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최초의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을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내 '타스만 인텐시브'를 통해 경험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바퀴 아래 자갈이 튀고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린다. 경사가 급한 산악 오프로드 구간에선 한쪽 바퀴가 순간적으로 허공에 뜨는 장면도 나온다. 보닛 너머로는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때 일반적인 SUV라면 속도를 한참 줄이고 긴장부터 앞설 상황이다. 하지만 기아 '타스만'의 스티어링을 잡고 있는 동안 의외로 먼저 드는 감정은 불안이 아니라 여유였다.
기아 최초의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을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내 '타스만 인텐시브'를 통해 경험했다. 단순 시승 행사가 아니라 1박 2일 일정으로 캠핑과 온로드, 오프로드, 그래블 로드, 산악 험로 등 총 260분에 걸친 주행 체험이 결합된 프로그램이다. 타스만이 단순 업무용 픽업이 아니라 아웃도어와 레저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차량이라는 부분을 직접 체감하도록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타스만이 단순 업무용 픽업이 아니라 아웃도어와 레저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차량이라는 부분을 직접 체감하도록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실제 해당 프로그램을 경험해보면 이런 구성의 의도가 더욱 분명하게 읽힌다. 타스만은 단순히 험로를 통과하는 능력만 보여주는 차가 아니었다. 적재함에 캠핑 장비를 싣고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 직접 하룻밤을 보내는 경험은 이 차의 성격을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해준다.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연과 연결되는 도구가 되고,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풍경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과정 자체가 타스만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처럼 다가온다. 장시간 이동의 편안함과 험로 주행 성능, 그리고 캠핑 활용성까지 함께 경험하고 나면 이 차가 겨냥한 소비자층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타스만은 기아가 처음 만든 픽업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온로드에서는 SUV처럼 편안하고, 험로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게 움직이는 완성도 높은 모델이었다.
타스만은 온로드에서는 SUV처럼 편안하고, 험로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게 움직이는 완성도 높은 모델이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처음 마주한 타스만은 예상보다 존재감이 강했다. 미국식 풀사이즈 픽업처럼 과장된 인상은 아니지만, 전면부 수직형 그래픽과 단단하게 부풀린 펜더가 강한 체격감을 만든다. 특히 X-Pro 트림은 전용 올터레인 타이어와 오렌지 컬러 토우 훅 등 디테일이 더해지며 정통 오프로더 성격이 더욱 분명해진다.
실내는 전형적인 픽업과 결이 다르다. 투박한 업무용 차량보다는 최신 기아 SUV에 가깝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가로로 연결된 구조는 익숙하면서도 깔끔하다. 하만카돈 오디오와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듀얼 무선 충전까지 갖췄다.
픽업이라는 장르를 고려하면 상당히 승용차 친화적인 구성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2열이다. 동급 최초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기존 픽업의 좁고 불편한 뒷좌석 이미지를 상당 부분 지웠다.
타스만 실내는 투박한 업무용 차량보다는 최신 기아 SUV에 가깝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주행의 첫인상은 예상보다 부드러웠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숫자만 보면 충분하지만 실제 감각은 디젤 픽업과는 확실히 다르다. 저회전에서 둔탁하게 밀어붙이는 타입보다는 회전 질감이 훨씬 매끄럽고 응답성이 자연스럽다.
그래블 구간에서는 차의 성격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갈길 특유의 미세한 미끄러짐이 느껴지지만 스티어링은 불안하게 흔들리지 않는다. 전면부가 과도하게 무겁게 끌려가는 느낌도 적다. 처음 픽업을 운전하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성격이다.
진짜 시험대는 산악 오프로드였다. 경사가 가파르고 차체가 비틀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 구간에서 타스만의 핵심은 운전자가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다. 오토 터레인 모드는 노면 상태를 판단해 구동력과 제어 개입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운전자는 스티어링과 가속 조절에 집중하면 그만 이다.
타스만 파워트레인은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구성으로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m를 발휘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이날 다양한 코스에서 특히 그라운드 뷰 모니터는 실사용 가치가 높았다. 험로에서는 보닛 때문에 전방 노면 확인이 쉽지 않은데, 화면을 통해 바퀴 위치와 장애물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X-Pro 사양에 적용되는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e-LD)는 험로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쪽 바퀴 접지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구동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며 차를 끌어올린다. 단순히 SUV 기반 스타일링 픽업이 아니라 실제 오프로드 대응력을 고려한 세팅이라는 점이 체감된다.
온로드에서 타스만은 성격을 완전히 달리한다. 보디 온 프레임 픽업 특유의 거친 승차감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정제된 감각이 먼저 들어온다. 서스펜션 세팅은 과도하게 단단하지 않고 충격을 비교적 부드럽게 걸러낸다. 여기에 전방 유리와 1열 이중접합 차음유리 적용으로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다.
타스만은 SUV처럼 편안하지만 필요할 때는 진짜 픽업처럼 움직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픽업 기본에 충실한 설정인 만큼 실용성 역시 충분하다. 적재함 용량은 1173리터, 최대 적재량은 700kg 수준이며 3500kg 견인 능력도 확보했다. 단순 레저용을 넘어 실제 상업적 활용까지 고려한 구성이다.
260분 동안 확인한 타스만의 핵심은 분명했다. 이 차는 픽업을 처음 접하는 고객에게는 부담을 낮추고, 정통 픽업을 기대한 소비자에게는 기본기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SUV처럼 편안하지만 필요할 때는 진짜 픽업처럼 움직인다. 타스만은 기아가 새로운 세그먼트에 처음 내놓은 도전작치고는 꽤 완성도 높은 인상을 남겼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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