스트LAB 팀과 공동 작업하였습니다.
















글 서두에서 공랭 쿨러 시장에서 ‘피어리스 어쌔신’의 영향력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 중상급 공랭 시장의 기준선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공랭 쿨러의 기본은 쿨링 성능이 좋아야 하는 전제가 깔린다. 특히 가정집 기준이라면 ‘조용함’도 같이 만족해야 한다.
피어리스 어쌔신 120 비전 맥스 ARGB는 그런 ‘성능 좋은 공랭 쿨러’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간다. 6mm 히트파이프 6개와 AGHP 기술을 적용해 장착 방향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열 전달을 구현했으며, 듀얼 타워 히트싱크 구조를 통해 공기 흐름도 효율적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기본 제공되는 TL-K 팬이 더해진다. S-FDB V2.0 베어링을 적용해 저소음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회전하며, 풍량과 풍압을 동시에 확보한다. 안정적으로 조용하며 꾸준하게 차가운 바람을 공급하는 것이다. 성능만 놓고 보면 충분히 좋다. 히트싱크 상단에 디스플레이가 더해졌다고 해서 딱히 성능이 하락하지 않는다. 장점만 늘어났다.
역시 원조가 만들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 걱정 되는 건 비슷한 아류작의 출시 러시가 빤히 예상된다.
** 편집자 주
화면이 커다란 공랭 쿨러는 사실 쿨링 성능만 보고 고르는 제품은 아니다. 대부분은 시스템을 더 화려하게 꾸미고 싶을 때 관심을 가진다. 필요하면 쓰고, 아니면 마는 영역. 그래서 혹자는 다소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피어리스 어쌔신 120 비전 맥스 ARGB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장점이 명확하다. 무엇보다 성능은 확실하다. 잘 식히는 공랭 쿨러라는 기본 전제 위에, 디스플레이와 연출 요소를 더해 상품성을 높였다. 단점으로 지적할 만한 부분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이미 검증된 기반 위에서 설계된 제품인지라 없는게 당연하다.
그래서 써멀라이트가 뭔가 제품을 선보이면 여타 제품의 기준도 덩달아 상향 평준화 된다. 추정컨데 공랭 쿨러 시장이 성능 VS 화려함의 구도였다면, 앞으로는 화려함 VS 차분함의 선택으로 넘어갈 것 같다. 따라서 화려한 걸 좋아한다면 굳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선택지. 직관적으로 이게 왜 좋은지 3초 안에 말할 수 있는 선택지. 성능이 검증됐으니 이미 선택에는 긴 말이 필요없는선택지가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