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가성비로 뽑아본 하이엔드 사운드

한창원: 안녕하세요. 하이파이클럽 한창원입니다. 오늘도 귀한 분을 또 모셨습니다. 동호인 이석용님, 안녕하세요.
이석용: 네, 안녕하세요.

한창원: 오늘은 이석용님을 모시고, 여기 있는 Rockna Audio WaveLight Server, WaveLight DAC 조합으로 리뷰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는 말씀을 하십니다. DAC는 1억 원, 심지어 4억 원, 5억 원짜리도 나오고 있고, 앰프가 1억 원, 스피커가 2억 원 하는 시대다 보니, 정말 오디오 기기가 너무 비싸졌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잘 찾아보면 뛰어난 가성비의 오디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최고의 가성비로 뽑아본 하이엔드 사운드”로 정해봤습니다. 시중에는 고가의 DAC, 고가의 서버가 정말 많고, 억대를 넘어가는 DAC도 많습니다. 뮤직 서버도 요즘은 5천만 원, 6천만 원씩 하니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거의 접근 불가 가격대의 뮤직 서버들도 있는데, 오늘 시스템 소개부터 해드리겠습니다.

스피커는 여기 있는 Ø Audio입니다. 노르웨이 회사죠. 저희와 같이 리뷰를 했던 이석용 님이 매우 좋아하는 Icon 12라는 스피커입니다. 혼 트위터에다가 12인치 우퍼를 가진 제품이고, 소비자가는 한 3,6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러면 요즘 나오는 하이엔드 스피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앰프는 여기 있는 Esoteric F-02 AB 클래스 인티앰프입니다. 이것도 한 대가 2,000만 원대입니다.

그리고 저 위에 있는 블랙이 Rockna Audio WaveLight DAC, 밑에 있는 실버가 Rockna Audio WaveLight 서버입니다. 이 두 개는 마침 또 저희 하이파이클럽에서 지금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서, 프로모션 가격 기준으로 천만 원대 초반입니다.

그러면 케이블하고 허브까지 다 조합해보면 1억 원 미만으로 꾸밀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1억 원이라는 가격에 또 가성비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소리로 2억, 3억대의 하이엔드 오디오와 한번 비교를 해보자는 것이 오늘의 취지입니다.
요즘 저희가 최근 들어 많이 경험하는 것이, 어떤 소스나 앰프, 스피커의 절대적인 성능보다도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기기에 전원 코드, 케이블, 네트워크 허브, BOP 같은 노이즈 제어 요소를 더했을 때 훨씬 더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스피커를 3천만 원짜리를 쓰는데, 2천만 원, 3천만 원을 더 들여 상위 모델로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그 돈을 네트워크라든가 케이블이라든가 노이즈 쪽에 투자하면 훨씬 더 높은 퀄리티의 사운드가 나오는 것을 저희가 요즘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석용: 쭉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첫 번째 이야기부터 제 입장에서 한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저도 오디오를 20년 넘게 했고, 또 오디오를 하면서도 평범한 직장인이다 보니 굉장히 고가의 오디오를 동경하고 선망하면서 많이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구입하거나 운영할 수 있는 것들은 어느 정도 예산 범위 내에서 해왔습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도 장터의 하이에나였고, 오디오는 좋지만 좋았던 기기를 중고로 저렴하게 사서 잘 운영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이야기를 3, 4년 전부터 하기가 조금 힘들어진 게, 이제는 살 만한 중고가 점점 없어지고, 또 하이엔드 신품 가격들은 성능도 좋아지고 업그레이드도 많이 되지만 가격도 많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1, 2년 사이에는 저도 기기 혹은 액세서리, 또는 다른 요소들을 가지고 네트워크 플레이를 하면서 간혹 신품을 사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잘 찾아보면 적정한 가격에서 성능을 낼 수 있는 기기들을 찾는 것이 점점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오디오를 5년, 10년 더 해야 하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냐 비싸냐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 시스템에서 말씀해주신 스피커 가격이나 앰프 가격에 대비해보면, 저도 오기 전에 설명을 들었을 때 세트로 이렇게 했을 때 천만 원 초반대, 조금 상위하는 가격에서 이 정도 성능의 기기를 신품으로 살 수 있다면, 그리고 소리만 좋다면 굉장히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리뷰하려고 소리를 들어보니까 또 뭘 많이 해놓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이 정도면 가성비라는 말이 천만 원대라는 가격 이상의 수준으로까지도 이야기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창원: 그렇죠. 딜레마에 빠지는 게 뭐냐면, 이미 여기저기 주변에서 하이엔드 오디오 소리를 많이 들어봐서 귀는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스피커 단품으로 한 1억 원 정도는 돼야 마음에 드는데, 정작 내 통장에는 천만 원밖에 없는, 거기서 오는 딜레마가 있죠. 더 나아가면 괴리감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인 부분입니다.



오늘 저희가 Rockna를 하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의 킥은 ANSUZ에서 나오는 Sortz라는 액세서리입니다. 이런 것들을 동원해 튜닝을 하면 더 좋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저희 하이파이클럽 콘텐츠가 유튜브 영상을 열심히 찍으면서 늘 말씀드리는 게 바로 합리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라이프입니다. 간혹 댓글에 “1억, 3억 정도 되는 시스템이면 소리가 안 좋으면 이상한 거 아니야?”라는 식의 반응도 달리는데, 사실 하이엔드로 올라갈수록 훨씬 더 예민하기 때문에 거기서 제대로 된 소리를 뽑아내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오디오파일이라는 취미는 굉장히 치열한 취미입니다. 사실 정적인 취미가 아닙니다. 100kg가 넘는 스피커를 혼자 끙끙대며 자리 잡고, 50kg, 60kg 되는 앰프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뒤에 비좁은 오디오랙 뒤로 들어가 자세도 안 나오는 상태에서 케이블을 바꾸다가 어깨에 담이 들릴 정도로 육체노동을 동반하는 취미입니다.
이석용: 똑같은 곡을 계속 틀어놓고 계속 바꿔가며 왔다 갔다 해야 하죠.
한창원 : 그런데 어쨌든 귀의 수준은 높아졌고, 내가 가진 예산의 한계와 그로부터 오는 괴리와 딜레마를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 그것까지 오늘 같이 한번 해볼 예정입니다.



아무튼 오늘 이 Rockna WaveLight Server와 DAC 시스템의 가성비를 극강으로 만들기 위해 Sortz도 들어갔고, ANSUZ 네트워크 허브도 들어갔고, BOP도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런 구성으로 정말 이것보다 더 비싼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과 견주어도 전혀 꿀릴 게 없는 사운드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데, 먼저 다 들어보셨잖아요. 어떻게, 좀 인정해 주십니까.
이석용: 그렇죠. 왜냐하면 저는 항상 하이파이클럽에 올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절대 의심과 의혹을 버리지 않고 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소리와 우리가 하나하나 만들어가면서 튜닝을 해가는 소리를 비교해서 듣습니다. 오늘도 사실 저희가 예전에 한 번 와서 소리를 들어봤고, 영상은 찍지 않았지만 튜닝도 해봤잖아요. 처음 시작과 어느 정도 완성된 소리의 차이가 사실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오기 전에 라고 제가 늘 질문을 하게 됩니다.
저도 최근에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다른 분들 집에도 자주 가보고 이야기도 들어보면, 요즘은 정말 좋은 시스템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고 좋은 소리를 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여러 군데를 다니면서 느끼는 건 결국 뭐냐 하면,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은 그 주인의 노력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계속 해보고, 바꿔보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느냐, 그런 노력들이 묻어나는 시스템은 정말 가격을 떠나서, 혹은 어떤 특정 가격이어도 그 이상의 소리를 내주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는 귀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 같고, 엉덩이로 하는 것 같고, 육체로 하는 것 같다는 말에 굉장히 공감이 됩니다.
한창원 : 그러니까 하이엔드 오디오 세팅과 튜닝이라는 것은 얼마나 잘 세팅하고 튜닝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정말 천지차이로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희가 이렇게 세팅을 잘해서, 이 WaveLight Server와 DAC를 합한 천만 원대 소스가 어느 정도 수준의 소리를 내는지, 그것을 한번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들어봐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석용: 비판적인 시각으로 들어봐야 되는데, 보통 사람 심리라는 것이 기기가 “이건 1억짜리야, 2억짜리야”라고 하면 그 가격에 해당하는 것만큼 평소보다 약간 더 크리티컬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게 한 천만 원, 이천만 원짜리라고 시작하면, 가격 대비 소리가 조금만 괜찮아도 만족도나 호감도가 올라가는 심리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아주 냉정한 잣대로 보기에는 동호인의 입장에서 좀 어려울 때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 과정을 쭉 해봤잖아요. 처음에 그냥 놓고 왔을 때의 소리가 어땠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튜닝을 통해 업그레이드되면서 이 DAC나 서버가 여기서부터 어디까지 올라가는지를 보는 과정을 보면, 가격이 싸니까 너그럽게 좋게 보는 마음이나 비싸니까 더 좋아야 한다는 크리티컬한 마음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좀 그런 과정을 겪은 것 같아서 재미가 있었습니다.
한창원: 저는 반대급부를 이야기해보면,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것은 하이엔드의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자동차에도 슈퍼카가 있고, 패션에도 럭셔리 브랜드가 있듯이, 가격이 주는 가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1억짜리 DAC다 그러면 “역시 1억짜리니까 다르네, 좋네” 하고 들리는 경향이 더 많습니다. 그런 경우도 있죠. 반대로 천만 원, 500만 원짜리인데 좋은 소리를 내주는데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네” 정도로 평가되는 케이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이것이 다소 심각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일종의 착시효과이고, 그런 부분을 우리가 좀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라이프를 해야 한다면 말입니다.
자, 그래서 서론이 길었는데 첫 곡부터 들어보고, 이 WaveLight Server와 DAC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석용 : 첫 곡은 저도 많이 듣고,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즐겨 듣는 곡인데 팝곡입니다. Mariah Carey의 My All이라는 곡을 골랐습니다.
| 음악1 Mariah Carey - My All
저희가 시스템을 평가할 때 클래식, 재즈, 제3세계 음악 등 여러 장르를 고르기도 하지만, 팝도 꼭 한두 곡은 넣습니다. 그런데 이런 팝 음악들이 노래 자체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듣던 곡이고 정말 좋지만, 의외로 80년대나 90년대에 녹음된 곡들을 들어보면 상당히 까다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창원: 대부분이 까다롭죠. 그런데 왜 까다로운지 아세요.
제 관점은 그렇습니다. 70년대, 80년대 녹음은 고역 쪽이 훨씬 더 많습니다. 제가 늘 말씀드리잖아요. 요즘 팝음악에서 없어진 악기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이햇하고 심벌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요즘 케이팝이나 해외 팝송 중에 하이햇, 심벌이 옛날처럼 찰랑찰랑거리면서 고역을 다 채우는 경우가 거의 없죠. 옛날에 블론디의 ‘Atomic’이라든가, 우리가 오디오파일들이 많이 듣는 에바 캐시디의 ‘Wayfaring Stranger’를 들어보면 정말 하이햇과 심벌의 고역이 찰랑찰랑거리면서 고역을 다 채웁니다. 요즘은 그런 악기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믹싱을 통해 사람 보컬 영역을 굉장히 많은 대역에 할당해버리다 보니까, 오히려 이런 올드 팝송을 요즘 하이엔드 오디오로 재생하면 굉장히 피곤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석용: 머라이어 캐리의 'My All'도 아마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의 곡일 텐데, 그 시절에는 라디오로 듣고 카세트테이프로 듣고 집에 있는 컴포넌트 오디오로 듣던 시대였습니 다. 그런데 이 곡을 정작 하이엔드 오디오로 들으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고역 끝이 너무 날카롭다거나, 머라이어 캐리의 목소리에 약간 메탈릭한 느낌이 많이 산다거나, 중역이 너무 부풀어 있다거나, 저역이 벙벙된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곡도 도입부부터 시작해서 머라이어 캐리의 다채로운 목소리 흐름이 날카로움이나 메마름 때문에 “어렸을 때는 이렇게 안 들었는데 왜 이렇지?”라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에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잡을 수 있나를 보기 좋은 곡입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곡인데, 저희가 이렇게 쭉 세팅을 통해 만든 이 시스템에서는 어떻게 나오는지가 궁금해서 선정을 해봤고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음 끝이 날카롭지 않으면서도 마라이어 캐리의 하이 옥타브가 잘 소화되고, 중역대의 디테일이 살아 있으면서도 메마르거나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역이 굉장히 단정하고 단단하게 잘 정리돼 있었습니다. 이 곡이 한 3분 남짓한 곡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중간에 “이거 왜 이러지?”라는 생각 없이 쭉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시스템의 튜닝 포인트들이나 가성비가 생각보다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창원:저는 한마디로 청량했다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70년대, 80년대 팝송들이 그렇게 고역을 강하게 했을까. 저는 또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그 당시 일반 대중들이 듣고 있던 오디오 환경은 트랜지스터 라디오였습니다. 2인치 정도 되는 스피커 유닛 하나를 단발로 채용한 초박형 트랜지스터 라디오나 가정용 트랜지스터 라디오였죠. 그런 라디오들은 고역이 잘 안 나왔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도 고역이 잘 나오는 것처럼 들리게 하기 위해 심벌이나 하이햇 같은 고역 파트를 강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요즘 대중들이 가장 많이 듣는 오디오는 뭐냐. 스마트폰 스피커입니다. 스마트폰 스피커는 정말 유닛이 작습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 스피커로 이런 머라이어 캐리의 ‘My All’을 들으면 너무 쨍쨍거려서 못 듣죠. 그래서 요즘은 실제로 케이팝이나 팝송이 소비되는 미디어 중 스마트폰 스피커 비중이 굉장히 크다 보니, 거기에 맞춰서 믹싱과 마스터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중역을 좀 강조하고, 고역은 좀 깎아서 부드럽게 만들고, 저역을 올려서 스마트폰에서도 저역의 음계는 느껴지게 만들죠.
아무튼 그래서 이런 올드 팝송을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그것도 풀레인지 전대역이 나오는 시스템에서 들으면 고역이 굉장히 자극적이거나, 중역이 거칠고 가늘거나, 저역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들은 이 WaveLight 형제, Server + DAC 조합에서는 정말 뛰어난 음악적 감성을 전달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이따가 설명드리겠지만, 이 WaveLight DAC가 R-2R DAC이기 때문에 저역도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 무게감, 디테일, 스케일을 보여줬고, 소위 디지털적인 소리, 거칠고 딱딱하고 건조하고 단조로운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음악에 빠질 수밖에 없는 사운드를 소스 기기에서부터 시작해주니까, 그 다음 인티앰프와 스피커를 거치면서 머라이어 캐리의 ‘My All’이 정말 아름다운 음악으로 들렸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WaveLight Server의 설계와 특징

한창원:그러면 여기서 WaveLight Server와 DAC를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특히 서버 쪽은 저희가 별도 영상을 찍은 것도 있었으니까요. 일단 뮤직 서버는 결국 PC입니다. 어떤 PC를 썼느냐, 어떻게 PC를 설계해서 뮤직 서버 역할을 맡겼느냐가 중요하겠죠.

일단 WaveLight Server는 커스텀 리눅스가 구동되는 저전력 컴퓨팅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합니다. 냉각팬도 없고, 리눅스를 커스터마이징해서 뮤직 서버 외의 모든 기능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예를 들어 GPU라든가 여러 가지 불필요한 것들을 다 뺀 오디오 전용 커스텀 리눅스로 구동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WaveLight Server의 가장 큰 장점은 이 가격대에서 오디오 처리를 위한 고효율 FPGA로 DSP 처리를 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신호 처리를 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FPGA를 쓰는 방식이 있고 CPU를 쓰는 방식이 있는데, 그걸 보통 DSP 방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인 DSP 방식은 신호를 직렬로 처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굉장히 고속 처리를 해야 하고, 거기에서 노이즈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FPGA로 하면 하드웨어적으로 병렬 처리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씀드린 것처럼 자체 발열이 없고, 노이즈가 덜 발생하니까 훨씬 더 깨끗한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그리고 이것은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듀얼 전원부, 내부에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두 개, 자체 SSD 스토리지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2T부터 16T까지 선택할 수 있고, 3개의 USB 단자를 통해 외부 스토리지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 대비로 보면 정말 풀 패키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I2S 출력 지원입니다. I2S의 장점은 데이터하고 클럭이 분리돼서 전송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신부 측의 클럭 복원이라든가 리클럭킹 같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받는 쪽에서는 주는 대로 데이터와 클럭을 맞춰 처리하면 되니까 훨씬 더 단순해집니다. I2S가 음질이 확실히 깨끗하고 좋거든요. 그래서 전용 케이블까지 연결해버리면 이 두 대를 거의 최고 수준의 디지털 스트리밍 소스 기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 웹브라우저나 아이패드 전용 앱을 통해 WaveLight Server의 모든 기능을 컨트롤하고 설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FPGA의 또 가장 큰 장점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포맷이 나왔다든가 어떤 기능 업그레이드가 있다든가 하면 훨씬 더 용이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Rockna Audio도 거의 한두 달에 한 번씩 계속 포맷 업데이트를 하면서 새로 나온 오디오 포맷을 지원한다는 식으로 업데이트 공지를 띄우거든요.
이석용: 온라인 창으로 다 가능한 거죠.
한창원: 그렇죠. 그럼 여기서 두 번째 음악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석용: 두 번째로 저희가 고른 곡은, 오늘은 다 어려운 음악을 골랐습니다.
한창원: 왜 그러셨어요.
이석용: 하다 보니까 이 정도는 소화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골랐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영화 중에 ‘테넷’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굉장히 스토리가 난해해서 저도 두어 번 봤는데도 아직 완벽하게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현재와 미래가 섞여 가는 듯한 영화인데,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 중 하나인 ‘POSTERITY’를 골랐습니다. 쉽게 말하면 어려운 곡이라서 골랐습니다.
| 음악2 영화 ‘테넷’ OST - ‘POSTERITY’.
확실히 영화음악이다 보니, 그리고 이 영화의 주제에 걸맞게 굉장히 다채로운 일렉트릭 사운드가 난무하는 음악입니다. 도입부터 리듬감이 복잡하게 변하고, 강음과 약음들이 난무하고, 길이도 꽤 길고, 에너지도 분출하는 난해한 곡이었습니다.
제가 들으면서 인상적이었던 포인트는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 번째는, 디지털 녹음이고 아날로그로 실연을 녹음한 곡은 아니지만, 무대의 넓이와 깊이를 굉장히 넓고 깊게 쓰는 표현이 아주 좋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약음부터 중간음, 강음까지 순식간에 많이 변하는데, 이런 변화와 트랜지션을 기민하게 그때그때 잘 쫓아가며 재생해줬다는 것입니다. 또 중간중간 반복적인 리듬이 나오는데, 그 리듬에 대한 일정한 통제력이 훌륭했습니다. 그래서 복잡한 곡이지만 이런 요소들을 통해 음악의 전개 구조가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잘 인지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리듬과 에너지의 관리가 끝까지 잘 되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실 첫 번째 곡에서는 R-2R DAC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음악성과 중역의 충실함, 고역이 끝까지 올라가지만 날카롭지 않은 느낌을 확인했다면, 두 번째 곡에서는 하이엔드 오디오가 감당해야 할 극한의 급격한 변화와 다이내믹스도 충분히 잘 핸들링하고 있다는 것을 기대하고 입증하기 위해 고른 곡이었는데, 의도대로 잘 재생된 것 같습니다.
한창원: 저희가 이렇게 ‘POSTERITY’라는 어려운 음악을 고른 이유는, “얘가 잘하니까 그래? 천만 원 초반대 제품인데 네가 그렇게 잘났어? 그럼 이거 한번 해볼래?”라는 느낌으로 골라본 것입니다. 초저역의 구르렁거림과 빠른 비트 처리가 정말 “얘 봐라?”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곡은 음의 스피드와 트랜지언트가 관건이라고 생각하는데, 조금이라도 해상력이 뭉치면 아주 피곤해질 수 있는 곡입니다. 그런데 그런 스피드와 해상력을 다 받아내면서도, 저는 개인적으로 중간에 바닥으로 둥둥 떨어지는 초저역 영역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쎄요, 이 가격대의 어떤 DAC에서는 나오기 힘든 수준이라고 느꼈습니다. 오디오 그레이드라는 것이 있다면, 예를 들어 미드파이와 하이엔드, 초하이엔드를 구분짓는 대역을 얘기해보라고 했을 때, 저역 부분은 정말 많이 달라지잖아요. 올라갈수록 저역이 좋아지고, 또 어렵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가격대에서 이런 초저역을 낸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석용: 첫 번째 곡 ‘My All’은 어느 정도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R-2R DAC라는 특성이 있고 그런 것들을 보여주면 되니까요. 그런데 두 번째 곡은 사실 하이엔드적인 시스템에서나 잘할 수 있는 곡이고, 여러 가지를 갖춰야 하잖아요. 그래서 “이것도 어떻게 하나 보자”라고 고른 곡이었습니다.
포인트는 또 이런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곡을 저희가 예전에 세팅했던 다른 스피커로도 들어봤는데, 이번에 Icon 12로 하면서 세팅을 해보니까, “야, 참 저 스피커는 튜닝발을 잘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포인트들에서 반응이 굉장히 기민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세팅을 해가면서 “야, 이거 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한창원: 맞습니다. 고역의 뻗침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대역 분리도도 우수했습니다. 그리고 중반부에 음악이 작은 소리로 싹 연주될 때, 그 부분에서의 미세 디테일 표현력도 정말 좋았습니다. 역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좋아야 매크로 다이내믹스도 좋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하이엔드 오디오의 잣대로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고 꿀릴 게 없는 사운드를 내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 WaveLight DAC, 본격 R-2R DAC의 매력

한창원: 자, 그러면 이제 WaveLight DAC입니다. 이 WaveLight DAC는 저희 채널에서 처음 소개해드리는 것 같은데요. 일단 소비자가는 800만 원대이고, 본격 R-2R DAC입니다.
이석용: 사실은 원래 책정된 가격도 가성비가 있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한창원: 그렇죠. 천만 원 언더에서 만날 수 있는 R-2R DAC, FPGA와 Discrete R-2R 래더를 기반으로 설계된 오디오 전용 하드웨어를 갖춘 DAC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걸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해보면, Discrete R-2R Ladder 변환, FPGA 기반 커스텀 디지털 처리, Discrete 아날로그 출력단, 아날로그 볼륨 기반의 프리앰프 기능, 그리고 다양한 입력과 펌웨어 업그레이드 지원입니다. 사실 이 정도면 하이엔드급 DAC에 있는 내용이 그대로 이 안에 다 들어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R-2R DAC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자연스러운 시간축 표현과 높은 밀도감을 구현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디지털적인 인위감을 줄이고, 음악적 흐름을 살리는 변환 구조가 바로 R-2R 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서버에서 설명한 DSP 방식과 FPGA 방식, 그리고 델타 시그마 방식과 R-2R 방식, 그리고 OP 앰프 방식과 Discrete 방식을 이렇게 나눌 수 있잖아요. 델타 시그마를 비유하면 밀키트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아주 맛있게 요리된 밀키트, 봉지만 뜯어서 냄비나 프라이팬에 넣고 끓이면 맛있는 요리가 되는 방식이죠. 델타 시그마 방식은 초고속 직렬 처리 구조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실행이 됩니다. 그래서 최소 256배 이상의 오버샘플링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Sine파를 만들어내는 데, 델타 시그마는 작은 점을 찍어서 사인파를 만드는 것이고, R-2R 방식은 붓으로 그리듯이 사인파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고속으로 256배, 512배 오버샘플링을 하다 보니 변조 과정에서 고주파 노이즈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다 보니 노이즈 쉐이핑이라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고, 강력한 디지털 필터링도 필수입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을 만들기는 쉽고, 비용도 절감되며, 규격화돼 나오기 때문에 측정 성능이 우수한 것이 제작자 관점에서는 장점일 수 있습니다. SNR이나 THD가 굉장히 우수하게 나오는 것도 노이즈 쉐이핑과 디지털 필터링 덕분입니다. 하지만 소리 성향은 정교하고 정밀하지만, 약간 인위적이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지털적인 느낌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R-2R은 셰프의 수제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항 네트워크 기반의 병렬 처리 구조를 하고 있고, 오버샘플링 없이도 동작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DAC도 오버샘플링 선택에서 NOS, 리니어, 하이브리드, 미니멈 이렇게 네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제조상 굉장히 까다로운 정밀 저항 매칭이 필요하고, 제작 난이도나 비용, 투입 물량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소리 성향은 자연스럽고 아날로그적인 질감, 뛰어난 타이밍과 음악적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커스텀 FPGA 기반 디지털 오디오 처리도 들어갑니다. 이 역시 소프트웨어적인 DSP 방식이냐, 하드웨어적인 FPGA 방식이냐로 나눌 수 있는데, 이쪽은 직렬 처리이고 저쪽은 병렬 처리입니다. 당연히 병렬 처리가 좋겠죠. 그리고 서버에서 말씀드린 것과 똑같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인 기능 및 성능 개선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출력단도 Discrete입니다. 직접 설계한 것이고, DAC단부터 아날로그단까지 아까 우리가 ‘My All’에서도 느꼈던 자연스러움, 그리고 이 음악에서의 저역의 밀도와 디테일, 스케일 같은 것들이 이 설계에서 구현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격대 DAC에서 아날로그 볼륨단이 들어간 프리앰프 기능도 포함돼 있다는 것은 진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디지털과 아날로그 전원도 분리 설계돼 있고요. 말씀드렸듯이 I2S 입력을 받는다는 것도 굉장히 큰 강점입니다.
이석용: 설명을 들어보면 소리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도 거의 가성비 끝장입니다. 음질을 위한 설계부터 기능, 확장성까지 정말 다재다능해서, 이 가격대를 믿기 힘든 DAC와 서버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한창원: 자, 그럼 여기서 마지막 곡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석용: 마지막으로 고른 곡도 재미있는 곡인데, 이것도 역시 쉬운 곡은 아닙니다. 앨범 타이틀은 ‘Plugged and Unplugged’이고, 그 안에 있는 ‘아파르테’라는 곡입니다. 재즈 피아니스트와 클래식 하프시코드 연주자 두 분이 듀엣으로 만나서 클래식 곡을 색다른 방식으로 연주한 곡입니다.
이 ‘아파르테’라는 곡은 바하의 ‘Prelude’를 편곡해서 두 분이 연주한 곡입니다. 연주자는 ‘에드와르 페를레’라는 분으로 재즈 피아니스트이고, 하프시코드는 ‘비올렌 소사르’라는 분이 연주하고 있습니다.
| 음악3 Plugged and Unplugged 앨범 - Aparte
이석용: 이 ‘Plugged and Unplugged’가 무슨 뜻인가 한번 찾아봤더니, ‘Plugged’는 뜯는다, 뜯어서 연주한다는 뜻이고, Unplugged는 뜯지 않고 활로 켜거나 두드리거나 하는 뜻이라고 보이더군요. 그래서 아마 Plugged는 하프시코드를 의미하는 말이고, Unplugged는 피아노를 의미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 두 개의 같은 건반악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또 음악을 연주하는 방식이 다른 두 악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를 중심적으로 들어봤습니다.
제가 들었던 포인트는 이것도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 번째는 하프시코드의 음색과, 말 그대로 Plugged 하는 음색, 그리고 Unplugged한 피아노의 음색이 각각만 보더라도 굉장히 다채로운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곡을 들으면 하프시코드가 이렇게 다양한 음색을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아노는 우리가 친숙하니까 페달링도 있고 여러 가지 기법이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색채감과 음악성을 보여줄 수 있구나 하는 점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이 곡은 그런 음색 차이를 한편으로는 굉장히 대비되게, 또 한편으로는 조화롭게 연주하는 곡인데, 이런 음악적인 흐름이 굉장히 잘 재생됐습니다.
두 번째는 건반악기가 연주하는 저음이 가진 매력입니다. 저는 바로크 음악을 좋아하니까, 바로 그 음악의 소나타 같은 것을 보면 바이올린 소나타 혹은 스트링 쿼터 같은 데에서 뭐라고 붙냐면 Basso Continuo라는 말이 붙잖아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습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통주저음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어려운 말이죠. Basso Continuo라는 것이 뭐냐면, 지속되는 베이스, 지속되는 저음, 즉 저음을 밑에 깔아준다는 개념입니다. 이것을 담당하는 악기가 대부분의 곡에서 하프시코드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프시코드 하면 굉장히 찰랑찰랑하고, 멜로디가 아름답고, 경쾌한 리듬을 내는 피아노 이전의 악기라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보면 이 악기가 베이스가 되어서 음악을 끌고 갑니다. 이걸 깔아주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곡에서 저는 하프시코드의 저음이 이렇게 나온다니, 이 저음의 디테일과 무게감, 그리고 다이내믹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여줄 만큼 해상도와 저역에 대한 밸런스가 좋았던 이 시스템의 소리였고요. 그래서 피아노의 다이내믹과 하프시코드의 다이내믹이 정말 마이크로 다이내믹과 매크로 다이내믹이 절묘하게 반복되며 연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곡은 클래식으로 시작해서 재즈로 갔다가, 마지막 6분대에 가면 약간 이건 락인가, 혹은 메탈인가 싶을 정도의 느낌으로 몰고 갑니다. 이런 다이내믹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곡이었고, 이것도 꽤 7, 8분 되는 긴 곡인데 끝까지 흐름을 다 쫓아갈 수 있었습니다.
한창원 : 그렇죠. 하프시코드가 마치 드럼의 하이햇처럼 표현되기도 하고, 분명히 클래식 음악인데 약간 재즈 느낌의 편곡도 있는 곡입니다. 이 곡에서 만일 시스템이 조금만 소란스러웠다면 도저히 끝까지 들어줄 수 없는 곡이었을 겁니다. 제가 “이게 헤비메탈 음악 아니야?”라는 느낌까지 받았던 것은, 다른 시스템에서는 소란스러웠기 때문이죠. 그래서 중간에 스킵해버리고 싶은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진짜 이 음악이 주는 리듬, 음악적인 느낌을 아주 충분히 즐기면서 끝까지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극한의 스피드와 트랜지언트를 테스트하는 곡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마치 슈퍼카를 타고 정말 고속으로 질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속 주행에서도 느껴지는 어떤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이석용: 네, 편안함.
한창원: 어떤 음의 섞임이라든가 불안정함이라든가 과함이라든가 이런 것이 전혀 없이, 그야말로 강렬한 음의 색채, 피아노와 하프시코드의 극단적인 음색 대비 같은 것들이 너무도 잘 표현됐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대단한 음악 감상의 시간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 WaveLight Server와 DAC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한창원: 자, 그러면 이 WaveLight Server와 WaveLight DAC, 이 두 대가 만나서 만들어지는 시너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단 WaveLight Server는 말씀드렸듯이 저노이즈 기반의 오디오 전용 설계, 커스텀 리눅스, FPGA 디지털 처리로 깨끗한 신호를 생성해줍니다. 그리고 WaveLight DAC는 이 가격대의 제품에서는 거의 찾기 힘든 R-2R 래더 DAC, FPGA 기반의 커스텀 설계, 그리고 Discrete 아날로그 출력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대를 I2S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 케이블까지 세트로 된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러면 I2S 케이블이 정확하고 순수한 디지털 신호 처리를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계신 내용이고, 그러다 보니 이 조합을 하면 완벽한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구현할 수 있는 최소의 조건으로 최대의 음질적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석용: 총평으로 하면,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음악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가성비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쭉 들어보면서 느꼈던 점은, 스피커도 아까 말한 것처럼 튜닝빨을 잘 받는 타입이고, 이것도 이 정도 가격이면 시스템에 맞춰서 내가 하기에 따라 갖고 노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이 가격이니까 이 정도밖에 안 할 거야”라는 선입견으로 보기보다는, 이걸 갖고 우리가 쭉 만지고 세팅했을 때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점에 주안점을 두고 갖고 놀아볼 만하지 않나, 그것이 오늘의 결론입니다.

한창원: 말씀하신 걸 놓고 생각해보니까, 천만 원 언더에서 하이엔드급 음질을 내주는 DAC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분명히 음질적 한계를 갖고 있는 제품들이 많고, 기능적으로도 그렇죠. 단순히 “R-2R DAC인데 천만 원 언더다”라는 차원이 아니라, 그냥 음질만 놓고 봐도 천만 원 언더 DAC 가운데 이 정도로 하이엔드 지향의 음질을 내주는 DAC가 뭐가 있지 하고 생각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말 극강의 가성비를 갖춘 DAC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용 뮤직 서버와 함께 했을 때 I2S까지 결합되면서, 어떻게 보면 최고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것보다 더 위로 올라가자고 하면 방법은 뻔합니다. 여기 옆에 있죠. 뮤직 서버를 Oladra급으로 가고, DAC를 WaveDream Reference Signature 같은 3, 4천만 원짜리로 가면, 두 개 조합하면 바로 6, 7천만 원이 됩니다. 그게 소리는 더 좋죠. 그러니까 거의 6, 7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상위 모델로 갈 수 있으면 좋습니다. 예산이 되면요. 저희가 중간에 또 해봤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내 귀의 수준은 높아졌는데 내 예산은 이렇게 한정돼 있다 했을 때, 정말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소스 기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석용: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 이 아날로그 볼륨 기능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것은 좀 아쉽습니다. 저는 직결에도 장점이 있다고 보는데, 이걸 확인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 가격에 무슨 단순한 디지털 볼륨이 아니라 본격적인 아날로그 볼륨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사실 굉장히 큰 매력입니다.
한창원: 굉장히 큰 매력이죠.지금까지 Rockna WaveLight Server와 DAC에 대해서 리뷰를 진행해봤습니다. 이석용님, 오늘도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석용: 감사합니다.
한창원: 지금까지 긴 시간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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